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天符經 바로알기- 6. 고조선의 삼한관경제(三韓管境制)
초대 환웅이 배달을 건국한지 1,565년에 이르러 18세 거불단 환웅이 세상을 떠나고 그의 아들인 단군왕검이 배달의 구환족을 통일하고 조선(朝鮮)을 열었다(BCE 2333).
단군왕검은 조선의 개국시조로서 삼신상제님께 천제를 올리고, 송화강 유역(지금의 흑룡강성 하얼빈)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였다.
삼국유사에 ‘곰과 호랑이가 환웅천제께 찾아와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빌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時 有一熊一虎 同穴而居 常祈于神雄 願化爲人
이마니시 류는 이를 근거로 곰과 호랑이가 어떻게 사람이 될 수 있느냐며 단군왕검의 이야기를 신화로 둔갑시켰다.
그러나 이는 거발환환웅께서 신시를 연 이후 배달국이 번영하며 탈속하게 사는 모습을 보아오던 웅족과 호족들이 배달 18대 환웅인 거불단환웅에 이르러 찾아와 자신들도 광명민족이 되어 ‘사람답게 살기’를 원하자 거불단 환웅께서 ‘천지광명의 민족이 되기 위해선 쑥과 마늘을 먹으며 100일 동안 신교 수행을 해야만 한다’고 하자 웅족은 이를 받아들여 3·7일(21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으며 수련을 마쳤고, 호족은 참지 못해 포기하고 돌아갔다.
이에 거불단환웅은 웅족을 받아들이고 웅왕의 딸을 아내로 맞으니 그 사이에 난 아들이 왕검이다.
거불단환웅이 왜 100일 동안 수행을 시켰을까?
신교수행에 있어 첫 100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선천시대부터 내려온 호흡법으로 신교수련을 매일 2~3시간씩 하다보면 한 달 정도 지나면서 무극(無極)에서 발화현상이 일어나고, 100일 정도 지나면 단전(丹田)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단전이 형성되어야만 비로소 본격적인 신교수행을 해나갈 수 있기 때문에 초기 100일은 상당히 중요한 시기다.
그런데 웅족이 21일 만에 기초를 닦은 것은 환웅의 도움도 있었지만 동굴 속에서 오직 수련에만 매달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군세기를 보면 실제 배달시대 백성들은 매년 일정 기간 동안 일정한 장소에서 신교수행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故 神市開天之道 亦以神施敎 知我求獨 空我存物 能爲福於人世而已
그러므로 신시 개천의 도는 신도로써 가르침을 베풀어 나를 찾아 자립하며 나를 비워 만물(天地)을 받아들이니 능히 인간세상을 복되게 할 따름이다.
代天神而王天下 弘道益衆 無一人失性 代萬王而主人間 去病解怨 無一物害命
천신을 대신한 천하의 왕은 도를 널리 펴 백성을 이롭게 하여 한사람도 자신의 성품을 잃지 않게 하며, 만왕을 대신하여 인간의 주인 된 자는 병을 없애고 원한을 풀어주어 비록 미물이라도 함부로 생명을 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使國中之人 知改妄卽眞 而三七計日 會全人執戒
백성으로 하여금 그릇된 마음을 고쳐 참되게 하고 삼칠(21)일을 기약하여 온전한 사람이 되게하는 계율을 지키게 해야 한다.
自是 朝有倧訓 野有佺戒 宇宙精氣 粹鍾日域
이로서 조정에는 종훈이 서고 백성은 전계가 서게 되며 우주의 정기가 온 나라에 순수하게 모이고
三光五精 凝結腦海 玄玅自得 光明共濟 是爲居發桓也
삼광오정이 머릿속에 응결되어 현묘한 도를 깨쳐 광명으로 세상을 함께 구하게 될 것이니 이것이 거발환환인이 베풀어준 정신이다.
이와같이 배달시대 백성들은 매년 삼칠(21)일 동안 오직 신교수행만을 행하도록 계율로서 정해 놓았던 것이다.
