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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악

아직도 조선시대

웹소설 > 일반연재 > 중·단편, 드라마

완결

글리드
작품등록일 :
2020.05.12 00:47
최근연재일 :
2020.05.21 06:0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325
추천수 :
2
글자수 :
78,388

작성
20.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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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아직도 조선시대 12화

DUMMY

"아버님, 생신이신데 준비해야지!"


집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소정의 수화기 너머에서 동환이 얘기했다.

조금 있으면 일복의 생일이었다.

그 얘기를 아내와 함께 상의 중인 그였다.


"예, 그렇게 해야죠. 그런데 아빠가 자꾸 안하실려고 해서요."

"아무리 그래도 챙겨 드려야지. 있다 가게로 나와."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일복은 정길의 일로 가족들이 위험에 빠질까봐 생일을 안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동환과 소정은 자식된 도리로서 그냥 넘어 갈 수 없는 일이었다.


정길의 협박이 있은지 거의 한달이 넘어가는데 별 이상이 없었다.

그래서 잠깐은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 소정이었다.


너댓시간이 흘렀다.

외출 준비를 하는 소정이 옷을 입고 응접실로 나왔다.


"얘가 괜찮대도 그런다."

"저희가 안 괜찮아요. 잠시만 있어요. 금방 나갔다 올게요."


응접실에서 손녀를 안고 있던 일복이 나가려는 소정을 만류했다.


"그럼 같이 나가자!"

"그러면 좋지만 우리 귀한 따님 때문에 안되요."


그랬다.

어린 딸과 함께 외출을 하면 위험한 상황에서 빨리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


"아빠, 그냥 누가와도 문 열어주지 말고 계세요. 우린 열쇠가 있으니까 그 걸로 열고 들어올 게요."

"알았다. 시키는대로 하마."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가는 소정.

임신한 배가 불러 거동이 조금 불편해 보였다.


아파트 주차장으로 나온 그녀가 한쪽에 세워진 차에 올라탔다.

빨간색 미니 승용차였다.

시동을 걸고 운전해 아파트를 빠져 나오는 그녀.


그런 그녀를 멀리서 지켜보는 한명의 남자가 보였다.

그는 다름아닌 정길이었다.


소정의 차가 나가는 걸 지켜보던 그가 동환이 살고 있는 2층을 올려다 봤다.

그리고는 미소를 짓는 정길.


***


다시 동환의 집이다.


손녀와 다정한 한때를 보내고 있는 일복.


"우리 손녀 무럭무럭 자라야지. 아무 걱정 말고 잘 크거라."


손녀가 주는 행복감이 큰 일복이었다.

얼굴에 함박 웃음을 머금고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누군가 현관문을 열려고 키를 꽂는 소리가 들렸다.


"소정이냐?"


딸이 뭔가 놔두고 간게 있어 다시 온 줄 아는 일복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말이없는 방문객.


"소정이야?"


재차 묻는 일복.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아이를 안고 현관문으로 다가가는 일복이었다.

그리고는 문에 달린 렌즈로 바깥을 보는데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열까말까 망설이는 일복이 손잡이로 손을 가져가려다 멈춘다.


그냥 열어준다는 것은 위험을 자초 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현관문 앞에 불안함에 휩싸여 서 있는 그였다.

한 2분이나 3분쯤 되었을까?


이제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자 거실로 그가 걸어 들어갔다.


"휴~! 아무도 아닌가 보네."


그런데 그때였다.


"잘 지냈나?"


베란다 문을 열고 응접실 안으로 들어오는 정길이었다.


"다, 당신이 어떻게...?"


베란다 쪽을 윗층에서 내려진 줄 사다리가 하나 걸려 있었다.

그걸 타고 내려온 모양이었다.


"이웃 사촌끼리 이런 식으로 인사해도 될지 몰라?"


그를 보자마자 손녀를 안고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는 일복.


분위기가 이상한지를 눈치 챘는디 아이가 울기 시작했다.


"으아앙~!"


그런 어린 애의 목부위를 손으로 눌러 기절시키는 정길.


"이 자식이 무슨 짓을 하는거야!"


두려웠지만 손녀를 건드리자 저항하기 시작하는 일복이었다.


하지만 자신보다 덩치가 크고 젊은 정길에을 당해낸 재간이 없었다.

발로 걷어 찬 정길에게 맞고 그자리에서 정신을 잃고마는 일복이었다.


사실 정길은 동환이 살고 있는 바로 윗집으로 이사를 온지 2달이 넘었다.

하지만 두문불출하고 동환과 그의 가족들 몰래 생활해 가면서 지내왔다.


결국 동환이 가족들이 따로 지낼 때를 기다려 왔던 것이었다.


베란다로 가 일복과 그의 어린 손녀를 밧줄로 묶어 자기 집에서 끌어 올리는 정길.

그가 원하는대로 우선 두명을 위험 속으로 몰아 놓는데 성공했다.


***


이 사실을 모르는 소정과 동환이 생일 준비를 하기 위해 인근 마트에 들렸다.

웬만한 물건은 자기 슈퍼마켙에 있었지만 일부 없는 품목을 사기 위함이었다.


그들 뒤로 역시나 김형사와 강형사의 모습이 보였다.


