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d님의 서재입니다.

아비는 회귀를 반복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corvette
작품등록일 :
2023.05.12 01:45
최근연재일 :
2023.06.14 12:00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22,604
추천수 :
898
글자수 :
241,982

작성
23.05.23 00:08
조회
768
추천
32
글자
15쪽

13화

DUMMY

‘꿈이 아니었구나···.’


잠에서 깨고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은 그랬다.


비단 지금 뿐만이 아니라 나는 두 번째 회귀를 하고난 이후론 내내 작금의 상황이 꿈이길 바라왔다. 마치 악몽에서 깨어나듯, 자고 일어나면 청이와 복순이와 오순도순 함께 살던 그 감나무 자란 마당 있는 집이길 기원했다.


그러나 잠에서 깨면 늘 현실이었다. 전생과 전전생이 모두 꿈이 아니었듯, 지금 이 순간의 현생(現生) 역시 꿈이 아니었던 것이다.


순간 마음이 외로워져 나는 버릇처럼 품에 손을 집어넣어 더듬었으나 어쩐 일인지 늘 잡히던 나뭇가지가 느껴지질 않았다.


그러다가 나는 반 박자 늦게 내가 이미 그것으로 청이의 무덤을 만들어주었다는 걸 기억해냈다.


그와 동시에 나는 내가 왜 엉뚱하게 비단금침 위에 누워있었던 것인지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소륜이라고 했던가. 그 여자가 괜한 오지랖을 부렸군.’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내려왔다.


널찍한 방안은 정갈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였는데, 온통 비싸 보이는 물건들뿐이었다.


심지어 방 한쪽에는 투명한 유리거울도 있었는데, 그것이 워낙 깨끗하고 선명했기에 순간 나는 거기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곤 흠칫 놀랐을 지경이었다.


“···으음.”


어쨌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이전과는 다소 달랐다.


얼마 전까지 나는 거지모양새로 제대로 씻지도 않고 더럽게 다녔으나, 아무래도 소륜이 기절한 날 여기로 데려온 뒤에 한 차례 몸을 씻기고 단장도 시킨 모양이었다.


내가 입고 있는 비단옷 또한 고급지기 짝이 없었는데, 나는 평생 싸고 질긴 무명천만 입어본 탓에 손끝으로 비단옷을 살짝 쓸어보니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에 살짝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거울을 보며 놀라고 있을 때 방문이 스르륵 열리며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섰다.


“일어나셨습니까.”


들어온 이는 다름 아닌 시녀였다. 하지만 나나 복순이처럼 천하디 천한 그런 시종이 아니라 꽤나 교육을 잘 받아 어딘가 품격마저 느껴지는 그런 종류의 시녀였다.


어쨌든 그 시녀는 조신하게 탁자 위에 챙겨온 음식들을 이리저리 깔기 시작했는데, 그걸 본 순간 나는 체통도 없이 뱃속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러나 부끄럽진 않았고, 그저 오랜만에 따뜻하고 맛있는 요리를 먹게 되었다는 사실이 반가울 따름이었다.


나는 냉큼 탁자 앞에 앉은 후 맨손으로 허겁지겁 요리를 집어먹기 시작했다.


쌀밥과 고기는 물론이요, 봄철의 갓난 채소에다 국그릇엔 부드러운 미음도 소복하게 담겨있었으니 몇 달에 걸친 내 오랜 굶주림을 채우기엔 차고 넘쳤다.


그리 염치도 없이 마구잡이로 식사를 퍼먹던 도중, 방문이 열리며 이번엔 소륜이 찾아왔다.


“앗! 너 정신이 들었구나!?”


소륜이 대번에 소리쳤다.


시녀는 이런 난잡스런 상황 속에서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음식을 마저 차린 뒤 한 차례 꾸벅 고개를 숙여보이곤 방을 나섰다.


그러자 내 맞은편 자리에 소륜이 척 앉더니 싱글벙글하는 표정으로 내가 먹는 꼴을 지켜보는 거였다.


