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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노 님의 서재입니다.

무림에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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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노
작품등록일 :
2019.05.2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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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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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DUMMY

#1


지이이잉!

흙먼지가 피어났다.

모터 소리와 함께 메탈 골렘들이 달려왔다.


'빠르네.'


놈들은 이름이나 생김세에 걸맞지 않게 아주 날랬다.

그뿐인가?

휘둘러오는 거대한 주먹이 일으키는 파공음은 그야말로 위력적이었다.

다만, 그뿐이다.


'이거, 너무....'


십 수기나 되는 메탈 골렘들이 휘두르는 주먹은 백성혁에게 하나도 닿지 않았다.

백성혁이 메탈 골렘보다 빨라서?

아니다.

별로 전력을 다하고 있는 중도 아니었으니까.

그렇다면?

부웅!

휘둘러오는 주먹을 가볍게 고개를 흔드는 것만으로 피한다.


'너무 단조로워.'


연달아 들어오는 주먹들 역시 마찬가지다.

백성혁은 마치 흩날리는 꽃잎처럼,

아주 가볍게 골렘들의 공격을 피했다.

백성혁이 멈춰섰다.


"집안 무공좀 연습하려 했는데."


그리고.


[제거!]


날아오는 주먹.

백성혁은 그 방향으로 손을 가져갔다.

콰아앙!

주먹과 손바닥이 부딪힌다.

쇳덩이와 살덩이가 부딪혔다.

결과는 안 봐도 뻔한 수준.

그러나, 백성혁은 멀쩡했다.


"너네, 너무...."


백성혁이 손바닥에 힘을 주었다.

솟아오르는 핏줄과 동시에,

우드득!

찌그러지는 메탈 골렘의 주먹.


"약하잖아."


백성혁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동시에 튀어올랐다.

빠악!

말아쥔 주먹이 강철로 된 메탈 골렘의 두부를 강타한다.

팅! 소리와 함께 메탈 골렘의 머리통이 그대로 뜯겨 나갔다.

콰앙. 비틀거리다 쓰러지는 메탈 골렘의 몸통.


[제거!]


물론, 쇳덩이로 된 메탈 골렘들에게 공포따윈 없었다.

놈들은 주어진 임무대로 백성혁에게 덤벼들었다.

백성혁과 메탈 골렘이 격돌했다.


콰앙! 콰아앙! 쩌어어엉! 콰아앙!


'지루하구만.'


십수기나 되는 메탈 골렘들을 쓰러트리며 백성혁은 권태로움을 느꼈다.

속도와 힘. 빠르기와 무거움. 어떤 면에서도 무림의 일류 고수만 못하다.

이래서야 수련이 될 수가 없다.


[제...삐이익...거....]


콰앙!

마지막 메탈 골렘을 쓰러트리고 난 뒤,

백성혁은 손뼉을 털었다.


"그래도, 뭐. 돈만 벌면 됐지."


백성혁은 메탈 골렘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맨 손으로 몸통을 찢었다.

원래 몬스터를 해체하는 데에 있어서는 특수한 도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백성혁은 전신이 무기다.

그런 게 필요할 리 없었다.


'어디보자. 아무리 기계라도 어딘가에 있을건데.'


뒤적뒤적.

몸 내부를 찾던 백성혁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렇지."


몸통의 가슴깨.

그러니까 인간으로 치면 심장이 있는 부근에 푸른 돌 하나가 전선에 둘러쌓여 있었다.

백성혁은 그걸 뽑아냈다.


마석.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몬스터들.

그들에게는 종류를 불문하고 체내에 푸른 돌, 마석이 있었다.

백성혁은 마석을 매만졌다.


'이야, 이게 얼마야.'


히죽, 입꼬리가 올라갔다.

마석 안에는 강대한 에너지가 잠들어 있다.

잘 정제하면, 지구상에 존재하던 어떤 연료도 대체할 수 있는 막강한 에너지다.

이 조그만 마석 하나면 십 수 년전에도 수백만원 이상의 가치를 했다.


'이 금속들도 좀 쓸만해보이고 말이야.'


그뿐만이 아니다.

몬스터의 사체는 큰 돈이 된다.

메탈 골렘의 몸을 이루고 있던 금속도 마찬가지일 터다.


"그럼 슬슬 회수해볼...응?"


백성혁의 고개가 갸우뚱했다.


"하앗!"

"조, 조심하세요!"


티잉! 티잉! 티이잉!


[제거하라. 제거하라.]


차마 잊고 신경쓰지 못했는데,

안경철과 이수아 쪽에게도 메탈 골렘이 갔던 모양이다.

수는 많지 않았다.

고작해야 두 기.

그러나 안경철과 이수아는 나름 고전하고 있는 듯 했다.


"공기를 뚫는 바람이여!"


안경철이 손을 들었다.

그러자 녹색 입자가 모여듬과 동시에,

눈으로 보일만큼 선명한 바람의 칼날이 메탈 골렘에게 날아갔다.