순조롭게 장을 보고는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부부.

살고 있는 아파트 주차장까지 온 부부가 내리더니 따라온 김형사 일행의 차로 다가가 선물을 하나 건네줬다.


"이게 뭐야?"

"저희 때문에 고생하시는데 약소합니다."


자신들을 챙겨주는 동환 부부가 고마운 김형사와 강형사였다.


"이번 주 일요일에 생일잔치 하는데 꼭 오세요."

"벌써 그렇게 됐나? 참, 형님은 나이는 빨리 드신다니까, 섭섭하게..."


김형사의 한마디에 미소를 지어 보이는 소정과 동환이었다.


잠시후 자기 집 현관문을 따는 소정.

문이 열리고 부부가 나란히 안으로 들어왔다.


"아빠 우리 왔어요!"


웃는 얼굴로 일복을 찾는 소정이었다.

하지만 안방이며 주방, 화장실 여기저기를 찾았지만 아무 데도 없었다.

당연했다.


갑자기 불안함이 도는 부부의 얼굴.


"아직 모르잖아. 정씨 할아버지네 가셨을지도 모르니까 걱정하지 말고."


아내 소정을 다독이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동환이었다.


바로 전화기를 들고 어딘가 전화를 하는 소정.


"여보세요? ......전데요. 혹시 저희 아버지 거기 안가셨어요? ......"


통화를 하던 소정이 창백한 얼굴을 보였다.

전화를 받은 상대편이 아버지가 오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었다.


"어떡해요. 여보, 아빠 어떡해요. 그리고 우리 민지는..."


오열하는 소정이었다.

동환도 아내를 이제는 다독일 기력도 없었다.

그 역시 그녀와 마찬가지 심정이었기 때문이었다.


"거기 아니면 어디 가실데도 없을텐데..."


일복은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가족들만을 위해 살아왔다.

그래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주변에 몇명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갈데라고는 한번의 전화통화만으로도 없다는 걸 알게된 동환의 부부였다.

게다가 정길의 문제로 외출을 삼가하기로 하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당연히 이들 부부는 납치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


정길의 집이다.


납치되어 온 일복과 동환의 딸이 작은 방에 있었다.

일복은 묶여 있었고 그나마 어린 손녀는 자유롭게 그냥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울다 지쳐 잠이 든 상태였다.


"우리 손녀 어떻게 해. 어떡해..."


자신보다 어린 손녀가 잡혀 온 사실에 충격이 가시지 않는 일복이었다.


그때 방문이 열리면서 정길이 들어왔다.


혹시나 손녀를 해칠까봐 놀라는 일복이었다.


"아직 손녀 걱정은 하지말게. 나도 소중한 걸 먼저 빼앗는 잔인한 놈은 아니니까."


제법 그럴듯하게 자기를 포장하는 그였다.

하지만 일복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잔인한 사람이 있다면 그 일순위가 정길이라 생각해왔던 그였다.


그러나 지금은 최대한 그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듣고만 있는 일복.


"그리고 지금은 허튼 짓만 안한다면 누구도 헤치지는 않을 거야. 네 딸하고 사위를 잡기 전까지는. 그러니까 안심하고 내가 주는 먹이나 잘 삼키라고..."


일복이 묶여 있는 자리 옆에 개밥처럼 뒤섞여 있는 음식이 보였다.


"묶여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개밥이라도 먹어야지. 그나마 새로 한 쌀이고 국에 섞었으니까 너무 께름칙해 하지는 말고. 어서 먹어둬!"


정길이 턱으로 먹으라는 명령을 했다.


그런 그의 명령에 별 수 없이 손녀를 위해서라도 먹어야만 하는 일복이었다.


묶인 채 입을 대고 음식을 먹는 일복.

그런 그를 쳐다보며 만족의 웃음을 정길이 보였다.


"잘 먹네. 개처럼... 하하하!"


수치스러웠지만 별수 없이 일복은 그가 시키는대로 계속 먹었다.

하지만 손녀와 자신을 위해서라도 먹고 살아야지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생각도 하는 그였다.


'내가 이 수모는 반드시 갚아주마...'


***


동환의 아파트 주차장에 경찰차가 서 있었다.


집을 감식하기 위한 것이었다.


문고리며 여기저기 지문 감식을 하는 경찰들.

하지만 나오는 게 전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길은 장갑을 낀 채 집안으로 침입을 했던 것이었다.


그때였다.

경찰 감식반원 한명이 베란다 쪽으로 갔다.

그리고는 정길이 내려온 사다리가 걸렸던 부분을 유심히 살피더니 뭔가 만져봤다.


"왜, 뭔가 찾았어?"


그런 그를 보자 김형사가 물었다.

그러자 잠시후...


"아니요. 전혀 없는데요. 흔적이... 그냥 밖으로 나가신 거 아닌가요?"

"그렇다면 현관문 손잡이에 실종자 지문이 묻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안잖아!"

"그러니까 참 묘해요. 이런 경우가 흔치 않는데..."


마음 속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동환 부부가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다할 단서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어떡해 우리 애기..."


소정이 단서가 없다는 얘기를 듣자 본격적으로 딸을 찾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런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안아주는 동환.


"하~! 미치겠다."


김형사는 그런 부부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답답해 하는 사람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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