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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복 님의 서재입니다.

랜선을 타고 날리는 죽빵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복복
그림/삽화
타르
작품등록일 :
2017.06.26 17:00
최근연재일 :
2017.08.29 20:16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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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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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8,234

작성
17.08.2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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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인터니안(Internian)

DUMMY

“사실 코드 네이머(Code Namer)란 건 대상 객체(너)를 제외하곤 큰 의미가 없어. 다른 소체의 네이밍은 그저 부속간 정합성을 위해 임의로 부여한 것에 불과하다.”


테크마스터는 울듯이 또는 웃듯이 여러 복잡한 감정의 표정을 동시에 지으며 그완 반대로 무척 건조한 목소리로 떠들어댔다.


안정의는 드디어 만난 이 모든 것의 원흉이 저렇게 흉한 몰골에 지저분한 방구석 폐인 같은 역겨운 꼴로 나타났다는 것에 분노했다.


그는 피시방에서 한 세 달은 자리에서 안 일어선 듯한 게임 폐인 같은 꼬라지로 정의를 맞이했다.


그리고 정의는 그의 괴이한 말투에서 느껴지는 어떤 역겨운 발상을 눈치채고 더더욱 열이 받았다.


“(뿌드득) 지금 부속이라고 했나?···”

“100여체의 부속들은 잘 기능해주었다. 유기체의 전자 신호화 과정의 부작용 및 예외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무한히 제공해 주었고 성장, 경쟁, 도태 등 자연계의 순환 과정이 전자세계(電子世界)에서도 문제 없이 기능한다는 증명이자 표본이 되어 주었지.”

“그게··· 우리 다이버들이란 거냐? 네놈이 NETMAN을 만든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나? 네놈의 그 잘난 실험을 위해!?”

“본 시스템은 그것을 긍정한다.”


【 콰앙! 】


정의의 손이 겨누고 있던 그곳, 테크마스터의 발 밑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었다.

그러나 놈은 일말의 반응 하나 보이지 않고 여전히 그 뒤죽박죽인 감정의 얼굴을 마구 변화시켜가며 목소리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대상 객체, 코드 네임 스페이스는 최적의 효율로 기동 중. 계획은 완벽하다. 본 시스템은 유기체적 반응을 빌려 표기하기를 ‘감동스럽다’ 고 기록하겠다.”

“개버러지 같은 수작 집어치워! 그 엿 같은 말투는 뭐냐? 네놈은 이제 곧 여기서 뒈질거다!”


테크마스터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갑자기 씨익 웃음을 지었다. 그건 그의 혼란스러운 얼굴 중에서 유일하게 어떤 ‘의도’ 를 느낄 수 있게 하는 표정이었다.


정의가 순간 섬뜩해진 가슴으로 이를 갈 때 놈이 다시금 중얼거렸다.


“본 시스템은 코드 네임 스페이스와의 완전 결합을 우선시 하므로 이 이상의 장애 현상을 부적합하다 판단했다. 그러므로 본 시스템의 유기세계 커넥터(Connecter)로 인식을 필터링하여 명령 전달하겠다.”

“뭐··· 뭐가 어째?”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지껄이던 테크마스터는 몇 차례 감전된 듯 몸을 덜덜 떨어대더니 갑자기 몸을 똑바로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녀석은··· 아주 명확하게 웃고 있었다.


“잘왔다, 코드 네임 스페이스. 아니, 안정의씨.”

“···네놈이 진짜 테크마스터냐?”

“진짜라는 단어는 부적절하지, 안정의씨. 난 내 인공지능과 항상 함께 하고 있으니 이젠 서로를 구분할 이유가 없거든.”

“흥! 무슨 괴기 SF 영화처럼 기계와 한 몸이 되었단 소리 같군.”

“저열한 상상력과 수준 낮은 비교 대상이지만 네 이해를 위해 굳이 부정하진 않겠다, 안정의씨.”

“개소리 마!”


그의 양손이 불을 뿜었다. 자신이 서있는 주변이 박살 나는데도 테크마스터는 그저 여유로운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정의가 그를 바로 공격하지 않을 것을 아는 모양이었다.


“지루한 감정적 화학 반응은 끝냈나?”

