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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아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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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5.13 09:55
최근연재일 :
2022.11.0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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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0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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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황제의 아들 81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DUMMY

12.






선실은 어두웠다. 미드그레이는 어둠에 익숙해지기를 기다려 일어났다. 그가 세레즈의 남부 영지 하크스에서 대기 중이던 부대와 합류하여 코네세타를 향해 출항한지도 벌써 나흘째였다. 하크스의 본성 첸트로빌 남문 바로 아래 위치해 있는 비에타 항에 정박되어 출발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던 군함에 올라 미리 적재해 두라 지시했던 군수물자와 무구들을 검시하는 것으로 마지막 날의 일정을 마친 그 날 저녁, 영주인 슈발츠공은 전선으로 떠나가는 병사들을 위로한다는 명분하에 거나한 주연을 베풀었다. 호탕한 성품으로 유명한 슈발츠 후작과 배포 넓은 후작 부인 사비에는 풍성한 산해진미로 병사들의 육신을 기름지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잊기 어려운 볼거리까지 제공했다. 그들이 내어놓은 귀하디귀한 축포는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불꽃이 되어 연회가 시작되어 끝나던 그 순간까지 제국 본토 최남단의 코발트빛 하늘을 화사하게 수놓았다.


삼국 최초로 커런스의 불이라 불리는 폭발성 물질이 나타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근 이백여 년 전의 일이었다. 커런스의 기술공이었던 켈리토스가 황과 생석회, 석유 등을 혼합하여 만든 이 조악한 물질이 화약이라는 이름의 검은 가루로 발전하기까지는 그로부터 또다시 백 여 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 문약했던 태상황 카르세오 Ⅴ세와 그녀의 계비였던 폰다 공녀 쥴리엣트 세느비엔느 섭정공의 시대를 거치면서 세레즈에는 자연스럽게 칼보다 글을 숭상하는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고, 그러한 분위기는 선제였던 아체프렌 듀피겔드 Ⅰ세가 처절한 내란 끝에 피로 물든 옥좌에 올라 조정과 황궁 인사들의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하며 정식으로 군국주의를 도입하기 전까지 제국 내에 팽배해 있었다.


문관 귀족 가문들이 득세하면서 자연히 무기 개발과 군사 양병에 소홀해졌고, 한 번 뒤처지기 시작한 세레즈의 기술력은 한 때 왕국의 4분의 1 가까이를 속수무책으로 코네세타에게 빼앗기는 극단적인 위기 상황까지 초래했었다. 실제로 지금에 와서는 가히 군신 마르실리아스에 대견될 만큼 전설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미드프레드 라 그론레이의 데뷔전이었던 펜데스칼 전쟁 당시, 세레즈 군을 지휘하는 상급 장수들의 대다수가 화약의 존재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조차 없었을 정도였다. 펜데스칼 전쟁 당시 코네세타가 몇 번인가 국소적인 전투에 사용한 화약은 세레즈의 백성들과 장군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전쟁 초기의 몇 번 강한 공포심을 안겨주는 것만으로 세레즈의 기세를 꺾어버린 코네세타는 승전의 탄력을 받아 파죽지세로 세레즈의 남부 영지들을 차례차례 장악해 들어왔다. 코네세타 연안에서 실종된 태자 아체프렌의 측근이었다는 이유로 세느비엔느의 주목을 받아왔던 미드프레드 그론레이가 자살 부대의 지휘관으로 전쟁에 투입된 것은 세레즈의 남부 영지 세 개가 코네세타의 수중에 떨어진 이후의 일이었다. 그러나 하루가 멀다 하고 곳곳에서 날아드는 패전 소식에 크게 낙심해 있던 세레즈 조정에 최초의 승리를 안겨준 것은 파견과 동시에 모두의 뇌리 속에서 지워진 이 열아홉 살짜리 소년이었다. 미드프레드는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코네세타 군의 포위를 뚫고 끈질기게 농성 중이던 첸트로빌 성에 무사히 입성하여 물자를 공급해주는 기적을 일으킴으로써 황궁은 물론이요 세레즈 전역의 백성들에게 어둠 속의 실낱같은 빛이 되었다. 대담하고 영리하며 불꽃처럼 열정적인 소년은 그로부터 두어 달 뒤 참으로 대범하게도 코네세타의 보급창을 공격, 코네세타에서 세레즈까지 이어지는 그들의 기나긴 보급루트를 끊어놓는 데 성공하여 다시금 세레즈 남부백성들의 희망이 되었다.