나는 그게 영 불편하여 심통스레 말했다.


“왜 남 먹는 거 보며 싱글벙글하오?”


“그냥? 솔직히 좀 걱정했거든. 너라면 어쩐지 음식을 차려줘도 안 먹고 고집부릴 것 같아서.”


“그럴 일 없소. 난 본디 등 따숩고 배부르면 그만인 놈이라. 차려진 밥상은 마다하지 않소.”


내 대꾸에 소륜이 피식피식 웃었다. 그 모습에 나는 순간 청이가 밥 떠먹던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복순이의 얼굴이 떠올라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리하여 나는 수저를 내려놓고 소매로 입을 쓱쓱 문대어 닦았다. 그러자 소륜이 눈을 둥글게 뜨더니 물었다.


“왜? 더 먹지 않고? 아직 한참 남았는데?”


“이미 양껏 먹었소. 남은 음식들이 아까우니 다른 시종들에게 나누어 먹이거나 하시오.”


그러자 소륜이 고운 아미를 살짝 찌푸리더니 되물었다.


“뭐? 더럽게 왜?”


“더럽다니?”


나는 소륜이 무엇을 더럽다고 말한 것인지, 또 무엇을 되물어온 것인지 곧장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작 소륜도 이런 내 의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그리 우리는 잠시간 침묵했고, 이내 상대방의 입장을 각자 스스로 파악해냈다.


“···너 설마 네가 먹다 남긴 걸 남들에게 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당연한 거 아니오? 소저는 음식 아까운 줄을 모르나보오?”


“······.”


“······.”


또 다시 침묵이 도래했다.


와중에 나는 생각했다.


황대감댁에서 지낼 적엔 종놈들끼리 남은 음식을 나눠먹는 건 꽤 흔한 일이었다. 일례로 나 수련할 때 새참을 가져왔던 복순이도 그러했고, 떡 하나 넘겨주면 재미난 이야기를 풀어주던 춘덕이 형도 그러했다.


물론 이 손에서 저 손으로 이리저리 건너가는 와중, 떡에 땟국물이 어느 정도 묻는 건 알고 있었으나, 딱히 그게 탈이 날 일이라거나 더럽다고 까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소륜이란 여자는 나와는 사는 세계가 전혀 달랐기에, 그저 누가 먹다 남긴 음식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오물 비슷한 취급을 하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그리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노라니, 문득 갑자기 이 소륜이란 여자의 눈에 눈물이 핑 맴도는 거였다.


“···너! 정말 고생하며 살아왔구나?”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소륜은 제멋대로 날 불쌍한 놈 취급하며 슬퍼하기 시작했다.


‘그래. 내가 불쌍한 놈이긴 하지.’


저 알아서 제 감정에 실컷 취하라고 내버려둔 후, 나는 슬쩍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어쨌든. 내 비록 요구한 적은 없으나 이리 씻겨주시고 먹여주시어 감사한 마음이오. 그러면 난 이만 가보겠소.”


그러자 소륜이 깜짝 놀라더니 말리는 거였다.


“아니, 이미 날이 저물었는데 가긴 어딜 가? 설령 가더라도 하룻밤 정도는 푹 쉬고 가야지?”


“이미 잠은 실컷 잤소. 그러니 내버려두시오.”


그러며 소륜과 옥신각신할 적에, 누군가가 방문을 가볍게 두드리는 거였다.


“어? 잠깐만요!”


소륜이 방문을 열어 찾아온 이를 맞이했다. 열린 방문 너머에는 훤칠하고 잘생긴 청년 한 명과, 내 또래 정도로 보이는 예쁘장한 소녀가 나란히 서있었다.


그런데 어쩐지 그 둘의 인상이 낯익더라니, 소륜의 입에서 내가 깜짝 놀랄 만한 말들이 튀어나온 것이다.


“앗! 용운령! 희아도 함께 왔구나!”


“안녕하세요, 소륜 언니.”


