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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괴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크로노미터
작품등록일 :
2022.05.11 14:05
최근연재일 :
2022.08.05 11:33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110,932
추천수 :
3,518
글자수 :
320,748

작성
22.07.13 11:37
조회
753
추천
32
글자
10쪽

Chapter3-(2)화.

DUMMY

같은 시각 다른 장소

일본이 침몰되는 과정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강치성은

밤새 바다를 횡단해 한국에 올랐다.


"정신 차려라 치세 타카시!"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하는 두사람

어깨를 흔들던 치성은 주변을 둘러본다.


버려진 부둣가의 텅 빈 횟집

낡은 돛단배와 찌그러진 양철통


치성은 긴장이 풀렸는지

크게 심호흡하며 난간에 걸터앉았다.


"하아.."


어젯밤 벌어진 참혹한 비극이

악몽처럼 머릿속에 반복되고 있다.


실즈 대원들이 쉘터의 사람들이

아니 일본 전체가 사라지고 말았다.


김성태는 물론이고 그 강력하던 미국팀까지

성안 앞에선 어떤 공격도 무의미했다.


그보다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대부분의 인간은 오래전에 멸종했다고.


지구상 90%가 괴물이라고 했던가.

78억 전세계 사람들 그리고 주변인까지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이제 앞으로다.


"정신이 들어?"


치세가 먼저 깨어나고 타카시도 눈을 떴다.

두 사람은 경직된 얼굴로 물었다.


"아버지?"

"여기는 어디.."


치세는 순간 지난 일이 떠올라

떨리는 동공으로 입을 틀어막았고


타카시 역시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어떻게 된 거죠! 다들 무사한 건가요!"


치성은 씁쓸한 표정으로 절레절레

해안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뒤이어 치세가 입을 열었다.


"여기는 한국인가요?"

"그래 어제 일본은 바다에 잠겼다."


그러자 충격에 빠진 두 사람은

비틀거리며 주저앉았다.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일이.."

"나도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전부 사실이야."


생각할수록 다리가 떨려 온다.

하지만 언제까지 패닉에 빠져있을 순 없다.


치성은 곧바로 차량 한 대를 끌고왔고

모두 태운 뒤 항구를 빠져나갔다.


"타카시는 한국이 처음이지?"


분위기 전환을 위해 꺼낸 말이다.

답이 없자 치세에게 물었다.


"한국에 머물 때 어디쯤에 있었니."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한강이 보이는 곳이었어요."

"서울에 살았군. 원래는 대전 쪽이었는데."

"엄마가 있었던 곳을 말하는 건가요?"


치성은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더 이상 말을 아꼈다.


아무래도 이서영을 회상하는 건

혼자서만 해야 될 거 같다.


"아니다 괜한 소리를 했나보군."


그러자 치세는 내비게이션 액정에

과거 집 주소를 클릭했다.


"기억력 좋네.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니."

"그러게요."


생판 모르는 곳보단 나을 것이다.

그렇다고 죽었던 서영이 돌아오진 않겠지만


#


이서영이 살았던 팰리스 아파트

13층에서 바라보는 절경에 눈이 부시다.


오랜만에 마주한 한강 뷰앞에서

세 사람은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전망 좋은 집에서 살고 있었군."

"밤이면 훨씬 더 보기 좋아요."


비록 서영의 흔적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의 느낌이 남아있다.


마치 과거 앨범을 펼칠 때마다

사진 속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하지만 그와 달리 현실은

호러 영화가 연상되는 상황이었다.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시죠."


먼저 말을 꺼낸 건 치세였다.

잠시 고민하던 치성은 무던히 답했다.


"글쎄 일단 한국팀부터 만나봐야겠지."

"리미트 실즈 말인가요?"

"그래 이 나라까진 아직 손을 뻗지 않은 것 같으니."

"알고 있지 않을까요. 성안의 존재를.."


돌이켜보니 일본이 침몰되기 직전

성안은 그렇게 말했었다.


오염된 일본 상황을 언급하며

클리너로서 청소를 진행한다고 했었지.


그렇다면 한국은 무사할 수도 있다.

금수강산 산 좋고 물 좋기로 유명한 나라니까.


"너희는 여기 있거라. 내가 먼저 만나보고 오지."

"괜찮겠어요? 같이 가는게.."

"걱정 말고 타카시 좀 살펴줘라."


함께 다니는 건 너무 위험하다.

행여 다른 노블과 맞닥뜨리게 된다면


마음 편히 싸울 수 없을 테니까.

성안을 피해 도망치기엔 혼자가 편하다.


