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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랄라7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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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랄라7
작품등록일 :
2022.05.11 10:40
최근연재일 :
2022.05.31 09: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8,062
추천수 :
849
글자수 :
83,584

작성
22.05.30 09:00
조회
184
추천
13
글자
10쪽

8. 어떤 인연(2)

DUMMY

우리가 헤어지고 내가 집에 온 시각은 밤 10시 10분 쯔음이었다.


난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화장품을 바르려고 화장대 앞에 앉았다.


그 때 드르륵 소리와 함께 핸드폰이 울렸다. 지은이였다.


난 스피커폰으로 받고는 화장품을 바르며 말했다.


“지은이? 너 남자친구랑 있는 거 아니었어?”


그러자 지은이가 말했다.


- 야, 너 아직도 삐졌냐?


“응? 삐지기는.”


난 조금 뾰롱통한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지은이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러다 지은이가 굉장히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 너 그 남자랑 데이트한 거 맞지, 그지?


“데이트?”


웬 데이트?


하지만 왠지 그 말에 기분이 슬 좋아지는 나를 느껴버렸다. 나 왜 이래······


- 그 남자가 너한테 관심 있는 거 같아 가지고 이 언니가 의리 있게 피해줬지. 오늘 남자친구랑 약속 없었어.


역시 그랬구나. 어쩐지. 이중약속을 잡을 애가 아닌데.


“데이트는 아니었고 그냥 되게 편하게 둘이 술 한 잔 했어. 재미있더라고, 사람이.”


- 그게 데이트지! 그리고 너 그런 타입 좋아하잖아. 나를 좋아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지.


지은이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덧붙였다.


- 사람 괜찮아 보이던데. 마음에 들면 잡아.


“아니야, 그런 사이도 아니고. 나 그 사람 전화번호도 몰라. 둘이 실컷 재미있게 놀았는데 둘 다 아무도 안 물어봤어.”


지은이는 의문스럽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 그래? 관심 있어 보였는데 너한테. 너도 관심 있어 보였고. 너가 먼저 물어보지 그랬어?


“그 사람 원래 친화력이 엄청 좋은 거 같아. 근데 뭔가 부담스러울까봐 못 물어봤어.”


- 이 답답아! 그럼 그 사람 어떻게 만날 건데? 혹시 너 실수한 거 있어?


“아니야, 진짜 실수 안 했어. 그 정도로 마시지도 않았고. 그런데 그 사람이 술값도 냈는데 어떻게 갚지?”


- 그 사람이 술값도 냈다고? 그럼 더더욱 물어봤어야지!


지은이는 혀를 끌끌 찼다.


"하지만......"


- 이궁, 알았다. 나 끊는......


그 때 전화를 끓으려고 하던 지은이가 갑자기 물었다.


- 아, 맞다! 그런데 둘이 무슨 인연이 있다고 막 그러던데 그게 뭐야? 이 중요한 걸 안 물어볼 뻔 했네!


나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지은이는 한참을 듣더니 자신이 더욱 분노하며 소리치듯 말했다.


- 와, 그 여자 뭐야? 개목줄 풀어놓고 그 딴 식으로 행동했다고? 내가 거기 있었으면 확 물어버리는 건데! 개 말고 사람한테 물려봤냐고, 그 여자!


그리고 끝에 지은이는 이렇게 덧붙였다.


- 야, 그리고 너! 그 망실이인 실망이인지 그 여자 조심해. 뭔가 난 촉이 안 좋다.


"알았어. 하지만 아닐 수도 있으니까."


내가 이렇게 말하자 지은이는 한숨을 폭 내쉬더니 말했다.


- 알았다고. 하지만 조심해라, 너. 나 촉 좋은 거 알지?


그녀는 전화를 먼저 끊었다.


난 끊어진 전화기를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그 다음날이었다.


“와 진짜······ 이거 뭐야? 토할 거 같아!”


나는 나도 모르게 입으로 욕지거리를 뱉으며 컴퓨터 자판을 미친 듯이 두들겨 댔다.