기습 공격으로 후위부대의 괴멸, 보급선 차단, 무기고 강탈에 육해를 동시에 공략한 교란작전, 마침내 전면전에서의 일대일 승리까지, 애와 어른의 싸움처럼 승산 없이 절망적이었던 전장의 흐름은 그렇듯 갓 성인식을 치른 열아홉 살짜리 소년의 작지만 확고한 발걸음을 따라 차츰차츰 바뀌어 갔다. 하지만 불세출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그에게도 숨겨진 조력자들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선대 하크스 영주 로엘 대공과 그가 자신의 영내에서 극비리에 연구, 개발 중이던 극소량의 검은 가루였다. 미드프레드에게 군신의 현현이라는 크나큰 명성을 안겨주었던 기습 작전의 대성의 배후에는 하크스 영내에서 만들어진 폭발성 검은 가루가 있었던 것이다. 영민한 소년은 황과 초석, 목탄을 뒤섞어 만든 그 가루가 코네세타 군이 보유하고 있는 화약과 동일한 것이라는 사실을 과히 어렵지 않게 간파해냈다. 그것으로 미드프레드는 그들의 보급기지였던 카르테를 초토화 시키고 적의 지휘부에 조작된 정보를 뿌려 후방기지와 코네세타 본진 사이의 연락체계를 교란시키고 그들 사이를 이간질시켰다. 때로는 더할 나위 없이 치밀하게, 또 때로는 압도적일 만큼 대범한 모습으로 내딛는 걸음걸음을 승리로 빛내며 전쟁의 주도권을 되찾아온 미드프레드는, 전후 무기제조에도 큰 관심을 보여 세레즈 전쟁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펜데스칼 전쟁 이후 로엘 대공과 하크스 영지를 중심으로 하여 기반을 잡기 시작한 무기 개발은, 그로부터 몇 년 후에는 그간 뒤쳐졌던 코네세타의 기술력을 따라잡을 정도로 빠른 성장속도를 보였다. 폭발성 부분에서는 괄목할 만한 발전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안정화 작업에 매번 실패하여 실전에 제대로 쓸 수 없었던 화약 가루에서 하늘을 수놓을 축포를 고안해 낸 것은 하크스의 소영지 아크레이드 경의 장녀 파빈느 레 아크레이드, 현 세레즈군 합동작전본부의 총감이자 롤리암의 여후작이었다. 미드그레이에게 하크스의 코발트 빛 밤하늘을 빨갛게 노랗게 수놓는 화사한 빛 무리는 그대로 전란의 시기였던 세레즈의 과거를, 그 고된 시절을 통일을 향한 열망과 패기로 제압해온 그의 부모가 걸어온 자취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나 다름없었다.


갑판 위에서부터 기어드는 가느다란 새벽빛이 어두컴컴한 선실 안에 작은 종잇조각처럼 흩어졌다. 미드그레이는 쓱 고개를 들어 계단 쪽을 보았다. 비바람에 거칠게 요동치던 배가 지금은 고요했다. 그는 어깨 위로 아무렇게나 늘어진 은빛 머리칼을 가죽 끈으로 질끈 묶고 상의를 걸쳤다. 그리고 중갑판을 통과하여 선루까지 닿는 기다란 나무 계단에 오르기 시작했다. 갑판과의 분리를 위해 씌워놓은 덮개를 밀고 고개를 내밀던 순간 미드그레이는 쏘듯이 쏟아지는 강렬한 빛에 얼굴을 찡그리며 눈을 감고 말았다. 미드그레이는 왼손으로 눈가를 가리며 올라섰다. 어제 오후 갑자기 몰아친 태풍의 여운 탓인지 하늘은 아직도 찌뿌드드한 청회색이었다. 그러나 탁한 하늘을 가르고 쏟아지는 햇살은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하기만 했다. 어젯밤 늦게까지 배를 심하게 기우뚱거리게 만들었던 거센 비바람의 권역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한 눈에도 알 수 있었다. 그 때문일까. 간밤에 미드그레이의 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물비린내와 습기를 머금은 늑재에서 피어난 지독한 곰팡이내도 깨끗하게 가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코끝을 감싸고 스쳐가는 바람결에는 소금기가 실려 있었지만, 그래도 청량했다. 선미루를 가로지르는 기다란 버팀목을 붙잡고 선 미드그레이는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햇살을 받아 깊은 군청색으로 보이는 드넓은 바다 위로 그와 함께 비에타 항을 떠난 백여 척의 세레즈 군함들이 보였다.


