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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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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13 09:55
최근연재일 :
2022.11.0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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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7,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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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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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부] 황제의 아들 94 사나운 새벽

DUMMY

9.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다. 레비홀츠는 또다시 벽에 걸린 거대한 괘종시계를 올려다보았다. 에이반이 황제의 사실로 들어간 지도 벌써 한 시진은 지나간 듯싶었다. 대체 무엇 때문에 이리도 늦어지는 것일까. 혹여 일이 틀어진 것은 아닐까 싶어 초조해졌다. 걱정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감추지 못하고 하릴 없이 시계 앞에서 서성이다가 시종장에게 경망스럽다는 문책을 들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자꾸만 몸이 들썩거렸다. 레비홀츠는 그런 스스로를 자제하려는 듯 아랫입술을 지그시 사려 물었다.






그레안의 영주이자 라그라하임 후작인 에이반이 병사 차출 명령에 따라 군사들을 이끌고 황성으로 들어선 것은 오늘 새벽의 일이었다. 도착하자마자 병사들을 군부에 이양하고 난 에이반이 황제에게 정식으로 알현을 청한 것은 막 슈레디안이 상참(常參)에 들어가 있었을 때의 일이었다. 에이반을 보자마자 기나긴 타향살이 끝에 부모를 만난 것처럼 울음이 솟아나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레비홀츠의 마음을 헤아린 것처럼, 에이반은 자상하게 그를 토닥여 주었다. 네가 그간 가운데서 마음의 고초가 심했구나, 유리야. 이제 너의 짐을 내가 질 것이다. 부드럽게 밀려들었다가 빠져나가는 파도 소리처럼 나지막한 그의 음성은 가슴 속에 어수선하게 엉켜있던 불안을 녹여주는 평온한 울림을 하고 있었다. 레비홀츠는 변함없는 그의 태도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만 뚝뚝 흘리고 말았다. 그래, 이제 모두 괜찮아질 거다. 언제라고 단 한 번도 울지 말라는 말 한 번 한 적이 없는 에이반은 이번에도 그가 그칠 때까지 조용히 그를 감싸 안아주었다. 마치 처음 만났을 때처럼. 부드럽고도 강건한 그의 손길이 더없이 커다란 의지가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상참을 마치고 나온 황제가 에이반의 접견을 받아들여, 그의 사실로 안내되면서, 에이반은 레비홀츠에게 측면을 개폐할 수 있는 우리 비슷한 호사스러운 상자 비슷한 것을 맡겼다. 나를 믿고 기다리다가, 저것을 들이라 하면 가지고 들어오너라. 할 수 있겠지? 그 정도야 어려울 것 없었다. 하여 알겠노라 대답하였지만, 정작 황제와의 만남을 위해 사실로 들어서는 에이반의 뒷모습을 바라보니 불안한 기분을 가눌 수 없었다. 경륜이 많은 조정의 대신들은 물론 모후인 프리실라의 조언조차 통하지 않는 황제였다. 어느 누구 하나 대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슈레디안 아니던가. 어쩌면 세상에서 단 한 명, 슈레디안을 붙들어 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생각했던 아펠레르조차 완전히 무너지고 만 작금, 에이반마저 해를 당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 견디기 어려웠다. 시종장의 근엄한 눈초리만 아니라면 문가에 달라붙어 안의 상황을 탐지해 보기라도 하련만. 이도저도 못하는 와중에 더디게 흘러가는 시간이 레비홀츠에게는 마치 참형을 당하길 기다리는 죄인에게 주어진 마지막 유예 같았다. 믿자, 믿으라 하셨지 않은가. 괜찮을 거다. 에이반님의 말씀대로 모두 다 괜찮아 질 거야. 침착하게 기다리자. 맞닿은 손톱을 튕기며 레비홀츠는 사실과 문가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문이 열리며 시중을 들던 시녀가 나온 것은 바로 그 때였다.






「후작께서 함을 들이라 하십니다.」








*






두 명의 황실 시종의 도움을 받아 들고 들어온 거대한 함을 황제와 에이반 사이에 내려놓으며 레비홀츠는 조심스럽게 황제의 기척을 살폈다.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염려하며 전전긍긍했던 것이 무색해질 만큼, 황제는 평온한 기색을 하고 있었다. 황제는 수발 시녀가 바꿔서 내온 찻잔으로 손을 가져가며 에이반의 말을 받았다.






