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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너무나도 빠르게

3류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31번지
작품등록일 :
2018.01.18 21:39
최근연재일 :
2020.01.11 22:02
연재수 :
1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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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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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글자수 :
600,306

작성
19.12.2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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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강림(3)

DUMMY

오후 4시 30분.

주수한과의 미적지근한 오후업무가 끝나고, 체력단련의 시간이 찾아왔다.

늘상 지하에만 있는 이들이기에 몸을 쉬어서는 안 된다.

집행 2중대 인원들은 업무시간의 끝을 알리는 노랫소리와 함께, 각자의 체력단련을 위해 뿔뿔이 흩어졌다.


"자 그럼 모두들 오늘도 수고했고, 내일 또 봅시다~!"

""수고하셨습니다~""


요컨데 퇴근 시간이라는 것이다.

지상의 주택에서 거주하는 간부들은 시간에 맞춰 칼같이 퇴근하거나, 사무실에 남아 잔업을 한다.

일부 의욕넘치는 간부들은 체력단련 시간까지 남아 팀원들과 함께 운동을 시작한다.

이 모든것은 간부들의 재량. 최대한의 의무와 최소한의 자유를 보장받는 이들에게는 이런 선택지를 부여받는 것이리라.


"안녕하세요~ 혹시 박하나 있나요?"

"어라? 이수원 선배님?"

"하나야! 오랜만이야~"


요근래 매일마다 일에 치여사는 김명한을 제외한 팀원들은 제각각 체력단련 및 훈련에 참가하러 자리를 떠났다.

물론 이중에는 귀찮다며 슬그머니 빠져버리는 이들도 있었지만(유명승과 김명화), 그렇더라도 이들을 탓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이수원이 무얼 해야하나 머뭇거리던 하나를 향해 다가왔다.


"지금부터 체력단련 시간인건 들었지? 그래서 괜찮다면 너와 함께 운동하고 싶은데.. 어때?"

"그게.. 저는..."


물론 운동이라던가 체력단련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였다.

하지만 하나는 대답을 머뭇거리며, 옆자리의 주수한을 힐긋 바라보았다.

체력단련, 주수한과 함께 하고 싶었는데.

그러나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수한은 싱글벙글 웃으며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왜 그러니 하나야?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어?"

"그.. 아무래도 '주수한 선배님'이 제 사수이기도 하다보니 그..."


그러니깐 그와 함께 체력단련하고 싶어요. 왜 여기까지 찾아오신 건가요? 애초에 이수원 선배님은 3팀이잖아요. 그럼 그쪽 팀원들과 함께 운동하면 되지 왜 하필이면-

하고싶은 말이 많았지만, 입이 근질근질 했지만, 소극적인 성격의 하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여러가지 마음이 복잡하게 얽히며 모든 순간의 선택을 방해할 뿐.

그리고 그런 그녀의 고민을 눈치챘는지, 이수원은 시원털털하게 웃으며 하나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하나도 참. 하고픈 말이 있다면 참지 않아도 괜찮다고? 야, 주수한!"

"네?!"

"너 지금 운동 갈꺼야?"

"아, 아뇨. 지금부터 들릴곳이 있어서 안갈것 같아요."

"됐지, 하나야?"

"아...."


그야말로 깔끔한 해결!

기합 한번에 상황을 정리해버린 이수원은 하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어보였다.

주수한과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이렇게 이수원이 직접 나서 해결해준다면 더이상 머뭇거릴 것도 없다.


"네! 물론이죠!"

"그럼 가자고~ 모두가 기다리고 있으니깐 말이지!"

"예-이!"


늘상 지하에만 쳐박혀 있으면 몸이 약해질 테니깐(살도 찌고).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꼽씹으며, 하나는 해맑은 웃음과 함께 단련실로 향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뒤에서 바라보며 엄마미소를 짓던 이수원은-

그녀가 사무실을 떠난 즉시 살벌하게 주수원을 노려보았다.


"너.. 설마하는데 하나를 노리고 있는건 아니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는데요? 아하하~ 선배님도 참-"

"크윽!"


어물쩡 넘어가려 하지 마!

무엇이 그녀의 감정을 격하게 만들었는지, 이수원은 격앙된 목소리를 한껏 내뱉으며 그의 멱살을 잡아올렸다.


"이봐! 내 앞에서 무슨 짓거리야!"

"젠장..!"


다행인지, 잔업 때문에 남아있던 김명한의 제지로 주먹다툼은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나도 분하다는 듯, 멱살을 풀은 이수원은 눈망울을 그렁그렁하며 주수한을 노려보았다.

갑자기 들이닥치고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녀의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는 그 또한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리라.


"치잇!"

"나 원 참. 갑자기 들어와서는 무슨 짓거린지.. 수한아, 괜찮냐?"

"네.. 물론이죠..."


짧은 해프닝에 불과할 뿐이다. 주수한은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울분을 삭히며 사무실을 나가는 이수원을 멍하니 바라보며, 주수한은 김명한의 진심어린 조언에 건성으로 대답하였다.


