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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님의 서재입니다.

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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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작품등록일 :
2012.10.06 07:38
최근연재일 :
2012.09.24 19:17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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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92
추천수 :
30
글자수 :
296,257

작성
12.08.3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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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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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개성 - 39

DUMMY

몸통에서 수십 개의 촉수가 튀어나와 고문을 휘감아버린 뒤 괴물은 막고 있던 통로에서 떨어진 후 마치 커다란 공과 같은 모양으로 몸을 말아버렸다.


“아아, 끝이군요. 저놈은 저런 식으로...먹이를 감싼 뒤 녹여서 흡수해버려요. 잡힌 먹이는 산채로 녹으며...”

“니콜. 안타까워할 필요 없소. 저 모습이 잠시 후 우리의 모습일 테니까...”

“그러나 루이스...나는 절대로 저렇게 죽고 싶지 않다고요. (권총을 머리에 대며) 차라리...”

“(역시 권총을 뽑으며) 그렇군. 나의 죽음은 역시 나의 의지로 선택하는 것이...”

“저...지금 두 분 뭐하시는 겁니까?”

“도상병이라고 했나요? 나는 괴물의 밥이 되느니 이편을 택하겠어요.”

“자살을 하신다고 저놈의 밥이 안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그리고 지금 그럴 이유도 없지 않습니까?”

“......”

“......”

“저 녀석을 보십시오. 둥글게 말고 있는 몸통의 일부분이 튀어나왔다가 들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고문께선 돌아가신 게 아니란 얘깁니다.”

“그러네요. 그러나...고문이 저놈의 독을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는 몰라도 저건 마치 마지막...”

“발악같이 보인단 말씀이지요?”

“예...표현하기가 아무래도...”

“저놈에게 잡히면 얼마나 버틸 수 있습니까?”

“길어야 십여 초도 안되죠. 저런 상태면 일차로 신경독에 온몸이 노출되어 몸을 못 움직이고 산채로 모든 걸 빨리며 죽어가요. 당신의 그 1급 나노슈트가 도와준다 해도 1분을 넘기기 힘들지요. 하물며 저런 큰 놈에게는 더욱 그렇고요.”

“우리가 말하는 동안 1분은 지난 것 같군요. 그리고 지금은 한 번에 튀어나오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고 수십 군데로 늘었고요. 둥글게 말린 몸통의 크기도 좀 더 커진 듯합니다.”

“뭔가...특별한 장비라도 있던 건가요?”

“고문께서는 나노슈트는 고사하고 강화 군복조차도 착용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그저 흔한 일반 군복을...억지로 입고 계신 것이죠.”

“그럼...”

“조금 전에 쫒아오면서 못 느끼셨습니까? 저놈에게 잡힐만한 분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저희를 훈련...조언을 하실 때의 경험으로 보면 고문께서는 지금 아마도 뭔가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 머리에 대고 계신 권총들은 내리는 게 좋겠습니다.”

“(권총을 내리며) 테스트라니요? 이 와중에 무슨 테스트를 한다는 거예요?”

“이유는 저희도 모릅니다. 원체 가늠하기 힘든 분이니까요. 그보다는 지금 고글의 감지기가 경고를 발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독기운이 매우 가까이 접근한 듯합니다. 조금 물러나야 할 것 같습니다.”

“독기운이라면 아까 당신들이...주은 그 장비를 사용하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 거예요. 대부분의 기운을 설정된 범위 밖으로 흘려버리는 것 같으니까요. 그리고 당신들 말이 맞는다면 물러날게 아니라 유사시 이곳에서 지원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게 있었군요. 이봐, 모상병. 그것을 설치해보게. 그리고 우리가 지금 도우려 해봐야 오히려 방해만 될 뿐입니다.”

“알겠네. 그건 그렇고 뒤쪽에 몇 놈의 움직임이 포착되는군. 저놈 때문인지 아직 가까이 접근하지는 않네만.”

“알고 있네. 지금 상황에선 아직 괜찮을 걸세. 그나저나 정말로 뭘 하시고 있는 거지...”




- 약 3분 전 -


단체사격이 멈춘 후 잠시 괴물을 바라보던 고문은 천천히 놈에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특정부위가 아닌 온몸으로 맹독을 뿜어대는군. 그보다 기운의 응집이 여타의 놈들과는 틀린 것 같구나. 한군데의 강한 기운이 아니고 온몸 곳곳에서 어정쩡한 기운들이 날뛰는 군. 역시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는 것인가? 마치 그...따로 또 같이...로군.)


