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오른발왼발 님의 서재입니다.

판타지 속 검은 용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오른발왼발
작품등록일 :
2023.01.25 13:05
최근연재일 :
2023.03.16 06:0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772
추천수 :
0
글자수 :
204,608

작성
23.03.09 06:00
조회
8
추천
0
글자
11쪽

34화. 고대의 전사

DUMMY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었다. 이래 봬도 왕년에 용병으로 이름을 날렸었다. 비열했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렇게 자신의 위신이 떨어진다면 이곳에서 앞으로의 영업에 지장이 많다.


대장은 쇠망치를 크게 휘둘렀다. 그러나, 쇼난은 검으로 쇠망치의 괴도를 살짝 바꿔놓고 병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저런 허접스러운 망치를 쓰는 녀석 정도는 싸울 가치도 없습니다.”


“그런데, 너 아까 자세가 엉망이었어. 봐봐, 이렇게 어깨가 일직선이 되어야지.”


자신뿐만이 아니라 조직이 완전히 무시를 당하고 있었다. 이런, 애송이한테. 이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대장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지면서 망치를 높이 들고 외쳤다.


“그냥, 다 죽여.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년이고 놈이고 다 죽여.”


녀석들의 눈에 핏대가 섰다. 정말로 죽기 살기로 싸울 마음인 것 같았다. 쇼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검을 비스듬히, 옆으로 향하게 뻗고, 작게 말했다.


“누가 더 쓰러트리나 내기입니다. 경상 정도는 괜찮아도 큰 부상은 안 됩니다.”


“나도 알아. 줄리아한테 혼난다. 사고 쳤다고.”


둘은 검을 뻗으며 앞으로 나갔다. 순간, 녀석들은 추풍낙엽처럼 바닥에 뒹굴었다. 쇼난이 검을 어깨에 올리며 말했다.


“제가 이겼습니다. 흐흐.”


“야, 저 새끼들이 너한테 더 많이 갔잖아. 이거 불공평해.”


“제가 인기가 많은 걸 어쩌겠습니까. 하하하.”


둘은 녀석들을 돌려보내고 움막에 들어왔다. 줄리아가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녀가 물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녀석들은 돌아갔나요. 혹시, 크게 다치게 한 것은 아니겠죠?”


둘은 그녀의 말에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 두 명에게는 처음부터 녀석들과의 싸움이 아니었다. 싸움을 잘 마무리하고 그녀에게 혼나지 않는 게 목적이었다.


그리피스와 마크 타이슨은 성안에 들어서서 집무실로 안내되었다. 그곳에는 집행관이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심문관은 일어서며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들 오십시오. 보시다시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제야 이렇게 모시게 되었습니다. 저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심문관은 아주 공손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지만, 영혼 없는 자세였다. 그리피스는 이 같은 녀석들의 특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마크 타이슨이 심문관을 보며 물었다.


“얼마 전에 이곳에 들어온 백작은 어디 있습니까?”


심문관은 미소를 보이며 대답했다.


“이곳을 나가셨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은 전시 중이라 통행이 조금 불편합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귀하신 분들은 따로 대우해드리고 있습니다.”


심문관의 미소가 거슬렸다. 백작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저 녀석의 거짓을 듣고 있으려니 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데.”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절차가 있어서 잠시만 쉬고 계시면 이곳을 통과시켜 드리겠습니다.”


너무나, 협조적이었다. 그러나, 알면서 보니 우스웠다. 이렇게 얼마나 많은 이들을 속이고 죽이고 언데드로 만들었나를 생각하니 정말 주먹을 면상에 꽂아주고 싶었다.


둘은 안내에 따라서 고급스러워 보이는 방에 들어왔다. 그러나, 문이 쇠문이었다. 안은 고급지지만 절대로 나가지 말라는 소리였다. 뭐야, 이 새끼들 벌써 시작하는 거야.


그런데, 이곳에 들어오고 나서 줄리아의 추적 마법진이 흐릿해지더니 사라졌다. 그녀의 마법이 이곳까지 닿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이거 큰일이군.


그러나, 마크 타이슨은 아주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힘을 믿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벽에서 파이프가 나오더니 가스가 새어 나왔다. 그리고 벽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했다.


“잘 왔다. 이곳은 너희 같은 애국시민이 들어오는 곳이다. 너희는 드루이드님을 섬기는 기사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러니, 기뻐하며 잠들 거라.”


이게 무슨 개소리냐. 이 새끼들 드루이드를 얼마나 팔아먹는 거냐. 여기서 잠들면, 그 기사처럼 된다. 그리피스가 몸을 비틀며 검을 가슴에 가져다 댔다. 그리고는 잔상만을 남기며 튀어 나갔다. 그가 엄청난 풍압을 일으키며 쇠문을 때렸다. 그러나, 쇠문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이어서, 마크 타이슨이 신성력을 쏘아 올리며 튀어 나갔다.


