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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괴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크로노미터
작품등록일 :
2022.05.11 14:05
최근연재일 :
2022.08.05 11:33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110,931
추천수 :
3,518
글자수 :
320,748

작성
22.07.04 11:42
조회
783
추천
34
글자
10쪽

Chapter2-(20)화.

DUMMY

"명중이네. 이러면 내 득점인가?"


최후의 순간 마지막 일격을 가한 사람은

공교롭게도 치세였다.


괴수는 거대한 산이 무너져 내리듯

요란하게 뒤틀리더니 쓰러졌다.


"이런 미친년이 감히 스틸을!"


광분하며 달려드는 리닌과 웨이량

나는 치세 앞으로 두 사람을 막아섰다.


"물러서라! 그 이상은 나도 용납하지 않겠다."

"망할 년놈들이 지금 한번 해보자 이거지!"


그러자 왕강은 어처구니 없다는 듯

호탕하게 웃어 제꼈다.


"푸하하하 이것 참 방심하다 당해버렸네."

"저것들 건방지게 날뛰는데 가만둘거야 왕강?"

"됐다 됐어 첫날이니까 이쯤 해두지."


선심쓰는 척하는게 역겨웠던 치세는

교살스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어딜 가려고 계산은 정확히 해야지."

"계산?"

"카운팅 100점을 더하면 내 서열이 제일 높은거 같은데?"

"저 또라이 같은 게 진짜 끝까지!"


하지만 왕강은 이런 치세의 당돌함이

싫지 않았는지 순순히 인정하며 돌아섰다.


"원하는 대로 해라 약속은 약속이니까."

"한입으로 두말하는 양아치는 아니었네."

"하지만 알아 둬. 리더 선출과 서열은 별개니까."

"뭐? 어디서 되도 않는 억지를 부리고 있어."


방금 전 점수내기는 팀웍을 보기 위한 게임일 뿐

왕강은 며칠 뒤 있을 대결을 말하고 있었다.


"자신 만만하더니. 나와의 일대일이 두려운가?"

"헛소리! 너 딱 기다려 내가 묵사발을 내줄테니까!"

"크크큭 기대하도록 하지."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던 중국팀이 사라지고

나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위험한 상황이었다. 쉘터가 무사한 걸 떠나서

또 다른 유혈사태가 벌어질 뻔 했으니까.


"제발 적당히 해라 치세. 이러다 제명에 못 살겠어."

"뭘 그렇게 쫄고있어. 여차하면 다 죽여버릴 수도 있잖아 아저씨는."

"그야 그렇지만 사람을 해칠수는 없지. 더군다나 같은 대원을 상대로."

"같은 대원 좋아하네 저건 도와주러 온 게 아니야. 그냥 두다간 지들 입맛에 맞게 부리려 들걸."


틀린 소리는 아니다.

지금 상황이 딱 그래 보였으니까.


현재 군사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실즈팀이 중국에 흡수된다면


그건 그것대로 심각한 일이다.

본능에 충실한 괴물들보다


탐욕과 욕망에 찌든 인간들이

더 무서운 법이었으니.


#


"다들 모인 거 같으니 한마디만 하겠다."


이튿날 저녁 우리는 치세의 집에 모였다.

식사겸 회의로 논제는 어제 있었던 사건이다.


하지만 나는 깊게 말하지 않았다.

멤버들의 표정이 너무 어두웠기 때문이다.


"..일단 저녁부터 먹고 이야기 하지."


기다란 테이블에 둘러 앉아

달그락 거리는 식기 소리만 들려온다.


걱정과 근심 두려움과 무력함

급격히 저하된 사기가 피부로 와닿았다.


"지원이고 뭐고 차라리 없는게 낫겠어요."

"실력은 인정하지만 이건 아닌거 같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모두가 바라는 건 중국팀의 방출이었다.


하지만 과연 생각대로 움직여 줄지

지원 거부는 국가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


"돌려 보낼수도 없고 난감하군."

"그냥 따로 활동하는게 어떨까요. 놈들도 그걸 원하는거 같고.."

"아마 지하 연구소를 통째로 내놓으라 하겠지."


이렇다 할 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만일 이대로 리더까지 뺏기게 되면

그때는 파벌 싸움으로 번지게 될 지도


그리고 또 한가지 걱정은

곧 도착할 미국팀이 합류될 경우다.


분명 서로 부딪히게 될 텐데

큰 싸움이 벌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후우.. 치세는 어때 무슨 좋은 생각없어?"


내 질문에 가만히 앉아있던 그녀는

그제서야 한마디 거들었다.


"중요한 건 리더만 따내면 되는 문제 아닌가요."

