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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랄라7 님의 서재입니다.

즐거운 보드게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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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랄라7
작품등록일 :
2022.05.11 10:40
최근연재일 :
2022.05.31 09:0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8,065
추천수 :
849
글자수 :
83,584

작성
22.05.24 09:00
조회
206
추천
14
글자
11쪽

6. 파티게임 징크스(1)

DUMMY

그 날은 지은이와 웬일로 보드게임 모임에서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주로 토요일에 가는데 지은이는 토요일에는 남친과 데이트를 하고 보통 금요일 저녁이나 일요일에 모임에 오는 편이라 둘이 별로 겹친 적이 없었다.


그런데 그 날은 둘이 아예 보드게임 모임에서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며 온다는 것이다.


지은이의 남자친구를 처음 보는 나는 살짝 긴장이 됐다.


지은이는 먼저 소개해주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 맞았다며 나중에 정식으로 소개시켜주고 오늘은 게임을 즐기자고 말했다.


“안녕하세요!”


나는 먼저 아지트에 와있었고 지은이는 오기로 한 거의 정확한 시간에 큰 소리로 인사하며 남친과 함께 들어섰다.


“성지나 님 오셨어요?”


지은이의 닉네임은 성지나.


얼핏 보기엔 예쁘지만 성질나를 약간 변형시킨 닉네임이었다.


다들 엄청 반기는 걸 보니 지은이가 한 친화력 발휘했나 보다.


“어? 루키 님 아니세요?”


모임장님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은이 남친에게 아는 척을 했다.


“어? 루크 님! 이야, 모임 만드셨다고 하더니 여기였군요!”


어리둥절해하며 둘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모임장 님은 설명을 덧붙였다.


“서울에서 하는 다른 보드게임 모임에서 만난 적이 몇 번 있어서요. 반갑습니다, 루키 님. 닉네임도 비슷해서 더 잘 기억하거든요.”


아아, 그랬구나. 우리나라 보드게임판은 완전 좁다더니 신기하구만.


“저 이제부터 여기 모임 들어올려구요! 여자친구도 다닌다고 하고.”


그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모임장님에게 말했다.


“저희야 반갑죠. 아 그런데 둘이 커플이시라구요? 저희는 커플이거나 부부면 월회비 좀 더 싸게 해드리는 거 알죠?”


“어머, 정말요?”


오자마자 재미있다며 월회원을 해버린 지은이의 눈이 반짝였다.


그 때 루키 님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아유, 그럴 줄 알았으면 더 빨리 올 걸 그랬네요.”


“자 그럼, 이제 오실 분도 없고 게임 뭐할지 정해볼까요?”


모임장님의 말에 다들 게임을 뭐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때 지은이 남자친구 분, 즉 루키 님이 말했다.


“지금 딱 7명인데 파티게임인 ‘○해’ 한판 하고 세 명, 네 명으로 나눠서 게임하면 어떨까요?”


이 의견에 다들 동의했다.


모임장님은 그 게임을 꺼내오며 물었다.


“이거 안 해보신 분?”


나와 지은이가 손을 들었다.


“자 그럼 규칙 설명할게요.”



1. 이 게임은 점수를 많이 내면 이긴다.

2. 우선 21번까지 있는 트랙판을 테이블 중앙에 깔고 판 위에 점수카드를 뒤집어 섞어서 놓은 후 맨 위 카드 한장만 공개한다.

3. 각 색깔이 다른 거북이처럼 생긴 미플을 하나씩 고른다.

4. 선을 정하고 선부터 주사위 3개를 굴린다. 주사위를 하나씩 굴리며 7이 되는지 안 되는지 확인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주사위가 4가 나왔는데 두 번째 주사위가 4가 나오면 터진다는 것이다. 눈금 합이 7이 넘어가면 제일 처음 시작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

5. 주사위 숫자에다가 주사위를 굴린 수만큼 곱해서 거북이 미플을 그 수만큼 전진시킨다.(주사위 눈금 수가 5, 주사위 굴린 개수가 2개라면 10만큼 전진한다.)

6. 만약 간 자리에 이미 다른 사람의 미플이 있다면 그 위에 업힌다.

