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곰산타

풍요의 여신과 천재 망나니 사도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곰산타
그림/삽화
곰산타
작품등록일 :
2024.03.18 21:11
최근연재일 :
2024.05.09 23:57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98,750
추천수 :
9,618
글자수 :
364,520

작성
24.03.26 21:16
조회
6,810
추천
230
글자
17쪽

11. 순순히 사과를 넘기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4)

DUMMY

해수진이 류유환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오찬수에게 날아가기 전.

소드마스터 로한은 사과를 들고 병원에 입원한 친구 홍은수를 찾았다.


“야, 오늘 퇴원인데 이제 오냐?”

“됐고. 이거나 먹고 빨리 퇴원해라.”

“오늘 퇴원이라니까.”


홍은수는 상자를 받고 그 안에서 사과를 꺼내 이리저리 살폈다.


“이게 그 사과냐?”

“그 사과라니?”

“네가 안에서 신비를 발견해서 잔뜩 샀다는 그 사과냐고.”

“신비는 무슨 신비야. 그냥 맛있어서 잔뜩 산 건데.”

“그러면 그렇지.”


홍은수는 로한에게 사과를 던지고 이어서 과도와 그릇도 던졌다.


“늦게 왔으니까 일해.”


로한은 그릇을 탁자 위에 놓고 사과를 위로 던졌다.

그가 과도를 몇 번 휘두르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린 사과가 그릇 위에 피라미드처럼 쌓였다.


“센스 없게 그걸 한꺼번에 다 자르냐?”

“먹어봐. 그러면 왜 다 잘랐는지 이해가 될 테니까.”


한 조각 입에 넣은 홍은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미쳤는데?”

“그렇지?”


로한도 사과를 한 조각 입에 던져 넣었다.


“맛과 영양을 한계까지 채워 넣은 느낌이야.”

“응.”


로한은 또 한 조각 먹었다.


“다른 사과도 이렇게 맛있어? 맛의 편차는 어느 정도야?”


로한은 사과를 한 조각 입에 던져넣어 씹은 뒤 대답했다.


“몰라. 내가 요리의 사도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아냐.”

“네 감각으로도 알아차리기 어려운 차이밖에 없다는 뜻이네. 어떻게 기른 걸까. 특수한 비료를 사용한다고 해도 모든 사과의 맛과 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텐데.”


친구가 무언가 중얼거리며 생각하는 동안 로한은 사과를 입에 던져 넣었다.

집중에서 벗어난 홍은수는 어느새 반쯤 사라진 사과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야, 이 미친놈아. 선물로 가져온 걸 왜 네가 다 처먹는데.”

“빨리 먹는 사람이 임자지.”


로한은 먹는 속도를 높였다.


“야!”


홍은수도 허겁지겁 사과를 입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둘이 맹렬하게 먹어 치우자, 남은 사과는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마지막 한 조각이 남았을 때.

홍은수는 입 가득 사과가 들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손을 뻗었지만, 그 조각이 사라졌다.

쓸데없이 소드마스터의 속도를 발휘한 로한은 얄미운 표정으로 마지막 조각을 흔들었다.

사과를 씹어 삼킨 홍은수는 항의했다.


“진짜 사람이 어떻게 그러냐?”

“빠른 사람이 임자지.”


로한은 조롱하듯이 마지막 조각을 위로 던져서 입으로 받고.

아삭아삭.

일부러 씹는 소리가 나도록 씹었다.

끝으로는 혀를 내밀고 입술까지 핥았다.


홍은수는 미련이 뚝뚝 넘치는 눈으로 빈 그릇을 바라봤다.

사과가 맛있기도 했지만, 대부분 빼앗기는 바람에 몇 조각 못 먹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아쉬웠다.


“내가 시간이 없지, 돈이 없냐. 내 돈으로 직접 사 먹고 만다.”

“네가 살 수 있을까?”


순환 백화점은 황제 사과가 대박이 났음을 확신한 순간 바로 판매 정책을 바꿨다.

판매장을 옮기고 개인당 구매 수량을 한정 지었다.

