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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byss : 추락한 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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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킹
작품등록일 :
2022.04.05 17:26
최근연재일 :
2023.02.26 12:33
연재수 :
1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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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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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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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5화 별동대(10)

DUMMY

“보아하니 너희 놈들은 꽤 비범한 실력을 가진 것 같아 보이는군. 신병들에겐 좋은 거름이자 폐하께서 내려주신 이 힘을 써볼 적당한 상대가 될 것 같구나. 부디 손쉽게 부서지지 않아 줬으면 좋겠어.”


“친절하기도 하지.”


“와라! 너희들의 생애에 마지막 상대가 되어 줄 테니.”


드롱은 몸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나 바일라와 탈리의 앞으로 와 방패를 치켜세웠고 바일라는 마법 화살을 활에 걸어 마법사를 조준했다.


간수들은 바보가 아니었다. 당연히 마법사를 보호하기 위해 그의 앞에 섰고 미처 화살을 쏘기 전에 공격해 왔다.


묵직한 그의 찌르기 공격은 드롱의 심장을 노렸고 재빨리 방패를 내려 막아냈지만 강력한 그의 힘에 방패가 밀려나 자세가 흐트러졌고 다음 찌르기 공격에 오른쪽 팔꿈치에 상처를 입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골목골목 꽉 들어찬 감옥 간의 간격 때문에 창을 자유자재로 휘두르기에는 힘든 점 때문에 드롱은 방어와 동시에 간간이 반격할 수 있었고 다시 한번 방패로 간수의 복부를 가격했다.


어떤 멍청한 지휘관이 간수들에게 키만큼이나 긴 창을 주어 전투를 함에 있어 애로사항을 겪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드롱 자신이 지휘관이었다면 비좁아 휘두르기 어려운 창보다는 민첩하게 공격하고 방어하기 좋은 한손검과 방패를 주겠다고 생각했다.


드롱의 공격은 분명 기습적이었고 완벽하게 적중했지만, 놈은 굳건히 버텨냈다.

호기로운 공격이 있고 난 뒤로는 검 한번 휘둘러보지 못하고 점점 뒤로 밀려났다.


단순한 찌르기 공격으로는 드롱의 방어를 뚫을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간수들은 뒤로 물러나 창을 반토막 내 날이 있는 쪽을 한 손에 쥐었고 열린 틈새로 마법사의 파이어 볼이 탈리를 향해 날아들었다.


“쉽게 대장을 내줄 순 없지. 라지쉴드!”


파이어 볼이 방패를 빗맞으면서 위로 튕겨 나가 감옥을 강타했다.


감옥 문이 부서지고 불타는 죄수가 바닥으로 추락했고 간수들은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빠르게 드롱을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드롱이 괴물 간수들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는 사이 바일라는 마법 공격에 쉽게 부서지는 것을 보고 마법사 대신 감옥을 향해 활을 겨누었다.


“드롱님.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더... 더요?”


“이 녀석 굉장히 잘 버티는군. 아주 좋아! 더 버텨봐라.”


신중하게 자물쇠를 겨냥해 쏜 화살은 한 번에 3명을 풀어주었다.


바일라는 거기서 그치지 쇠창살을 붙들고 격하게 자신을 풀어달라 아우성치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풀어주었고 어느새 드롱의 뒤로는 발데라비노와 1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 복수의 순간을 기다렸다.


자유를 되찾은 발데라비노는 바일라의 부축을 받으며 구겨졌었던 몸을 일으켜 바일라를 와락 끌어안으며 울먹였다.


“바일라 네가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날 구하러 온 줄도 모르고 널 한입에 씹어먹으려 했다니 미안해.”


평소엔 말수도 적고 감정표현에 서툰 발데라비노가 야윈 몸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자 바일라도 울컥하며 그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괜찮아? 움직일 수 있겠어?”


“저것들의 머리통을 부숴버릴 힘은 남았어.”


“내가 좋아하던 네가 아직 네 몸에 있어서 다행이야.”


여전히 자신감 넘치는 그의 모습에 울상을 짓고 있었던 바일라의 얼굴에도 희미하게 미소가 피어났다.


“저기요. 님들? 감동적인 재회는 나중에 하고 저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더는 버틸 수가 없어요.”


풀려난 죄수들이 돕고는 있었지만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드롱의 몸은 괴물 셋을 상대하다 보니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고 크고 작은 상처로 뒤덮인 그는 더는 버티기 힘들어 보였다.


죄수들은 뜯겨 나간 쇠창살을 하나씩 주어 들고 한 명씩 드롱에게 합류해 놈들과의 전투를 대신해 이어나갔고 아주 잠깐의 여유시간 동안 회복 물약과 활력 물약을 섭취한 후 다시 전방으로 달려나가 무리에 합류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곳에 꼼짝없이 잡혀 죽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저희도 함께 하겠습니다.”