거리가 가까워지자 밋밋한 몸통에서 갑자기 수십 개의 촉수가 생성되더니 순식간에 몸을 감싸고는 그 큰 몸을 말아버렸다.


(흐음. 이번에는 다른 독을 뿜어대는군. 일종의 마비독인가? 호오, 그리고 또 다른 독을 뿜어내는 군. 역시...독물들답게 먹기 좋게 녹인다 이거지. 결국 다른 놈들이 흡수한 기운을 이용하는 것과는 조금 틀리는군. 기운의 대부분을 여러 가지 독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로군. 그러고 보니 이놈 이거 사람으로 치자면...묶어서 납치한 뒤 약 써서 쌈 싸먹는 놈이로군. 한마디로...변태로군. 좋아, 네놈의 이름은 앞으로 변.태.귀.다.)


변태귀는 이미 녹기 시작해야 할 먹이가 아직도 녹지 않고 흡수를 담당할 촉수가 뭔가에 가로막힌듯한 미세한 느낌에 조금 더 강하게 독을 뿜기 시작했다.


(모처럼 몸으로 직접 독을 느끼고 싶다만 옷이 버티질 못할 거 같으니 할 수 없군. 그나저나 이놈의 에너지스톤은 매우 유동적이군. 좁쌀만 한 것들이 수천 개가 몸속을 돌아다니네. 반면 촉수가 생성된 곳에는 여러 개가 뭉쳐 있군. 힘을 쓸 때 주위의 것들이 모여서 큰 힘을 만들어내는 것인가? 그렇다면...)


손에 힘을 가하자 손을 구속하던 촉수가 끊어졌다. 변태귀의 몸통이 망가지지 않도록 적당한 힘으로 청강수를 뻗었다. 타격을 가한 부분이 밖으로 불쑥 솟았다가 금방 원상으로 돌아왔다.


(흠. 맞는 순간 충격을 분산하고 근처의 에너지스톤들은 일종의...회피를 하는군. 마치 유가기공의 고수 같은 느낌이야. 또한 진정한 일심다체의 능력 아닌가? 정말 흥미로운 놈일세. 그러나 그렇게 따로 놀면...큰돈이 안되지 않겠니? 그러니 너는 좁쌀들을 모두 모아서 하나로 만들어 줘야겠다.)


이후 에너지스톤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수십 군데를 동시에 타격하며 변화를 살펴본다. 강력한 장력의 영향으로 감싸고 있던 공간이 조금씩 넓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군. 결국 타격의 범위 밖으로 제일 가깝고 안전한 위치로 몰려가니 한곳으로 모일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줘야 하겠군. 그것도 한순간에 말이지. 그 뒤에는 몰려있는 놈들이 빠져나갈 틈을 안주고 계속 압박을 가하면 결국 한 덩어리로 뭉치겠군. 그럼...)


보이지 않게 몸을 감싸고 있던 기운이 순간적으로 확장하며 괴물의 몸통을 밀어내니 주위의 공간이 넓게 확장되며 변태귀의 온 몸이 풍선과도 같이 펴졌다. 그 순간 순식간에 몸이 한 바퀴 돌며 천불수의 장력을 수십 번 날렸다. 계산된 미세한 시간차의 효과로 그 많던 좁쌀만 한 에너지스톤들이 1미터도 안 되는 몸통의 한 부분으로 몰려버렸다. 그리고 왼손이 작게 회전하며 그 주위에 강한 압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조금씩 섞여가는군. 좋아, 그러면 압력을 높여볼까. 자 빨리 한 덩어리가 돼야지.)


모든 힘이 집중된 몸통 부분에서 좀 더 강한 독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으나 오히려 갈수록 강하게 압박하며 범위를 좁혀오는 힘 때문에 결국 모든 에너지스톤들이 뭉쳤다. 그리고 마지막 모든 힘을 다해 독을 뿜으려고 하는 찰라...


(그러면 안되지. 에너지를 써버리면 등급이 내려갈 거 아니냐. 그만 하자꾸나.)


왼손의 압력을 유지한 채로 몸이 번개같이 움직이며 순식간에 오른손이 몸통을 파고들었다. 변태귀의 거대한 몸통 전체가 부르르 떨며 마치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는 듯 한 느낌이다. 잠시 뒤 힘을 잃고는 흐늘거리며 바닥에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고문의 주머니에는 어느새 굳어버린 2.5센티미터 정도의 돌이 들어가 있었다.




“(눈이 거의 두 배가 되며) 어어...저놈 갑자기 늘어져 버렸네. 저런 경우는 못 들어봤는데...”

“(눈이 실제로 두 배가 되며) 나도요...루이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요? 마치 모든 힘을 잃고 축 늘어진 거 같아요...”