식물에 관련된 번역이라며 스페인어에서 한국어로 가는 번역을 받았는데 이게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식물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 하고 분량도 꽤 되어 돈을 꽤 주길래 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식물 관련 번역을 처음이라서 당연히 엄청 검색하고 공부할 각오를 안 한 건 아니었으나 난생 처음 보는 단어들이 나를 아연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넘길 때마다 새로운 단어들이 안녕!하며 튀어나오는데......


스페인어 사전을 찾아봐도 나오는 단어는 거의 0에 수렴했다.


그래서 이 단어들을 영단어로 찾은 후 다시 한국어로 검색하는 일을 계속 거쳐야 했다.


진짜 이 과정이 정말 토할 것 같아서 나는 나도 모르게 헛구역질까지 하고 말았다.


하도 힘들어서 밥맛까지 뚝 떨어질 지경이었다.


그 때 띠링 소리와 함께 메시지가 떠올랐다.


- 모르는 단어들과 지식들이 쌓이면서 지력이 3 오릅니다.

- 구역질을 참으며 일하고 있기에 정신력이 2 오릅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단어를 찾다가 갑자기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바로 나만의 단어집을 만드는 것이었다.


메모장을 펼치고 얼른 단어집을 만들며 일을 하기 시작했다.


혹시나 식물 관련 번역 일이 또 들어올지도 모르지 않는가?


물론 지금으로써는 받고 싶은 생각이 들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모르는 거였다.


현대에서는 돈이 필요하니까.


- 미래를 생각하여 기지를 발휘해 일을 처리하고 있기에 모든 능력치가 1씩 오릅니다.


오, 이런 행운이! 나는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그런데 내 지력은 다른 것보다 한껏 높은 걸까?


그 때 내 물음에 답해주기라도 하듯 시스템이 메시지를 띄었다.


- 지력은 추리력, 관찰력, 판단력 등의 능력과 함께 언어 능력과 무척 관련이 높습니다. 지력이 높을 수록 언어 능력이 올라가게 됩니다.


오······ 그런 거였나? 이걸 왜 지금에서야 알려주는 거야?


- 물어본 적이 없잖아요?


어후, 깜짝이야.


가끔 이런 대답까지 하는 시스템은 정말 놀라운 존재였다.


어찌되었건 앞으로 지력도 좀 높여줘야겠는데?


내 번역일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쨌든 나는 이 일에 매달려 금요일 밤 늦게까지 매달려 일을 했다.


하지만 이 일만큼이나 복잡하고 힘든 일이 보드게임 모임 안에서 나에게 펼쳐질 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그 주의 토요일에도 나는 보드게임 모임에 있었다.


우선은 이 모임이 - 지금까지 가졌던 모든 모임들 중에서는 - 내 인생에서 가장 편한 곳이 되어버리기도 했고 사람들도 나름 나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좋았다.


서로 많은 수다를 떨기보다는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들이 나에게는 도리어 큰 위안이 되었달까.


“오! 안녕하세요, 비다로까 님!”


오늘 와있던 사람들은 모임장 님과 간디 님, 박살공주 님이었다.


그리고 그 남자가 있었다!


내가 잘못 봤나 했지만 분명 그 남자였다.


“오! 안녕하세요! 우리 또 만났네요?”


그가 무척 쾌활하게 다가오며 인사했다.


“아······ 안녕하세요.”


나는 나도 모르게 약간 목소리를 떨며 대답했다.


여기서 만날 줄이야!!


이 사람도 보드게임을 할 줄이야!!


“네가 비다로까 님이랑 어떻게 알아?”


모임장 님이 궁금한 듯 묻자 그가 대답했다.


“우리가 좀 많이 특별한 인연이 있지.”


그의 말투에는 장난기가 그득그득 묻어있었고 사람들은 우리 둘을 완전히 호기심에 찬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는 심지어 그렇게 말하며 내 옆에 풀썩 앉아버렸다.


사람들은 그를 '구름이'라고 부르고 있었는데 톡에서 '구름위의보드게임'이라는 닉네임이 있었던 게 기억이 났다.


그게 이 사람이었나 보다.


나는 그에게 가까이 몸을 숙이며 속삭였다.


"진짜 만났네요?"


나는 진짜에 완전 힘을 주었다.