7. 위에 몇 개든 상관 없이 업힐 수 있으며 밑에 미플이 있는 사람들은 주사위를 굴릴 때 무조건맨 위에 미플이 있는 사람에게 주사위를 더 굴릴지 말지를 물어봐야 한다.

8. 트랙을 돌아 점수카드가 있는 곳에 닿거나 점수카드를 넘어가면 점수카드를 획득한다.

9. 점수카드는 1~6점까지 있다.

10. 맨 마지막 트랙판에 써있는 점수는 7점인데 이 7점까지 다 점수를 먹으면 게임이 끝나고 그 때 점수카드를 합쳐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사람이 승리한다.



오케이, 규칙은 아주 쉬운 편이군. 접수했어.


- 파티게임이자 주사위게임인 ‘○해’를 익혔습니다.

- 게임을 익힌 보너스로 눈치, 말빨, 정신력, 운이 1씩 오릅니다.





“오, 저부터 시작인가요?”


나는 웬일로 가위바위보에서 이겨 선을 잡았다.


우선 주사위 하나를 굴렸고 4가 나왔다.


갈까, 하나를 더 굴릴까 고민하고 있는데 캡틴 님이 끼어들었다.


“하나 더 굴려야죠! 4, 5, 6만 안 나오면 되는데! 50% 확률이라구요!


그때 간디 님이 끼어들었다.


“어허이, 그냥 가세요. 제가 좀 업히게~”


나는 좀 고민하다가 그냥 가는 길을 택했다.


그 다음은 지은이였다.


“아싸! 하나에 1! 이건 무조건이지!”


지은이는 첫 번째 주사위는 1, 두 번째 주사위는 6이 나와 훌쩍 14까지 나아갔다.


“이제 저 던집니다!”


남자친구분 즉 루키 님이 큰 소리를 내며 주사위를 던졌다. 눈금은 나처럼 4.


“아니, 이럼 던져야지!”


그 때 지은이가 옆에서 말렸다.


"이렇게 가면 터진다? 던지지 말고 가라니까? 업히면 되잖아!"


하지만 루키 님은 주사위를 던져버렸고 6이 나오며 터지고 말았다.


지은이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내 말 들었으면 업히면서 재미 좀 보는 거잖아!"


루키 님은 헤헤 웃으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슥 봐도 알겠다.


살짝 구릿빛 피부에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하는 선량한 웃음.


그로 인해 무해해 보이는 그런 느낌을 풍기면서도 슬쩍슬쩍 내비치는 승부욕.


말끔한 옷 스타일.


그리고 지은이의 말을 잘 들을 것 같은데 잘 듣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 느낌을 동시에 풍겨내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는 거의 갓벽한 지은이 스타일이었다.


지은이가 왜 붙잡았는지 알만 했다.


“다음은 저죠?”


캡틴 님이 주사위를 굴렸고 또 4가 나왔다.


윽, 나 누굴 업게 되는 건가?


"캡틴 코리아 님! 더 굴리실 생각은 없으세요?"


내가 눈을 크게 뜨고 물었지만 캡틴 님은 꼼짝하지 않았다.


“저는 비다로까 님한테 업힙니다~”


그 다음은 간디 님이었다.


"오호, 저도 같이 업힙시다!"


또 같은 눈금 4가 나올 줄이야!


다들 4만 던지기로 작정했나, 왜 이래?


그 뒤에 박살공주 님은 한번에 12를 갔고 모임장 님은 첫 번째 주사위가 1, 두 번째 주사위가 1이라 엄청 기대를 하며 던졌으나 6이 나와 터지고 말았다.


다시 차례는 나에게로 돌아왔다.


난 우선 주사위 하나를 던졌고 이번 눈금은 3이었다.


"간디 비전 님, 두 번째 주사위 굴릴깝쇼?"


나는 일부러 과장된 몸짓을 하며 손을 사바사바하는 시늉을 했다.


간디 님은 내 몸짓을 보고는 사극 말투를 흉내 내며 말했다.


"굴리지 말고 그냥 3을 가도록 하거라~"


솔직히 간디 님은 조금씩 가도 하나도 손해 볼 게 없었다.


업히게 되면 점수카드가 있는 트랙을 지나갈 때 맨 위에 있는 사람만 카드를 받기 때문이었다.


"자유의 몸이 되고 싶어요! 제발 풀어줘요....."