잠시 뒤 치성은 아파트를 내려왔고

실즈팀을 찾아 일산으로 차를 몰았다.


- 부르릉..!


미국은 뉴욕 중국은 북경 그리고 일본은

도쿄타워 인근에 연구소가 있었다.


치세의 정보로 확인된 장소는 일산

한국 실즈팀은 신도시에 본거지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치성은 아직 알지 못했다.

성안에 의해 한국팀 역시 절멸됐다는 사실을.


"이 근처인거 같긴 한데.."


일산에 도착한지 벌써 두 시간째

주변을 돌아보고 있지만 연구소는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있다면 물어보기라도 하겠지만

어찌된 일인지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대피소부터 찾는 게 좋겠군. 그곳이라면 누군가 있을테니."


하지만 가까스로 찾아간 대피소는

폐허처럼 붕괴된 상태였고 아무도 없었다.


모르긴 몰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노블들과 치열한 사투가 벌어진 것 같다.


"이거 상당히 난감하군. 설마 한국 실즈팀도.."


잠시 멈춰 선 치성은 고민에 잠기고

그때였다 어느새 내리깔린 어둠 속에서


진화된 은안의 괴물 노블들이

하나 둘 도시로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


섬뜩한 위화감에 주변을 돌아보니

수십 개의 은색 안광이 가득했다.


갑작스런 노블들의 등장에

치성은 흠칫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괴물화는 이제 익숙한 현상이지만

눈에 보이는 광경은 무척 낯선 상황이다.


실즈 대원으로 여러 소탕 임무를 진행했지만

이렇게 많은 은안을 본 적이 있었던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잠잠했던 밤의 거리는 어느새

생존자들의 비명 소리로 가득했고


괴물로 변한 가족 친구 사람들은

서로 먹히고 목이 잘려나갔다.


"꺄아아악!"

"흐아악! 사 사람 살려!"


처참한 살육전이 눈앞에 자행되고 있다.

군 경찰이나 실즈 대원들은 보이지 않는다.


김성태처럼 맞서 싸우는 이도 없이

그저 무기력하게 당할 뿐이었다.


"후우.. 어쩔 수 없나."


서서히 좁혀오는 살기 가득한 눈초리

치성은 결국 금안으로 개안했다.


그는 김성태의 심장까지 먹고 성장한 상태

더욱 강력한 힘으로 적들을 압살했다.


고유 스킬까지 꺼낼 필요도 없었다.

가벼운 충격파 한 번에 수십구가 쓸려나갔다.


- 크에에엑!

- 콰당탕! 콰당!


적들의 숫자가 아무리 많다고 해도

금안과 은안의 전투력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마치 성안 앞에선 그 어떤 생명체도

하찮은 미물로 돌변하는 것처럼


"잠시만 뭔가 좀 이상한데.."


순간 치성은 의문점이 들었다.

본래 괴물과 노블의 차이는 자의식에 있다.


은안 광안 그리고 금안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존재인데


그렇기에 절제할 수 있었고 대화도 가능했다.

물론 성향과 의지에 따라 변수는 있지만


허나 지금 보이는 은안들의 모습은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무지성의 생명체.


기존 적안의 플론크와 달라진 점이라면

단지 은색 안구와 증폭된 전투력뿐이었다.


"한국은 원래부터 이랬던가. 이러면 일본 보다 더한 지옥이잖아.."


치성은 모르고 있었다.

성안의 영향으로 진화됐다는 사실을


그때 등 뒤에서 달려오는 누군가

한 여자가 치성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살려.. 제발 도와주세요!"


하지만 치성의 눈을 보고 표정이

공포에 질린 기색으로 비명을 질렀다.


"괴.. 괴물! 아아아악!"


그 모습에 치성은 우두커니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서있었다.


"괴물.. 나보고 괴물이라고..?"


뒤늦게 달려오는 다른 사람들까지

금색으로 번뜩이는 치성을 보고 경계한다.


"괴물이다!"

"다 다들 물러서!"


총까지 겨누며 몰아세우던 그들은

결국 뒷걸음질 치며 반대편으로 도망쳤다.


예상 못한 결과는 아니지만 심히 충격이다.

저들의 눈에 치성은 지금 괴물이었다.


피의 탐욕에 찌들어있는 저 짐승들과

동일한 취급을 받게 되다니.


순간 밀려드는 자괴감에 치성은

전의를 상실한 채 토벌을 그만두었다.


'굳이 도와줄 필요가 있을까.'


애초부터 의무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치성은 목숨 걸고 지켜냈다.


치세와 타카시를 위한다고 했지만

깊은 유대와 소속감이 여기까지 이끌었다.