「게오르규라. 커런스 총독의 아들 중 하나도 그 비슷한 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총독의 둘째던가, 하여간 그 자의 아들 중 하나도 상인이 되었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나는군.」




「맞습니다, 폐하. 앤스 라 이스메이 총독의 셋째 아들이 게오르규지요. 그가 커다란 상단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아무 걱정 말고 기다리라 했던 장담답게, 적어도 겉보기로는 슈레디안과 에이반 사이에 흐르고 있는 분위기는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긴장하는 기색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얼굴로 에이반은 자신의 찻잔을 바꿔주는 시녀에게 가벼운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전형적인 무관 집안에서 상인이 나왔다? 과연 괴팍한 총독의 자식답구나.」




「상단을 거느리면서 많이 순해졌다 하지만, 어렸을 때는 게오르규 또한 패려궂은 성품으로 악명이 높았다 하더군요. 아직까지도 웨이샤이드(커런스 왕실의 구왕도)에서 그의 이름을 대면 모르는 자가 없을 정도랍니다. 그 성벽이 남아서인지 원체 바람 같은 인사라 한 군데에 닷새 이상 머물지 못하는 그가 바로 저것 때문에 그레안에 열흘 넘게 잡혀 있었답니다. 네가 함을 열어주겠느냐?」






지어낸 여유가 아닌 듯, 에이반의 음성은 잔잔한 웃음기마저 머금고 있었다. 아펠레르의 구명을 위해 찾아들어와 대체 왜 전혀 상관없는 자의 안부를 들먹이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 망연하게 정신을 놓고 있던 레비홀츠는 한 박자 늦게 대답하고서 황망하게 상자 앞에 몸을 굽혔다. 선물 공세로 황제의 환심을 산 이후에 그걸 기화로 부탁하려는가 보다 라고 생각하자, 함 양 측면에 나 있는 두 개의 걸쇠를 푸는 손길이 절로 떨려올 정도였다. 제발 이 안에 있는 것이 폐하의 마음에 들어야 할 터인데. 레비홀츠는 서둘러 함을 열었다. 위로 공기구멍이 나있는 것을 버젓이 보면서도 마음이 어수선하고 경황이 없어 차마 들여다 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였던 상자 속 호사스러운 비단 안에는 검은 색 털이 곱슬곱슬한 어린 강아지 한 마리가 잠들어 있었다. 잠시 스스로의 눈을 의심했던 레비홀츠는 얼른 정신을 수습하여 눈가까지 털이 내려와 작은 털 뭉치처럼 보이는 강아지를, 아니 강아지가 누워있는 자그마한 쿠션을 통째로 꺼내어 황제 앞으로 내밀었다.






「이건 개가 아니냐.」






슈레디안 또한 저 함 속에서 나올 것이 개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모양인지 받아들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반문했다.






「예, 바닷바람을 타고 내려가고 또 내려가면 나오는 섬들로 이어진 아주 작은 나라가 하나 나오는데, 그곳의 높은 신분의 사람들만 기르는 진귀한 개라고 하더이다. 그곳에서는 삿된 영을 쫒는다 하여 영물로 받들고 있노라 하는데, 그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고 난 이스메이 경이 개염을 부리다 천금에 커런스 구왕실의 여인들이 노리개로 쓰던 귀한 화단백석(火蛋白石)까지 얹어주고 나서야 간신히 암수 한 쌍을 얻어 왔다 하더군요.」




「흥미로운 이야기라?」






다행스럽게도 자신이 바란 것처럼 호기심을 보이는 슈레디안의 모습에 에이반은 내심 안도를 느꼈다. 매끄러운 언변으로 나름대로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해온 것은 바로 이때를 위해서였다. 긴장 탓인지 입 안이 조금 마르는 기분이라, 에이반은 차를 한 모금 들이키고 운을 떼어냈다.






