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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발왼발 님의 서재입니다.

광해. 조선의 역습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완결

오른발왼발
작품등록일 :
2021.04.13 13:41
최근연재일 :
2021.08.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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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9,131

작성
21.08.0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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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
12쪽

84화. 청을 세운 누르하치

DUMMY

한편, 무터구리는 병사들과 함께 길목에 매복하고 누르하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누르하치는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누르하치는 구루타이라면 당연히 눈치채고 움직였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누르하치가 만들어놓은 판 위에서 구루타이는 놀아나고 있었던 것이었다. 누르하치는 무터구리가 매복하고 있는 곳에 다다라서 먼저 기습을 하였다. 그러자, 무터구리는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힘없이 누르하치의 손에 잡히고 말았다.


“무터구리. 너는 나와 함께 대륙을 정복해보지 않겠느냐? 지금쯤이면 구루타이가 아이신 타우렌을 죽였을 것이고, 나는 구루타이만을 죽이면 내가 이 싸움의 주인이 된다. 하지만, 나는 예전부터 너를 갖고 싶었다. 나와 함께 대륙을 정복해보지 않겠느냐?”


누르하치의 말에 무터구리는 쓴 미소를 지으며 올려다보았다. 그리고는 말하였다.


“우리 족장님은 호랑이 사냥에 실패했군. 하지만, 누르하치. 당신은 나를 살리는 순간 평생에 가장 큰 실수를 하는 것임을 명심해라.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죽일 것이기 때문이다.”


무터구리의 두 눈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누르하치는 그런 그를 보면서 더욱 욕심이 났지만, 그의 신념은 도저히 바뀌지 않음을 알 수가 있었다. 그래서 누르하치는 그 자리에서 무터구리의 목을 직접 베었다. 그리고는 쓴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가자. 대륙을 먹으러 가자. 지금 우리는 대륙을 정벌하기 위해서 첫 발걸음을 떼는 것이다. 그리고, 다들 명심해라. 망설이지 말아라.”


누르하치는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말을 몰았다. 누르하치의 표정을 보며 부하 장수들은 결의한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저 멀리 해서여진 쪽의 진영에 들어서자 다들 긴장을 한 듯 말수가 없어졌다. 그리고 드디어 족장연합축제장이 저 멀리 모습을 드러내자 병사들이 달리기 시작하였다.


병사들은 그 주위를 둘러서며 포위를 하였다. 구루타이는 누르하치의 모습을 보면서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자, 구루타이의 힘없는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이거 완전히 당했구나. 내 판인 줄 알았는데, 저놈 누르하치의 판이었구나. 이러면, 곤란한데.”


구루타이는 오른손으로는 칼을 들고 왼손으로 머리를 긁으며 말하였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구루타이는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지금부터는 자유다. 여기서 용사답게 죽던지 저기 누르하치와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던지 너희들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라.”


그러자, 구루타이의 오른팔이었던 카타크가 무릎을 꿇으며 말하였다.


“감히, 족장님께 간청합니다. 저기 누르하치와 함께하심은 어떻겠습니까?”


카타크는 구루타이의 목숨을 걱정해서 한 말이었다. 하지만, 구루타이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존재할 수가 없다. 그것은 너도 잘 알고 있잖느냐? 나를 걱정해져서 고맙다. 그렇다면, 나도 부탁 하나 해도 되겠냐?”


“하시옵소서. 듣겠나이다.”


“나는 여기서 죽는다. 하나, 너는 저기 누르하치와 함께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을 보지 않겠느냐? 나는 네가 나 대신 대륙을 집어삼킬 수 있는 대인으로 살아졌으면 한다.”


구루타이의 말에 카타크는 고개를 저으며 말하였다.


“족장님께서는 정말 이기적이십니다. 제가 주군을 잃고 어찌 대륙이 눈에 차겠습니까? 대륙이 이 나라 하늘을 손아귀에 넣는다고 해도 주군이 없으면, 그저 신기루일 뿐입니다.”


그 말에 구루타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너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멍청하더니, 마지막까지 멍청하구나. 그래, 우리 저승에 가서 함께 술이나 한잔하자꾸나. 이랴~”


구루타이가 먼저 말을 몰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용사들이 함께 말의 엉덩이를 때리며 격하게 달려갔다. 모두가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구루타이와 함께 항상 목숨을 걸고 싸웠던 용사들은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그래서 구루타이의 저승길을 함께하기 위해서 달렸다.


멀리서 구루타이와 그의 용사들이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 누르하치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싸우고 싶지 않았다. 아니, 저들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죽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은 저들을 가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며 누르하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이내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병사들을 향해서 칼을 뽑아 들고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용사들과 병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구루타이는 웃고 있었다. 정말 대륙을 정벌한 이처럼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멀리서 누르하치는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아무런 말도 없었고, 전혀 미동도 없었다. 그렇게 구루타이와 그의 용사들이 모두 죽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고 나서, 누르하치는 입을 열었다.


