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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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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소유자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4
최근연재일 :
2018.05.18 19:28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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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
글자수 :
1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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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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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DUMMY

이전 경기로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19연패를 기록한 팀이 된 알바트로스구단은 2주전 10연패를 한 시점에서 전격적인 감독해임을 단행했다. 그리고 구단은 박광수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위임했다.


통상적으로 성적부진을 이유로 전 감독을 해임한 후 내부승진으로 감독대행을 앉힌 경우에는 수석코치 또한 내부승진을 통해 자리를 메우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알바트로스구단은 이상하게도 2주 동안 수석코치의 자리를 공석으로 두었다. 이러다가 모기업이 구단을 해체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오던 상황에서 이틀 전 구단은 박명훈 신임수석코치를 전격 임명했다.


신임수석코치로 임명된 박명훈은 이례적으로 알바트로스 구단과의 접점이 하나도 없는 인물이었는데, 한국프로야구의 코치로선 드물게 선수경력 자체가 전혀 없었다. 유일한 관련경력이라고는 대학에서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하고 3년간 메이저리그 오클랜드구단에서 스카우트로서 활동했었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구단 안 밖에서 다양한 말들이 흘러 나왔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경력을 들어 이번에야말로 구단이 제대로 된 리빌딩을 추진하기로 마음먹었다는 말도 있었고, 어차피 시즌이 끝나면 쫓겨날 자리에 구단 레전드들을 대신해 희생양을 세웠다는 말도 있었다. 좀 더 들어가서는 내년에 새로운 감독이 취임하면 박광수를 수석코치자리에서 쫓아내기 위한 비수로서의 역할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어찌되었건 구단 자체적으로 최연소 수석코치인 만큼 주변에서 많은 우려와 관심을 보내고 있었는데, 거기에 박광수 감독대행의 인터뷰가 더해지면서 열기에 기름을 들이 붙는 상황이 되었다. 수석코치취임식에서 박광수 감독대행이 인터뷰한 내용은 이러했다.


- 박명훈 신임수석코치는 약팀을 강팀으로 만드는데 특출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지금의 알바트로스 감독대행은 나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자리다. 때문에 박명훈 신임수석코치와 힘을 모아 남은 시즌동안 알바트로스의 체질개선에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 -


이 인터뷰로 박광수 감독대행과 박명훈 수석코치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쌍박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고, 박명훈 수석코치의 구단 내 위상은 제2의 감독대행과 다름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 주변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명훈은 아침 일찍부터 코치실로 출근해 무언가 깊은 고민에 빠져있었다.


‘그러니까.. 선수의 수치화된 기량을 파악하고 잠재된 능력을 알 수 있다는 거지? 거기에 제한적이긴 하지만 선수의 기량을 내 임의로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이정도면 거의 사기잖아!’


명훈의 입가로 짙은 미소가 지어졌다.


‘일단 어떤 방식인지 확인해야겠어. 아무래도 가장 먼저 우리 팀 간판선수의 기량부터 파악해야겠지? 어디보자, 알바트로스 김박살 정보 확인!’


그 순간 명훈의 눈앞으로 다량의 텍스트가 홀로그램처럼 떠올랐다.


[선수명 : 김박살(우투우타)] [나이 : 31(군필)] [키 : 190cm] [체중 : 110kg]

[주 포지션 : 1B, 4번타자] [선수 선호 포지션 : 1B, 4번타자] [추천 포지션 : DH, 4번타자]

[잠재력 : 만개] [특성 : 꾸준함, 매의 눈] [컨디션 : 하]

[특이사항 : 고질적인 허리부상.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부상을 참고 뛰느라 타격밸런스가 무너져 있다.]

[타자능력치 : 정확 89(↓) 장타 76(↓) 선구안 92 주루 40 수비 80 송구 65 정신력 79(↓)]


‘이건 그냥 게임이잖아! 그런데 생각보다 구체적이야. 음, 잠재력이 만개라는 건 더 이상 발전여지가 없다는 건가. 하긴 김박살의 현재 실력과 나이를 생각하면 당연한 거겠지. 특성으로는 꾸준함과 매의 눈이라 김박살에게 딱 어울리는 특성이구나.’


선수의 기량은 숫자로 표기되었다. 최대치가 100이고 90이면 리그 최정상급, 80이면 A급, 70이면 리그평균 수준이었다.


‘대충 알겠어.’


고개를 끄덕이던 명훈의 미간이 어느 지점에서 찌푸려졌다.


‘뭐야 김박살의 몸 상태가 이렇게 안 좋았었어? 어쩐지 최근 스윙이 시원찮은 게 이유가 있었네. 음? 이 화살표는 조금씩 기량이 하락하는 중이라는 뜻인데, 그럼 이대로 두면 김박살의 기량이 계속 떨어진다는 거잖아! 뭔가 조치가 필요하겠어.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휴식이겠지. 그런데 문제는 지금의 팀 상황으로는 김박살에게 휴식을 줄 여유가 없다는 건데.’


명훈이 한창 김박살의 컨디션을 되돌릴 방법을 골몰하는데 누군가 수석코치실의 문을 두드렸다.


똑! 똑!


“코치님 이형순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문 밖에서 들려오는 씩씩한 목소리에 명훈이 고개를 들었다.