「일찍 일어나셨군요.」


돌아선 자리에는 리카르트 라 부른하이머가 서있었다. 하크스에 대기 중이던 병력과 함께 미드그레이의 지휘 하에 들어온 부른하이머는 그가 커런스에서 수학하던 시절 사관학교에서 만나 친분을 쌓은 케이스로 현재 군부의 요직에 서있는 선제의 공신 자제들 중에서는 그와 더불어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청년이었다. 미드그레이는 친근한 눈짓으로 아침 인사를 대신했다. 그가 쾌활한 음성으로 말을 건넸다.


「어젯밤에도 요동이 심해 잠을 설치셨을 텐데 혹 뱃길에 체력이 상할까 걱정되는군요.」


「그리 약골도 아니고, 아침잠은 원래 없는 편이야. 그 누군가와는 달라서 말이지.」


염려가 섞인 그 말에 미드그레이는 씩 웃으며 대꾸했다. 사관생도 시절 기상벨 소리를 듣고도 못 일어나는 바람에 하루가 멀다 하고 기합을 받던 부른하이머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미드그레이는 놀림조로 덧붙였다.


「그나저나 그새 많이 부지런해지지 않았나.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안 좋다던데.」


「무슨 말씀을 그리 하십니까. 경애하는 상관께서 깨어나신 것을 보고 부랴부랴 달려온 충직한 부하에게 칭찬의 말씀은 못해주실망정.」


부른하이머는 원망스럽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전체적으로 평균 신장이 높은 제국군에서도 손꼽히는 장신에 거구인 부른하이머가 과장된 몸짓으로 유감을 표시하는 모양새가 몹시도 우스꽝스럽게 보여 미드그레이는 저도 모르게 소리 내어 웃고 말았다.


「부디 양해하길, 부른하이머 경. 하지만 나는 네가 내 부대에 합류하기에 이번 토벌 전쟁 시 새벽 작전을 전부 포기해야 하는 줄 알고 낙심해 있었단 말이다.」


미드그레이는 그야말로 어린애를 다루듯이 손을 뻗어 그의 인상을 덩치가 큰 강아지처럼 보이게 만드는데 압도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부른하이머의 붉은 머리칼을 쓱쓱 쓰다듬으며 사과 같지 않은 사과를 건넸다. 사실 어린 시절 뜻하지 않게 아펠레르를 잃어버리고, 오로지 복수심에 불타 삭막하게 변해버린 미드그레이가 그나마 최소한의 밝은 품성을 상실하지 않은 것은 좌충우돌에 내딛는 걸음걸음이 사건사고로 사관학교 최고의 말썽쟁이로 악명이 자자했던 부른하이머의 역할이 컸다. 비록 악의는 없다고 해도 단 하루도 짓궂은 장난과 우발적인 실수라기에는 고의성이 짙은 사고들로 교관들의 속을 뒤집지 않고 넘기는 날이 없던 부른하이머가 같은 방 동기임을 강조하며 귀찮을 정도로 미드그레이 주위를 맴돌았을 무렵, 미드그레이는 세레즈 북부에 부는 삭풍보다도 더 냉정한 태도로 그를 물리쳤었다. 진저리를 치며 자신까지 그의 바보 같은 짓거리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일갈하여 물리치는 미드그레이의 냉랭한 태도에도, 부른하이머는 돌아서는 순간 거절당한 기억을 잊은 것처럼 금세 실실거리며 다가왔다. 같은 일이 몇 년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끈질기게 반복되자, 고집센 것으로 유명한 미드그레이조차 두 손을 들고 말았다. 미련할 정도의 그 우직함에 항복을 선언하고 친구가 된 이후로, 부른하이머는 미드그레이가 자신보다도 더 황소고집이라고 인정하게 된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못 뵌 사이에 쓸데없는 걱정이 느셨군요. 제가 귀에 못이 박히게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제 뺨에 뽀뽀 한 번만 해주시면 새벽에 일어나는 것 정도가 아니라 단신으로 시블리스의 랭카스타까지 뛰어 들어가라 해도 할 수 있다니까요!」


