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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파우 님의 서재입니다.

[조디악 쓰론] 12별자리의 전쟁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콘파우
작품등록일 :
2020.07.26 20:17
최근연재일 :
2020.11.0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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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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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3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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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2장. 싸우고, 줄서며 별자리는 자리를 찾아간다. Part C

DUMMY

<행간 1>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본 염소자리의 마술사 가율아

티아엘이 듣기로는 천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수재라고 들었으나, 자신의 눈으로 본 실상은 별로였다.

조사된 자료로 보았을 땐 아주 주의해야 할 마술사 인 것 같았으나 막상 겪고 보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진 것.

오히려 방금 전까지 싸운 게자리나, 어째서인지 더 이상 공격을 해오지 않는 궁수의 마술이 더 위협적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그렇기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소녀에게로 다가선다.

죽일 것인지.

아니면 적당히 위협하여 이 전쟁에서 기권하게 만들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


“싸울 각오조차 안된 어린애가 낄만한 곳이 아닙니다.

방금 전에 보인 한심한 실력이 진심이라면 지금이라도 염소자리의 출전자 자격은 때려치우시죠.”


그러나 들려온 답변은 예상과는 정 반대.

‘목숨을 구걸하겠지’라고 생각했던 티아엘은 오히려 왜 죽이지 않느냐 묻는 소녀의 말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것은 마술사로써의 자존심이 만들어낸 질문이 아니었다.

패배 후 살아남는 것이 치욕스러워 날 죽여라 하고 외치는 표정이라도 소녀가 지어보았다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마술사답게 최후를 맞이하도록 들고 있던 검으로 내려쳤겠지만,

소녀가 지어보이는 표정은 순수한 궁금증.

마술사이니 당연히 자신을 죽일거라 생각했으나 그러지 않는 눈앞의 마술사가 하는 생각이 궁금해서 보이는 표정.

그리고 어떠한 답변을 간절히 기다리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 답변이 무엇인지 예상조차 안 되는 상황.

결국 티아엘도 이성을 잠시 내려 놓고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 하기로 한다.

어차피 생각해봤자 이 소녀의 의도는 파악이 안될 것 같으니까.


“저희 유스티 가문은 정의를 관장하는 처녀의 좌 가문.

정의롭지 못한 것은 사양합니다.

싸울 의사조차 보이지 않는 상대를 죽이는건 저희 가문의 수치.”


“역시······ 12성좌 전쟁 참여자이시군요.

그러나 그렇다면 더더욱 절 살리시면 안되지 않나요?

12성좌 전쟁은······ 살육전이라고······”


“그건 반만 알고 있는 겁니다.

정상의 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마술사들의 싸움.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의지를 꺾는 유일한 방법이 살육이여서 그럴 뿐.

어느 마술사도 이렇게 싸움 자체를 싫어하면서 12성좌 전쟁에 억지로 참여한 마술사가 있으리라곤 생각 안 하죠.”


“그 말은 혹시?”


“네. 12성좌 전쟁에 대한 규정은 어디까지나 다른 가문의 마술사들이 전쟁을 수행하지 않는 상태로 만드는 것.

그 어디에도 무조건 죽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죽기 전에 정상의 좌 자리를 포기한 마술사가 없어서 전부 죽어왔을 뿐.

그런 의미에서 당신은 이미 죽일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욕심 없잖아요? 정상의 좌 자리.”


고개를 끄덕이는 소녀를 바라보며 한숨 돌리는 그녀.

티아엘 또한 살육전 형태로 펼쳐지던 전쟁의 양상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첫 탈락자를 유혈사태 없이 만들어냈다는 점이 꽤나 마음에 들었던 듯.

······

······

그러나 이 소녀를 이해하는 것은 자신의 평소 사고방식으로는 불가능 한 듯 싶다.

또 다시 예측을 벗어나는 소리를 하는 소녀.


“그게 무슨 말이야?

전쟁을 포기 하지 않아?

욕심도 없다면서 어째서 그러는거지?”


당황한 나머지 평상시의 공손한 말투조차 잊어버린 티아엘


“언니는 착한 마술사로 보여서요. 돕고 싶어요.”


“어···.언니? 아 그래 언니지~ 언니고 말고~ 하하하~ ······. 아니······ 그래.

내가 언니긴 한데, 나 지금 웃는 거 결코 기분 좋아서 그런 건 아니고.