“오늘은 슬픈 날이다. 우리의 형제들이 무의미하게 죽은 슬픈 날이다. 우리는 오늘의 슬픔을 간직하고 이 슬픔을 준 명나라와 조선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이날 누르하치와 그의 병사들은 술을 마시지 않았고, 기뻐하지도 않았다. 모두가 말없이 조용히 시신을 수습하여주었고, 말없이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이 되어서야 다시 활력을 찾고 여진족들을 모두 건주여진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통합하였다.


하지만, 세 갈래로 나누어져 있었던 여진족은 모두 자신들의 이름을 쓰기를 원했고, 스스로가 자신들이 살던 부족의 이름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를 걱정하듯 바라보던 누르하치는 나라 이름을 청이라고 명하고 힘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한편, 여진족들의 내부 싸움으로 잠시 혼란하다가 누르하치가 정권을 잡고 나라 이름을 청으로 바꾸며 힘을 키우고 있는 것을 지켜보던 광해는 그저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역사는 순리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변한 것이 있다면, 조선이라는 약소국이 아니라, 이들을 정복하고 다스릴 강한 나라로 바뀌어 있단 것이었다.


청은 조선을 건드릴 수 없음을 자각하고 명을 공격하기 위해서 병사들을 이끌었다. 하지만, 조선은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였다. 그러자 조정에서는 명을 위해서 병사를 파병해야 한다며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전하. 아버지의 나라가 위협을 겪고 있습니다. 어서 도와야 합니다. 일만의 병사를 보내어서 아버지의 나라를 구하여야 합니다.”


광해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물었다.


“누가 아버지의 나라란 것이오. 말해보시오. 좌의정.”


윤두수는 다시 소리를 높여서 말을 이었다.


“저하. 명은 우리에게 사대의 예를 가르쳐준 아버지 같은 나라입니다. 사람이라면 은혜를 갚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옵니다. 부디, 일만의 병사를 보내어서 자식 된 도리를 하여야 하옵니다.”


그러자 광해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그대는 항상 백성들이 죽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데, 좋습니다. 출병하겠습니다. 그런데, 그대도 백성이 아닙니까? 단, 조건을 제시하겠습니다. 그대의 아들들이 앞에서 돌격대원으로 싸워준다면 내가 출병을 하겠습니다. 아버지 같은 나라를 구하는 일인데 망설일 것이 무엇이겠소이까?”


윤두수는 잠시 황당하다는 얼굴로 광해를 바라보다가 이내 이성을 차리고 말을 이었다.


“저하. 사대부는 총과 칼을 들지 않습니다. 이는······.”


“무슨 말을 하시는 것입니까? 저 섬나라 왜놈들이 이 나라에 쳐들어 왔을 때, 수많은 유생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총과 칼을 들로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나라를 구하는데 사대의 예를 지켜야 한다고 하는 것입니까?”


“저하, 저하는 지금 억측을······.”


“시끄럽소이다. 자기 자식은 소중한 줄을 알면서, 백성들의 자식은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에 사지로 내몰아도 된다는 것이오. 그런 생각을 하는 그대가 이 나라를 쳐들어왔던 섬나라 오랑캐들과 무엇이 다르단 말이오.”


윤두수가 말하지 못하고 석고상처럼 굳어져 있었다. 그러자, 박홍이 나서며 말하였다.


“저하, 저하께서는 지금, 이 나라 종묘사직의 근간을······.”


“그대는 임진왜란이 발생하자, 판옥선을 수장하고 명나라까지 도망쳤다가 수많은 백성이 목숨을 바쳐서 나라를 구하니 조용히 겨들어 와서 다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서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악덕 고리대금을 유지하던 벼슬아치가 아닙니까.”


광해의 평소와 다른 모습에 대신들은 할 말을 잃었고, 보다 못한 선조가 뒤에서 근엄하게 말하였다.


“세자는 체통을 지키라. 어찌 전쟁터에 자식을 보내고 싶겠느냐? 이는 아비라면 당연한 것이거늘 세자는 어서 좌의정에게 사과하라.”


광해가 씨익 웃으며 선조의 말에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아비라면 자식을 전쟁에 내보내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하물며, 하늘의 나라인 명나라가 어찌, 자식의 나라인 조선이 전쟁에 나가는 것을 지켜볼 수가 있겠습니까? 아니 그렇습니까? 좌의정.”


광해의 말에 지켜보던 류성룡이 나서며 말하였다.