“이봐요 고문. 그...죽음의 촉수인가 하는 놈은 죽은 건가요?”

“아직 죽진 않았소 조장. 그러나 대부분의 힘을 잃었으니 다른 놈들의 먹이가 되거나 하겠지. 그리고 이놈의 이름은...변태귀요.”

“고문님. 그녀석이 여러 모양으로 변한다고 해서 변태귀라고 부르시는 것이지요?”

“모상병. 해석은 알아서들 하게. 여하튼 앞으로 변태귀라고 부르지.”

“...고문님.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정말 대단하군요. 그러나 그놈은 불로 태워버리지 않는 한 다시 살아 날거에요.”

“뭐 나름대로 안 먹히고 그렇게 된다면 좋은 일이겠지. 과거에도 여러 가지 것들을 양식하지 않았소?”

“예? 무슨 말씀이신지...”

“별거 아니요 니콜. 그보다 그 불쌍한 녀석이 버.린. 그 장비가 나름대로 쓸 만한 것 같군 그래. 상당한 양의 독일 텐데 말이야.”

“그렇죠 고문. 이거 의외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데 뭐요? 조장.”

“그놈 안에서 뭐한 거예요? 도상병은 고문이 뭔가 테스트를 하는 것 같다고 하던데...”

“어떤 놈인지 조금 살펴본 거요. 그보다...공동의 저쪽으로 피해있던 세 놈이 슬슬 다가오려 하는군. 그리고 뒤에서 접근하는 몇 놈은 이미 알고 있겠지?”

“옙. 이미...”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좋아. 그럼 아쉬운 훈련을 마무리 하는 차원에서 둘이서 뒤에 오는 몇 놈들을 처리하게. 내가 저 세 녀석을 맡도록 하지. 조장은 이 둘과 함께 그...보호막 안에서 유사시 두 녀석을 도와주면 되겠군. 그럼 움직이지.”

“아니 저...고문님. 고문님이야 모르겠지만 저 둘은 아무리 그래도 지원조의 병사잖아요? 둘이서 어떻게...”

“저도 니콜의 말이 맞는다고 봅니다. 기왕이면 고문께서 해결을 해주시는 게...”

“흐음...자네 둘은 계속 저 두 녀석의 미래를 방해하는 군. 뭐 당사자에게 물어보도록 하지. 어떤가? 이 미래의 대단한 SF소속 전사들이 자네들을 무시하는 것 같군.”

“옙. 당연히...”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고문님. 무시가 아니고...”

“걱정스러워서 그러는 겁니다...”

“총을 든 병사에게 전쟁터가 위험하니 피하라는 것인가? 자네들은 각자 그 SF소속의 여러 선배들을 봐왔겠지?”

“예. 그야...”

“당연히...”

“어떻던가?”

“뭐가...”

“말씀입니까?”

“주어진 능력의 성격이 객관적으로 더 강할 거 같은 사람이 실제로도 그렇던가?”

“대부분 그렇습니다만...”

“모두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렇겠지. 선천적인 재능을 타고 났다 해도 그 재능을 피우는 것은 다른 것이지. 아니 제대로 피우는 것이 다른 것이지. 주어진 재능이 10이라 하면 대부분은 7~8의 능력도 얻지 못한다네. 그.러.나. 반대로 자신의 재능을 뛰어넘는 자들도 드물게 있지.”

“어떻게...”

“그렇다는...”

“쉬운 얘기 아닌가? 본인의 피나는 노력과 훈련의 방법이 중요하겠지. 자네 둘이 배울 능력과 비슷한 능력을 가진 자들이 이미 있을 거라고 보네만, 갑자기 궁금해지는군. 이후에 자네 둘의 이름이 각자의 계통에서 최고가 될지 아닐지 말이야.”

“그건...그야말로...”

“힘든 얘기입니다....”

“바로 이런 것이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단정을 하고 있잖은가? 뭐 이해는 되네. 저 두 녀석도 그랬으니까 말이야. 그러나 본인들의 생각이 그렇다고 다른 이들도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알면 좋겠군.”

“......”

“......”

“꽤나 접근했군. 이봐, 둘. 그만 움직여볼까?”

“옛...”

“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54 제비꽃
    작성일
    12.09.01 03:55
    No. 1

    비틀린 유머가 마음에 드네요. 가끔 생각이 사차원으로 빠지는 주인공의 남들이 못 알아듣는 중얼거림이 묘하게 끌리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화장실
    작성일
    12.09.01 19:59
    No. 2

    제비꽃님의 응원에 힘을 많이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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