그가 쇠문에 부딪히는 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그러나, 쇠문은 역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둘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이러다가 정말, 언데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이 오싹했다. 이런 제기랄, 둘은 갑자기 서로 엄청난 신뢰가 쌓이고 있었다. 서로 힘을 합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기분. 둘의 검이 같은 방향을 향했다. 그리고, 둘의 모습이 거울에 비치듯 같은 동작으로 움직였다.


포트레이트 가문에 내려오는 비급, 둘의 대결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익혀버린 기술, 그리고, 얼마 전 그가 병사들에게 선보이며 자랑했던 기술. 모두가 그리피스의 머릿속에 그대로 그려져 있었다.


마크 타이슨은 녀석이 똑같이 흉내 낼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자신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거라 믿고 있었다. 그래야, 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둘은 너무나도 똑같은 자세로 동작을 취하고 있었다.


그러나, 둘은 눈을 감은 채, 서로의 동작을 볼 수가 없었다. 그저, 심취해있었다. 오직, 믿음. 그렇게 검술은 절정에 다다랐다. 그리고, 마지막 엄청난 검강이 생성되었다. 거기에 마크 타이슨의 신성력이 미친 듯이 뿜어져 나왔다.


그 힘으로 쇠문을 향해서 전진했다. 엄청난 풍압과 엄청난 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뿌연 연기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그리고, 그 연기 속에서 둘의 형상이 걸어 나왔다.


그 모습에 흑마법사는 할 말을 잃었다. 저 쇠문을 부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무리 강한 괴물도 가두어 둘 수 있는 쇠문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저 푼내기 둘이 부술 수가 있단 말인가?


“어서 녀석들을 막아야 해.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어. 그 고대 전사를 써 볼까?”


“미쳤어. 저런 애송이한테 그 귀한 고대 전사를 쓰라니. 안돼. 안 되고말고.”


“혹시, 질까 봐 겁내는 거야. 저런 애송이도 이기지 못하면 그게 고대 전사야? 우선은 급한 불을 끄자고. 괜히 소중한 언데드들을 투입해서 죽이지 말고.”


그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언데드는 일반 병사들에게는 굉장히 강한 존재였지만, 기사 정도 되는 자에게는 별거 아니었다. 그래서, 전쟁에 투입하면 엄청난 효과가 있었지만, 다른 곳에는 사용이 불가했다.


그 말에 한참을 생각하던 녀석이 불안해하며 말했다.


“차라리, 보고하자. 우리가 처리할 상대가 아니야.”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그 두꺼운 쇠문을 부순 것도 그렇지만, 드워프 들의 추천서를 들고 온 것이 아무래도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한 놈은 흑마법으로 시간을 끌고, 한 놈은 보고를 하러 달려갔다.


“큰일 났습니다. 그 기사 놈들이 쇠문을 부수고 탈출을 했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보고 하는 흑마법사를 인자한 모습으로 쳐다보고 있는 심문관은 잠시 생각하다가 일어섰다. 그는 여전히 인자한 모습으로 말했다.


“고대의 전사를 써 봅시다. 그리고, 결과를 알려주세요.”


너무나, 여유가 있는 심문관이었다. 흑마법사는 고개를 숙이고 나오면서 괜히 달려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달려가서 고대의 전사에게 검은 기운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잠들어있던 고대 전사의 동공에 붉은빛이 들어왔다.


“가거라. 이 복도 끝에서 너를 향해서 오고 있는 자들을 베어라. 그리고, 다시, 이곳으로 와서 잠들 거라.”


고대의 전사는 그대로 걸어 나갔다. 그는 명령만을 받고 행동할 뿐이었다. 기사의 머리에 고대의 전사에 갑옷과 영혼이 들어와 있었다.


뚜벅, 뚜벅.


누군가가 온다. 그런데, 아무런 기척이 없다. 살기도 없다. 마치, 죽어있는 시체 같은 느낌이다. 혹시, 언데드인가? 아니다. 발걸음이 너무나 가볍다.


그리피스와 마크 타이슨의 발걸음이 멈췄다. 저 어둠 뒤에서 너무나 자신 있게 다가오는 녀석이 이상하게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너 졸았구나? 역시 용병은 이게 한계지. 괜찮다. 내가 있으니까.”


그리피스는 대답하지 못하고 있었다. 녀석의 발걸음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저 발걸음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너무나 낯설지 않았다. 이 느낌은 뭐지?