팅, 팅, 팅!

아까 전, 금속성은 저것인 모양이다.

메탈 골렘은 가볍게 그 공격을 튕겨내고 그대로 두 사람에게 덤벼 들었다.


"이수아씨, 피하세요!"

"예? 예, 예!"


그러나 늦었다.

백성혁은 신법을 전개하려 했다.

그와 둘 사이의 거리는 약 백 미터.

내공을 1성만 전개해도 순식간에 닿을 수 있는 거리였다.

그러나 다음 순간,


"장막이여!"


우웅!

콰앙!


"호오. 안경 녀석, 꽤 하는 데."


메탈골렘의 주먹이 허공에서 굉음과 함께 멈췄다.

보이지 않는 장막이 이수아를 보호한 것이다.


'원래는 용돈 몇 푼이나 벌 수 있게 데려온건데.'


일단은 관전하기로 했다.

물론 여차하면 뛰쳐나갈 생각이었다.

제 아무리 백성혁이 절대자에 가까운 무력을 지니고 있다한들,

마법은 그의 전문분야가 아니다.

혹시 틀렸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일행이다.

죽일 마음은 없다.

그리고 호기심이 들었다.


'그리고... 궁금하니까.'


과연 마법이란 어떤 전투기술일까.

어째서 무공이 밀린 것일까.

백성혁은 조용히 싸움을 관망했다.


'이제보니 안경철이 혼자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수아가 보조를 해주고 있구나.'


마법에 관해서는 문외한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백성혁은 순식간에 분석을 끝냈다.


'술법과 비슷하구만. 다만 차이점은 하나. 술법은 내공을 변화시킨 법력을 사용하지만, 마법은 일단 외부의 힘을 끌어모아 내부에 모은 기운과 합쳐 변형시키는 것이군.'


아마도 수준 높은 마법사가 이 상황을 이해했다면,

당장 놀라서 까무러쳤을 것이다.

말도 안되는 일이다.

불과 한 번의 전투를 본 것만으로,

마법의 본질을 파악하다니?

그러나 백성혁에게는 가능했다.

그의 머리속에는 중원 정파의 절정비학들이 모두 들어 있었다.

그 무공들은 수만가지 무공의 탄생과 폐기를 반복하며 생겨난 절학들.

일문의 대종사보다도 무학에 대한 깨달음이 남다른 백성혁에게 있어서 한 번의 전투면, 기술의 본질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만류귀종, 어차피 기술은 모두 돌고 도는 것이었으니.

한참의 시간이 흐른후.


"허억! 허억!"

"주, 죽은 거 맞죠?"


안경철과 이수아가 가파른 숨을 내쉬었다.

둘은 고생끝에 두 기의 메탈 골렘을 모두 쓰러트릴 수 있었다.


"엄밀히 말하면 죽은 건 아니죠. 기동을 중지 시킨거니까요."

"그, 그거나 저거나 똑같은거죠."


이수아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설마 메탈 골렘을 쓰러트릴 수 있을 줄이야.'


메탈 골렘.

C급이지만, C+급 이상의 판정을 받은 몬스터.

사실 메탈 골렘 자체는 C급 헌터가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그게 마법사 헌터가 아니라면 말이다.

메탈 골렘은 마법 내성이 지독히도 높은 몬스터였다.

이수아가 안경철을 바라보았다.


'안경철이라고 했지? 이 남자, 오늘 헌터 라이센스를 땃다고 들었는데, 무시무시하게 강하구나.'


이수아는 솔직하게 말했다.


"고마워요."

"예?"

"경철씨가 아니었으면 죽었을지도 몰라요. 싸움에 능숙하시네요."

"별 거 아닙니다. 이수아씨가 헤이스트를 연달아 걸어주지 않았다면 못쓰러트렸을겁니다."

"필요 없었을 거 같은데요. 체술도 능숙하셔서?"

"A급 이상을 노리고 있으니까요. 노력해야죠."


안경철은 안경을 바로잡았다.


"하여튼, 성혁이 형을 도우러가죠. 그 형 혼자 스무기 정도 되는 메탈 골렘 사이로 돌진했는데... 제발 죽지는 않았...."

"나 안죽었다."

"헉?"


안경철이 기겁을 했다.

언제 다가온걸까?

지척에서 백성혁이 나타났다.


"왜 괜한 사람 죽이고 그러냐. 육개장이라도 먹고 싶은거야?"

"그, 그게 아니라...허?"


백성혁의 어깨너머를 확인한 안경철이 깜짝 놀랐다.


"저, 저많은 메탈골렘을 혼자서?"

"왜, D급 헌터는 그러면 안돼?"

"그, 그게 그러니까...."

"됐다. 이 두 마리 마석이나 챙겨. 너희 둘이 잡은 거니까 손대지 않을게. 얼른 들어가자."

"예?"

"왜? 저쪽에 있는 건 다 내꺼야. 눈독들이지 마."

"그, 그게 아니라. 그건 당연한거고요, 형님."


