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현담윤 님의 서재입니다.

행운의 주사위 클.로.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현담윤
작품등록일 :
2022.11.22 13:46
최근연재일 :
2022.12.26 16:35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2,137
추천수 :
184
글자수 :
198,010

작성
22.11.29 16:30
조회
562
추천
6
글자
12쪽

7. 희망찬 미래.

DUMMY

7. 희망찬 미래.




며칠 만에 꽃과 과일바구니를 들고 나타난 아들을 보자 준혁의 어머니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와! 엄마한테 했으면 단박에 미션 성공이었네.’


준혁은 창가에 꽃을 놓고 엄마 곁에 앉았다.


“엄마, 이제 다 끝났어. 우리 고생 끝이야. 앞으로 행복할 날만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말이라도 고마워 아들.”


준혁의 어머니는 눈물을 닦으며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


“아니야, 진짜야 병원비랑 다 해결됐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엄마 퇴원하기 전에 괜찮은 집으로 이사 갈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그의 말에 어머니는 급격히 표정이 어두워졌다.


“무슨 얘기니? 이사라니? 너 혹시 나쁜 사람들하고 어울리는 건 아니지?”

“그런 거 아니야. 내가 지금까지 아무리 힘들어도 나쁜 길로 빠지는 거 본 적 있어? 쓸데없는 오해하지 말고 퇴원하면 다 얘기해 줄게. 그냥 좋은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고 맘 편히 있어.”


준혁의 말에도 어머니는 여전히 표정이 풀리지 않았다.


그의 온몸에는 파스 냄새와 얼굴엔 아직도 흐린 멍 자국이 남아 있었지만, 준혁의 어머니는 궁금하면서도 더 묻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까지 힘든 상황에서도 엇나가지 않고, 자신의 곁을 지켜 준 아들을 믿기로 했다.


“어머, 하영 언니는 좋겠네. 아들이 이렇게 꽃이랑 과일도 사 오고.”


옆 침실에서 나이 든 아주머니가 웃으며 다가왔다.


저번에 어머니를 씻겨드리라고 얘기해준 새로 온 환자의 보호자였다.

그녀는 어느새 준혁의 어머니에게 언니라 부를 정도로 가까워져 있었다.


준혁은 그래도 어머니를 챙겨 주셨던 분이시라 과일바구니를 풀어서 아주머니에게 나누어 드렸다.


“어머나, 고마워. 이틀을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 미안해서 꽃이랑 과일 사 왔나 보네. 보아하니 좋은 일 있는 거 같은데 뭔데? 아줌마한테도 말해봐. 좋은 일은 같이 알아야 두 배로 기쁜 거지 안 그래?”

“아휴, 우리 아들이 낯가려서 말을 잘못해. 준혁아 너 바쁘지 않니? 어서 들어가 피곤할 텐데. 엄마 혼자서도 잘 지내니까 힘들게 자꾸 오지 말고 엄마가 필요하면 전화할게.”


준혁의 어머니는 손을 내저으며 아들을 내보냈다.


“어휴, 아들 감싸는 것 좀 봐. 언니 사회생활 하려면 어른한테 말도 잘하고 해야지. 다 커서도 낯가리면 힘들어. 내가 아는 언니의 사촌이 있는데 그 아들이 글쎄······.”


준혁은 어머니와 아주머니에게 인사를 하고 병원을 나왔다.



*



집으로 돌아온 준혁은 방안에서 복권 용지에 사인펜으로 번호를 표시했다.

방 안은 복권 용지가 발 디딜 틈 없이 깔려 있었다.


“마지막으로 45까지 다 끝났다. 아, 팔 아파.”


준혁은 아직 다 낫지 않은 오른쪽 손목이 욱신거렸다.

하지만 그마저도 지금 이 순간이 꿈은 아니라고 얘기해 주는 것만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일등 두 개, 이등 두 개, 삼등 구십육 개 대충 계산 때려도 몇십억은 나오겠네. 아 진짜 도대체 그 돈을 벌려면 얼마나 일해야 하는 거야?”


최저 시급만 받던 그에게 단순히 절약하고 저축하는 노력만으로 모으기 불가능한 금액이었다.


