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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너무나도 빠르게

3류 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31번지
작품등록일 :
2018.01.18 21:39
최근연재일 :
2020.01.11 22:02
연재수 :
182 회
조회수 :
42,404
추천수 :
196
글자수 :
600,306

작성
19.12.1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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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9. 조우(1)

DUMMY

화려한 대리석 바닥과 웅장한 샹들리에를 가진 지하상가는 하나의 생각보다 넓고 굉장했다.

이곳의 모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일까, 유명 음식 체인점은 물론 명품 숍까지 다양한 매장이 입점하고 있었다.


"역시 맥도날드는 없는곳이 없네요. 저기에는 서점도 있고.. 엥? 샤넬도 있네요???"

"뭐, 없는게 없다라는 컨셉이니깐. 다만 대다수의 매점들은 주말에만 열어. 우리 자체 인력으로 돌아가거든."

"아..."


결국은 보안 유지라는 건가.

매장 관리라던가 유통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알 수는 없었지만, 이들의 활기찬 모습을 본 하나는 한가지 확신할 수 있었다.

이곳 지하는 오직 능력자들을 위한, 능력자들에 의한-그야말로 하나의 소규모 사회이리라.


"맞다. 그나저나 계속 말하는걸 잊고 있었네."


그렇게 정처없이 아이쇼핑을 이어가던 중.

아차 싶었다는 듯, 박해수가 갑작스레 하나의 어깨를 붙잡고 한가지 제안을 건네었다.


"원래 신입한테는 이곳에서 한가지를 선물삼아 사주는게 전통이거든."

"그렇다면..?"

"오늘은 내가 쏜다!"


그렇게 이어지는 박해수의 폭탄 발언!

방금까지 녹여버리겠다 협박한 그녀가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호쾌한 그녀의 선언에, 하나는 세상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역시! 믿음은 배신하지 않는다니깐!

무얼 사줄지 정해놓은 듯 성큼성큼 발걸음을 이어가는 그녀의 뒤를 종종걸음으로 뒤쫓으며, 하나는 행복한 상상에 빠져들었다.


"왜? 또 무슨 상상을 하는거야?"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아무리 박해수가 툴툴거려도, 그 선언을 한 지금만큼은 뭐든지 다 좋은 하나였다.

그녀라면 선물로 무얼 사줄까?

고급 브랜드의 의류? 화장품? 신발?

아니면.. 보석(이건 좀 과하지 않았나 생각되지만서도)?


'아 정말~ 받았을 땐 뭐라고 답해줘야 할까? 막 안겨들고 그래야 되려나~?'


그러나 하나가 행복한 상상에 빠져있는 사이, 박해수는 거침없이 명품 브랜드들 사이를 관통하여 지나쳤다.

그녀는 전혀 멈출기세가 없다는 듯, 오히려 더욱 발걸음을 서둘렀다.

결국 하나가 불길함을 감지했을 때엔 이들로부터 한참 멀어진 뒤.

이미 박해수는 지하상가를 돌고 돌아 완전히 익숙한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으며, 결국 둘이 발걸음을 멈췄을 때엔-


"아하하...?"

"뭘 그렇게 서있어? 빨리 들어가자고."


정말이지 볼품없는, 초라한 잡화점에 도착해버린 것이였다.



----------------------------



차라리 직설적으로 무엇을 원한다라고 말할껄 그랬을까?

싱글벙글 콧노래를 부르며 물건들을 골라담는 박해수를 보며, 하나는 남몰래 한숨쉬었다.

그도 그럴것이 이곳은 비루한 잡화상점.


<한국내부안전국 군장점> 이라 적힌 초라한 상점에는 수많은 물건들이 난잡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물론 훈련이나 생활에 도움되는 갖가지 상품들을 진열해 놨다지만, 처음 들어온 신입에게 선물할만한 상품이라 할것은 없었다.


"훈련이나 실전에서는 다칠일이 많거든. 보급으로 나오는 보호구보단 여기껄 쓰는게 좋아."

"그렇군요.. 아, 그건 무릎 보호대 맞죠?"

"정답이야. 이제부터 필요한 용품들은 이것저것 다 사줄테니 걱정마라고☆"

"네;;"


물론 필요하긴 필요할 것 같은데-

뭐랄까 설명할 수 없는 찜찜함이 하나의 몸을 싸고돌았다.

하지만 지금와서 '이건 제가살테니 선배님은 좀 더 비싼것들을 사주세요' 라고 말할수는 없지 않는가?

게다가 저렇게 천진무구한 표정을 지으며 물건을 골라담는다면 항복이다, 항복.


"손목 보호대는 이거면 적당하고.. 아 맞다, 코트!"

"코트요?"

"작전에 투입되는 날씨는 언제나 뒤죽박죽이거든. 한 여름인데 영하의 추위와 싸우는 경우도 많아."

"네? 그런게 무슨.. 아."


그리고보니 능력자들을 상대한댔지.

불을 다루는 하나가 있으니, 얼음이나 서리를 다루는 능력자 또한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하나는 자연스래 박해수가 건넨 코트를 받아들었다.


우중충한 남색의,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긴 코트.

박해수의 안목이 맞았는지, 코트는 하나의 몸에 딱 맞았다.

코트의 내,외부에는 아무래도 전투를 대비했는지 많은 주머니와 걸쇠가 달려 있었다.


