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엉뚱한앙마 님의 서재입니다.

아빠는 신입사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엉뚱한앙마
작품등록일 :
2014.09.11 16:02
최근연재일 :
2014.09.24 13:16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55,553
추천수 :
1,406
글자수 :
66,565

작성
14.09.11 16:32
조회
5,243
추천
108
글자
9쪽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1

DUMMY

-미안해 이 부장. 요즘 회사가 어려워서 말이야. 여차하면 부도 날 위기니 어쩌겠어. 회사방침이니 너무 속상해 하지 말고, 퇴직금 넉넉하게 지급한다고 하니, 그 돈으로 작은 가게라도 해 봐.―


이선우는 마흔 살이다.

토끼 같은 아내와 여우같은 두 아들을 둔 가장(家長)이다.


회사 창립멤버로 입사하였다.

15년 동안 젊음 혈기를 모두 쏟았다.

하지만 고졸이라는 이유로 진급은 느렸다. 굳은 일도 도맡아하며, 자식들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남아서 홀로 일한 날도 많았다.


회사가 힘들어졌다. 아니. 힘들어진 것이 아니라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회사의 몸통은 커지고,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였다. 그에 맞는 인재가 필요한 단계라 여긴 모양이다.


초창기 멤버로, 회사의 희로애락을 함께 겪었던 많은 고졸 사원들이 일제히 정리되었다.

그 속에…….아이 둘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마흔 살. 이선우도 있었다.


“힘내십시오. 이부장님.”

작은 박스에 짐 보따리를 싸고, 회사를 나서는 그의 옆으로 젊은 부하직원들이 말했다.

힘내라고 하지만, 힘은 나지 않는다. 그들의 표정은 이선우에게 남아 있는 작은 힘마저도 모두 빼가버리는 듯 한 표정들이었다.

고작 고졸이 명문대를 졸업한 자신들 위에 앉은 꼴을 그들은 보지 못하였다.


“이선우. 이대로 물러날 거야?”

회사 로비를 나서는 그의 뒤로, 함께 짐 보따리를 챙긴 몇 사람들이 나왔고, 한 사내가 물었다.

“어쩝니까? 회사에서 나가라는데, 무슨 수로 버팁니까?”

이선우는 축 늘어진 어깨를 한 채, 그들의 말을 무시하고, 회사를 나섰다.

평범한 외모에, 대한민국 평균 남성의 키. 약간 나온 배와 적당히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이선우. 그렇게 그는 마흔 살의 나이에 실업자가 되었다.


“아빠 오셨네. 인사해야지.”

차마, 짐 보따리를 들고 집으로 들어설 수 없었다.

1999년식 낡은 마티즈의 트렁크에 짐은 넣어둔 뒤, 집에 들어서자마자, 아내의 상냥하며, 평소보다 약간 높은 톤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정. 토끼 같은 아내였다.

“아빠 다녀오셨어요?”

곧바로 이제 10살과 6살의 두 아이가 그를 반겼다. 야무지며 똑 부러지는 두 아들은 아내와 달리, 여우같은 기지를 발휘하는 녀석들이다.


두 놈 모두 사내아이다. 이선우는 항상 아내에게 감사하였다. 사내아이 둘을 키우는 것은 미륵도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게 될 정도로 힘들다고 말하는 요즘이다.

그런데도 그녀는 두 아이를 예의바르며, 곱게 키웠다.

“오늘. 우리 지민이가 100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왔어요. 그래서 제가 특별히. 삼겹살 파티를 준비했답니다. 호호호.”

아내는 아직 신발장에서 신발조차 벗지 못하고 서 있는 그에게 웃으며 말했다.

첫째인 이지민. 그 놈이 처음으로 100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온 것에 집사람의 기분이 업 된 모양이었다.


이선우는 애써 어색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어주었다.

어제. 단 하루만 더 빨리 이 시험지를 들고 왔다면, 그는 아들을 안아 올리며 몇 바퀴를 돌려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당장 마트로 달려가 아이가 원하는 장남감도 사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하루가 늦었다. 단 하루 만에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그의 모든 행동이 멈췄다.


“오늘…….내가 좀 피곤하네. 씻고 먼저 자도 될까?”

이선우는 아내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녀는 평소답지 않은 그의 모습에 표정이 서서히 변했다. 뭔가 잘 못 된 것이 있을 때 나오는 그의 표정. 그녀는 이선우의 표정만으로 회사에서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선우는 대충 손발만 씻고, 방으로 들어갔고, 아내는 아이들에게 삼겹살을 구워준 후, 방으로 들어갔다.