"아무 문제 없고말고요.."


무엇이 그녀를 화나게 만들었는지. 왜 그는 그녀들에게 미움을 사는지. 그는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주수한으로써는 아무래도 영문모를 노릇이였던 것이였다.



----------------------------



억압된 개인. 쌓여가는 갈등. 구원에 대한 갈망.

운명적인 능력의 탄생. 강림. 이를 통한 개인의 완벽한 구원.

그리고 역시나 그 다음을 생각하자면, 위기의 등장이겠지.


-통행금지인 이 공사판 한가운데서 서류더미를 들고가다 나랑 부딪힌다는 말이지.


자신을 음해하려는 세력을 당연시한다면, 적의 등장따위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법이다.

<나의> 주의를 끌기 위해 차려입은 오피스룩은 고맙지만-

네년의 꼼수는 여기까지다.


"감히 날 음해하려 들어!"

"꺄아아아아악!"


뿌지직!

천장이 없어 들어올리지 못한다면, 역으로 내려찍으면 될 터.

방심하고 있던 여성은 무어라 저항할 틈도 없이 그대로 바닥에 무릎꿇고 말았다.

거칠게 다뤄진 그녀의 두 무릎이 기분나쁜 소리와 함께 부서지며, 여자는 극심한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가학적 모습에 흥분한 남성은, 기분나쁜 미소와 함께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래.. 그런 거라고. 감히 내게 저항하려 하니 그런 꼴을 당하는거다. 이제 어디 한번-"

"빈틈!"

"어어어?!"


무력화된 여성을 겁탈하고자 그 더러운 손을 뻗은 순간.

기회를 포착한 여성은 침착하게 남성의 손을 붙들고 능력을 발현하였다!


"이- 이게 무-슨-"

"제압조! 어서 빨리 제압을!"

"네녀석, 감히 우리 화담님을 다치게 했겠다!"

"빨리 포박해! 너희 둘은 화담님을 모시고 이탈해라!"

"결계준비 완료!"


혀가 굳어지기 시작한다. 아니, 혀 뿐만이 아닌 온 몸이 굳어가고 있었다.

당황한 남자는 굳어가는 눈동자를 돌려 사방으로 다가오는 적들을 바라보았다.

여자와 마찬가지로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 수갑을 들고, 포박줄을 들고, 이상한 초록빛 보석을 들고 달려오는 사람들.


절체절명의 순간이요, 위기의 순간이다.

평범한 범죄자였다면 이들의 규모에 압도당해 그대로 붙잡혔겠지.

그러나 그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겁먹지 않는다. 당황하지 않는다.

모든것은 하나의 시련일 뿐. 완벽한 자신의 강림을 위해 준비된 가짜일테니깐!


"모-..ㄷㅜ--"

"설마..! 조심해!"

"어, 어어어?!"


까드드드득!

불길한 굉음과 함께, 지면이 흔들리며 하늘이 흔들린다.

완전히 굳어버린 채 눈하나 깜빡이지 않는 그 이지만, 그의 능력은 온건히 그리고 착실히 발현되고 있었다.

아니, 더욱 더 완벽하게 피어났다.


"모두-"

"끄아아악!"

"화담님! 괜찮으-?!!"

"살려-"


엄청난 중력의 압박으로, 무릎꿇던 집행 3중대 인원들이 신음소리와 함께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나마 떨어져있던 박화담과 부하팀원 한명만이 겨우 무릎을 꿇은 채 이성을 유지할 뿐, 남자의 능력에 중대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아수라장의 가운데에서. 홀로 우뚝 선 채 뭉개져가는 이들을 바라보며 심취한 남자가 박화담을 붙잡으며 크게 소리질렀다.


"모두 경배하라, 마침내 강림한 너희들의 구원자에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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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 @30. 파견(2) 20.01.09 36 0 8쪽
179 @29. 파견(1) 20.01.06 24 0 8쪽
178 @28. 임무 완료 20.01.04 23 0 7쪽
177 @27. 투입 20.01.03 31 0 8쪽
176 @26. 백업 19.12.29 28 0 7쪽
175 @25. 출동(2) 19.12.28 27 0 7쪽
174 @24. 출동(1) 19.12.27 34 0 7쪽
» @23. 강림(3) 19.12.26 32 0 8쪽
172 SP. 우는 아이에게도 선물을 19.12.24 33 0 11쪽
171 @22. 강림(2) 19.12.23 31 0 8쪽
170 @21. 강림(1) 19.12.20 33 0 8쪽
169 @20. 조우(2) 19.12.19 36 0 8쪽
168 [보안] 과거마법기록 (세번째 조각) 19.12.15 22 0 5쪽
167 [보안] 과거마법기록 (두번째 조각) 19.12.14 23 0 6쪽
166 [보안] 과거마법기록 (첫번째 조각) 19.12.13 24 0 6쪽
165 @19. 조우(1) 19.12.12 30 0 8쪽
164 @18. 조율(3) 19.12.08 36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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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16. 조율(1) 19.12.06 25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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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84.198561. 대가代價 19.11.30 38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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