안경철이 눈을 끔벅이며 물었다.


"더 들어가자구요?"

"왜?"

"그... 두 마리 상대하는 거도 이렇게 힘든데요?"

"세상사에 안 힘든 게 어딨어?"

"그건 아니지만...."

"그럼 가자. 돈 벌어야지."


안경철은 어이가 없었다.

설마 더 들어가자고?

이 골렘 던전에?


"형님. 더 들어가면 진짜 죽습니다. 이 놈들은 메탈 골렘중에서도...."

"제일 약한 놈들이란거? 알아. 여긴 십 수년 전에도 기피 던전이었어. 몸통도 단단하고, 주먹도 쎄고, 거기다가 나오는 마석 양은 적지."


듣고 있던 이수아가 끼어들었다.


"마, 맞아요. 그뿐만이 아니라, 이 녀석들은 마법 내성도 높아요. 그래서 마법사들에게는 기피되는 던전이에요."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안에 몬스터들이 많지."


백성혁은 던전을 바라보며 말했다.

현재 헌터의 대부분은 마법사 계열.


"물론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헌터들이 있겠지만, 수지타산도 안나오는 던전, 제대로 청소하지도 않을거야? 그러면 내부에 메탈 골렘들이 엄청나게 쌓여있겠지?"


두 사람은 가만히 그 이야기를 들었다.

백성혁의 말이 맞았다.

던전은 파괴하지 않는 이상 무한하게 몬스터를 생성한다.

물론 '네임드'급이라 불리우는 몬스터를 제외하고 말이다.

때문에 헌터들은 각각의 던전들을 주기적으로 청소해야한다.

물론, 이런 기피받는 던전은 제대로 청소하지 않는다.

귀찮고, 돈도 안되니까.

그렇다면...


"형님 말씀은...."

"우리 집이 좀 가난하거든."


백성혁은 안경철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오늘 주머니 좀 챙기려고."


두둑, 두두둑.

백성혁이 주먹을 풀었다.


#2


수원 팔달산.

헌터들에게서 기피 받는 메탈 골렘 던전 바깥으로 세 사람의 인영이 걸어나왔다.


"허억, 헉! 형님! 진짜 이게 뭡니까."

"왜?"

"아니, 좀 만 더 들어가자는 분이 하루 내내 던전에 있으면 어떻하자는 겁니까?"

"돈 번다고 했잖아."


가만 듣고 있던 이수아도 한 마디 거들었다.


"하지만 너무, 너무 심했어요. 어떻게 골렘 던전 끝까지 갈 생각을 하셨어요."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뽑아야지."

"그치만 너무 했어요. 나중에 나오는 골렘들은 아예 마법도 안통했다구요."


물론 마법사라고 해서 체술이 안되는 건 아니다.

이수아도 안경철도 일반인으로 비유하면 국가대표 이상의 신체능력을 지녔다.

그러나 그정도로는 몬스터에게 통하지 않는다.

도망치기 바쁠뿐.


"그래서 내가 주먹으로 다 박살냈잖아?"

"형님 주먹이 안통했으면 어떡하려고 했습니까?"


백성혁이 안경철을 향해 콧방귀를 꼈다.


"내 주먹 버티는 거, 이 세상에 몇 안될거다."


안경철이 안경을 벗었다.


"한 번만 욕해도 됩니까? 미친놈이라고?"

"지금 했네 이 시팔롬아."

"아야! 아야야야.... 형님. 무슨 꿀밤이 이리 아픕니까?"

"아프라고 때렸으니까 아프겠지."


철걱.

백성혁이 거대한 보따리를 어깨에 메었다.


"그래도 이게 다 얼마냐. 고생한 보람이 있겠구만."

"그렇게만 하시면 부자되는 건 일도 아니겠습니다."

"그럴거야. 부자 되려고 헌터 자격증 갱신한거거든."

"예. 형님 실력을 보니 절대 D급으로는 생각되지 않더군요. 왜 힘을 숨긴겁니까?"

"뭘 숨겨?"

"숨긴 거 아닙니까?"

"안숨겼는데? 힘을 조절하는 기술을 보여주려고 한 거지."


안경철이 머리를 긁적였다.


"그게 사실이라면 대단하군요. 설마 기계조차 숨기다니...."

"어차피 등급같은 건 별 관심 없거든."


진심이었다.

옛날이라면 모를까.

이제는 그따위 건 아무래도 좋았다.


"하여튼 내려가자."

"예. 진짜 피곤해서 죽겠습니다. 후! 오늘 처음 안 사람을 괜히 따라와서."

"...저도 목숨을 구해준거만 아니었으면 이런 부탁 들어주지 않았을거에요."


백성혁이 어깨를 으쓱했다.


"다 돈 잘 벌어놓고 왜 그런담. 자, 그럼. 이수아씨."

"예?"


백성혁이 산 밑으로 손가락을 가리켰다.


"가서 운전하자고. 우리 둘 다 면허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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