"자신감은 좋은데 가능하겠어?"

"걱정 마세요 무통이라는걸 몰라서 고전했지만 이번엔 다를 테니."

"어떤 식으로 필승 전략이라도 있는 건가."

"그냥 힘줄을 잘라버릴 겁니다. 움직이지 못하게."


순간 멤버들의 표정은 싸늘히 굳어버렸다.

정작 가장 위험한 사람은 옆에 있는 치세일수도


결국 우리는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리더 자리를 지키고 확실한 서열만 갖춰지면


불편하기만 했던 첫 인상도

하나의 팀으로 자리잡게 되지 않을지.


그러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리더 선출

사흘 뒤 벌어질 대결이 중요한 과제였다.


'상당한 실력이던데 과연 치세가 이길 수 있을까.'


거대 괴수를 제압하던 놈들의 움직임은

수트의 잠재력을 극한으로 끌어낸 모습이었다.


노블로 치자면 광안 정도의 강력함이랄까.

심각한 얼굴로 고민하던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거 나까지 나서게 될지도 모르겠군.."


#


그날 이후 며칠 동안

별다른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숙소를 따로 쓰기도 했지만

특별히 서로 마주할 일이 없었으니.


오늘 리더 선출을 위한 시합에서

모든 게 판가름 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던 것과 달리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하고 말았다.


"몇 시간 남지 않았네요. 어떻게 될지.."


대피소 주변을 수색하던 나는

타카시의 걱정에 평소처럼 답했다.


"괜찮을 거다 치세는 강하니까."

"그럴까요 그자들 실력이 보통이 아니던데.."


여차하면 내가 직접 나서기로 했지만

노블이라는 사실을 들킨다면


최악의 경우 중국팀 전부를

죽여버려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될지도.


물론 최대한 자제하겠지만

만일 그렇게 될 경우 중국과 미국


전세계 실즈팀의 표적이 되어

쫓기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차라리 이럴 때 츠바사가 있었더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깔끔히 처리했을텐데


물론 뒷감당은 우리 몫일 테지만

답답하게 간보는건 내 스탈이 아니다.


- 타당 탕 탕!


그때 갑작스레 들려오는 총성 소리

위치는 반블럭 이상 떨어진 주택가였다.


"저기는.."


길거리로 내몰린 소외 계층 사람들

괴물들이 나타난 것일까.


예전 같았다면 무시할 수도 있겠지만

김성태 그자와의 만남 이후 생각이 바꼈다.


사람의 목숨을 돈으로 매기는

악습에 가까운 폐단은 사라져야 한다.


생명의 가치는 어느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평등한 것이니까.


"다들 무기 들어라. 바로 이동한다."

"네?"

"그 표정들은 뭐지. 내 말이 이상한가."

"아니 하지만 저기는.."


내 명령에 잠시 머뭇거리던 대원들은

이내 흔쾌히 수긍하며 앞장섰다.


다들 알고 있던 사실이다.

그동안 대원들이 택했던 방식은


심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바꾸려 하지 않았다.


정의를 강요하는 건 아니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취해야 할 행동이다.


하지만 잠시 뒤 도착한 곳에는

어디에도 괴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있었고

그 중심에는 낯익은 얼굴이 서있었다.


"저자는 설마 리닌..?"

"맞는 거 같은데요 저 인간이 여긴 왜."


민간인들과 무슨 트러블이 있었는지

서로 경계하며 대치하고 있다.


그 순간 한번 더 울리는 총격음

타겟은 수트를 입고있는 리닌이었다.


- 탕!


하지만 수트의 방탄 기능으로

충격은 받았지만 치명상은 입지 않았고


크게 휘청거리던 리닌은

혀를 내밀며 사람들을 공격했다.


"흐아아악! 아아악!"

"다 다들 도망 쳐!"


정신 나간 살인마처럼

이리저리 날뛰며 단검을 휘두른다.


사방에 흩뿌려지는 붉은 피와 살점

도살장을 방불케하는 살육 현장


그 광경에 가장 먼저 튀어나간 건

내 옆에 있던 타카시였다.


"그만 둬!"


#


타카시는 미끄러지듯 대쉬하며 샷건을 견착

리닌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겼다.


- 탕 탕 탕!


하지만 예상보다 너무 먼 거리

불안정한 자세와 흥분 상태.


탄환은 리닌의 머리를 스쳐갔고

귓불에 옅은 생채기만 남겼다.


"칫 빗나가다니..!"

"뭐야 이건 또.. 여기까지 날 쫓아온거야? 날 죽이려고?"


위기를 넘긴 리닌의 광기는 곧

타카시를 향해 이어졌다.