“하하! 오랜만이야 홍소륜. 그나저나 너 또 어린애를 주워왔다더군? 홍가주께서 영 난처해하시더라고.”


그러며 내 기억보다 훨씬 젊은 모습의 용운령이 나를 바라보더니 이윽고 호인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호오. 이건 또 신기한데?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인데 어쩐지 낯이 익은 기분이야···.”


그러며 용운령이 내게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불쑥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나는 용운령이라고 한다. 너는 이름이 뭐니?”


나는 떨떠름하게, 사실상 반쯤은 얼어붙은 채로 뻣뻣하게 굳어 있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난 우룡이라고 하오.”


그러자 곁에 선 소륜이 잽싸게 참견했다.


“얘가 좀 고달픈 일을 겪고 마음을 크게 다친 모양이야. 그래서 말투가 좀 이상한 편이니 양해바래.”


“하하! 그 정도야 어렵지 않지. 그보다 소륜. 스승님께서도 오셨으니 얼른 인사를 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 그분은 짓궂으신 분이니.”


그러자 소륜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뭐? 견옹(犬翁)께서 방문하셨다고?”


그러더니 그 자리에서 얼른 옷매무새를 정리하더니, 이윽고 나를 바라보고는 내 뒤편에 잔뜩 어질러진 식탁을 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바로 그 다음 순간, 언젠가 경험했던 호쾌한 바람이 일순 복도를 스치더니 어느새 등 구부정한 노인이 나타나 아까 전까지 내가 앉아있던 식탁에 태연히 앉아있는 거였다.


“헉! 견옹 어르신···!”


소륜이 얼른 조신히 인사를 올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지팡이 노인—견옹은 맨손으로 내가 먹다 남긴 음식들을 휘적대더니, 이윽고 고깃조각을 건져내 우물거리며 먹기 시작했다.


“흠. 맛만 좋구나. 헌데 이 아까운 음식을 어찌 그리 태연히 다 버린다고 할꼬?”


견옹은 그리 말하면서 게슴츠레한 눈으로 소륜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소륜이 기겁하며 재차 고개를 숙이는 거였다.


“아앗! 그건 그저 이 아이가 양껏 식사하는 것에 괜히 부담을 느낄까봐 본가에선 이 정도 식사대접쯤은 별것도 아니란 걸 넌지시 알려주기 위해···.”


그러나 그 다음 순간 무언가가 휙 하고 소륜을 향해 날아들더니 그녀의 정수리를 콩! 찍었다.


“꺅!”


톡! 떼구르르···.


소륜의 정수리에 부딪치고 바닥에 떨어진 그것은 다름 아닌 콩쪼가리였다.


“껄껄껄! 이 노견(老犬) 앞에선 개소리를 관두어라. 아무리 이 홍가장이 부유하기론 이 수도성에서도 손에 꼽는다하나, 멀쩡한 음식을 제멋대로 버리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기왕 버릴 거라면 나한테 버리든가!”


과연 이것이 유쾌한 농담인지 아니면 그저 살벌한 경고인지.


나로선 가늠이 안 되는 와중에 소륜만 정수리를 매만지며 코를 훌쩍거렸다.


그러던 중에 나는 번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얼른 견옹 앞에 무릎을 꿇고 소리쳤다.


“견옹 어르신! 저를 제자로 삼아주십시오!”


그러자 자리에 모인 용운령, 백희아, 홍소륜이 모두 깜짝 놀라 날 바라보았다.


그러나 정작 견옹은 태연자약하게 닭다리 하나를 물어뜯더니 살코기를 질겅대며 내게 물었다.


“너. 본노가 누구인줄은 알고서 그런 말을 하는 거냐?”


“모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견옹께 가르침을 받아야만 제 목적을 이룰 수 있으리란 직감이 듭니다!”


“얘! 얘! 그만해! 저분이 누구신 줄 알고···!”


기겁한 소륜이 날 말리려고 했으나 그런 거에 내가 신경 쓸 계제가 아니었다.