그래 언니기는 한데. 어 그니까. 난 말이야.

언니로써 불쌍한 아이를 돕는다랄까?

아니 돕긴 뭘 도와?

여긴 위험해 도망치라고.

나 누구에게 말하는거지?”


티아엘에게 더 이상 냉철함은 남아있지 않았다.

횡설수설하는 티아엘의 상태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율아는 계속해서 말한다.


“언니와 함께라면 왠지 이 싸움을 평화롭게 끝낼 수 있을 거 같아요.

설사 누군가와는 살육전을 펼치게 되더라도 최소한 그 아이만큼은 지킬 수 있을지도······”


“그 아이? 혹시 저거?”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가리키며 이야기 하는 티아엘.

물론 상대가 보이진 않는다.

그저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보고 저 어디쯤이라 추정만 할 뿐.

그리고 확신에 차서 이야기 한다.

눈앞의 이 착한 소녀는 필시 저 궁수의 좌의 꼬득임에 넘어간 불쌍한 아이일 것이라 확신하고 말이다.


“솔직히 말해서, 방금전의 상황은 말이지······ 음······

그래 그거야.

제대로 된 마술사라면 너를 미끼로 삼아 접근하는 마술사를 노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바람직하단다.

그러니까 저 아이에 대한 경계를 풀어선 안돼.”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지금 상황이 말이 안되지 않아요?

경계를 풀고 있는 우리에게 더 이상 화살이 안 날아오잖아요.”


“······ 아 그건 내가 경계를 안풀고 있어서 그래. 난 지금도 아~~~주 열심히 날아올지도 모르는 화살에 대비 중이란다~”


“진짜요?”


“응~”


매우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다고 말하는 티아엘이지만 사실 무척 당황 중이다.

잠시 냉철함을 잊고 주변을 경계를 행위 따윈 전혀 안하고 있었으니까.

소녀의 말대로 궁수의 공격의사가 확실했다면 지금 자신도 분명히 당했을 것이다.”


“마술이니 정상의 좌니 그딴 건 알고 싶지 않아요.

그러나 지태가 다른 마술사들이랑 다르다는 건 알아요.

지태는 착하거든요.”


“혹시 친구니?’


“네~”


“그러보고니 이곳에 오기전 봤던 출전자 정보를 보면 너랑 그 아이는 동갑이구나.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해도 이상할 건 없지.”


티아엘은 생각한다.

최소한 이 아이 주변에 있다면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화살의 위협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는 것 아닐까 하고.


궁수의 의도가 완벽히 파악이 안된 지금.

이 소녀의 말처럼 궁수를 온전히 믿는 것은 어렵겠지만, 최소한 이 소녀만큼은 믿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티아엘 이었다.

일단 눈 앞의 소녀의 눈에서 적의가 없음은 확실했으니까.


“한 가지만 묻도록 하죠.”


“갑자기 왜 존댓말을······”


“저 원래 말투 이런데요?”


“그런데 아까까진 친한 동생 대하듯이······ 그냥 편하게 하세요 언니.”


“그니까 언니가 아니라······ 언니지 언니~ 그래 언니~

······ 가 아니라 우리 아직 적이야.

물론 내가 언니는 맞긴 한데.”


“제발 상황을 하나로 통일해주세요.”


“아 몰라!!!

염소 너 분명 이렇게 말했지?

날 돕겠다고.”


“네.”


“좋아. 그럼 한번 해보자.

염소 너 왠지 괜찮아보이니까. 나도 함께 해 주도록 하지.”


“네~ 그리고 그냥 율아라고 편하게 불러주세요.”


그렇게 두 가문의 공동전선이 급작스레 구축되게 되었다.


“어 그런데 저기······ 혹시 머무르실 곳 있으신가요?”


“왜 그러니? 율아야.”


“그게 제가 집에서 쫓겨나서······”


동시에 염소자리 소녀의 묵을 곳도 해결······ 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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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2>


이 나라의 속담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그 말을 응용해보면 사자를 잡으려거든 사자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속담도 성립하겠지.

그리하여 부상당한 사자를 잡으려 사자굴 앞에 도착한 쌍둥이의 좌 가르였지만 쳐들어갈 엄두가 쉽게 나지는 않았다.


“리오 녀석 별의 별 방어용 결계를 성 주변에 빙빙 둘러놨구먼.”