그래도 홍은수는 황제 사과를 구할 자신이 있었기에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못 구할 것 같아? 들개 같은 너랑 다르게 나는 순환 백화점 VIP야.”


그에 로한은 콧방귀를 뀌었다.


“순환 백화점 VIP가 너 혼자는 아니잖아.”


홍은수는 바로 순환 백화점에 전화를 걸었고.


“고객님. 정말로 죄송합니다. 현재 예약이 매우 밀려―.”


돌아온 대답에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황제 사과 25상자 소유자는 거만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야. 너 30상자 샀다고 그랬지?”

“안 줄 건데?”

“팔아 그럼.”

“나는 돈도 있고 시간도 있어서.”

“야! 치사하게 이러기냐!”

“응.”

“야, 이 개―!”


홍은수는 베개를 냅다 던졌지만, 소드마스터는 웃으면서 피한 뒤 병실에서 나왔다.

친구를 한껏 약을 올린 로한은 기분 좋게 귀가했다.


평범하게 친구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

크게 소란이 일어날 만한 한 사건이 아니었다.

로한이 황제 사과를 들고 병문안에 가는 모습을 목격한 기자가 ‘황제 사과’의 언급량에 얹혀갈 생각으로 기사를 내지 않았다면 일상의 한 장면으로 끝났겠지.


[대연금술사 홍은수. 소드마스터 로한이 준 황제 사과를 먹자마자 퇴원.]


기자가 본 것을 바탕으로 휘갈긴 기사였기에 별 내용은 없었다.

그래도 황제 사과라는 단어가 들어간 덕에 그런대로 조회수가 나왔다.

그리고 내용이 없는 기사였기에 호기심을 느낀 사람들이 스스로 정보를 찾아 모았다.


-홍은수가 입원한 이유는 뭐래?

└연금 사고.

└연금 사고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황제 사과 먹고 회복했대.

└연금 사고 후유증은 엄청 지독하잖아. 그걸 치료했다고?

└ㅇㅇ. 죽을 뻔했다는데?


-ㅎㅇㅅ 연금약 뒤집어쓰고 피부 완전 개판 났다고 들었는데? 왜 멀쩡함?

└황제 사과 먹어서.


-황제 사과 실제 후기는 하나도 없잖아. 지금 도는 소문들 전부 헛소문 같은데.

└ㅇㅇ. 헛소문임.

└ㅇㅇ. 아무런 효과도 없음.

└진짜 아무런 효과도 없으니까 절대로 예약하지 마. 돈 낭비야. 20만 골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라고.

└내가 먹어봤는데 그냥 맛있는 사과야. 20만 골드 값어치는 절대로 안 하니까 100일씩이나 기다리면서 먹을 필요 절대로 없어.

└지금 예약하면 100일 기다려야 한다는 거 어떻게 알았음?


-사과 하나 먹는다고 병이 낫는 게 말이 돼? 이거 바이럴 아냐?

└큰맘 먹고서 사려고 문의했는데 예약이 너무 밀려서 아예 거부당했다. 지금도 없어서 못 파는데 바이럴은 무슨 바이럴?

└ㅅㅂ. 진짜 그 사과에 뭔가 있는 건가?


병문안 선물이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할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헛소문에 의해서 황제 사과 수요가 미친 듯이 뛴 상황.

해수진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내게 설명했다.


“다행히 지금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에요. 오찬수 고객님의 존재는 저희 팀밖에 모르거든요. 저도 오가면서 최대한 조심할 거고 제 상사도 입이 무거우니까 바로 들킬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 하지만 흔적은 남을 수밖에 없으니 머지않아 들킬 거예요.”


해수진은 들키게 될 이유를 설명했다.

순환 상사 내부에서 황제 사과를 누가 담당하는지는 머지않아 알려질 수밖에 없다.

경쟁자들이 백화점에서든 순환 상사 내부에서든 정보를 빼낼 창구를 만들어 놓았을 게 당연하니까.

결국 언젠가는 해수진의 상사 류유환이 황제 사과를 담당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러면 황제 사과 재배지가 북동쪽으로 좁혀진다.