「하루는 그 나라에 있는 귀족 하나가 나랏일로 집을 떠나게 되었는데, 타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무뢰배들에게 습격을 당했다 합니다. 빼앗긴 재물은 아깝지 않았다 하였지만 소란 와중에 아끼고 아껴 한시도 곁에서 떨어뜨리지 않던 개를 잃어버리고 상당히 상심을 했던 모양입니다. 사내는 한 달여를 더 체류하며 그 근방을 수소문했지만, 결국 소득을 얹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지요. 그런데 그로부터 꼬박 일여 년이 지나고 나서 그 개가 주인을 찾아 돌아왔다 합니다. 바다를 건너고 산과 들을 달려 홀로 집으로 돌아왔다 하니 이 어찌 가상하다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이스메이 경 또한 그리도 탐을 내었던 것이지요.」






에이반은 잠시 말을 끊고 슈레디안을 바라보았다. 겉으로는 아무 내색 없이 앉아 있었지만, 에이반의 손바닥은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슈레디안의 반응을 기다리는 것이 힘겨운 것은 그 또한 레비홀츠 못지않았다. 어려서부터 지나치게 자의식이 강하고 오만했던 슈레디안, 이제는 단지 고집 세고 강퍅한 성미의 아우가 아니라 무소불위의 황제가 되어버린 그에게는 그 어떠한 정공법도 통하지 않았다. 본인보다 약한 자는 경멸하고, 자신보다 강한 자는 혐오하는 슈레디안 아니던가. 그런 그에게 부탁이나 협박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아펠레르의 구명을 청하며 그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리면 틀림없이 심술을 부려 거절할 것이고, 그렇다고 무언가를 조건으로 내걸어 부탁하거나, 그 행실의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따지고 들자면 노성을 터트리며 분노할 것이 자명했다. 그리하여 에이반이 결정한 방법이 이것이었다. 완곡한 어조로 무언가에 빗대어 회유하는 것.






「먼 길을 돌아 주인을 찾아오는 충직한 개라. 재미있구나. 하여 이스메이가 그 개를 얻어왔단 말이냐?」






예상 범주 안에 있는 반응이었다. 에이반은 점잖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처럼 슈레디안이 크게 자신의 생각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희망은 있었다.






「처음에는 그리 하고자 하였으나, 주인 되는 자가 이미 늙은 개라 새끼를 품을 수 없다고 거절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 자손이나마 달라 하여 얻어온 것인데, 이것은 그 자식이 낳은 첫 번째 새끼지요. 분명 할미 개의 영민함을 그대로 물려받았을 터인즉, 폐하께도 쓰임이 좋을 것 같아 제가 이스메이 경에게 청탁을 넣어 얻었습니다.」






에이반은 레비홀츠의 손에서 강아지를 받아들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화사한 샹들리에의 불빛을 받은 강아지의 작은 몸체가 검푸르게 빛이 났다. 손을 타면서 깨어난 모양인지 어린 강아지가 꼼지락 거리며 작게 울었다.






「제 성의를 받아주시겠습니까.」






내가 이 개를 건네는 연유를 누구보다도 네가 잘 알고 있을 거다, 슈레디안. 처음 이스메이 경이 그 이야기를 해주었을 때, 내 주변의 사람들은 한낱 미물이 가상타 하며 웃고 말았지만, 나는 그 개처럼 모질고 험난한 길을 돌아와 다시 너와 내 손을 이어주려 하였던 한 사람이 떠올라 차라리 눈물이 났었다. 팔년 전에 너와 나로 인하여 뼈를 깎는 고초 당하셨던 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망 한 점 없이 선뜻 네게 다가가 너의 사람이 되려 하셨던 아펠레르님 아니냐. 더는 모질어지지 마라, 슈레디안. 그가 바로 우리들의 형이다. 네가 네 손으로 또다시 그를 죽여, 평생을 회한 속에 보내려 하느냐? 제발, 더 이상의 천형을 짊어지지 마라. 하염없이 강아지에게 눈길을 주고 있는 슈레디안을 채근하듯, 에이반은 손으로 강아지의 엉덩이 부근을 슈레디안 앞으로 조금 밀었다.






「경의 성의를 어찌 거절하겠는가. 기쁘게 받겠다.」






망설임을 끊어내듯 슈레디안이 길고 섬세한 손으로 강아지를 안아들었다. 에이반 자신이 하고자 한 말을 눈치 채지 못했을 리가 없는 슈레디안이 강아지를 거부하지 않았다는 것은 긍정적인 징조나 다름 없었다.