“세자저하의 말이 옳습니다. 지금은 함부로 청과의 싸움을 하는 것보다는 실리를 취하심이 옳습니다. 만약에 청이 명과 전쟁을 한다면, 우리는 지켜보다가 청의 병력이 약해졌을 때 북진을 하면 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아니라고 사료되옵니다.”


조정은 두 개의 의견으로 나누어져서 싸우고 있었다. 선조의 명나라 참전과 광해의 실리를 목적으로 하는 전쟁이 대립하면서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군권은 광해가 쥐고 있었기에 선조와 그의 무리의 발언은 언 발에 물 뿌리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광해는 그냥 지켜만 보는 것이 아니었다. 역사 속에서는 청이 명을 정복한다. 그러면, 다시, 거대한 중국 대륙이 생긴다. 미래를 생각했을 때 광해는 중국 대륙을 나누어 놓고 싶어졌다. 그래서, 청을 주시하고 있었다.


광해는 청이 명나라에 깊숙이 쳐들어가면 그때 북진을 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선조는 당장 명나라를 위해서 쳐들어가자고 하여서 싸움이 되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청은 공격대상을 조선을 향할 것이고, 명은 구경하다가 청을 정복할 것이고, 그렇게 커진 명나라는 다시 조선을 점령하려 들것이 뻔했다.


광해는 여기까지 생각을 하고 청의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척후병을 청에 보내어서 상황을 살피고, 청에 사신을 보내어서 그들의 내정을 살펴보고 오게 하였다. 청은 조선이 싸울 의지가 없음을 보이자 안심한 듯 명을 향한 전쟁을 서두르고 있었다.


광해는 군복무제를 의무제로 바꾸면서 가족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게 해주었다. 이제는 억지로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자식이 군대에 가면 가족은 연금을 타 먹었으니 군에 가는 것이 더는 피할 이유가 없어졌다.


한편, 많은 돈을 내고 군대에 가지 않는 제도도 마련하여 군대에 가지 않는 자들에게는 많은 세금을 거두었다. 이는 사대부들이 군대도 면제를 받고, 세금 또한 면제를 받으려고 하여 광해가 이렇게 법을 정하였다. 그래서 다시 한번 사대부들의 반발이 있었으나, 광해는 힘으로 눌러버렸다.


작가의말

조금 늦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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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9화. 만력제의 마지막 항쟁 +1 21.08.30 1,530 36 12쪽
98 98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1 21.08.27 1,488 33 11쪽
97 97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3 21.08.26 1,427 30 11쪽
96 96화. 광해의 통치방법 +1 21.08.25 1,473 33 11쪽
95 95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2 21.08.24 1,530 33 11쪽
94 94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2 21.08.23 1,567 32 11쪽
93 93화. 광해의 명나라 정벌 +1 21.08.20 1,702 34 11쪽
92 92화. 명나라 정벌을 위한 준비 +3 21.08.19 1,601 36 12쪽
91 91화. 거북선의 등장 +2 21.08.18 1,571 33 12쪽
90 90화. 일본으로 출정 +4 21.08.17 1,548 32 11쪽
89 89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결단 +1 21.08.16 1,475 35 11쪽
88 88화. 만력제의 꼼수 +5 21.08.13 1,544 31 11쪽
87 87화. 누르하치의 명나라 공격 +5 21.08.12 1,515 36 11쪽
86 86화 원숭한 장군 +1 21.08.11 1,539 35 11쪽
85 85화. 누르하치의 습격 +2 21.08.10 1,581 31 11쪽
» 84화. 청을 세운 누르하치 +5 21.08.09 1,616 35 12쪽
83 83화. 구루타이의 역습 +1 21.08.06 1,666 36 12쪽
82 82화. 세자빈과 중전의 회임 +1 21.08.05 1,697 33 12쪽
81 81화. 조선과 여진족의 화해 +4 21.08.04 1,745 34 12쪽
80 80화. 이순신 장군의 산해관 공격 +4 21.08.03 1,784 37 12쪽
79 79화. 구루타이 +1 21.08.02 1,732 30 12쪽
78 78화. 누르하치 +1 21.07.30 1,840 30 12쪽
77 77화. 명나라 황제 만력제 +12 21.07.29 1,816 30 12쪽
76 76화. 명나라 환관 +1 21.07.28 1,747 34 12쪽
75 75화 고리대금 업자들 +2 21.07.27 1,723 37 12쪽
74 74화. 사천현감 정득열 +3 21.07.26 1,797 32 12쪽
73 73화. 인목대비 +7 21.07.23 1,978 33 11쪽
72 72화 임꺽정 +1 21.07.22 1,876 35 12쪽
71 71화. 백정 각시놀이 +5 21.07.21 1,891 3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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