“아, 맞다 세금도 계산해야지. 일등이 삼십삼 퍼센트 이등하고 삼등이 이십이 퍼센트, 와 진짜 도둑놈들 세금 엄청 때리네.”


준혁은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세금으로 나가는 돈을 계산하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대충 계산한 그는 핸드폰을 켜고 부동산 어플로 들어가 시세를 확인해 보았다.

고급 아파트와 빌딩 가격을 대충 둘러보자 그는 또다시 한숨을 내 쉬었다.


“아니, 아파트 가격이 이렇게 비싸나? 집 하나 사면 얼마 남지도 않겠네. 뭐, 이번에 당첨돼도 목표금액 이십 퍼센트도 안 되는데 집부터 사고 나머지 금액으로 모아서 빌딩 사면 되겠지.”


준혁은 바닥에 누워 낮은 천장을 바라보며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래, 아직 기회는 많다. 흐흐흐. 조바심 내지 말자. 흐흐흐. 흐흐흐.”


그는 앞으로 남은 금액을 생각하자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집이 부도가 난 이후 너무 오랜만에 웃어서 그런지 어색한 웃음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



‘띠링’

문자를 확인한 다빈은 문을 열고 나가자 마당에 준혁이 서 있었다.

그는 다빈에게 봉지 하나를 내밀었다.


“어? 내가 좋아하는 『규춘치킨』 허니 쿵짝 맛이다. 오예, 안 그래도 배고팠었는데 완전 땡큐.”


다빈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방방 뛰었다.


그녀는 치킨을 전해주고 집으로 들어가려던 준혁을 붙잡았다.


“저기, 같이 먹자. 안 그래도 심심했는데, 내가 얼른 내려가서 맥주 사올게. 내일까지 휴무니까 먹어도 되지?”

“집에 남은 소주 있어요. 그냥 그거 마셔요.”

“치킨엔 시원한 맥주지. 잠깐 기다려봐.”

“가까운 편의점만 이십 분은 걸어가야 해요.”

“괜찮아. 내 별명이 ‘번개 소녀’야 빛보다 빨리 다녀올게. 먼저 먹지 마.”


준혁이 말릴 새도 없이 그녀가 대문을 열고 달려 나갔다.


편의점에 다녀온 그녀는 앉자마자 맥주를 까서 시원하게 마셨다.


“크, 이 맛이지. 치킨에 맥주라니 여기가 극락이네. 그런데 뭔가 달라진 거 같다. 뭐지? 갑자기 잘생겨진 느낌인데.”


그녀는 준혁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아, 머리했네. 옷도 사 입고 쏴리. 내가 다른 건 눈치가 빠른데 그런 거에 좀 둔해.”

“아녜요. 살짝 다듬어서 저도 잘 모르겠어요.”

“잘 어울리네. 난 원래 흰색이 싫은데 얼굴이 하얘서 그런가. 흰옷이 잘 어울리네. 그러고 보니 항상 검은색 옷만 입었었잖아. 밝은 옷을 입으니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져서 그렇구나.”


다빈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볼을 쉬지 않고 움직였다.


“그런데 흰색은 왜 싫어하세요?”

“원래는 좋아했었는데 싫어하게 된 이유는 간단해. 엄마가 빠진 종교. 거기 교주가 흰색 양복을 빼입었더라고 처음에 집에서 액자에 담긴 사진으로 봤을 때, 웬일로 엄마가 이번에는 연상을 만나나 했지. 엄마가 얼빠에다가 연하 아니면 절대 안 만나거든. 사이비에 빠지면 얼굴도 안 보나 봐. 신기하지. 내가 우리 엄마를 보면서 사이비의 무서움을 깨달았는데 너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엄마 연하에 대한 집착은 거의 신념에 가까웠거든. 그걸 한 방에 깨다니. 그러니까 절대 함부로 아무거나 믿으면 안 돼.”


준혁은 다빈의 말을 듣다 말고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 누나, 볼 터질 것 같아요. 꼭 다람쥐 같네.”


다빈은 양손에 치킨을 내려놓고, 맥주를 마셔 입 안에 음식을 삼켰다.