「하늘에 계신 밀레아르드의 이름을 걸고 단언컨대 그런 일은 결코 없을 테니 꿈도 꾸지 말도록. 그런 짓을 할 바에야 차라리 내가 뛰어들고 말 테니까.」


말 그대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농담에 이제는 화조차 나지 않았다. 미드그레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미소 띤 얼굴로 평소와 같이 바늘구멍만한 여지도 주지 않는 매몰찬 거절의 답변을 되돌려 주었다. 그런 그를 두고 부른하이머가 우는 소리를 늘어놓거나 말거나 미드그레이는 손톱만큼도 신경 쓰지 않았다. 미드그레이는 한없이 펼쳐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이 한층 밝아져 있었다. 그래도 이른 아침인 것을 감안한다면 코끝을 스치는 공기는 놀라울 만큼 포근했다. 미드그레이는 눈을 감으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바람이 따스하군.」


느슨하게 묶은 가죽 끈 밖으로 흘러나온 머리칼을 가볍게 어루만지고 턱 끝을 간질이며 사라지는 실바람에 기분이 좋았다.


「난류의 영향이라고 하더군요.」


「바닷바람이 따스해졌으니, 이제 곧 코네세타가 보이겠군.」


코네세타는 세레즈보다 위도 상으로 훨씬 아래에 위치해 있었다. 확실히 남쪽이라는 것을 드러내듯 바다를 가르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공기가 놀라울 만큼 온화하게 변하고 있었다. 미드그레이는 그 따사로움을 만끽하듯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얼굴 위를 어루만지듯이 떨어지는 다사로운 햇살과 자늑자늑하게 불어오는 봄바람은 마치 아펠레르의 손길이 닿았을 때처럼 미드그레이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었다. 그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미드그레이의 입가에는 미소가 절로 피어올랐다.


「심술부리고 싶게 만드는 표정을 짓고 계시는 군요. 세레즈 어딘가에 숨겨놓은 애인이라도 있는 겁니까.」


웃음기를 머금은 음성에 미드그레이는 눈을 떴다. 아아, 하고 짧게 수긍을 해버리자 부른하이머가 호기심에 눈을 빛내며 수선을 피웠다.


「대체 누굽니까? 예? 저도 알만한 가문의 공녀입니까? 어디 자랑이라도 좀 해보세요. 설마 커런스 여자는 아니겠지요?」


「있어. 그런 사람이.」


미드그레이는 더 말하기도 아깝다는 듯이 짧게 대답하고는 오른 손목에 감겨있는 백은 목걸이를 손가락으로 쓸었다. 도성 다이레비드를 떠나기 전 날 복도 벽 뒤의 작은 공간에서 뜨거운 한 때를 보내고 나오며 아펠레르가 건네준 것이었다. 나를 위해 기도해 주겠어? 미드그레이의 말에 아펠레르는 여느 때처럼 엷게 웃어보였다. 레이, 당신을 향한 제 마음이 기도입니다. 아펠레르는 그리 대답하며 자신이 걸고 있던 수수한 목걸이를 빼내어 미드그레이의 팔목에 두 번 감아주었다. 무사히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햇살 아래서 하얗게 빛이 나는 백은 목걸이를 보고 있자니 차분하고 정중하지만 자신을 향할 때면 더할 나위 없이 따스한 기운을 드리우는 그의 음성이 메아리쳐 오는 기분이라 미드그레이는 팔을 들어 올려 목걸이 위에 가만히 입술을 맞추었다.