나는 일부러 우는 척 연기하며 말했고 주변 사람들이 다 빵 터졌다.


그렇게 2~3 바퀴 정도 돌았을까?


몇 명은 이미 점수카드를 획득했다.


심지어 나조차도 1점짜리 카드를 하나 획득했으니까.


아무 카드도 못 딴 건 욕심을 과하게 부린 루키 님 밖에 없었다.


"아, 이제 점수 하나라도 따야지! 너무 욕심 부리지 말라니까?"


지은이가 답답했는지 루키 님 팔을 통통 두들기며 말했다.


그 때 루키 님이 갑자기 폭탄선언을 했다.


"나 이 게임에서 꼴찌할 거 같아. 만약에 제가 오늘 이 게임에서 이기잖아요? 그럼 여기 있는 분들한테 제가 음료수 쏩니다. 편의점 음료수 이런 거 말고 적어도 이○야 정도로!"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저렇게 위험한 발언을 여기서 하다니!


음료수라니! 너무 좋잖아??


다들 눈빛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캡틴 님이 외쳤다.


"자, 이제부터 다들 주사위 그냥 막 던지시는 거 아시죠? 무조건 터져야 합니다, 여러분!! 앞으로 나가는 사람 있으면 손모가지를 부러뜨려버릴 것잉게! 무조건 남은 점수는 다 루키 님 겁니다!"


간디 님 또한 외쳤다.


"루키 님! 제가 존경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루키 님은 괜한 말을 했나 싶은 뜨아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다 다급하게 소리쳤다.


"아니, 그렇게 조작하는 거는......"


"조작이라뇨, 루키 님? 우리는 다들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쵸, 여러분?"


모임장님이 말하자 루키 님이 이렇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난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앞에 '망하려고'가 빠진 것 같은데......?"


다들 무작위로 주사위를 굴리기 시작했고 빵빵 터지며, 아니지, 말을 수정하자.


빵빵 터뜨리며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주사위 눈금이 처음에 1이나 2가 나오면 일부러 다음 주사위를 안 굴리고 그 것만큼만 전진했다.


"아, 이건 아니죠!"


루키 님이 다급하게 소리치자 다들 입 모아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은 순진한 눈을 하고서는 이렇게 말했다.


"저희가 뭘요? 저희는 완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걸요?"


결국 루키 님은 우리가 밀어준 대로 1등을 하게 되었다.


루키 님이 외쳤다.


"와, 내가 이래서 파티게임이 싫다니까!"


사람들은 루키 님의 닉네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루키 님! 루키 님! 루키 님!"


모임장님은 울상을 짓고 있는 루키 님에게 다가와 약올리 듯 말했다.


"루키 님, 이렇게 서윗~하실 수가! 모두에게 행복한 게임을 해주셨어요! 루키 님은 1등해서 좋고 우리들은 음료수를 얻어먹어서 좋고. 이거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동전 줍는 진정한 일석이조 아니겠어요?"


그러면서 화룡점정으로 엄지까지 들어 올리는 데에는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정도였다.


나 또한 즐거움과 음료수 외에도 업적을 얻는 효과를 얻었다.


- '멀고 먼 협잡의 길'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 업적의 효과로 정치질이 2 오릅니다.


협잡이라니, 난 하마터면 육성으로 웃을 뻔 했다.


그 때 지은이가 다가와 오늘 조금 일찍 나서서 자기 남친이랑 저녁을 먹는 건 어떠냐고 물었고 난 좋다고 대답했다.


안 그래도 지은이 남친분이 좀 궁금하던 참이었다.


작가의말

진정한 협잡게임의 진수는 무엇일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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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파티게임 징크스(1) +16 22.05.24 207 14 11쪽
11 5. 보드게임은 가족과 함께!(2) +18 22.05.23 172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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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4. 협력게임에 임하는 기본적인 자세(2) +16 22.05.20 208 1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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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 운도 실력이다?(2) +21 22.05.14 208 18 10쪽
3 2. 운도 실력이다?(1) +24 22.05.13 224 18 10쪽
2 1. 초보는 엔진빌딩부터!(2) +28 22.05.12 240 27 11쪽
1 1. 초보는 엔진빌딩부터!(1) +43 22.05.11 412 3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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