운반 담당자가 해수진이라는 사실 역시 머지않아 알려질 테고 사람들은 그녀의 행적을 수소문하겠지.


“34N, 8E에 마을이 있는데 저는 거기를 오가는 모습을 몇 번이고 보였어요.”


34N, 8E에 마을로부터 3블록 내부에 황제 사과 재배지가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거기까지 범위를 좁혔으면 다음은 일일이 찾아보면 그만이다.


“그렇게까지 한다고요?”


무슨 사생팬이야?


“당연히 하죠. 오찬수 고객님의 황제 사과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어요. 다른 상사의 사람들은 무조건 찾아올 거예요. 분명히 더 좋은 조건을 맞춰줄 테니 자기들과 거래하자고 하겠죠. 물론, 이건 오찬수 고객님께 좋은 일이에요. 경쟁자가 생기면 순환 백화점 측에서 크게 양보해 줄 테니까요. 하지만 찾아오는 상사 가운데 분명히 안 좋은 상사들이 섞여 있을 테니까 조심하셔야 해요. 헐뜯으려는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질이 나쁜 상사들이 있어요.”


그녀는 내게 4차 대확장 당시 몇몇 상사나 상사의 전신이 된 집단이 일으킨 갖은 수작을 설명했다.

블록 점령이 안 끝났으면 멋대로 점령권을 사서 블록 쟁탈전을 일으키고.

블록 점령이 끝났으면 선전포고를 걸고.

그것도 여의찮으면 주변 블록을 점령하여 통로를 틀어막아 버린다고.

옛날에 했던 문명 건설 게임이 생각이 나네.


“권내라면 몰라도 여기는 권외라서 막을 수단이 마땅치 않아요. 뒷배가 있다면 몰라도요.”


뒷배?

내 뒤에는 말라비틀어진 인삼이 있다.

뒷배는 없어도 내가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등골에 힘은 들어가네.


“유명한 상사 가운데서도 그런 양아치 짓을 하는 곳이 있어요. 그러니까 유명한 상사에서 나왔다고 해도 절대로 방심하시면 안 돼요.”

“어디가 나쁜지는 안 알려주나요?”

“제가 하는 말은 아무래도 객관성이 떨어지니까요. 그리고 한 상사에서도 담당자가 누구냐에 따라서도 또 달라지거든요.”


해수진은 대답을 피했다.

내가 다른 상사와 계약하지 못하게 교묘하게 틀어막는 것 같은데.

뭐, 그녀로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까 넘어가자.


“저는 좋은 담당자를 만났으니, 운이 좋은 편이네요.”

“감사합니다. 순환 상사의 좌우명이 ‘받은 대로 돌려주자.’이거든요. 그러니까 오찬수 고객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돼요.”


역시 내가 처음 받은 인상은 틀리지 않았구나.

내게 줄 게 있는 동안은 뒤통수를 맞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상사 말고 하수인들도 올 거예요. 와서 사과 물량을 요구하겠죠. 질이 나쁜 사람들은 무력을 사용해서 빼앗으려고 들기도 할 테고요.”

“번거롭네요.”


사과가 잘 팔리는 건 좋은데 사과를 내놓으라고 칼 들고 협박하는 건 너무하지 않아?


“여기가 권외인 이상 스스로 지키셔야 해요. 수련 도중에 급습당하시면 아무리 오찬수 고객님이시라도 대처하기 힘드실 테니까 대비하셔야 해요.”


나를 높게 사주는 건 고마운데 급습이 아니라 평범하게 공격해 와도 대처하기 힘들 것 같다.

나는 사람과 싸워본 적이 없다고.

그러니까 최대한 대비해 두라는 말에는 동의한다.

나는 세계에서 유일한 풍요의 사도.

내가 지면 [풍요]는 끝이다.


이 세계의 본질은 땅따먹기.

자기 땅에서 싸울 때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땅의 소유자와 그의 우군에게는 버프를.

적대자에게는 디버프가 가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처럼 블록의 소유권이 나눠지기 시작하면 그 이점을 잃을 수도 있다.

블록의 권한이 약간이나마 상대에게 넘어가니까.