「그건 정표입니까? 아주 홀딱 빠지셨군요. 나중에 세레즈로 돌아가면 어디 한 번 구경이나 시켜 주십시오. 얼마나 대단한 절색인지 보고 싶으니······.」


「안 돼. 넌 감히 우러러 볼 수도 없는 미인이니까 그냥 그렇게만 알아둬.」


모처럼 좋은 꿈에서 깨어나 심통이 난 어린애처럼 미드그레이는 퉁명스레 내뱉었다.


「하지만 그 누구인들 리카르트 너보다 덜 사랑스러울까.」


잠깐의 시간차를 두고 흘러나온 미드그레이의 그 발언이 몹시도 거슬린 모양인지 부른하이머가 목청을 높였다.


「거기서 제가 왜 튀어 나옵니까!」


「질투하는 것처럼 보여서 말이야. 오해였다면 사과하지.」


미드그레이는 피식 웃으며 돌아섰다. 뒤에서 약이 올라 어쩔 줄 몰라 하는 부른하이머에게 참으로 심술궂게도 부러우면 너도 한 명 만들던가 하는 뼈 있는 농담을 남겨둔 채 미드그레이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놓았다. 해풍의 방향을 따라 완만한 선을 그리며 부풀어 오른 돛 아래를 바쁘게 오가는 선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코네세타를 향한 미드그레이의 하루는 다소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활기차게 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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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 [3부] 황제의 아들 105 스스로 길을 열어 가는 사람 +1 22.11.02 45 2 19쪽
106 [2부의 종장이자 3부의 서장] 쏟아지는 빛 22.09.29 48 1 20쪽
105 [2부 완결] 황제의 아들 104 사나운 새벽 22.09.27 50 0 21쪽
104 [2부] 황제의 아들 103 사나운 새벽 22.09.26 41 1 10쪽
103 [2부] 황제의 아들 102 사나운 새벽 22.09.24 37 0 9쪽
102 [2부] 황제의 아들 101 사나운 새벽 22.09.23 53 0 10쪽
101 [2부] 황제의 아들 100 사나운 새벽 22.09.22 56 0 13쪽
100 [2부] 황제의 아들 99 사나운 새벽 22.09.21 44 0 7쪽
99 [2부] 황제의 아들 98 사나운 새벽 22.09.19 45 0 14쪽
98 [2부] 황제의 아들 97 사나운 새벽 22.09.18 47 0 12쪽
97 [2부] 황제의 아들 96 사나운 새벽 22.09.17 52 0 14쪽
96 [2부] 황제의 아들 95 사나운 새벽 22.09.15 48 0 9쪽
95 [2부] 황제의 아들 94 사나운 새벽 22.09.12 57 1 13쪽
94 [2부] 황제의 아들 93 사나운 새벽 22.09.08 67 0 12쪽
93 [2부] 황제의 아들 92 사나운 새벽 22.09.07 49 0 4쪽
92 [2부] 황제의 아들 91 사나운 새벽 22.09.06 58 0 10쪽
91 [2부] 황제의 아들 90 사나운 새벽 22.09.04 62 0 4쪽
90 [2부] 황제의 아들 89 사나운 새벽 22.09.02 45 0 6쪽
89 [2부] 황제의 아들 88 사나운 새벽 22.09.01 65 0 11쪽
88 [2부] 황제의 아들 87 사나운 새벽 22.08.31 55 1 10쪽
87 [2부] 황제의 아들 86 사나운 새벽 22.08.30 60 0 8쪽
86 [2부] 황제의 아들 85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23 59 0 10쪽
85 [2부] 황제의 아들 84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17 51 0 9쪽
84 [2부] 황제의 아들 83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11 61 0 7쪽
83 [2부] 황제의 아들 82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09 88 0 11쪽
» [2부] 황제의 아들 81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08 66 0 16쪽
81 [2부] 황제의 아들 80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05 78 0 16쪽
80 [2부] 황제의 아들 79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8.01 53 0 7쪽
79 [2부] 황제의 아들 78 시작도 전에 사라지는 것들 22.07.30 48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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