그야 그렇지 않은가?


전생에 난 노흉에게 처자식을 잃었다.


그러나 내 가진 바 재주와 힘으로는 결코 그를 상대할 방도가 없었다.


하지만 저 견옹이라는 노인은 그러한 노흉을 ‘늙은 고양이’라 칭하며 척살을 위해 추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내가 이 견옹이란 노인과 인연을 틔어두고 그가 내 말을 조금이나마 신뢰할만한 관계를 형성해내기만 한다면,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노흉에 대한 정보를 그에게 제공해줄 수가 있게 되는 거였다.


즉, 나로선 사실 견옹의 제자가 되는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하다못해 몸종이라도 되어 그를 섬기게 된다면, 그리하여 노흉이란 놈이 11년 뒤 강료와 함께 나 살던 고을 인근에서 인형삼을 사냥하리라는 정보를 전달만 할 수 있다면, 어쩌면 나는 복수를 달성할 수 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여 나는 절박하게 이마를 땅에 쳐박으며 소리쳤다.


“제자로 받아들이기 불쾌하시다면 종놈으로 쓰셔도 좋습니다! 이 몸 본디 종놈이었던 바, 무엇을 시키시든 열과 성을 다하여 노력하겠습니다!”


내 절규에 날 말리던 소륜조차 기백에서 밀려 흠칫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견옹은 그저 태연히 요리나 마저 먹어댈 따름이었다.


그러다가 그가 말했다.


“난 미친놈 안 가르친다. 네 녀석. 광견병이 무엇인지는 아느냐? 미친개는 필히 사람을 물어 죽이는 법이니, 네놈은 얼른 정신이나 차려라.”


그걸로 끝이었다. 나는 견옹의 언행에서 그가 자신의 생각을 재고할 여지가 전혀 없음을 느꼈다.


“제가···. 미쳤단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으나 어린 나이에 제법 내공을 익혔구나. 그러나 어이없게도 선기 또한 미미하게나마 느껴지니 참으로 엉뚱한 노릇이다. 너는 대체 뭐하는 놈이냐?”


“······.”


내가 대꾸를 않자 견옹은 가볍게 혀를 차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더니 자신의 배를 두드리며 꺼억, 하고 거하게 트림을 했다.


“껄껄. 아무튼 간만에 양껏 먹었다. 홍가의 장녀는 이리 내가 싹 비워낸 그릇들을 보고 모쪼록 깨닫는 것이 있기를 기원하는 바이니라.”


그러고 보니 과연 견옹의 말대로 탁자 위에 있던 그릇들은 마치 개가 죽그릇 핥은 것 마냥 깔끔하게 비워져 있었다. 심지어 내가 적당히 퍼먹다 남긴 죽그릇조차 텅 비어있을 지경이었다.


그 때, 가만히 있던 용운령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스승님. 제자가 한 말씀 여쭙겠습니다.”


“말하라.”


“제자, 곡식 한 톨에 담긴 농부들의 노고를 감사히 여겨, 쌀알 하나 남기지 않고 깔끔히 드시는 게 스승님의 오랜 자부심이라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자 용운령이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 손가락이 가리킨 방향엔, 아까 소륜의 정수리를 때리고 떨어진 콩쪼가리가 있었다.


“저건 뭡니까?”


그 순간, 옆에 있던 백희아가 풉! 하고 웃음을 터뜨리려다 스승의 눈치를 보며 힘겹게 참았다.


견옹은 어쩐지 떨떠름한 얼굴로 쩝, 소리를 내더니 갑자기 버럭 역정을 내었다. 그러나 묘하게도 진짜로 화를 내는 느낌은 또 아니었다.


“이놈! 나더러 지금 얼른 주워 먹으라는 말이렸다? 정말 너무하구나!”


그러자 용운령은 태연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런 얘기가 아닙니다, 스승님.”