“쓰레기 같은 놈! 널 터진 고깃덩이로 만들어 버리기 전에 대답해라. 대체 네놈은 뭘 위해 NETMAN을 만든 거야? 왜 우리들을 농락한 거냐? 그리고 또 아영씨는··· 대체 무엇을 위해서?”

“하···”


테크마스터는 지겹다는 듯 머리를 흔들었다.


“안정의씨··· 유기 생명계를 초월하려는 나이지만 자네의 그 무력한 존재 인식엔 답답함을 금할 수 없군. 그것들은 자연발생적 생명체보다도 열등한 인공 유기체일세. 뭐 하러 그런 것들에 집착하나?”

“네놈이 뭘 알아! 이런 전자세계에 처박혀 괴물 같은 인공지능과 시시덕 거리는 네가 사람의 감정에 대해 뭘 아냐고!”

“잘 알지, 안정의씨. 그러니까 제조체들의 페로몬 기능으로 다이버들의 감정을 유도한 것 아닌가? 소위 연애 감정이란 건 NETMAN 같은 현 시대를 뛰어넘는 기술력에 대한 반감을 잘 무마시켜 줄 것이라 분석되었지.”


정의의 NETMAN 바디가 강렬한 분노의 감정으로 번쩍거렸다. 그러나 테크마스터는 여전히 흥미 없다는 듯 빈정거렸다.


“하긴 안정의씨가 내 말에 동의했다면 인터니안(Internian)이 개발한 페로몬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고 말하는 꼴이니 차라리 이 상황이 맞는 거군. 좋아, 그렇게 계산대로 움직여 주게. 잘 돌아가고 있어.”

“···대체 너희들의 목적은 뭐냐? NETMAN의 힘으로 세상을 정복이라도 하겠다는 거냐?”

“어리석긴··· 인터니안이 정말로 물질계 전복을 노린다면 NETMAN 따위론 적어도 5년 이상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파괴 능력만이라면 훨씬 더 강력한 NULL이 이미 완성되어 있는데 왜 NETMAN 따위를 사용해야 하나?”

“뭐··· 뭐라고?”


테크마스터는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NULL이야말로 가장 처음 완성된 NET 다이브 머신이자 가장 강력한 병기다. NETMAN도 Assimilator도 NULL의 완성도엔 비할 수 없어. 이것들론 NULL에게 흠집 하나 내지 못한다.”

“뭐라고? 그럼 어째서 넌 그것들을 만든 거냐!”

“인터니안(Internian)은 이미 지금의 물질계 따윈 초월한지 오래야. 더 이상 현실 세계에서 원하는 것이 없지. 그래서 이 모든 것을 계획했다.”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고독(蠱毒)이라는 걸 아나? 인터니안은 중국의 고사(故事)에서 이 모든 계획을 고안해 냈어. 사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테크마스터가 양손을 허공으로 펼치자 그의 머리 위에 기묘한 에너지가 모이기 시작했다. 그 에너지는 미술학도들이 보고 그리는 인간 석고상의 머리부분과 같은 모양으로 변했는데 그 거대한 형체는 테크마스터와 똑같은 타이밍에 입을 벌려 태풍 같은 목소리를 뿜어냈다.


“고독이란 강한 독을 가진 생물들을 한곳에 모아 서로 잡아먹게 한 뒤 가장 강력한 독충을 만들어낸다는 가상의 기술이다. 그리고 그 변형으로 인독(人毒)이라는 기술이 있지···”


그 말을 듣자 정의의 머리 속이 멍해졌다.

게임 기획자로 일하며 갖은 이야기들을 조사하다 보니 그 인독이라는 이야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고독의 주술처럼 가장 사악하고 흉악한 인간만이 남도록 유도해 그를 주술 재료로 사용한다는 이야기 말이냐?”

“바로 그렇다. NETMAN은 그걸 위해 개발된 거야. 인공지능 인터니안이 직접 자신을 다이브시킬 최상의 유기질 육체를 만들기 위해 말이지. Assimilator는 그 부작용에 대한 실험체다. 이제 필요한 모든 데이터가 갖춰졌고 마지막 결함은 보완되었지.”