36N, 10E 블록 점유권은 총 100개로 나뉘어 있는데 점유권 1개 가격은 2,449포인트. 그런데 이 가격은 하나가 팔릴 때마다 10%가 증가한다.

그러다가 날짜가 지나면 10개 치가 떨어진다.

오늘 10개를 사고 오늘 11번째 점유권을 사려고 하면 6,353포인트를 내야 하는데, 내일 사면 다시 2,449포인트가 되는 방식. 만약 오늘 20개 사면? 내일 점유권 가격은 6,353포인트부터 시작이다. 안 사고 하루가 더 지나면 다시 2,449포인트가 되고.


매일 하나씩 사야 가장 싸게 살 수 있다. 그러니까 야금야금 사두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하나씩 사서는 블록 하나 차지하려면 100일이나 걸린다.

손해를 감수해서라도 10개씩 사도 10일이나 걸리고.

그렇다고 돈 아끼려고 급하게 사려고 하면?

계획보다 몇 배는 비싸게 주고 사야 한다.

포인트가 부족하면 시도조차 못 하고.


블록을 점령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침입자들이 몰려올 것도 아닌데 해수진이 경고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경고해 줘서 고마워요. 해수진 님에게는 땅에 투자할 포인트로 사과를 재배하게 하는 편이 이득일 텐데.”


현재 순환 백화점에는 황제 사과 예약이 5,000개나 쌓인 상태다.

아무리 고객들이 물량을 확보하는 대로 보내줘도 된다면서 예약을 걸었다고 해도 어디 사람 마음이 그런가.

최대한 빠르게 오기를 바랄 거다.

그 제멋대로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멋대로 순환 백화점에 실망하며 예약을 취소하겠지.

또 황제 사과의 유행 자체가 갑자기 팍 식을 수도 있다.

백화점 측에서는 내게서 최대한 사과를 많이 뜯어내고 싶은 게 당연하다.


“당연히 이렇게 해야죠. 오찬수 고객님께서 안전하셔야 더 오래오래 거래할 수 있는데요. 그리고 백화점과 저희는 부서가 달라요. 백화점은 아군이면서, 경쟁상대이면서, 적이랍니다. 우리 쪽에는 상의도 없이 예약을 잔뜩 잡은 것도 마음에 안 들고요. 그쪽은 혼 좀 나야 해요.”

“하하. 그런가요.”


말은 저렇게 해도 해수진 역시 내게서 많은 사과를 받을수록 좋겠지.


“열흘 안에 누군가 쳐들어오지는 않겠죠?”

“저희 순환 상사가 완벽하지는 못해도 그렇게까지 허술하지는 않아요.”

“그러면 블록 점령은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겠네요.”


매일 점령권을 10개씩 사면 대략 하루에 4만 포인트가 소모된다.

열흘 동안 총 40만 포인트.

그 정도는 충분히 부담할 수 있다.


“블록을 점령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해수진은 출입구를 포함해 설치하는 게 좋은 시설까지 다양한 정보를 내게 줬다.

몇 가지는 블록을 점령하기 전부터 설치할 수 있는 것들이었고.

나머지는 블록을 점령한 뒤에 열리는 기능들이었다.

전부 수긍이 가는 내용이었기에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블록은 그렇게 한다고 치고···. 해수진 님이 하루에 이동할 수 있는 블록이 6블록이죠?”

“네.”

“그러면 35N 블록에서 거래하면 도움이 될까요?”


내가 35N 위에 있는 블록에 거래소를 만들면 해수진은 34N, 8E 블록에 있다는 마을에 들를 필요가 없어진다. 내 거래소에서 하루 묵어야겠지만, 소요 일수도 하루 줄일 수 있고.

그녀가 34N, 8E 블록에 있다는 마을에 오갔다는 사실을 들키는 거야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거기에 가지 않으면 약간의 혼란을 줄 수 있겠지.

또 35N에 위장 거점을 만들고 거기로 사람들을 유도하면 본거지를 속일 수 있다.


“당연히 좋기는 한데 감당하실 수 있나요?”

“포인트는 충분해요.”


