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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괴물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크로노미터
작품등록일 :
2022.05.11 14:05
최근연재일 :
2022.08.05 11:33
연재수 :
69 회
조회수 :
110,929
추천수 :
3,518
글자수 :
320,748

작성
22.06.19 12:18
조회
881
추천
40
글자
10쪽

Chapter2-(8)화.

DUMMY

"네가 이서영의 딸.. 아니 내 딸이라고?"


아닌 밤중에 이게 웬 날벼락

집요하게 가면만 노린 것도 그 때문이었나.


타카시가 알게 되면 뭐라고 할지

시오리가 살아 있었다면 이해해 줬을까.


"한국인이라는 말을 듣고 확신했지. 당신은 강치성 유도 국가대표 출신 종합 격투기 선수."


치세는 나를 보며 꿈을 키워왔고

내 시합 영상으로 격투기에 입문했다고 한다.


공격할 때 발을 끌거나 페이크를 주는 방식

내 사소한 습관까지 알고 있을 정도라니


아무리 재능러라도 이 정도까지 가능할 수가

격투센스 눈썰미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이건 거의 스토커 수준인데."


더군다나 최근 유튜드나 인터뷰 영상으로

내 활약상을 지켜봤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내 움직임을 눈치 채고

확인차 계속해서 들이댄 것이다.


"서영이는 잘 있는 건가."

"아니 일본에 없어 한국에 있지."

"그렇군 왜 함께 오지 않고.."

"돌아가셨어 십년 전에 교통 사고로."


이서영이 죽었다는 충격적인 소식

패닉에 빠진 내 동공은 격하게 떨려왔다.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치세는 자세를 바꾸며 말을 이었다.


"사형수가 되었다고 하더니 아직 살아 있었네."

"집행 전날 세상이 변했으니까."

"이제 그 괴상한 가면 좀 벗으시지."

"왜 벗으면 한방 먹이려고?"

"당연하지."


대화하는 치세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녀의 심정을 어느정도 알 것만 같았다.


아마도 나와 같은 마음이겠지.

혼란스러움 이전에 느껴지는 무언가


왠지 모르게 뭉클하고 가슴 저미는

내참 언제 봤다고 이렇게까지.


치세도 나도 지금은 단지 이서영

그녀에 대한 애잔함 때문일 것이다.


"잠시만 화장실 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곤 인간으로 돌아왔다.

부녀지간 첫 상봉인데


흉측한 모습을 보여줄 수 없겠지.

가면를 벗고 밖으로 나갔다.


"치세..?"


하지만 그녀는 사라져 버렸고

테이블 위에 작은 쪽지가 놓여 있었다.


팀원 호출이 와서 간다고

나중에 또 다시 찾아 오겠다며.


"나중이라고.."


그래 다시 만나게 되겠지.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내가 살아 있다면."


#


결전의 날이 밝았다.

2주간의 괴물사냥 성장의 시간.


나는 샤워부터 하고 나왔다.

수염과 머리를 자르고 옷을 갈아입었다.


잠시 거울속에 비친 나를 바라본다.

짙은 눈썹에 검푸른 수염자국


턱을 손으로 훑어내며 눈을 맞추던 나는

곧 시선을 떼고 돌아섰다.


"이건 필요 없으려나."


권총을 풀러 테이블 위에 던져 놓았다.

내게 총이나 칼은 쓸모없는 쇠붙이


움직이는데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노블에게 따로 무기는 필요치 않았다.


"츠바사 오늘 밤은 혼자 보내야 할 것 같구나."

"나 혼자? 혼자는 심심한데.."

"가볼 데가 있다. 다녀오면 또 피자를 만들어주지."

"정말? 나 이번엔 쉬림프가 먹고 싶어!"


나는 옅게 웃으며 방문을 나섰다.

도깨비 가면을 쓰고 노블로 개안했다.


차량에 오르기 전에 잠시

타카시가 있는 대피소를 바라봤다.


짧게 통화라도 할까 싶었지만

이내 그만두고 말았다.


모든 오감이 날카롭게 다져진 지금

괜스레 마음이 약해지면 곤란하다.


"이따 보자 타카시."


지갑 속에 시오리 사진을 꺼내본다.

밝게 미소짓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녀올께 시오리."


오늘 나는 죽게 될지도 모른다.

야쿠자들과의 싸움은 이미 여러번 겪었지만


노블이라는 존재로 인해

상당한 변수가 있을거라고 예상된다.


나 역시 많은 성장을 이뤘지만

놈들의 숫자는 다섯, 역으로 당할 수 있다.


하지만 물러설 수는 없다.

진짜 복수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 부르릉..!


긴자에 위치한 도쿄돔 호텔

본거지를 이쪽으로 옮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중국발 전용기는 대략 9시에 귀국

공항을 떠난 도착시간은 아마도 10시가 되겠지.


