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짹짹! 짹! 짹짹짹짹!
“으음!! 시, 끄러워!!”
아침. 시끄러운 짹짹 소리에 나는 귀를 막고서 소파에서 일어난다. 정확히는, 원래는 소파였던 물건이다.
등받이를 부수고 몇 개를 붙여서 침대처럼 만들었지. 후후, 나의 침대, 나의 자랑. 후후후.
짹짹쨱!!!
“아아!! 알았어! 그만! 이제 그만! 일어날게! 일어났다~! 나 일어났다!”
시간이 되면 여지없이 울려대는 알람은, 딱 하루만 고장이 나서 울리지 않았으면 하지만, 단 하루도 고장이 난 적이 없다.
그리하여, 언제나 정해진 시간에 일어난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식당에서 훔쳐 온 커피를 마시는 일이다.
뜨거운 물을 가지러 가는 것이 늘 고역이지만, 아침 운동도 할 겸, 커피는 빠지지 않고 마시고 있다. 그나마 이게 삶의 활력 같은 거라서 멈출 수가 없다.
후룩.
“음. 여기 커피가 참 맛도 좋고 향도 좋아. 문명인의 삶의 시발점 같은 느낌도 좋고.”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여유롭게 커피를 마신다. 웃통을 까고 마시는 커피가 대체 어딜 봐서 문명인의 시발점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침은, 뭐, 간단하게. 어제 먹다 남은 것을 대충 데워서 먹는다. 식당에 올라온 김에 먹는 거라, 시간을 오래 보내고 싶지 않다.
모닝커피와 대강의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면, 밖으로 나간다. 이것도 한나절이지.
그리고 뭐, 가볍게 운동도 하고, 하늘도 좀 보고, 허공에 욕도 좀 하고, 괜히 의미도 없이 흥얼거려보기도 하고.
“상~태창~!”
이라고 외치기도 하면.
-김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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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괴감이 커지고. 세상에 불만이 생기고, 그냥 다 밉고, 다 죽었으면 좋겠는데 아무도 없고, 나 혼자고, 쓸쓸하고 외롭고, 그런데 또 편하기도 하고.
“언제 쯤, 여기서 나갈 수 있으려나.”
왜 난 혼자, 이곳에, 이렇게, 탑에, 나가지도 올라가지도 못한 채로 살아가는지. 허허,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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