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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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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39,711
추천수 :
350
글자수 :
150,715

작성
18.04.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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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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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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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2회

DUMMY

갑작스럽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명훈의 행동에 깜짝 놀란 듯 엉거주춤한 자세로 따라 일어난 이형순이 멍청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예?”


잠시 동안 이형순의 얼굴을 어처구니없다는 듯 쳐다보던 명훈이 한차례 깊은 숨을 내쉬었다.


“후우, 일단 앉지.”


무언가 잘못된 건 아닌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형순의 얼굴을 다시 한 번 쳐다본 명훈이 말을 이었다.


“음, 자네 보직이 투수라고 했던가?”

“예. 그렇습니다.”


이형순의 대답에도 재차 확인을 하는 명훈.


“그러니까 투수가 확실하단 말이지?”

“예. 혹시 뭔가 문제라도..”


또다시 예의 그 시선으로 이형순을 쳐다 본 명훈이 입을 열었다.


“혹시, 자네 다른 포지션을 경험해 본적은 없나?”

“아!”


잔뜩 긴장을 유지하던 이형순이 뭔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오히려 미소를 지어보였다.


“2군에서 몇 번 경험해 본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선발로서 훈련을 받았지만 구단에서 지시하시면 불펜이라도 전혀 문제없습니다. 기꺼운 마음으로 보직을 변경하겠습니다.”


‘아, 그렇게 받아들인 건가’


이형순의 오해는 어쩌면 당연한 것 일지도 몰랐다. 투수에게 포지션은 선발과 불펜 두 가지 뿐이니까.


“아니, 난 자네가 타석에 선 경험이 있는가를 물은 거야.”

“예? 아, 저..”


이형순이 의도를 모르겠다는 듯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거리자 명훈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 깊게 생각 할 필요 없고 그냥 있는 사실대로만 대답하면 되네.”

“그게.. 일단 고교시절에는 팀의 선발투수 겸 4번 타자였긴 했습니다만, 프로지명을 받은 이후로는 한 번도 타석에 선적이 없습니다.”

“고교시절 성적은?”

“예. 그게 홈런도 몇 개치고 나름대로 괜찮은 성적을 기록하긴 했습니다만 크게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투수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아 프로지명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명훈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런 명훈의 모습에 불안했던 걸까?


“제가 아직까지 제대로 보여드린 것이 없긴 하지만 제게 기회를 주신다면 죽을힘을 다해 공을 던질 자신이 있습니다!”


이형순은 아마도 자신이 명훈에게 투수로서 좋은 이미지를 주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건 사실이었다. 이형순의 투구능력은 공이 조금 빠른 것을 제외하곤 리그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렇다고 좌완도 아니었고 폼이 특별한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타자로서의 이형순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치상으로 표시된 그 엄청난 타격능력과 슬러거, 클러치히터라는 특성은 그야말로 지금의 알바트로스의 타선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계산이 끝난 명훈의 머릿속에서 어느새 기가 막힌 계획 하나가 떠올랐다.


‘섣불리 말을 꺼내기엔 위험한 사안이야. 음, 일단 가까운 시일 내에 박광수 감독대행님과 자리를 만들어 봐야겠어. 내가 아무리 수석코치라도 이런 결정은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이니까.’


“물론 자네의 능력에 기대하고 있네. 구단이 자네를 트레이드해 온 것은 자네가 필요했기 때문 아니겠나. 아마도 단시일 내 선발로서 기회를 받을 수 있을 거야. 당장 팀에 선발자원이 턱 없이 모자라니까.”


“예! 감사합니다. 절대 실망시켜드리지 않겠습니다!”


이형순은 팀의 수석코치에게 선발출전약속을 받아서인지 무척이나 들떠보였다. 명훈의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타자전향을 시키고 싶었지만 트레이드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선수였기에 구단에서 구체적인 커리큘럼이 잡혀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명훈의 머릿속에 떠오른 계획이 제대로만 진행된다면 당장 급할 필요는 없었다.