현재 하루 포인트 수급량이 28만이 넘는다. 여기에 단골손님 수를 늘리고 <풍요의 약속> 스킬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더 늘어날 테고.

사과를 100개 생산하고 블록 세 개에서 점유권 10개씩 사도 포인트가 남는다.


“포인트보다는 이동이 문제에요. 저는 하루에 한 블록씩만 이동할 수 있어서 본거지에 무슨 일이 생기면 귀환할 수가 없으니까요.”


이미 무너졌다고는 해도 신전이 완전히 파괴당하면 여신님께 안 좋을 것 같다.

여신님을 데리고 다닐 수 있다면 모를까.

만약 여신님께서 신전을 벗어날 수 없으시다면 여신님도 위험해질 수 있다.

말라비틀어진 인삼인 여신님께는 토끼조차 강적이다.

유일한 풍요의 사도인 내가 지켜드려야지.


“두 블록을 자유로이 다니는 방법은 없을까요? 자유롭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오갈 수 있게 되면 좋을 텐데요.”

“순환의 사도가 되시는 것도 방법인데 당연히 싫으실 테고.”

“네, 싫어요.”

“블록 두 개를 점령하고 그사이에 문을 만들면 돼요. 문의 종류에 따라 기능이 다른데 어느 것도 싸지는 않아요.”


내가 있는 이 블록이 포인트 노다지이기는 한데 뭐가 이리도 포인트를 쓸 곳이 많은지.

그래도 해결책이 있다니 35N에 있는 블록을 점령해야겠다.

내 블록에서 한 칸 떨어진 곳은 35N, 9E 블록과 35N, 10E 블록.

둘 가운데 어떤 블록을 점령할지 가봐야겠다.

상황에 따라 둘 다 점령할 수도 있고.


***


오찬수는 한동안 더 돌아다니며 불사귀를 사냥했다.

상당히 늦은 시각에 신전으로 돌아온 그는 식사를 만들어서 풍요의 신에게 바치며 말했다.


“35N, 9E 블록이나 35N, 10E 블록을 점령해야 할 것 같아요. 어쩌면 둘 다 점령해야 할지도 모르겠고요. 그러니까 정찰 다녀올게요.”


그 말에 풍요의 신은 버터 감자 구이를 뚝 떨어뜨렸다.

이미 고개를 돌린 그녀의 사도는 그 모습을 목격하지 못했다.

뭐라고 하고 싶어도 오찬수에게는 <소통> 스킬이 없어서 말이 전해지지 않았다.

몸짓으로 뜻을 정하고 싶어도 오찬수는 도지와 아리에게 음식을 주느라 바빴다.


“도지랑 아리. 이거 먹고 힘내서 우리 풍요의 신님 잘 지켜.”


풍요의 신은 참으로 답답했다.

사도가 <소통> 스킬을 까고 <풍요의 약속>을 얻더니 난데없이 다른 블록을 점령하러 가겠다고 한다.


‘그거 전투용 스킬 아니야! 풍요의 축복을 보조하는 풍작 기원 스킬이라고!’


그녀의 사도가 칼 한 자루를 들고 패도를 걷겠다고 나서는 악몽.