나는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반대편 건물에 올라 호텔쪽을 주시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용문신을 드리운 고급 세단들이


줄줄이 호텔 앞으로 들어서기 시작했고

숨죽여 놈들의 동향을 살폈다.


"보스!"


일렬로 길게 늘어선 검은 행렬

허리를 숙이자 한명씩 차에서 내린다.


서열 2위부터 5위까지의 인물

야스오 말고는 어느정도 나이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글렌 체크 정장의 남자

갈색 페도라에 파이프를 물고 있는 그는


서열 1위 야쿠자들의 보스 다이라 우지.

그의 등장에 나는 주먹을 쥐었다.


"저 녀석.."


희미하지만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5년 전 시오리를 능욕했던 그날의 사건


오늘 나는 녀석의 목을 베고

복수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하나 둘 호텔 안으로 들어가고

무언가를 이야기하던 야스오와 한명은


차를 타고 대로변을 빠져 나갔다.

그 모습에 나는 눈을 반짝였다.


"이건 생각지 못한 행운인걸."


노블 두 명이 전투에서 배제된다면

보스까지 가는 길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유유히 호텔 쪽으로 걸어갔다.


#


입구를 지키고 있는 야쿠자들

나를 발견하곤 황급히 총을 꺼내든다.


내 손은 칼처럼 날카롭게 변화했고

순식간에 토막낸 뒤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 누구냐!"

"적이다! 다들 공격해!"


우루루 몰려드는 검은 덩치들

쇠파이프와 사시미를 들고 덮쳐온다.


나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흘러내며

빠르게 제압하기 시작했다.


내 공격 발차기 한 번에 뼈가 으스러지고

매섭게 변형된 손끝이 살을 베어낸다.


- 타다당 타당!


적들은 황급히 총을 꺼내 반격해 보지만

내 앞에선 어떤 공격도 무의미했다.


"흐아악!"

"아아악! 사 살려줘!"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 로비에는

어느새 검붉은 피로 짙게 물들어 갔고


야쿠자들의 찢겨진 시체가

대리석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일전에 한번 습격했기 때문일까.

부하들의 숫자도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위층 그리고 다음 층에도 노블은 없었다.

보스는 아마도 펜트 하우스에 있을 것이다.


"펜트 하우스라.. 생전 가볼까 싶었는데 이렇게 보게 되는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위로 올라갔다.


유리 밖으로 보이는 풍경

음산한 밤의 도시가 눈에 비친다.


그리고 47층에 도착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녀석이군 도깨비 가면."


계단 위 난간에 모습을 드러낸 남자

한걸음 내려오며 말을 잇는다.


"벌써 이렇게 저질러 놓았으니. 대화 할 필요는 없겠군."


그건 나도 바라던 바다.

최대한 빠르게 보스까지 끌어내야 한다.


그런 와중에 이렇게 일대일로

마주할 수 있는 건 더없이 좋은 기회.


나는 곧바로 살의를 내비쳤고

그러자 상대는 두 눈에 광채를 발산했다.


야쿠자 서열 3위 야마모토

녀석은 나와같은 광안의 노블이었다.


- 콰광! 파바바밧!


한 번의 큰 격돌 이후 반복된 공방전

무수히 많은 칼날이 서로의 목을 노린다.


파워도 스피드도 상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녀석과 나의 실력은 그만큼 대등했다.


"후우.. 이거 생각처럼 되지 않는 걸."


꽤나 격렬했던 탐색전 이후

호흡을 고르던 나는 난색을 표했다.


그동안 꽤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지만

녀석들은 내 생각보다 강했다.


과연 이대로 서열 2위 그리고 보스까지

무사히 당도할 수 있을지.


숨겨둔 필살의 카드가 남아있긴 하지만

아직은 사용할 타이밍이 아니다.


"죽이기엔 아까운 실력이야. 포섭하고 싶지만 검은 머리 짐승은 물려버릴 위험이 있어서 말이지."

"기르던 개가 주인을 무는 경우는 하나지. 인간답지 않은 거야 하는 짓이 자신이랑 별반 다르지 않으니까."

"건방진 새끼 젊은 놈이 말을 함부로 하는군."

"어리게 봐줘서 고맙지만 나도 먹을 만큼 먹었다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격돌했다.

번뜩이는 안광 사이로 공기가 일그러지고


이어 발생한 충격파가 살을 에인다.

한걸음 밀쳐내면 곧바로 따라붙어 반격


녀석과 나의 주먹이 교차되며

서로의 폐부를 강타했다.


"커헉!"

"크으윽..."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난전 속에

힘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한 계기는


결국 선수시절 몸에 익힌 격기

수십 년 넘게 단련된 유도 기술이었다.