"그러게요."


그는 빙긋 웃었다.


"보드게임한다는 얘기는 안 했잖아요?"


"당신도 안 해놓고선. 저도 진짜 이런 데서 마주칠 줄은 몰랐네요?"


그는 빙글빙글 웃었다.


"그럼 그 얘기 들을 수 있는 거 맞죠? 진짜 만났으니까. 오늘 저녁에 어때요?"


"와, 이 아가씨 끈질기시네? 아니면 눈치가 없는 건가?"


그런데 그 말이 진짜 하나도 기분 나쁘게 들리지 않았다.


그에게는 그런 능력이 있었다.


"저 원래 눈치 없단 말 옛날부터 많이 들었어요. 그런 공격 안 통해요."


- 정신력이 1 오릅니다.


내가 일부러 좀 새침하게 대답하자 그는 눈을 가리고 작은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얘기해 줄게요. 이따 저녁에."


"이번에는 제가 쏠 거에요. 전 빚지고는 못 살아요."


"알겠습니다. 진짜 쏘세요. 이번에는 저도 좀 얻어먹어 봅시다."


그 때 간디 님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오, 뭐예요? 둘이 무슨 얘기 하는 건데요? 왜 둘만 속닥거리지?"


내가 살짝 당황하고 있던 그 때 모임장님이 그 사이를 쓱 비집고 들어왔다.


“비다로까 님 오셨으니까 ‘오○레앙’ 어때요? 백빌딩 게임의 진수인데. 규칙도 쉬워서 재미있을 거에요.”


와, 모임장님 센스!


모임장님은 역시 빛!


난 어차피 어떤 게임인지를 몰랐기에 그냥 좋다고 대답하며 얼른 자리에 앉았다.


그나저나 백빌딩은 뭘까??


새 게임을 배운다니 두근두근해!


그 때 박살공주 님이 말했다.


"이 게임 4명까지 밖에 안 되는데 누가 빠지지?"


모임장님이 말했다.


"내가 빠질 거야. 나 오늘 뭐 좀 처리해야 할 게 있어서. 규칙만 설명해주고 저는 할일 좀 할게요. 괜찮죠? 아, 간디. 너 몇 번 해봤으니까 게임할 때 에러플하는 거 있으면 네가 잡아줘."


"오케이!"


그러고 보니 들어올 때 노트북이 있어서 뭐지 했는데 모임장님 꺼였나 보다.


그 때 또 아지트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작가의말

우욱, 뭔가 토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집중한 적 있으세요? 진짜 죽을 맛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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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9. 함정(1) +10 22.05.31 163 10 10쪽
» 8. 어떤 인연(2) +12 22.05.30 185 13 10쪽
16 8. 어떤 인연(1) +17 22.05.28 175 12 12쪽
15 7. 악몽(2) +20 22.05.27 170 13 9쪽
14 7. 악몽(1) +12 22.05.26 181 11 10쪽
13 6. 파티게임 징크스(2) +22 22.05.25 184 16 10쪽
12 6. 파티게임 징크스(1) +16 22.05.24 206 14 11쪽
11 5. 보드게임은 가족과 함께!(2) +18 22.05.23 172 14 10쪽
10 5. 보드게임은 가족과 함께!(1) +10 22.05.21 176 16 11쪽
9 4. 협력게임에 임하는 기본적인 자세(2) +16 22.05.20 208 16 10쪽
8 4. 협력게임에 임하는 기본적인 자세(1) +20 22.05.19 189 13 11쪽
7 3. 거짓과 진실 사이(2) +20 22.05.18 185 16 10쪽
6 3. 거짓과 진실 사이(1) +24 22.05.17 193 18 11쪽
5 2. 운도 실력이다?(3) +13 22.05.16 199 16 10쪽
4 2. 운도 실력이다?(2) +21 22.05.14 207 18 10쪽
3 2. 운도 실력이다?(1) +24 22.05.13 224 18 10쪽
2 1. 초보는 엔진빌딩부터!(2) +28 22.05.12 240 27 11쪽
1 1. 초보는 엔진빌딩부터!(1) +43 22.05.11 411 3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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