“뭐, 사람이 밝아지니까 좋긴 하네. 스트레스가 풀려서 그러나? 그런데 우리 이사 갈 집은 어디로 하실 생각이신지. 나야 여기도 괜찮은데 뜨거운 물이 안 나와서 씻기가 쬐끔 불편한 거 말고는, 이제 조금 있으면 추워져서 난방도 필요할 것 같고.”

“음, 내일 같이 집 보러 다녀요. 저도 구해 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준혁은 다빈이 말대로 더 추워지기 전에 빨리 집부터 구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럼, 내가 미리 검색해 볼 테니까 어떤 집을 원하는데?”

“뭐, 여기 아니면 쥐나 바퀴벌레가 나오지도 않을 테고. 음, 기왕이면 천장이 높은 집이면 좋을 것 같아요.”

“천장 높은 집?”

“네, 여기 일어서면 머리가 천장에 닿잖아요. 그리고 문도 고개 숙여서 들어 오지 않으면 부딪치고, 전 무조건 천장이 높은 집이 좋아요. 집 안에서 트램폴린에 서서 뛰어도 닿지 않을 정도로 천장이 높은 집이요.”


둘은 밤늦도록 치킨에 맥주를 마시며, 이사 가고 싶은 집에 대해 신나게 떠들었다.


*



낮에 다빈과 부동산을 둘러보고 집으로 돌아온 준혁은 저녁 6시부터 안절부절못하며 앉지도 못하고 방안을 계속 서성였다.


당첨 발표 시간이 다 되어가자 떨리는 마음과 혹시나 모를 불안감에 진정이 되질 않았다.


“설마, 아니지. 지금까지 틀린 적이 없는데 쓸데없이 불안한 생각을 하지 말자. 아, 진짜 떨려서 안 되겠다.”


땀이 흥건한 손바닥을 비비면서 심장이 계속 두근거리자 준혁은 밖으로 나갔다.


한참 후에야 집으로 돌아온 준혁은 약국에서 사 온 청심환을 꺼내서 먹었다.

그는 청심환을 하나 더 먹고서야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당첨되자 심장마비로 죽은 사람도 있다더니, 당첨 사실을 알고도 떨리는데 나도 처음에 사백억이 덜컥 됐으면 아마도 최소 기절은 했겠지. 잠깐 잊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아깝긴 아깝네. 아마 그게 됐으면 한방에 와! 진짜, 그런데 그러면 클로버도 종료되는 건가? 아니면 팔백억 다 가질 수 있는 건가? 미친.”


준혁은 놓친 사백억이 다시 생각났지만, 지금은 당장 받을 수 있는 금액에 만족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미션을 진행하느라 시간에 쫓겨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었지만, 일등이 확정되면서 여유가 생기자 앞으로 클로버에 대해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았다.


그가 잠깐 딴생각하는 사이 어느새 8시 반이 다되었다.

추첨 방송은 짧은 시간 안에 바로 끝났다.


준혁은 마지막 번호가 발표되자 펄쩍 뛰다가 천장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아야, 아야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흐흐흐흐흐. 흐흐흐흐흑흑흑 엄마.”


그는 미친 듯이 웃다가 오열하며 울었다.

그날 준혁은 밤새 울다가 웃으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



준혁은 뜬 눈으로 밤새다 아침에 문자를 한 통 받고서야 정신을 차렸다.


“사장님, 오늘은 일없음?”

“아차. 미션.”


준혁은 다빈의 문자를 받고서야 어제 주 미션을 받지 않은 것을 떠올렸다.


“미쳤어. 정신이 나가서 놓치다니. 설마 별일 없겠지?”


준혁은 서둘러 주사위를 꺼내서 한 바퀴 굴렸다.


“사용자 차준혁 확인합니다. 현재 목표 11.980% 달성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하나님, 부처님, 감사합니다.”


그는 클로버 창이 열리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찰나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말이 이어졌다.


“주 미션 신청 시간을 초과하였습니다. 이번 주 미션 실패로 미션 실패 여섯 개가 누적되었습니다. 새로운 주 미션은 다음 주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행운을 잡고 인생에 날개를 달아 보세요. 언제나 클로버가 응원합니다.”