“패기가 좋군. 일단 그리 알고 단단히 준비 해놓도록.”

“예! 알겠습니다. 그럼 나가보겠습니다!”


‘그나저나 챔피언스 코치들은 그동안 뭘 했나 모르겠어. 저런 엄청난 인재를 썩히고 있었다니. 우리 팀으로 트레이드 돼서 다행이야. 아니 내 눈에 띈 이형순이 다행인가? 하하, 이거 취임초기부터 운이 따라주는걸. 앞으로 정말 재밌어지겠어!’



****



구단에서 제공해준 선수자료를 살피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점심이 가까워졌다.


‘감독대행님께서도 아직 점심식사 전이시겠지?’


주소록에서 박광수 감독대행을 이름을 찾은 명훈이 통화버튼을 눌렀다.


- 달려라~ 알바트로스! 날아라~ 알바트로스! 워워~ 우리는 승리한다! 최!강! 알바트로스! 워워~


‘컬러링도 구단응원가이신가. 정말 구단에 대한 애정하나만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분이야.’


응원가가 한차례 끝나갈 때쯤 통화가 연결되었다.


- 안녕하십니까. 박명훈입니다.

- 안녕하신가. 박코치. 그래, 구단사정은 좀 익숙해졌는가?

- 예. 기본적인 자료들은 어느 정도 숙지했습니다.

- 역시 젊어서 그런지 빠르긴 빠르구먼. 한데 이제 막 출근하려던 참이네만 무슨 문제라도 있나?

- 아닙니다. 다름이 아니고 아직 점심 전이시면 식사를 같이 하는 게 어떨까 싶어서 통화 드렸습니다.

- 아, 그거 좋지. 나도 아직 식전이야. 우리 수석코치는 오늘도 아침 일찍 출근하셨나?

- 예. 아직 봐야할 자료들이 많더군요.

- 허허. 역시 젊은 게 좋아. 아직 이쪽 지리는 잘 모르지? 그럼 구장 근처에 내가 잘 아는 도가니집이 있는데 어떤가?

- 좋습니다. 저도 도가니탕은 아주 좋아합니다. 그럼 어디서 뵐까요?

- 음, 그럼 내가 주차하고 구단사무실로 가겠네. 그쪽에서 보는 걸로 하지. 식당이 구장에서 코앞이라 걸어서 다녀오면 될 거야.

- 예. 그럼 잠시 뒤에 뵙겠습니다.


박광수 감독대행과 통화를 마친 명훈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스스로의 양손을 마주잡아 보았다.


‘알바트로스 박명훈 정보 확인’


[성명 : 박명훈] [나이 : 35] [키 : 184cm] [체중 : 85kg]

[보직 : 알바트로스 수석코치] [특성 : 야구마스터(5등급)] [컨디션 : 상]

[특이사항 : 감독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부여능력치 : 10(한 대상에게 최대10)]


‘이런 것도 되네. 그런데 특성에 야구마스터라.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특성 정보도 확인이 되려나? 야구마스터 특성 정보 확인.’


[야구마스터(5등급) : 야구관련 종사자의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능력치를 부여, 회수 할 수 있다.(조건을 만족하여 등급이 오르면 능력이 강화되고 새로운 능력이 추가된다)]


‘내 능력은 야구관련 종사자라면 모두에게 사용이 가능하다는 거지? 그런데 5등급이라. 여기서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니 정말 끝내주잖아. 한데 승급조건은 알 수 없는 건가. 뭐, 그건 차근차근 알아보면 되겠지.’


지금 당장 명훈에게 중요한건 박광수 감독대행과의 만남이었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박광수 감독대행은 나에게 전폭적인 신임을 주고 있는 걸까? 이것도 능력인가? 뭐 중요한건 그게 아니지. 내가 감독에게 신임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야. 아주 좋아. 일이 생각보다 쉬워지겠어.’


명훈의 두 손이 꽉 쥐어졌다.


작가의말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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