황제답게 성에서 살겠단 굳은 의지가 있는 사자의 좌.

결국 전쟁의 주무대 만월시 인근 숲에 자신의 거처를 마술로 만들어버린 것.

물론 쌍둥이 좌의 실력이라면 작정하면 이 결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사자의 좌 가문이 쌓아올린 마술의 격이 느껴지는 강력한 결계들로 둘러쌓인 그 성벽을 넘어갈 자신은 있다.

허나 그랬다간 자신의 몸도 성치는 못할 것 같아 머뭇거린다.

사자의 좌가 부상을 입은 것을 기회 삼으려 하였으나 본인도 다치면 그것은 기회가 아니게 되니까.


“아······ 지태 녀석이 이 아주머니를 위해 기껏 만들어준 기회인데, 눈앞에서 먹이를 놓쳐버리다니.

반성해야겠는데?”


그 순간 마음 속에서 부글부글 끌어오르는 분노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가르 니 녀석이 괜한 트집잡아서 이렇게 된거잖아!!!!!!』


자신의 또 다른 인격 네르.

그녀는 사자의 좌가 궁수의 좌 공격에 부상을 입고 퇴각하자마자 추격하여 숨통을 끊으려 하였다.

그러나 당시 육체의 주도권은 가르가 가지고 있던 터라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터.

부정을 관장하는 가르 입장에선 지금이 기회라며 공세를 취해야 한다 주장하는 네르의 의견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네르는 가르와 달리 긍정을 관장하는 인격이니까.

같은 몸이지만 서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두 인격인 것이다.


“어쨌든 퇴각이야. 이 결계는 못 넘어.”


『넘을 수 있어!!!』


“넘으면 뭐해 우리도 다칠거라고, 다시 말하지만 내 몸은 니 몸이기도 하다?”


『상관 없다고! 가면 이긴다니까!!! 야 그럴거면 당장 인격 체인지 해!』


“시끄러워 이 긍정덩어리야···”


『긍정이 나쁜거냐? 이 부정덩어리야아아!!!』


같은 시각.

성 안에서는 그 모습을 사자의 좌가 바라보고 있다.

쳐들어오지 않는 것을 보아 현재 인격 상태가 가르인 것으로 판단하고 한숨을 돌린다.


“네르 녀석이면 그냥 들이닥쳤을텐데, 가르여서 다행이군.”


방어용 차단 결계 30 겹. 그리고 겹 사이에 넣어둔 공격용 결계까지 포함하면 총 결계의 수만 50겹이 넘어가는 방대한 양.

평범한 마술사라면 대량의 결계가 소비하는 마력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져 내릴만한 대 결계다.

그 뿐만이 아니라 결계 주변에 뿌려둔 온갖 악령들까지.

제 정신이면 들어 올 수 있을 리 없는 방어태세인 것이다.


“하지만 당주님. 방심하셔선 안 됩니다. 아무리 가르라 하여도 무조건 전투를 피하기만 하는 건 아니니까요.”


“알고 있네. 실제 전투력도 네르보단 가르 인격일 때 더 높고 말이야.

만약 싸워야 한다면 차라리 네르 쪽이 났지.”


마술이란 마를 다루는 기술

마라는 것의 원천은 인간의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시기, 질투, 욕심, 살의 등 갖가지 부정적인 감정의 에너지가 마이니만큼

그 마를 다루는 기술자 또한 부정적인 성향일 때 그 시너지 효과는 더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마술에 더 적합한 인격은 긍정의 네르보다는 부정의 가르.


“집사. 이 상처 치유까지는 얼마나 걸리지?”


곁에서 자신의 상처를 치료중인 정장차림의 남성에게 진행상황을 묻는 사자의 좌 리오.

그러나 들려오는 대답은 그닥 달갑지 않았다.


“앞으로 2일정도는 더 받으셔야 할 겁니다. 리오 님”


“쳇······ 궁수의 좌 꼬맹이 별거 아니라 생각했었는데, 내게 이런 상처를 입힐 줄이야.”


“그 뿐만이겠습니까? 양자리의 그 마술이 그렇게 응용되는 건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뭐 여러가지로 재밌게 된 건 사실이지. 천칭과 쌍둥이만 어찌하면 거저 먹을거라 생각했던 이번 전쟁. 의외로 불타오르잖아?”


그저 말만 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지던 따분한 삶을 살아온 남자에게 싸울 대상이 이토록 많은 일은 없었다.