하지만 자신을 적대 취급하는 인간들은

더 이상 지켜줄 가치가 없다고 판단.


치성이 떠나버린 도시에는 밤새도록

괴성과 비명이 끊이질 않았다.


#


{서울 경기를 비롯해 전국의 대피소들이 마비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격리는 불가능한 지금 괴물화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파트에 은거중인 치세와 타카시는

뉴스를 통해 한국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기 전까지 그 누구도 믿어선 안 됩니다. 생존하기 위해선 아무도 없는 곳으로 피신해야 합니다.}


주변인을 의심하고 멀리하라.

너무 당연한 소리가 의아할 정도다.


하지만 이어진 다음 내용은

두 사람을 더욱 혼란케 만들었다.


{은색 안구를 만나면 무조건 도망치십시요. 살아남기 위해선 차라리 괴물이 되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저게 무슨 소리야. 차라리 괴물이 되라고?"


여태껏 괴물화를 피하기 위해

서로 철저히 격리하며 싸워왔는데


대책이라고 내놓은 방안이 괴물로 변하라니

이런 걸 뉴스라고 할 수 있을지.


"은안이라고 했어. 노블의 숫자가 그만큼 많다는 소리인가."


그 순간 때마침 강치성이 도착했고

예상보다 빠른 복귀에 타카시가 물었다.


"아버지? 왜 벌써.."


치성은 노블로 개안된 상태였다.

성큼 주방으로 들어가 냉수를 들이켰다.


"실즈팀은 만나고 오신건가요."

"아니 그냥 돌아왔다."


왠지 모르지만 상당한 저기압 상태

지켜보던 치세가 물었다.


"바깥 상황은 어떻던가요. 뉴스를 보니까 당최 가늠이 안되던데."

"..전부 노블들이 잠식했어. 지금 한국은 일본보다 더한 지옥이다."


그러자 타카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세요 전부 노블이라니. 그럼 기존의 괴물들은 다 어디로 갔다는 말인가요."

"원인은 나도 모른다. 허나 분명한건 적안에서 은안으로 모두 진화했다는 사실이다."


성안이 거쳐간 나라마다 전부 동일했다.

괴물로 변한 사람들은 매순간 성장하고 있다.


은안을 거쳐 광안에 금안까지 진화

더이상 인간의 힘으로는 대적할 수가 없었다.


괴물이 되지 않길 바라던 사람들은 이제

매일밤 괴물로 변하길 기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상은 그렇게 또 한번의 지옥을 맞이했고

인류는 종말에 한층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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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Chapter3-(12)화. 22.08.02 486 19 9쪽
67 Chapter3-(11)화. 22.07.31 624 21 10쪽
66 Chapter3-(10)화. 22.07.29 666 24 9쪽
65 Chapter3-(9)화. 22.07.27 674 28 10쪽
64 Chapter3-(8)화. 22.07.25 684 29 10쪽
63 Chapter3-(7)화. 22.07.23 702 30 9쪽
62 Chapter3-(6)화. 22.07.21 707 30 9쪽
61 Chapter3-(5)화 22.07.19 711 32 9쪽
60 Chapter3-(4)화. 22.07.17 731 31 10쪽
59 Chapter3-(3)화. 22.07.15 737 34 10쪽
» Chapter3-(2)화. 22.07.13 754 32 10쪽
57 Chapter3-(1)화. 22.07.12 776 33 10쪽
56 Chapter2-(24)화. 22.07.10 760 33 11쪽
55 Chapter2-(23)화. 22.07.09 760 34 11쪽
54 Chapter2-(22)화. 22.07.08 757 34 10쪽
53 Chapter2-(21)화. 22.07.06 772 34 10쪽
52 Chapter2-(20)화. 22.07.04 784 34 10쪽
51 Chapter2-(19)화. 22.07.02 794 33 10쪽
50 Chapter2-(18)화. 22.07.01 805 34 11쪽
49 Chapter2-(17)화. 22.06.30 806 35 10쪽
48 Chapter2-(16)화. 22.06.29 810 32 11쪽
47 Chapter2-(15)화. 22.06.27 814 33 10쪽
46 Chapter2-(14)화. 22.06.26 827 35 10쪽
45 Chapter2-(13)화. 22.06.25 826 36 10쪽
44 Chapter2-(12)화. 22.06.24 829 37 10쪽
43 Chapter2-(11)화. 22.06.23 855 38 10쪽
42 Chapter2-(10)화. 22.06.22 862 37 10쪽
41 Chapter2-(9)화. 22.06.21 861 39 9쪽
40 Chapter2-(8)화. 22.06.19 882 4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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