“여보. 무슨 일이 있어요?”

아내가 물었다. 하지만 뒤돌아 누운 그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힘내요. 아이들이 저렇게 웃는데, 아빠도 함께 웃어줘야…….”

“미안해 여보. 어쩌면…….이제부터 아이들에게 항상 웃음만을 줄 수 없을지도 몰라.”

아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선우의 어깨가 들썩거리며, 울음 섞인 목소기가 들렸다.

아내는 침대위로 올라, 돌아누운 그를 바로 눕혔다.

얼마나 울었는지, 그새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무슨…….일인데요?”

아내는 어느 정도 짐작은 한 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오늘…….회사에서 퇴직권고를 받았어. 내일부터 회사에 새로운 인재들이 들어오는 관계로, 고졸 사원들 모두가 정리해고 된 것이야.”

이선우는 거짓말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남자였다. 아내의 물음에 충분히 말을 돌려 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거짓 없이 말했다.

모든 것을 숨긴 채, 새로운 직장을 찾은 후, 말해도 되지만, 만에 하나 아내가 퇴직사실을 다른 누군가를 통해 알게 되면, 자신에 대한 믿음이 깨질 것 같은 우려에 거짓말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깟. 회사 잘린 것 때문에 우리 아들의 첫 시험지 백점을 보고 웃어주지 않은 거에요? 당신에게 실망이네요.”

아내는 방을 나가버렸다. 그녀에게서 미약하지만,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렸었다.

그녀가 나간 후, 이선우는 침대위에 앉았다. 흐르는 눈물도 멈췄다. 그리고 방문을 향해 보았다.


아들의 첫 시험지 백점.

모든 것의 처음은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는다고 하였다.

아들에게 오늘의 기억은 오래 남을 것이다. 자신의 첫 백점으로 엄마는 기뻐하였지만, 아빠는 안아주지 않았다는 것을…….


이선우는 눈가에 남은 눈물을 훔친 후, 방문을 열었다.

식탁에 아이들과 함께 앉아 웃으며 삼겹살을 먹여주고 있는 아내가 그를 보았다.

“맛있어?”

이선우가 퉁퉁 부은 눈을 한 채,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오늘따라 삼겹살이 입에서 사르르 녹네요. 식사하지 않고, 그렇게 주무시면, 공복으로 또 새벽에 속 쓰릴 텐데. 아이들과 좀 드시고 주무세요.”

아내는 그의 물음에, 상추쌈 하나를 뚝딱 쌌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서 그를 향해 손을 쭉 뻗으며 말했다.

“아빠! 함께 드세요! 정말 맛있어요.”

아이들도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선우는 식탁으로 다가갔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람들.

아내가 싸준 상추쌈을 입안에 가득 넣은 뒤, 아내를 안아주었다.

그리고 지민이를 안아주었다. 꼭 안아주었다.

“우리 아들! 오늘을 절대 잊지 말아.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다.”

“네 아빠!”

다시 아들을 안아주며 말했다. 지민도 그를 안아주었다. 꼭 안아주었다.


“우리 막내. 오늘 유치원 재밌었어?”

둘째는 여섯 살이라 아직 유치원에 다닌다. 6살 꼬맹이에게도 오늘 하루를 보낸 소감을 물었다.

“재밌었어. 아주 재밌었어요.”

둘째 영민이는 입 주위에 밥풀을 뭍인 채,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래. 나에게는 이놈들이 있다. 세상에서 그 어떤 피로회복제보다 더 좋은 이놈들의 웃음. 세상에서 그 어떤 포근함보다 더 포근한 이놈들의 품. 그래…….그깟 회사에서 잘렸다고, 내가 이놈들을 놓을 수는 없지.―

이선우는 두 아들을 꼭 안아주며 홀로 생각하였다. 그리고 그 옆으로 아내가 다가와 세 남자를 꼭 안아주었다.



다음 날. 25살 이후. 처음으로 평일 아침에 늦잠을 잔 선우였다. 두 아들은 학교와 유치원엘 갔고, 아내는 홀로 거실에 앉아 있었다.

“여보. 몇 시야?”

방에서 나와, 거실에 홀로 앉은 아내를 보며 물었다.

“일어났어요? 조금 더 주무세요. 모처럼…….”