그 사실에 분노하기보단 오히려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사자의 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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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3>

이 도시에서 가장 높은 빌딩.

적갈색의 머리가락을 흩날리며 한 남성이 옥상에 착지한다.


“위치계산이 잘못됐나? 아니면 도망친건가?”


황소의 좌 아데스 가문을 대표하여 나온 마술사 타우라.

그는 첫 날부터 치뤄진 3번의 전투를 모두 관전한 후 자신의 첫번째 사냥감을 골랐다.

그것은 방금 전까지 여기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궁수의 좌.


정상의 좌였던 전임 궁수의 좌 사망 후, 급하게 이어받은 당주의 자리.

그 소년의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고 있었다.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된 제 1전.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는 염소자리의 소녀조차 처리 못하는 모습에 실망.

그러나 2전부터는 완전 딴 사람이 되었다.

자신의 감시망을 뚫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것.

그러더니 그 사자의 좌에게 한방 먹여버렸다.

적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 몸을 숨긴 채 전황을 관망하며 기회가 되면 원거리 저격 마술.

그야말로 궁수의 좌가 펼쳐야 하는 최적의 전투 상황 아닌가?

그 소년은 자신이 싸워야 할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펼쳐진 제 3전,

그제서야 왜 1전에서 소녀를 풀어주었는지 알게 되었다.

어차피 위협이 되지 않을 약자라고 판단이 섰기에 애써 힘쓰지 않았던 것.

살려준 덕에 게자리의 마술사를 끌어들일 미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고작 18세 밖에 안 되는 어린 당주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마술사다운 모습을 보여준 그 소년을 치하하는 뜻으로 가장 먼저 죽이기로 작정한 황소자리의 마술사.

그리하여 두 공격의 경로를 이용하여 위치를 추정해보았다.

화살이 맞추려 하였던 대상을 기준으로 날아온 궤적의 연장선을 그린다.

그렇게 서로 다른 장소에서 발견된 화살이 그려낸 두 선분.

그것의 교차점에 소년이 있으리라 생각하였으나 궁수의 좌 소년은 보이질 않는다.

자신의 계산이 틀렸거나 도망갔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하는 와중에, 도망갔다는 쪽으로 생각을 굳힌다.

왜냐하면 같은 오답을 낼 마술사가 동시에 같은 장소에 나타나지는 않을 테니까.


“이게 누구신가요~ 황소자리의 출전자이신 타우라 아데스 씨 잖아요~”


방정맞게 떠드는 연분홍 머리의 여성은 물고기자리의 마술사 피스케.

그 옆에는 물병자리의 마술사인 엔케이가 함께한다.

지금 싸울 경우 2 대 1의 싸움.

수적으로 불리한 타우라의 입장에서는 꽤나 힘들어질 수도 있다.

특히나 자신의 가문 마술인 하늘의 황소를 당장은 꺼낼 형편도 안되니까.

무턱대고 싸우기 보단 조용히 말로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 판단한 황소자리의 마술사 또한 반갑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십니까. 두 분께서는 각각 물고기와 물병이신 것 같군요. 듣던대로 금술 좋은 부부이신 가봅니다.”


그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분홍머리의 여성이 반갑게 맞장구 친다.

물론 옆에 있는 남편 엔케이는 그런 아내를 막으며 분위기를 다시금 무겁게 만든다.


“실례했습니다. 저희 아내가 워낙 친화력이 좋아서 말이죠.

서로 죽여야 할 사이끼리 갑자기 반갑게 굴어 당황하셨을 듯 한데, 더는 그러지 않을 테니 부담갖지 마시길.”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말하는게 더 부담이여서 말이죠. 2 대 1 싸움이라고요? 우아하지 못하단 말이죠..”


“싸움에서 우아함을 찾다니 꽤나 낭만적이신 분이군요. 그런 낭만은 전쟁에서 딱히 필요없는 요소이긴 합니다만······”


“하지만 자기야~ 낭만 좋잖아~ 나도 우아해 보고 싶어~~~”


“여보, 우선 입부터 우아해지는 게 어때? 지금 너무 방정맞아.”


“힝······”


“저기, 부부끼리 대화 중일 때 끼어들어서 죄송합니다만 한 가지만 묻죠.

지금 이 곳에 오신 목적이 저와 같을 듯 한데, 혹시 궁수의 좌 입니까?”