‘그렇지. 어제 그 녀석 인가. 오늘 다시 찾아오라고 했더니 꽤 이른 시간부터 출근 했네. 생긴 건 참 말 안 듣게 생겼던데 나름대로 제법 성실한 모양이지?’


보통 야구선수의 출근은 점심식사로 이후가 일반적이다. 그리고 조금 성실하다는 선수들이 10시정도 출근하는 것을 생각하면 아직 8시인 지금부터 구장에 출근한 이형순은 굉장히 부지런한 편이라고 할 수 있었다.


“들어오게”


명훈의 허락과 동시에 예의 건장한 빡빡머리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이형순입니다! 이제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아, 그건 문제없네. 한숨 푹 자고 일어났더니 말짱하더군. 자네 덕분이야 고맙네.”


명훈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나저나 자네는 상당히 일찍 출근하는군?”


예상외의 질문을 받은 것일까. 이형숭은 꽤나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 저, 그게.. 제가 상무 시절에 아침마다 투수코치님에게 특훈을 받았습니다. 그게 습관이 되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명훈의 고개가 알겠다는 듯 끄덕여졌다.


“그런가. 군대에서 꽤나 열심히 했군? 그런데 그게 1군 야구선수로서 좋은 습관이라고는 아니올 시다야. 자네도 알다시피 1군 경기는 2군 보다 늦게 시작하지. 선수는 경기 내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위해 경기시간에 맞춰서 신체리듬을 만들어 둬야하네. 그런데 자네처럼 너무 일찍 일어나면 경기후반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아져. 내가 알기론 자네도 1군 엔트리에 등록 된 걸로 아는데 말이야. 앞으로는 신체리듬을 1군 경기시간에 맞게 조정하도록 하게.”

“아, 예! 죄송합니다! 시, 시정하겠습니다!”


조그만 지적에도 무척이나 긴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형순의 모습에 명훈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명훈은 짐짓 굳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니, 그건 자네 잘못이 아니지. 트레이드 된 지 이틀이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그런 것도 설명해주지 않은 고참들이 문제지. 정신상태가 글러먹었군. 자네 선임이 누군가?”


이형순의 얼굴이 급속도로 굳어지기 시작했다. 입을 꾹 다물고 무언가 심각한 고민을 하던 이형순의 천천히 입이 떼어졌다.


“아닙니다! 사실은 선배님들이 말씀해 주신 걸 제가 까먹은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 그럼 자네가 정신상태가 글러먹었군.”

“아, 저, 그, 그러니까..”


명훈이 한마디 할 때마다 안절부절 못하는 형순의 모습은 마치 군 시절 이등병의 그것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런 형순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지은 명훈이 말을 이었다.


“아아, 간단한 조크였네. 자네는 생긴 거와 다르게 순진하군? 신경 쓰지 말게.”


그제야 한도의 한숨을 쉬는 이형순을 보며 명훈은 이형순에 대한 첫 판단을 내렸다.


‘거참, 감정이 하나하나 다 티가 나네. 전형적인 야구밖에 모르는 야구바보스타일인가. 그런데 투수가 저렇게 감정을 숨기지 못해서야 타자와 승부가 가능하겠어? 쯧, 아마도 저 성격을 고치지 않고서는 투수로서 성공하긴 힘들겠지.’


문득 명훈은 이형순의 능력치가 궁금했다.


“자네도 알다시피 내가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말이야. 아직 선수파악을 끝내지 못했네. 잠시 자네 2군 기록을 살펴 볼 테니 잠깐 거기 앉아서 기다리게. 아 그리고 늦었지만 악수 한번 할까?”


명훈과 악수를 나눈 이형순은 잔뜩 긴장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전방 15도를 주시했다.


‘어찌됐건 이제 우리 팀 1군 선수이니 한번은 확인해놔야겠지. 선수를 직접 만나지 않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일주일에 한번뿐이니 기회가 될 때마다 능력치를 바로바로 확인해서 기록해 둬야겠어.’


선수의 기량을 파악하는 명훈의 능력은 선수와 악수를 하고 10분 내에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었다. 예외로 일주일에 한번 제약 없이 능력을 사용 할 수 있었지만 이미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김박살의 정보를 확인하는데 사용했으니 앞으로 일주일을 기다려야 사용이 가능했다.


명훈은 서류는 살피는 척하며 이형순의 선수 정보를 확인했다.


‘알바트로스 이형순 정보 확인!’


[선수명 : 이형순(우투좌타)] [나이 : 25(군필)] [키 : 192cm] [체중 : 90kg]

[주 포지션 : 선발투수] [선수 선호 포지션 : 선발투수] [추천 포지션 : 3B, 4번타자]

[잠재력 : 최상] [특성 : 슬러거, 클러치히터] [컨디션 : 상]

[특이사항 : 변화구제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수능력치 : 포심(구속 Max146 제구 66 무브먼트 65)

커브(구속 Max120 제구 44(↓) 무브먼트 60)

슬라이더(구속 Max133 제구 52(↓) 무브먼트65)

정신력 70]

[타자능력치 : 정확 79 장타 88 선구안 71 주루 61 수비 71 송구 77 정신력 80]


“이게 뭐야?”


작가의말

맞춤법, 오류, 오타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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