"원래 요 안쪽에는 우리가 개발한 방탄소재를 끼워넣거든? 근데 오늘은 늦게와서 그런지 다 팔렸더라. 다음번에 여기 오거든 사라."

"방탄소재라면, 저희도 막 총쏘고 그러는 건가요?"

"그건."


당연하다는 듯 답해주려던 박해수는 그러나 멈칫하였다.

무엇을 생각하였던 것일까, 잠깐동안 고민하던 그녀는 이내 하나를 안심시키려는 듯 시큰둥하게 대답하였다.


"거의 그럴일 없을거야. 있더라도 넌 쏠일 없을테니 안심하고."

"그래도 총 한번 만져보는것도 재미는 있-"

"그럼 이제 한번 둘러보면서 골라볼래? 네 맘에 드는 물건있으면 가져와. 사줄게."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더이상 총에관한 언급은 피하려는 듯, 박해수가 또다시 폭탄발언을 하며 하나의 관심을 돌려버렸다.

너무나도 피곤한 하루다.

수많은 전장을 고비를 넘겨온 그녀이지만, 초롱초롱 순수한 눈빛으로 선반대를 향해 달려가는 신병 앞에서는 너무나도 무력하다.

그렇기에 그녀는 가만히 의자에 주저앉아 멍하니 저 어두컴컴한 회색빛 천장만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지나 언니, 나는...."



"어라? 당신은?"

"안녕하세요.. 선배님?"


무엇이든 하주겠다는 박해수의 말에 혹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하나는 처음보는 신기한 물건들에 빠져들었다.

이 허름한 잡화점에는 능력자들을 위한, 능력자들의 수요에 맞춘 실용적인 상품들이 한가득이였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전기 능력자를 위한 정전기 방지 크림이라던가.

그렇게 다양한 상품들을 훑어보던 하나는, 한 여자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다.


"후훗, 선배님이라니. 꽤나 힘든 사수에게 배정받았나 보군요?"

"그분이 사수는 아니지만, 힘든건.. 맞아요ㅠㅠ"


처음 그녀를 맞이하였던 수사관, 안희연이였다.

고운 긴머리를 가지런히 정리하였던 이전의 세련된 샐러리맨의 모습과는 달리, 완전 프리한 후드티를 대충 눌러쓴 그녀에게서 이전의 모습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았다.


"저런. 고생이 많군요."

"네..."


그녀는 푸근한 엄마미소를 지으며, 울상인 하나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여 주었다.

이미 다 알고있다는 눈짓일까? 신병들은 으레 다 그렇다는 듯 안희연은 하나를 위로해 주었다.


"그리고보니 이렇게 하루만에 다시 만나기도 쉽지 않을텐데 말이죠. 어때요? 이곳에 대한감상을 들려줄 수 있나요?"

"여긴.. 좋아요. 다들 좋으신 분들이고, 배려심도 좋고...."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은 법이죠. 안 그런가요?"

"그건;;"

"그러니 제게 다 말해줘요. 말하자면 상담, 같은 거니깐요."


안희연은 정말이지 부드럽게, 따스하게 하나의 곁을 파고들었다.

방금 만난 상황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둘의 사이는 가까워졌다.

그리고 그 품에서, 하나는 자신이 하루동안 겪었던 일을 말하고자 하였다.


'물론 심각한 부조리는 없었지만... 조금은 과장해도, 괜찮지 않을까?'


구체적인 에로사항은 딱히 없었다.

독특한 사람은 있지만, 나쁜 사람은 없었으니깐.

그러나 신병 하나는 입이 근질근질했다.

전혀 다른 부서의, 인자하고 온화한 그녀에게 무언가 한탄하고만 싶었다.

뭐랄까.. 엄마한테 안기는 기분이랄까-


"저, 그러면 하나 말씀 드리고픈게 있는데요..."

"그만."


찌잉-

그리고 그 순간, 박해수의 도도한 걸음걸이와 함께 안희연의 상담시간은 중단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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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28. 임무 완료 20.01.04 23 0 7쪽
177 @27. 투입 20.01.03 31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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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25. 출동(2) 19.12.28 27 0 7쪽
174 @24. 출동(1) 19.12.27 34 0 7쪽
173 @23. 강림(3) 19.12.26 31 0 8쪽
172 SP. 우는 아이에게도 선물을 19.12.24 33 0 11쪽
171 @22. 강림(2) 19.12.23 31 0 8쪽
170 @21. 강림(1) 19.12.20 33 0 8쪽
169 @20. 조우(2) 19.12.19 36 0 8쪽
168 [보안] 과거마법기록 (세번째 조각) 19.12.15 22 0 5쪽
167 [보안] 과거마법기록 (두번째 조각) 19.12.14 23 0 6쪽
166 [보안] 과거마법기록 (첫번째 조각) 19.12.13 24 0 6쪽
» @19. 조우(1) 19.12.12 30 0 8쪽
164 @18. 조율(3) 19.12.08 36 0 7쪽
163 @17. 조율(2) 19.12.07 74 0 7쪽
162 @16. 조율(1) 19.12.06 25 0 8쪽
161 @15. 개화(4) 19.12.05 30 0 7쪽
160 @84.198561. 대가代價 19.11.30 38 0 7쪽
159 @14. 개화(3) 19.11.29 39 0 8쪽
158 @13. 개화(2) 19.11.28 3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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