“아니야. 실업자가 되었다고, 인생에서도 실업자가 될 순 없잖아. 움직여야지.”

선우는 아내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를 뒤에서 안아주며 말했다. 말없이 안아주는 그의 따뜻한 품에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눈물을 보지 않으려, 일부러 뒤에서 안았다. 하지만 그녀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은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섰다. 실업자가 되었다고, 집에 있을 수 만은 없었다.

다른 일거리라도 찾아야, 두 아들의 미래에 탄탄대로는 아닐지라도, 웅덩이는 없앨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구인 광고지를 들고, 이런저런 많은 회사를 찾았다.

-나이가 너무 많아서요.―

-주, 야 2교대로 근무하며 한 달에 네 번 휴일입니다.―

-월급이 120만원인데 괜찮겠어요?―


쉽지 않았다. 나이 마흔 살에 새로운 직장을 찾는 것은 어려웠다. 젊었을 때, 많은 일을 경험해 보았다면, 그 선택의 폭도 넓겠지만, 이선우는 오로지 한 길만 걸어온 인물이었다.


“그렇게 구인 광고지를 잔뜩 들고 다닌다고 하여, 원하는 직업을 찾기란 쉽지 않죠.”

지친 몸으로 행단보도에 서서, 보행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그의 옆으로 검은색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사내가 전방을 주시하여 보며 말했다.

“네?”

“보아하니, 회사에서 명예퇴직을 선고받으신 분 같은데, 그 나이면 연봉도 좀 있었을 테고, 어떻습니까? 제가 좋은 일자리 하나 소개시켜 드릴까요?”

평소 같았으면 그의 말을 무시했을 선우였다. 하지만 지금은 더운밥 찬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 작성자
    Lv.69 Drencia
    작성일
    14.09.12 13:12
    No. 1

    여우같은 아내에 토끼같은 자식이 변경되었네요.
    토끼같은 아내면(은둔형 가출 전문이고) 여우같은 자식들(페인형 잘 도망치는 일명 가출 전문인가) 흐흐흐 문득 생각난 동물 습성이었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조카
    작성일
    14.09.14 14:16
    No. 2

    무임승차를 함 해보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5 찌를거야
    작성일
    14.10.02 06:03
    No. 3

    마흔살에 부장이면 엄청난 엘리트인데요 ㅎ
    글고 요즘에 부장이 무슨 구형 마티즈에요 ㅎ
    현실감이 많이 떨어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5 흰코요테
    작성일
    14.10.30 01:23
    No. 4

    빌 게이츠도 고졸이기는 (대학 중퇴) 하지만, 빌 게이츠의 경우는 자기가 직접 리드를 해서 자기가 직접 스스로를 고용한 거고, 남에게 고용되는 경우 고졸은 힘들지 않나. 특히 저런 직장들이나 저런 직책들은.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행인
    작성일
    14.10.30 14:57
    No. 5

    한편 읽었을 뿐인데도 뭐랄까.. 글쓴이의 나이나 사회생활 경험 지식이 일천하다는걸
    크게 느낄수있을만큼 허술한 글이네요.
    아직 글장르를 잘 몰라서 판타지가 될지 뭐가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소설을 많이 읽어보셧다면 내용 풀어내는데는 문제 없겠지만
    그 외적 지식이나 경험이 전무하면 글을 시궁창에 박히기 마련이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1 1격필살
    작성일
    14.10.31 15:25
    No.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빠는 신입사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출판에 의한 글 내용 삭제관련 14.11.03 1,233 0 -
공지 출판 제의가 있었습니다... +1 14.10.29 1,797 0 -
13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13 +2 14.09.24 3,660 62 12쪽
12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12 +4 14.09.23 3,318 57 12쪽
11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11 +1 14.09.22 2,948 72 11쪽
10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10 +2 14.09.21 2,932 56 12쪽
9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9 +1 14.09.20 2,317 58 11쪽
8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8 +5 14.09.19 2,954 57 14쪽
7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7 +2 14.09.18 2,940 56 10쪽
6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6 +1 14.09.17 2,879 65 13쪽
5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5 +5 14.09.15 3,262 71 11쪽
4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4 +3 14.09.14 4,509 99 10쪽
3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3 +3 14.09.13 3,945 91 12쪽
2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2 +9 14.09.12 5,568 129 10쪽
» 아빠는 신입사원 - Episode 1 - 1 +6 14.09.11 5,244 108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