엄청난 속도로 거리를 좁혀오는 칼날

리닌의 단검이 매섭게 흔들린다.


"위험해! 타카시!"


자칫 타카시의 목이 날아갈 뻔한 위기

그 찰나의 순간에 나는 노블로 개안했고


번쩍 하는 금빛 안광과 함께

달려드는 리닌의 목을 따버렸다.


"어..? 어라."


갑작스레 벌어진 돌발 현상

리닌의 동공이 크게 벌어지는 그때


매끈하게 잘려진 목줄기 사이로

새빨간 피가 분수처럼 허공에 뿌려졌다.


- 촤아아아..


나는 곧바로 노블 상태를 해제하고

타카시를 돌아봤다.


"괜찮냐 타카시! 다친데는 없어?"

"네.. 괜찮습니다."


다행히 간발의 차로 무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문제였다.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일단 상황부터 파악하는게 우선이다.


나는 지켜보던 이들에게 다가갔고

방금 전 사건에 대해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그 그게.. 갑자기 나타나서 다짜고짜 괴물 척살을 하겠다고 사람들을.."


주변을 살펴보니 격리된 자들

그리고 이미 쓰러진 시체들이 보인다.


그 앞에서 슬퍼하며 괴로워하는 사람들

대충 무슨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괴물이라는 이유로 멀쩡한 사람들을

무자비한 살상을 감행한 흔적.


미친개같은 리닌의 성격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을 것이다.


"아무리 괴물로 변했다고 해도 어떻게 가족을 죽일 수 있겠습니까."

"다음날이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올 텐데 격리 메뉴얼만 잘 지키면 되는 거 아닌가요."


어느 순간부터 잊고 있었지만

세상은 여전히 괴물화가 진행 중이다.


태양 전등이 확보되지 못한 지역은

밤마다 벗어날 수 없는 악몽에 시달려야 했다.


누가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서로 격리시키며 생존하고 있던 것이다.


"살려주세요 제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부디 자비를.."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대원에게 총을 발사했으니 무사하지 못할 거라고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만간 누군가 찾아 올 겁니다. 오늘 일에 대해선 묵과하십시요."

"네? 누가.. 온다는 거죠."


리닌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왕강과 웨이량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사건을 저지른 사람은 나였지만

숨겨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만약 발각되면 그때는 중국팀을 내손으로

없애야 하는 일이 발생할 테니까.


하지만 이후 벌어질 파장은

내 예상보다 훨씬 처절하고 험난했으니


리더 선출을 위한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대련장에는 벌써부터 피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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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Chapter3-(12)화. 22.08.02 486 19 9쪽
67 Chapter3-(11)화. 22.07.31 624 21 10쪽
66 Chapter3-(10)화. 22.07.29 666 24 9쪽
65 Chapter3-(9)화. 22.07.27 674 28 10쪽
64 Chapter3-(8)화. 22.07.25 684 29 10쪽
63 Chapter3-(7)화. 22.07.23 702 30 9쪽
62 Chapter3-(6)화. 22.07.21 707 30 9쪽
61 Chapter3-(5)화 22.07.19 711 32 9쪽
60 Chapter3-(4)화. 22.07.17 731 31 10쪽
59 Chapter3-(3)화. 22.07.15 737 34 10쪽
58 Chapter3-(2)화. 22.07.13 753 32 10쪽
57 Chapter3-(1)화. 22.07.12 776 33 10쪽
56 Chapter2-(24)화. 22.07.10 760 33 11쪽
55 Chapter2-(23)화. 22.07.09 760 34 11쪽
54 Chapter2-(22)화. 22.07.08 757 34 10쪽
53 Chapter2-(21)화. 22.07.06 772 34 10쪽
» Chapter2-(20)화. 22.07.04 784 34 10쪽
51 Chapter2-(19)화. 22.07.02 794 33 10쪽
50 Chapter2-(18)화. 22.07.01 805 34 11쪽
49 Chapter2-(17)화. 22.06.30 806 35 10쪽
48 Chapter2-(16)화. 22.06.29 810 32 11쪽
47 Chapter2-(15)화. 22.06.27 814 33 10쪽
46 Chapter2-(14)화. 22.06.26 827 35 10쪽
45 Chapter2-(13)화. 22.06.25 826 36 10쪽
44 Chapter2-(12)화. 22.06.24 829 37 10쪽
43 Chapter2-(11)화. 22.06.23 855 38 10쪽
42 Chapter2-(10)화. 22.06.22 862 37 10쪽
41 Chapter2-(9)화. 22.06.21 861 39 9쪽
40 Chapter2-(8)화. 22.06.19 882 4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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