쑥과 마늘을 내려줬다는 것은 상징적이다.
음식은 수행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다.
쑥은 몸속의 독소를 제거시켜주는 효능이 있으면서 가장 손쉽게 채집할 수 있는 약초이고 마늘은 장을 보해준다.
또한 채소는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을 받아 성장하기에 음양의 기운이 고루 배어있지만 동물은 하늘의 기운으로 성장하기에 양의 기운이 세다.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호전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북방의 민족은 수렵을 통해 육식을 해왔기에 수련 시 모자라는 음의 기운을 채워주기 위해 채소인 쑥과 마늘로 몸속의 탁한 기운을 없애고자 했던 것이다.
도를 닦는 도인들이 채식을 주로 하는 것도 채소엔 음양의 기운이 조화롭게 스며있기 때문이다.
잡식인 웅족은 수련 시 이를 지킬 수 있었지만 육식을 좋아하던 호족은 그렇게 채식만을 하며 살 바에는 차라리 평범하게 사는게 낫다고 포기하고 돌아간 것이다.
거불단 환웅은 신교수행을 마친 웅족을 하늘의 백성(天民)으로 받아들이고 웅족의 왕녀를 맞아 태어난 이가 조선을 건국한 단군왕검인 것이다.
이와 같은 단군왕검의 이야기를 단군세기는 이렇게 전하고 있다.
古記云 王儉父檀雄 母熊氏王女
辛卯五月二日寅時 生于壇樹下 有神人之德 遠近畏服
고대의 기록에 의하면 왕검의 아버지는 단웅(거불단환웅)이요, 어머니는 웅씨왕의 따님이다.
신묘(BCE 2370)년 5월 2일 인시에 박달나무가 우거진 숲에서 태어나시니, 신인의 덕이 있어 원근 사람들이 모두 경외하며 따랐다.
이후 왕검은 14세에 웅씨국 비왕이 되어 38세까지 대읍국을 다스리다 배달국 왕으로 추대되었다.
이에 왕검은 환족과 웅족을 합쳐 하나로 통일하여 조선(朝鮮)이라 명하고, 초대 단군으로 즉위하니 이가 바로 단군왕검이시다.
단군왕검은 신교수행을 국시(國是)로 삼으니 그 첫 강령은 다음과 같다.
詔曰 天範惟一 弗二厥門 爾惟純誠 一爾心乃朝天
단군왕검께서 말씀하시길 하늘의 법도는 오직 하나요, 둘이 아니니라.
너희는 오직 순수한 정성으로 일심을 다해야 하늘(상제님)을 뵐 수 있느니라.
조선을 개국한 단군왕검은 삼신의 원리에 따라 나라를 삼한(三韓), 즉 진한·번한·마한으로 나누어 다스렸다.
이것이 바로 고조선의 국가 경영 제도인 삼한관경제(三韓管境制)이다.
단군왕검은 대단군으로서 요동과 만주지역에 걸쳐 있던 ‘진한’을 통치하고, 요서 지역에 있던 ‘번한’과 한반도에 있던 ‘마한’은 각기 부단군이 통치하였다.
마한은 하늘의 정신(天一)을, 번한은 땅의 정신(地一)을, 진한은 천지의 주인이요 중심인 인간(太一)을 상징하며 신교의 가르침인 삼신사상을 따르고 있다.
고조선의 정치에서 가장 큰 특징인 삼한관경제는 『삼성기』, 『단군세기』, 『태백일사』에서 일관되게 전하고 있다.
삼한관경제는 고조선의 역사와 문화의 핵심을 헤아리는 결정적이고 중대한 열쇄이다.
삼한관경제에 대한 이해 없이는 고조선의 영토 범위, 여러 도읍지, 복잡한 대외 관계와 당시 국내외 상황 등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다.
현 강단사학계가 고조선사를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신교 삼신문화의 우주관과 신관에 근거한 삼한관경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작가의말
한민족 고대사에 관해 좀 더 관심 있는 독자는 안경전이 역주한 『환단고기』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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