「황감하옵니다, 폐하.」






잠깐의 시간차를 두고 그러한 에이반의 짐작에 확신을 더하는 슈레디안의 대답이 돌아왔다.






「라그라하임 후작, 나라의 위기 앞에서 직접 군을 이끌고 도성까지 찾아온 경의 충정에는 진심으로 탄복하였으나, 작금과 같은 시기에 지방 귀족의 장기 체류는 공연한 분란의 소지가 있는 법이다. 현명히 처신하라.」






슈레디안의 그 발언은 수도로 들어오며 에이반 스스로 우려했던 바를 정확하게 꿰뚫는 것이었다. 아펠레르를 잡아가둔 그의 의지를 거스르고 비유로나마 아펠레르의 방면을 청원한 자신에게 무언가 뒤틀렸다면 슈레디안은 사전 경고까지 친절하게 건넬 자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에이반은 지금 그의 발언이 왕으로서의 최후통첩이 아니라는 것을 재빨리 간파해냈다. 이것은 곧 에이반의 간언을 수용하겠다는 슈레디안 나름의 의사 표시였다. 이제 되었다. 에이반은 절로 긴장이 풀리려는 몸을 다잡아 조용히 일어났다. 그리고 황제이자 아우인 슈레디안 앞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깊이 허리를 숙여 보여 보였다.






「신이 어찌 폐하의 성총에 누가 될 일을 자처하겠나이까. 신 그레안 영주 라그라하임, 삼가 황제 폐하의 분부를 받자와 이 자리에서 하직 인사 올리나이다. 다시 뵈올 때까지 부디 강녕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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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3부] 황제의 아들 105 스스로 길을 열어 가는 사람 +1 22.11.02 45 2 19쪽
106 [2부의 종장이자 3부의 서장] 쏟아지는 빛 22.09.29 48 1 20쪽
105 [2부 완결] 황제의 아들 104 사나운 새벽 22.09.27 50 0 21쪽
104 [2부] 황제의 아들 103 사나운 새벽 22.09.26 41 1 10쪽
103 [2부] 황제의 아들 102 사나운 새벽 22.09.24 37 0 9쪽
102 [2부] 황제의 아들 101 사나운 새벽 22.09.23 53 0 10쪽
101 [2부] 황제의 아들 100 사나운 새벽 22.09.22 56 0 13쪽
100 [2부] 황제의 아들 99 사나운 새벽 22.09.21 44 0 7쪽
99 [2부] 황제의 아들 98 사나운 새벽 22.09.19 45 0 14쪽
98 [2부] 황제의 아들 97 사나운 새벽 22.09.18 47 0 12쪽
97 [2부] 황제의 아들 96 사나운 새벽 22.09.17 52 0 14쪽
96 [2부] 황제의 아들 95 사나운 새벽 22.09.15 48 0 9쪽
» [2부] 황제의 아들 94 사나운 새벽 22.09.12 57 1 13쪽
94 [2부] 황제의 아들 93 사나운 새벽 22.09.08 67 0 12쪽
93 [2부] 황제의 아들 92 사나운 새벽 22.09.07 49 0 4쪽
92 [2부] 황제의 아들 91 사나운 새벽 22.09.06 58 0 10쪽
91 [2부] 황제의 아들 90 사나운 새벽 22.09.04 62 0 4쪽
90 [2부] 황제의 아들 89 사나운 새벽 22.09.02 45 0 6쪽
89 [2부] 황제의 아들 88 사나운 새벽 22.09.01 65 0 11쪽
88 [2부] 황제의 아들 87 사나운 새벽 22.08.31 55 1 10쪽
87 [2부] 황제의 아들 86 사나운 새벽 22.08.30 60 0 8쪽
86 [2부] 황제의 아들 85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23 59 0 10쪽
85 [2부] 황제의 아들 84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17 51 0 9쪽
84 [2부] 황제의 아들 83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11 61 0 7쪽
83 [2부] 황제의 아들 82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09 88 0 11쪽
82 [2부] 황제의 아들 81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08 65 0 16쪽
81 [2부] 황제의 아들 80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05 78 0 16쪽
80 [2부] 황제의 아들 79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01 53 0 7쪽
79 [2부] 황제의 아들 78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7.30 48 0 16쪽
78 [2부] 황제의 아들 77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7.22 77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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