그 말에 부부는 끄덕인다.

더불어 이곳을 장소로 추정한 이유도 황소의 좌와 동일.

그렇다면 이 부부도 자신과 싸우러 온 것은 아닐터. 대화의 여지는 있었다.


“같은 먹이를 노렸다가 함께 놓친 정도 있는데, 오늘은 그냥 헤어지심이 어떠하신지요?”


“정?”


“네. ‘정’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 나라에서 통용되는 감정적인 요소 같습니다.

이왕 해외 여행 온 거 한국의 정이라는 것도 체험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여보~ 나도 문화 체험 해보고 싶어~”


“정이 뭔 줄 알고?”


“몰라~ 그냥 느껴보자고~”


오늘 하루의 휴전을 제의 하는 황소자리 타우라의 제안을 아내 쪽인 피스케가 별 생각없이 긍정해주고 있다. 덕분에 이야기는 타우라의 뜻대로 진행되는 중.


“일단 저희는 전력을 알지 못하는 상대와 함부로 싸우지 않는 주의라서 말이죠.

당신 가문의 마술 하늘의 황소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는 하였으나, 현실로 직접 보는 데이터와는 또 다른 것이니, 이왕이면 저희도 확인 된 이후에 전략을 세워 싸우고 싶네요.”


“맞아 맞아~ 오늘 펼쳐진 3번의 전투에서 나랑 자기는 그쪽 데이터는 아직 획득 못 했다구~ 그치 ~”


“여보. 우아해 보이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힝······”


그 모습을 보며 안심하는 황소자리의 마술사.

상대가 신중한 성격이라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싸우면 무조건 진다라고 생각까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이긴다고 확신까지 서지는 않는 상태.

타우라 본인 또한 자신의 비장의 무기인 하늘의 황소 소환준비가 덜 된 지금 상태에서는 이들과의 싸움을 그닥 바라지는 않았던 터였다.

그렇기에 하루 간의 휴전 제의를 받아주는 상대에게 나름 고마움도 느낀다.

그런 마음을 담아 칭찬하고 뒤로 물러나는 황소자리의 마술사.


“마음에 들었습니다. 남편 분께서 추구하시는 싸움의 형태가 꽤나 품위 있으시네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 입니다.”


“우아~ 우리 자기 칭찬 받았어~”


“우리도 그만 돌아가자. 오늘 관전한 전투 데이터 들어가서 분석해야 하니까.”


“음···. 알았어~”


그렇게 전쟁 첫날의 제 4전이 될뻔한 황소자리와 물병/물고기자리의 만남은 아무런 마찰 없이 끝나게 되었다.

먼저 돌아가는 부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타우라.


“마술사 부부도 갔고, 쫓던 궁수도 사라졌고,

하······ 그러면 하던 일이나 계속해볼까? 황소 소환을 위해선 아직도 더 필요하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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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4장. 황소사냥 Part D 20.11.01 16 0 12쪽
14 4장. 황소사냥 Part C 20.10.25 17 0 14쪽
13 4장. 황소사냥 Part B 20.10.18 19 0 14쪽
12 4장. 황소사냥 Part A 20.10.11 17 1 15쪽
11 3장. 사역마들과의 전투 Part D 20.10.04 24 0 12쪽
10 3장. 사역마들과의 전투 Part C 20.09.27 13 0 13쪽
9 3장. 사역마들과의 전투 Part B 20.09.20 20 0 14쪽
8 3장. 사역마들과의 전투 Part A 20.09.13 19 0 12쪽
7 2장. 싸우고, 줄서며 별자리는 자리를 찾아간다. Part D 20.09.06 20 0 14쪽
» 2장. 싸우고, 줄서며 별자리는 자리를 찾아간다. Part C 20.08.30 22 0 18쪽
5 2장. 싸우고, 줄서며 별자리는 자리를 찾아간다. Part B +1 20.08.23 45 1 14쪽
4 2장. 싸우고, 줄서며 별자리는 자리를 찾아간다. Part A +1 20.08.16 40 1 19쪽
3 1장. 12성 좌 전쟁의 개막 Part C +1 20.08.09 47 1 17쪽
2 1장. 12성 좌 전쟁의 개막 Part B +1 20.08.02 45 1 20쪽
1 1장. 12성 좌 전쟁의 개막 Part A +1 20.07.26 102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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