그러며 용운령이 무릎을 굽히더니 바닥에 떨어진 콩쪼가리를 주워다 제 입에 털어 넣었다.


“···이렇게 보다시피 때로는 스승님께서도 놓치는 자잘한 것들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러했고 과거에도 그러한 적이 있었으며, 어쩌면 앞으로도 또 그런 일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흠. 그런데? 할 말이 있으면 얼른 말하거라.”


그러자 용운령이 날 바라보며 말했다.


“스승님께선 저 우룡이란 아이의 부탁을 단칼에 거절하셨으나, 어쩐지 제게는 마치 스승님께서 작은 콩쪼가리 하나를 놓치는 듯 보여 그렇습니다.”


“흐음···. 그러니까 네놈은 지금 내 결정을 번복하라 이거냐?”


“생각을 조금은 재고해주십사 부탁드립니다.”


“허나 저놈은 제대로 미친놈이다. 나는 세상에 광견을 풀어놓을 생각이 없느니라.”


“그러면 저 아이가 제정신을 차리게 된다면 그를 제자로 받아 주시겠습니까?”


“···끙. 이 자식이. 콩 하나 주워 먹더니 제법 유세를 떠는구나.”


견옹은 한참 고민하는 기색이더니 이내 지팡이를 휙 휘둘러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일전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목소리를 공간에 울리게 남겨두었다.


[알아서 해라! 어차피 네놈은 네 욕심대로 살아갈 놈 아니더냐!]


그러자 용운령은 허공에다 대고 포권을 하더니 씨익 웃으며 난데없이 제 혀를 불쑥 내미는 거였다.


“앗···! 아앗···!”


그 혀 위에 멀쩡히 올려져있는 콩쪼가리를 본 소륜이 말을 더듬었다.


지켜보던 백희아도 당황했는지 더듬거리며 말했다.


“사, 사형, 그, 그랬다가 스승님께 들키기라도 했으면···.”


그러나 용운령은 태연히 히죽 웃으며 날름 콩을 삼키곤 말했다.


“뭐 어때? 만약 아까 들켰더라면 아껴먹을 생각이라 대답할 심산이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내심 생각했다.


견옹이 미친놈을 가르쳐서 그게 광견(狂犬)이 되는 거라면, 이미 세상에 광견 한 마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작가의말

k9619님 추천글을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열심히 힘내서 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비는 회귀를 반복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5 35화 +1 23.06.14 358 12 13쪽
34 34화 +2 23.06.13 333 13 13쪽
33 33화 23.06.12 337 14 13쪽
32 32화 23.06.11 373 17 13쪽
31 31화 23.06.10 382 19 13쪽
30 30화 +1 23.06.09 418 21 12쪽
29 29화 +5 23.06.08 456 23 20쪽
28 28화 +2 23.06.07 427 21 16쪽
27 27화 23.06.06 419 21 15쪽
26 26화 23.06.05 434 22 16쪽
25 25화 23.06.04 458 20 18쪽
24 24화 +3 23.06.03 467 22 14쪽
23 23화 +4 23.06.02 487 24 17쪽
22 22화 +2 23.05.31 485 24 20쪽
21 21화 +2 23.05.31 495 25 13쪽
20 20화 +1 23.05.30 548 25 21쪽
19 19화 +1 23.05.29 582 26 16쪽
18 18화 +2 23.05.28 614 30 16쪽
17 17화 +3 23.05.27 660 27 15쪽
16 16화 +4 23.05.26 677 28 16쪽
15 15화 23.05.25 727 31 17쪽
14 14화 +1 23.05.24 749 30 20쪽
» 13화 23.05.23 769 32 15쪽
12 12화 +3 23.05.22 789 35 15쪽
11 11화 +4 23.05.21 792 29 16쪽
10 10화 +4 23.05.20 802 27 15쪽
9 9화 +1 23.05.19 787 27 13쪽
8 8화 23.05.18 802 28 14쪽
7 7화 23.05.17 842 30 14쪽
6 6화 23.05.16 868 28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