그 악몽이 너무나도 빨리 찾아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풍요의 여신과 천재 망나니 사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화 세계관 추가. 내용은 공지에 있습니다. +2 24.05.08 294 0 -
공지 제목을 변경했습니다.(5.08) +3 24.04.30 379 0 -
공지 41화 끝에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내용은 공지에 있습니다. 24.04.20 179 0 -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 (5.07) +2 24.03.26 3,981 0 -
55 55. 새로운 노···동력은 대환영입니다. (3) NEW +13 23시간 전 1,983 129 14쪽
54 54. 새로운 노···동력은 대환영입니다. (2) +14 24.05.08 2,729 149 15쪽
53 53. 새로운 노···동력은 대환영입니다. (1) +30 24.05.07 2,989 165 18쪽
52 52. 44억짜리 스킬. +12 24.05.06 2,998 149 14쪽
51 51. 포인트백. (5) +17 24.05.05 3,175 156 18쪽
50 50. 포인트백. (4) +10 24.05.04 3,380 163 18쪽
49 49. 포인트백. (3) +17 24.05.04 3,369 145 13쪽
48 48. 포인트백. (2) +12 24.05.03 3,478 130 14쪽
47 47. 포인트백. (1) +6 24.05.02 3,551 125 16쪽
46 46. 콩 심은 데. (6) +8 24.04.30 3,541 140 15쪽
45 45. 콩 심은 데. (5) +8 24.04.29 3,629 129 15쪽
44 44. 콩 심은 데. (4) +11 24.04.28 3,748 144 16쪽
43 43. 콩 심은 데. (3) +12 24.04.27 3,876 150 14쪽
42 42. 콩 심은 데. (2) +12 24.04.27 4,017 146 13쪽
41 41. 콩 심은 데 (1) +3 24.04.26 4,268 135 17쪽
40 40. 먹지 마세요. 땅에 양보하세요. (6) +3 24.04.25 4,264 145 15쪽
39 39. 먹지 마세요. 땅에 양보하세요. (5) +6 24.04.24 4,233 156 14쪽
38 38. 먹지 마세요. 땅에 양보하세요. (4) +2 24.04.23 4,329 152 14쪽
37 37. 먹지 마세요. 땅에 양보하세요. (3) +8 24.04.22 4,466 158 14쪽
36 36. 먹지 마세요. 땅에 양보하세요. (2) +1 24.04.21 4,609 152 14쪽
35 35. 먹지 마세요. 땅에 양보하세요. (1) +4 24.04.20 4,771 158 12쪽
34 34. 왜 농부에게 토벌 의뢰를? (5) +9 24.04.19 4,764 164 15쪽
33 33. 왜 농부에게 토벌 의뢰를? (4) +4 24.04.18 4,809 158 14쪽
32 32. 왜 농부에게 토벌 의뢰를? (3) +5 24.04.17 4,874 157 16쪽
31 31. 왜 농부에게 토벌 의뢰를? (2) +9 24.04.16 4,945 171 15쪽
30 30. 왜 농부에게 토벌 의뢰를? (1) +12 24.04.15 5,220 189 14쪽
29 29. 남자에게 참 좋습니다. (4) +8 24.04.14 5,450 176 15쪽
28 28. 남자에게 참 좋습니다. (3) +4 24.04.13 5,474 182 14쪽
27 27. 남자에게 참 좋습니다. (2) +7 24.04.12 5,628 174 12쪽
26 26. 남자에게 참 좋습니다. (1) +6 24.04.11 5,758 179 12쪽
25 25. 풍요의 사도 (5) +10 24.04.10 5,802 178 15쪽
24 24. 풍요의 사도 (4) +6 24.04.08 5,683 178 14쪽
23 23. 풍요의 사도 (3) +7 24.04.07 5,797 174 13쪽
22 22. 풍요의 사도 (2) +7 24.04.06 5,890 180 13쪽
21 21. 풍요의 사도 (1) +6 24.04.05 6,012 199 14쪽
20 20. 땅 주인 (4) +8 24.04.04 6,002 193 17쪽
19 19. 땅 주인 (3) +4 24.04.03 6,011 187 15쪽
18 18. 땅 주인 (2) +6 24.04.02 6,133 191 14쪽
17 17. 땅 주인 (1) +11 24.04.01 6,281 210 14쪽
16 16. 내가 소드마스터랑 같이 사과도 먹고― (2) +5 24.03.31 6,383 195 14쪽
15 15. 내가 소드마스터랑 같이 사과도 먹고― (1) +2 24.03.30 6,491 190 15쪽
14 14. 순순히 사과를 넘기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7) +4 24.03.29 6,572 194 14쪽
13 13. 순순히 사과를 넘기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6) +3 24.03.28 6,618 199 14쪽
12 12. 순순히 사과를 넘기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5) +4 24.03.27 6,698 210 14쪽
» 11. 순순히 사과를 넘기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4) +9 24.03.26 6,811 230 17쪽
10 10. 순순히 사과를 넘기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3) +4 24.03.25 6,875 20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