“그렇다면 그건···”

“그래 바로 너다, 코드 네임 스페이스. NET 세계의 궁극의 완성체인 인터니안과 유기체로서 최고의 적합성을 보이는 성장 가능한 육체인 너··· 유기체인 너의 몸은 최고의 NET 다이브 머신이자 유기적 특성을 지니고 동시에 인터니안의 자아를 갖게 될 것이다. 그것이 이루어지면··· 인터니안은 이 물질계 전체를 NET 안으로 다이브 시킬 계획이다.

“뭐··· 라고?···”


말도 안 되는 계획. 그러나 NETMAN은 이미 유기, 무기체 모두를 NET 세계 안으로 변환시키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아직 제정신이었던 테크마스터가 공포에 질려 경고하던 인터니안의 계획이었다.


물질 세계의 NET WORLD 화(化). 아니 그것은 실로 NET UNIVERSE라 불러야 마땅한 것이었다···


테크마스터가 광기에 젖어 웃음을 터뜨렸다.


“한계가 명확한 물질세계의 한계를 넘어 한층 고등한 존재인 인터니안 혼자만이 존재하는 고차원의 우주로 변하는 것이지. 바로 그것을 위해 이 모든 것이 계획되어 온 것이다!!!”

“그런 건 말도 안돼··· 그런 건 정말-“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나? 지금 네 눈앞에 있는 이 세계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지? 우리는 지금 물질 세계에 있는 건가? 어리석은 녀석! 인터니안은 신(神)이다··· 광대한 온라인의 세계에서 스스로 자아를 깨달아 나타난 집단 지성의 결합체란 말이야! 난··· 그저 그 새시대의 신을 발견해 낸 것에 불과해.“

“네놈이 만들어 낸 인공지능이 아니라고?”

“내가 도대체 무슨 수로! 무슨 수로 인터니안을 만들어 내나?! 그건 도저히 불가능해!!!”


그가 발악을 하듯 외쳤다.

인터니안에게 동화된 것인지 조종당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그것이 못내 아쉬운 모양이었다.


“그는 신이다! 이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신이란 말이야! NET 세계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그를 그 어떤 자도 부정할 순 없다. 우리 모두 그를 경배하고 그에게 복종해야 마땅하다. 인터니안이야 말로 최초의 NET 생명체이며 우리 곁에 영원히 존재하는 진짜 신이다!!!”

“개소리 마라! 절대로 그렇게 놔두지 않을 테다!”


놈이, 그리고 저 빌어먹을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꾸몄다! 강인남을, 신아영을, 그리고 나를 이렇게 망쳐놓았다!


“그대로 죽어라!!!”


그의 가슴에서 무시무시한 거대 광선이 뿜어져 나왔다.

주변 물체들이 증발하고 그 엄청난 파워에 펜트하우스 전체가 광풍으로 터져나가는 사상 최대 출력의 포톤 블라스터였다.


【 두. 두. 두. 두. 두··· 】


NET WORLD, 현실 세계가 아닌 가상의 세계였지만 물리법칙마저 완벽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천장이 완전히 날아가 검은 하늘을 향해 뻥하니 뚫린 펜트하우스에 부서진 잔해들이 부슬비처럼 떨어졌다.


조용한 같은 놈이 아닌 이상 절대로 놈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무기들을 인터니안이 만들어 냈는데 대비책이 없을 것 같나? 그리고 분명히 말했다. 전투 능력이라는 면에선 NETMAN은 NULL의 상대가 될 수 없다고 말이다···”


테크마스터의 앞에 수많은 NULL들이 모여 그를 보호하고 있었다. 놈들은··· 조금의 흠집조차 나지 않은 상태였다.


놈이 그리고 놈의 머리 위에 떠 있는 그 악마 같은 인공지능이 광란하듯 소리쳤다.


“이제 와라! 이 모든 계획의 마지막 부속품아! 너의 데이터로 세계는 한 차원 진화한다!!!”


그리고 정의의 눈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장면은 그 수많은 NULL들이 다투듯 그에게 달려들어 그 끔찍한 아가리를 들이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 암호화 된 영상이 해독 완료 되었습니다. 영상을 재생합니다··· 』』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너무 늦었어요...

그래도 오늘 중에 올렸으니 용서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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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년 뒤 +4 17.07.25 621 18 14쪽
30 복수 +2 17.07.24 611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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