바일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지를 불태웠다.


“함께 힘을 합쳐 이곳을 빠져나가요.”


“그렇게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우린 당장에 저 녀석들을 상대할 기력밖에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유를 되찾아주고 이렇게 복수할 기회를 만들어준 당신들만큼은 이곳에서 나가도록 도와주겠습니다.”


“고마워요.”


“뭍으로 나가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일들을 모두에게 알려주십시오. 그리고 꼭두각시에 불과한 크리스탐 국왕의 뒤에 우릴 자신들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다크엘프가 있다는 것도요.”


“다크엘프라고요?”


“그렇습니다. 나와 함께 활동했었던 사람들과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날 믿지 못하고 거짓말쟁이라고 무시했지만 난 그들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크리스탐을 분명히 보았습니다. 전 페리에 시즈라고 합니다.”


“전 바일라에요.”


바일라는 강렬한 눈빛을 가진 시즈와 악수를 했다. 그의 손에선 미세하게나마 남은 힘이 느껴졌고 범상치 않은 인물이라 생각했다.


“나와 함께 활동했었던 사람들이라고 했는데 실례지만 이곳에 오시기 전에 무슨 일을 하셨는지 여쭈어봐도 될까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흔쾌히 대답해주었다.


“한땐 용병으로서 귀족들이 몰래 해야 하는 퀘스트를 대신했고 크리스탐과 그의 아비인 클리어튼 부자를 섬겼지요.”


얼굴엔 주름이 가득하고 백발이 무성한 노인의 몸은 아직 젊은 전사와 견주어도 될 만큼 근육질이었으며 날에 베인 상처와 화살을 맞았던 상처가 훈장처럼 몸에 가득 남아있었다.

그는 분명 훌륭한 전사였었음을 알 수 있었다.


“몸을 보아하니 실력자셨던 것 같은데... 크리스탐이라면 최측근들을 먼저 챙겨주었을 텐데 어쩌다가 이런 곳에 갇히게 되셨어요?”


“퇴물인 노인을 좋게 봐주셔서 고맙소이다. 후후. 건강상의 이유로 그 가문을 떠나 속세를 등지고 글린데일 남쪽 숲에 그동안 번 돈으로 작은 텃밭과 가축을 키우며 홀로 조용히 살고 있었다오.”


그는 손목이 불편한지 만지작 거렸다.


“바일라님의 말대로 크리스탐이 섭정의 자리에 오른 뒤 제 도움이 필요하다며 다시 날 찾아오기는 했었소. 그의 제의는 고마웠지만 보시다시피 다 늙어 죽어가는 마당에 편히 쉬다 죽고 싶어 거절했더니 그날 밤 저렇게 생긴 덩치들을 보내 날 이곳에 잡아 가둬 고문하고 내 힘을 뽑아가더이다.”


“... 쓰레기.”


“애석하게도 평생을 자신의 가문을 섬겼는데 그 끝이 이러니 쉽게 죽어주기는 싫더군요. 악착같이 살아남았죠. 간직해온 비밀을 털어줄 이가 한 명은 올 거라 믿으며 말이에요.”


바일라는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한땐 잔혹하기로 지역 내에서 명성이 자자 했지만, 그 아비에 그 자식이라고 크리스탐은 나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잔혹한 녀석이라오. 만약 이곳을 벗어 날수만 있다면 평화의 항구 남쪽에 있는 꿈의 섬으로 가 꽃집을 운영하는 아로니스를 찾으시오. 나보단 그녀가 크리스탐에 대한 비밀을 더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


이야기를 끝낸 후 몸을 풀고 있는 그의 앞으로 드롱이 날아와 바닥에 쓰러졌고 지독한 오물을 온몸에 뒤집어썼다.


“윽...! 아니! 도와 달라니까 태연하게 아직도 여기서 노닥거리고 계신 거예요? 노인정에 왔습니까!?”


시즈는 쓰러진 드롱을 일으켜주고 바닥에 떨어진 드롱의 검을 집으며 말했다.


“젊은이 고생했네. 이제부터 여기는 우리가 맡지. 무기랑 방패를 좀 빌리겠소.”


그는 잘 만들어진 드롱의 상급 검을 들고는 만족해하며 검을 몇 번 휘두르고는 자세를 낮추고 검과 팔이 일직선 상에 놓이게 잡은 후 방패로 아래턱과 심장 쪽을 방어하는 자세를 취하며 뒤돌아 일행에게 말했다.


“들어올 때 보았던 사무실로 가면 천장에 있는 새장형 감옥을 끌어내릴 수 있는 장치가 있고 그 옆에 무기고가 있소. 새장에 갇힌 자들은 며칠 굶주리기는 했지만, 아직 착취를 당하지 않은 대부분이 멀쩡한 자들이니 그들과 함께라면 이곳을 빠져나가시는데 조금 더 수월할 겁니다.”