#


"흐아아앗!"


나는 기합과 동시에 파고들었고

깊숙이 태클을 성공시켰다.


타격전에서 그라운드로 승부를 걸었다.

당황한 야마모토는 밀쳐내려 했지만


놓치지 않고 거머리처럼 들러붙었다.

그리고 서브미션 관절 조이기


내 팔과 녀석의 팔꿈치가 교차되며

타이트하게 감겨진 옷깃이 목을 조였다.


"끄으으.. 이 이자식."


인간이 아닌 괴물 그것도 노블에게

유도 기술이 통할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심장이 있고 뇌가 동작하는 이상

결국 모든 행동을 제어하는 건 사람과 같다.


나는 순간적으로 자세를 바꾸며 끌어당겼고

휘청 상대의 중심이 무너진 찰나


증폭된 노블의 힘으로 더 빠르고 강력한

한판 업어치기를 구사했다.


- 쉬이이익!

- 꽈광!


골수를 뚫고 뇌속까지 전해진 충격에

미야모토는 일순 스턴 상태에 빠져 들었고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태클

녀석의 심장에 묵직한 쐐기를 박았다.


- 콰직!


이전에도 그랬지만

결국 또 승부를 결정지은 건


선수시절의 기술과 타이밍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기백이었다.


평생을 유도와 격기에 바친

내 30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하아 하아.. 이거 쉽지 않은 걸."


이제 겨우 한 명을 해치웠을 뿐인데

전신이 추욱 녹초가 되었다.


하지만 쉬고 있을 새는 없었다.

자리를 비운 다른 노블이 돌아오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올라가야 한다.

그렇게 지친 몸을 이끌고 다음 층으로


그러나 순간 들려오는 박수 소리에

내 발길은 멈추고 말았다.


- 짝짝짝짝..


어느새 나타난 서열 2위 사이토

그는 여유있게 다가오며 갈채를 보냈다.


"스바라시 정말 놀라워. 미야모토를 이리 완벽하게 눌러 버리다니."

"네가 사이토인가."

"호오 어떻게 내 이름까지 알고 있다니 의외인걸."


내가 녀석을 기억하는 이유는

과거 복싱 선수로 이름을 날렸기 때문이다.


나는 생각했다 이번 대결 만큼은

노블에 의한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닌


스타일이 확고한 두 격투가의

치열한 전투가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시간이 없으니 내쪽에서 간다."


자세를 잡고 선제공격을 시도하려는 그때

뒤늦게 난입한 두 명의 등장에 나는 좌절했다.


"누군가 싶었더니 그때 그 도깨비 가면이군."


야스오 그리고 또 한명의 노블 하야시

어느새 그들은 내 주위를 서서히 좁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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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Chapter3-(11)화. 22.07.31 624 21 10쪽
66 Chapter3-(10)화. 22.07.29 666 24 9쪽
65 Chapter3-(9)화. 22.07.27 674 28 10쪽
64 Chapter3-(8)화. 22.07.25 684 29 10쪽
63 Chapter3-(7)화. 22.07.23 702 30 9쪽
62 Chapter3-(6)화. 22.07.21 707 30 9쪽
61 Chapter3-(5)화 22.07.19 711 32 9쪽
60 Chapter3-(4)화. 22.07.17 731 31 10쪽
59 Chapter3-(3)화. 22.07.15 737 34 10쪽
58 Chapter3-(2)화. 22.07.13 753 32 10쪽
57 Chapter3-(1)화. 22.07.12 776 33 10쪽
56 Chapter2-(24)화. 22.07.10 760 33 11쪽
55 Chapter2-(23)화. 22.07.09 760 34 11쪽
54 Chapter2-(22)화. 22.07.08 757 34 10쪽
53 Chapter2-(21)화. 22.07.06 772 34 10쪽
52 Chapter2-(20)화. 22.07.04 783 34 10쪽
51 Chapter2-(19)화. 22.07.02 794 33 10쪽
50 Chapter2-(18)화. 22.07.01 805 34 11쪽
49 Chapter2-(17)화. 22.06.30 806 35 10쪽
48 Chapter2-(16)화. 22.06.29 810 32 11쪽
47 Chapter2-(15)화. 22.06.27 814 33 10쪽
46 Chapter2-(14)화. 22.06.26 827 35 10쪽
45 Chapter2-(13)화. 22.06.25 826 36 10쪽
44 Chapter2-(12)화. 22.06.24 829 37 10쪽
43 Chapter2-(11)화. 22.06.23 855 38 10쪽
42 Chapter2-(10)화. 22.06.22 862 37 10쪽
41 Chapter2-(9)화. 22.06.21 860 39 9쪽
» Chapter2-(8)화. 22.06.19 882 4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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