잠시 후, 아주 낡은 갑옷을 입은 기사가 어둠에서 나왔다. 투구 속에 얼굴이 없었다. 그저 어둠 속에 붉은 안광이 빛날 뿐이었다. 그가 입에서 한기를 내뿜으며 검을 뽑았다.


온다.


녀석의 모습이 마치, 필름처럼 끊어져서 오고 있었다. 느리면서도 눈 깜짝할 사이에 앞으로 다가왔다. 공격의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녀석의 검을 막을 수가 없었다.


녀석의 검이 마크 타이슨의 갑옷을 베었다. 그는 멍하게 녀석이 있던 자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녀석은 이어서 그리피스를 향해서 검을 휘둘렀다.


막아야 한다. 그런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이런 제기랄, 나는 갑옷도 입지 않았단 말이다. 이 쓸데없는 몸뚱이야 제발 말을 들어라. 여기서 죽으면 줄리아한테 혼난다.


순간적으로 그리피스는 검을 들어서 녀석의 검을 막았다. 고대의 전사는 검을 휘두르며 그를 지나쳐 갔다. 녀석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뒤로 돌았다.


그리피스는 숨을 헐떡이며, 검을 앞으로 내밀고 서 있었다. 그 모습이 이상하다는 듯 고대의 전사는 고개를 몇 번 더 갸우뚱하더니, 다시 앞으로 천천히 발을 내디뎠다.


“뭐하냐, 정신 차려라.”


마크 타이슨이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서서 기절한 것처럼 그렇게 서 있었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그리피스는 소리치며 말했다.


“이 빌어먹을 새끼야. 이 상황을 모두 줄리아한테 말해줄 거다. 너는 병신처럼 서서 뒤졌다고.”


그의 동공이 움직였다. 그리고, 갑옷이 떨리고 있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녀석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다가 무릎을 꿇고 바닥에 손을 짚었다. 그리고, 엄청나게 땀을 흘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헉, 헉, 이 용병 새끼야 누가 뒤졌다는 거야. 줄리아한테, 조금 전의 상황은 비밀이다. 그렇지 않으면 너는 나한테 먼저 죽는다. 알아들었냐.”


“일단, 저 녀석을 쓰러트리고 나서 생각해보지.”


그의 말에 마크 타이슨이 일어서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엄청난 신성력을 끌어올려서 분출시켰다. 그의 신성력에 그리피스와 자신의 갑옷 주위를 돌고 있던 검은 기운이 사라졌다.


녀석의 검술을 알아야 한다. 너무나, 익숙하지만,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왜 녀석의 검술이 이렇게 익숙하게 느껴지는 거지? 분명히 처음 보는 아주 위험한 검술인데, 이상하게 너무나 정겹게 느껴지는 검술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판타지 속 검은 용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0 40화. 갈증 해소엔 역시 맥주 23.03.16 7 0 12쪽
39 39화. 심문관 23.03.15 8 0 11쪽
38 38화. 심문관 23.03.15 8 0 11쪽
37 37화. 각성 23.03.13 8 0 11쪽
36 36화. 고대의 전사 23.03.13 8 0 11쪽
35 35화. 고대의 전사 23.03.10 11 0 11쪽
» 34화. 고대의 전사 23.03.09 9 0 11쪽
33 33화. 심문관 23.03.08 13 0 11쪽
32 32화. 심문관 23.03.07 11 0 11쪽
31 31화. 심문관 23.03.06 10 0 11쪽
30 30화. 심문관 23.03.03 12 0 11쪽
29 29화. 드워프 23.03.02 10 0 11쪽
28 28화. 드워프 23.03.01 14 0 11쪽
27 27화. 드워프 23.02.28 14 0 11쪽
26 26화. 드워프 23.02.27 15 0 11쪽
25 25화. 드워프 23.02.24 14 0 11쪽
24 24화. 붉은 털 고블린 23.02.23 15 0 11쪽
23 23화. 붉은 털 고블린 23.02.22 13 0 11쪽
22 22화. 붉은 털 고블린 23.02.21 11 0 11쪽
21 21화. 늪지대 23.02.20 12 0 11쪽
20 20화. 늪지대 23.02.17 14 0 12쪽
19 19화. 늪지대 23.02.16 11 0 12쪽
18 18화. 늪지대 23.02.15 13 0 11쪽
17 17화. 늪지대 23.02.14 13 0 11쪽
16 16화. 늪지대 23.02.13 16 0 11쪽
15 15화. 드루이드 23.02.10 13 0 11쪽
14 14화. 적진으로 23.02.09 14 0 11쪽
13 13화. 붉은 태양 23.02.08 15 0 11쪽
12 12화. 정찰조 23.02.07 15 0 11쪽
11 11화. 훈계 대련 23.02.06 17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