“잠깐, 클로버. 실패라니 잠깐만.”


준혁은 어제 당첨의 기쁨에 취해서 주사위 굴리는 것을 놓쳤다.


지금껏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실수를 통해서 토요일이 끝나기 전까지 새로운 미션을 받지 않으면 그 주에 미션은 전부 실패로 돌아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 멍청하게 그걸 놓치다니.”


그는 지금껏 운 좋게 미션을 실패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클로버가 실패 누적 여섯 개라고 말하자, 그는 주 미션을 놓친 것보다 실패 누적이라는 말이 더 신경이 쓰였다.


“뭐지? 이번 주는 어차피 집 보러 다니느라 바쁠 테니까 쉰다고 해도 미션 실패가 여섯 개라니 번호가 여섯 개여서 실패도 여섯 개인가? 그럼 실패가 쌓이면 어떻게 되는 거지? 하, 누가 설명이라도 해주면 좋을 텐데.”


준혁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당첨금액을 생각하자 주 미션을 놓쳤다는 고민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뭐, 앞으로 실패 안 하면 되지. 미션을 수행할 때 기동력도 필요하니까 차도 한 대 뽑아야겠다.”


준혁은 일요일 내내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다.


로또 용지를 종이봉투에 조심히 넣고, 다시 가방에 담아서 품에 하루 종일 껴안고 있었다.

다빈이 같이 밥 먹자는 연락에도 나가지 않고, 화장실 갈 때도 가방을 메고 다녀왔다.


그는 통장에 돈이 찍혀 있는 걸 보기 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진짜, 부자들은 불안해서 어떻게 생활하나 몰라. 텔레비전 보면 집안 금고에 막 현금다발이랑 귀중품을 놓고 살던데. 뭐, 거기는 CCTV에 경호원들도 있겠지.”


준혁이 사는 곳은 좀도둑도 적선하고 갈 만큼 허름한 집이었지만 그래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행운의 주사위 클.로.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5 34. 골드 미션3. 22.12.26 37 3 13쪽
34 33. 골드 미션2. 22.12.25 47 3 13쪽
33 32. 골드 미션1. 22.12.24 59 3 14쪽
32 31. 새 멤버. 22.12.23 69 3 13쪽
31 30. 새로운 정보. 22.12.22 92 3 13쪽
30 29. 전세 역전. 22.12.21 109 3 13쪽
29 28. 틀어져 버린 계획. 22.12.20 123 4 13쪽
28 27. 준혁의 계획2. 22.12.19 127 4 12쪽
27 26. 준혁의 계획1. 22.12.18 151 4 13쪽
26 25. 수상한 도둑. 22.12.17 165 4 12쪽
25 24. 두 번째 제안. 22.12.16 191 4 13쪽
24 23. 새로운 보금자리. 22.12.15 212 4 13쪽
23 22. 희철의 고백. 22.12.14 245 5 13쪽
22 21. 불협화음. 22.12.13 256 4 13쪽
21 20. 좌철한 형사2. 22.12.12 277 5 12쪽
20 19. 좌철한 형사1. 22.12.11 296 5 13쪽
19 18. 잊고 있던 일. 22.12.10 318 5 13쪽
18 17. 취조실. +1 22.12.09 351 5 12쪽
17 16. 어려운 미션. 22.12.08 357 5 13쪽
16 15. 연이은 미션. 22.12.07 372 5 13쪽
15 14. 단톡방과 헌터들. 22.12.06 404 5 13쪽
14 13. 새로 알게 된 사실. 22.12.05 428 5 13쪽
13 12. 그룹원과 조력자2. 22.12.04 460 6 12쪽
12 11. 그룹원과 조력자1. +1 22.12.03 500 5 12쪽
11 10. 안경 쓴 사내. +1 22.12.02 525 6 12쪽
10 9. 운이 좋은 청년 22.12.01 536 4 12쪽
9 8. 미래에서 온 당첨자. 22.11.30 544 7 13쪽
» 7. 희망찬 미래. 22.11.29 563 6 12쪽
7 6. 다섯 번째 미션. 22.11.28 564 7 12쪽
6 5. 저 취직된 건가요? 22.11.27 575 8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