바일라는 천장을 올려다보았고 복수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쇠창살을 붙잡고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즈에 말대로라면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탈리. 사무실까지 날아갈 수 있겠어? 내가 엄호해줄게.”


“한번 해볼게요. 드롱님?”


탈리는 물약을 다 마시고 어느 정도 체력을 회복한 드롱을 바라보며 구관조의 깃털을 다시 내밀었다.


“아... 또? 생쥐로 변하는 건 뭔가 속이 뒤집어지는 것 같단 말이야. 다른 건 안 돼?”


“지금 가지고 있는 게 그것뿐이에요. 일어나요.”


탈리는 어리광부리는 드롱을 낑낑대며 일으켜 세웠다.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드롱은 깃털을 받아들었고 한숨을 푹 내쉬며 머리카락 사이에 깃털을 꽂아 넣었다.


작은 생쥐로 변한 드롱을 향해 탈리는 입을 쩍 벌려 물고는 날개를 퍼덕거리며 날아올랐다.


그와 동시에 바일라는 쇠창살을 붙잡고 벽돌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는 감옥을 거칠게 경사진 절벽을 타고 오르는 한 마리 표범처럼 타고 올라가 탈리를 향해 주문을 시전하는 마법사가 정조준하지 못하도록 견제사격을 날려 방해했다.


탈리는 5층 정도의 높이의 감옥 위를 훌쩍 넘어 곧장 사무실로 날아갔다.


그 사이 맹용하게 드롱의 무기와 방패를 빌려 돌진한 시즈는 허리가 역으로 꺾인 채 죽어 있었고 풀려났었던 다른 죄수들 또한 간수가 휘두르는 주먹과 무기에 얻어맞아 눈사람처럼 부서지고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장작더미가 성난 폭풍을 맞은 듯 바닥에 마구 흩어졌다.


바일라는 서둘러 발데라비노에게 손을 뻗었고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간수에게 걸어가며 말했다.


“바일라. 네 도움이 필요한 건 내가 아냐. 가서 괴상한 마법을 쓰는 탈리라는 사람과 드롱님을 도와. 그래야 길이 보이는 거야.”


“뭐라는 거야! 빨리 내 손을 잡아!”


발데라비노는 바일라의 손바닥을 ‘탁’ 치며 말했다.


“그래도 네 덕분에 전사답게 싸우다 죽을 수 있을 것 같아. 뭐 내가 바라던 장소는 아니지만 난 만족해. 네 앞에서 창피당하고 싶지 않으니까 날 그냥 내버려 둬. 정말 날 생각한다면 그게 맞는 거야.”


그사이 간수 한 명은 드롱의 무기를 챙겨 입구로 달려갔고 마법사는 방해하는 바일라를 향해 주문을 시전했다.


간발의 차로 피한 후 더 위쪽으로 올라간 바일라는 눈물을 머금고 비장히 고개를 돌려 꼭대기로 올라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와라!”


사무실 앞에 도착한 탈리와 드롱은 변신을 풀고 곧장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손잡이를 잡았고 그 순간 드롱의 귀에 무언가가 공기를 가르며 빠르게 날아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언가는 자신의 등 뒤가 아닌 탈리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걸 감지한 드롱은 탈리를 재빨리 밀어냈고 드롱의 검은 왼쪽 어깨에 꽂혔다.


“크윽...”


“드롱님!”


드롱은 탈리의 얼굴을 감싸 쥐고는 애써 괜찮은 척 웃으며 말했다.


“어서 가! 가서 빨리 우리 편이 새들을 풀어줘. 난 저 건방진 녀석에게 이 멋진 드롱님의 매운 주먹맛을 보여줄 테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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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117화 급사(1) 22.11.08 25 0 12쪽
116 116화 별동대(11) 22.11.07 25 0 11쪽
» 115화 별동대(10) 22.11.06 27 0 12쪽
114 114화 별동대(9) 22.11.04 27 0 12쪽
113 113화 별동대(8) 22.10.31 27 0 12쪽
112 112화 별동대(7) 22.10.30 26 0 12쪽
111 111화 별동대(6) 22.10.29 25 0 12쪽
110 110화 신의 군대(5) 22.10.26 2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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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103화 오크원정대(5) 22.10.14 25 0 11쪽
102 102화 신의 군대(3) 22.10.11 29 0 11쪽
101 101화 신의 군대(2) 22.10.10 29 0 11쪽
100 100화 신의 군대(1) 22.10.09 2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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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8화 오크원정대(4) 22.10.04 2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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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6화 신(8) 22.10.03 25 0 12쪽
95 95화 신(7) 22.09.30 24 0 12쪽
94 94화 신(6) 22.09.27 26 0 12쪽
93 93화 신(5) 22.09.26 27 0 12쪽
92 92화 별동대(5) 22.09.25 27 0 12쪽
91 91화 별동대(4) 22.09.23 25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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