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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성검 님의 서재입니다.

살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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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성검
작품등록일 :
2021.05.21 10:09
최근연재일 :
2021.05.24 12:43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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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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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수 :
30,119

작성
21.05.2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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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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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천연기념물

DUMMY

천연기념물...


이 말에 오히려 내가 더 뜨끔 했다.

사실 천연 기념물은 이때까지 여자 손 한번 못 잡아 본 나다.

믿기진 않겠지만 여자를 만날 기회는 여러 번 있었다. 심지어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다가온 여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성을 만나 무엇을 하고 어떤 말을 해야 하며 왜 만나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난재같은 수학. 거기다 솔직히 겁도 났다.


이런 세상에서 목적 없는 접근은 없고 그런 만남이 좋게 끝나지 않을 거란 건 상식중의 상식이었다. 그러니까 지금의 판단은 무조건 옳고 행동 또한 그래야 하고, 고로 나는 지극히 정상이라고 굳게 믿었다.

여자를 못 만난 게 아니다. 내 기준에 맞춰 안 만난 거다. 이렇게, 세뇌 아닌 세뇌까지 해가며 합리화와 함께 금욕적인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제이크는 이런 날보고 생각 말고 연애부터 하라고 했다.

헛짓거리 그만하고 남들처럼 살라고...


남자는 순수한지 순수하지 않은지 여자처럼 쉽게 판별 할 수가 없다. 그만큼 여자는 순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뭐 요즘은 딱히 그런 것도 아니지만.


일단 남자는 신체적으로 들어나는 것도 없고, 일단 종족번식과 인류의 존속이란 위대한 사명감을 담고 있는 최적화된 작대기를 장착하고 있기에, 단군의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 정신에 입각해 절대 순수할 수가 없게 만들어져 있다.

특히 이런 세상에선 더더욱이...

하지만 아쉽게도 내 머리 속엔 과거에 대한 티끌만한 기억도 없다.

그러니 추측과 느낌으로 가야하는데...


그게 뭐가 됐든, 천연기념물이란 사실엔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그걸 함에 있어 남자나 여자나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는 게 지금도 변함없는 생각이니까. 단지, 좀 아쉬울 뿐이지.

기억이 없다는 것도...

경험이 없다는 것도...


***


“이 햐~~~ 대단들 하네!”


여전히 토끼몰이 중인 채팅창.

지금 이들의 대화에 끼기도 그렇다고 안 끼기도 좀 애매했다.

안 그래도 그쪽 관련해서 설전을 벌이고 있는데, 여자의 ‘여’자도 모르는 내가 괜히 끼어들었다가 말이라도 실수하게 되면 눈치 빠른 이것들이 하이에나처럼 물고 늘어질 건 불 보듯 뻔했기에 괜 실히 주저하게 만들었다.


걸리면 백퍼센트 비웃겠지 그리곤 ‘핫! 염병! 천연기념물이 너였냐!’ 그러면서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옮겨가겠지...

‘으으으...’ 생각만으로도 소름.


너무 끔찍했다.

이건 못해도 최소 1년 이상 놀림 각이 확실했다.

특히나 ‘당근’ 얘는 이런 걸 은근 즐기는 타입으로 경계대상 1호의 요주의 인물이었다.


“역시, 총알받이는 한명으로 족하겠지.”


미안하다 ‘짝 다리’야 나도 살아야지.


‘짝 다리’는 억울하다며 채팅창에다 하소연으로 도배를 하기 시작했고, 듣도 보도 못한 여자들 이름을 채팅창에 나열하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릴 지껄이기 시작했다.


― [짝 다리 가운데가 후덜덜] : 음하하하, 어떠냐~ 얘 네들 모두 나와 배꼽 맞춘 사이들이다.

얘들아~? 애들아~? 내예길 듣고는 있는 거냐? 듣고 있냐고? 이런 썅! 뭐라고들 좀 해봐~! 쓰벌!


‘짝 다린’ 자기를 거쳐 간 애들이 이렇게 많다고 당당히 소리 높여 외쳤지만, 그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왠 만해야 호응이라도 해주지. 무슨 카사노바도 아니고 적어도 너무 많이 적었다. 정도란 게 있지, 지가 무슨 의자왕도 아니고.


헌데 미친, 그 와중에 애매한 글자가 눈에 띄었다. 씨발! 나의 닉은 왜 적은 건데...

도와 달라는 건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주제가 주제인 만큼 나도 모르게 뜨끔했는지 아무도 없는 공간에다 괜히 헛기침만 해댔다.


설마? ‘짝 다리’이자식이 뭘 알고서 저런 건 아니겠지?


왠지 느낌이 쎄 해서, 채팅창을 꼼꼼히 살펴봤지만, 다행히도 그건 아닌 듯싶었다.

이렇게 보면 다들 허물없이 지내는 절친 같지만, 사실 이들은 서로가 누가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 나이는 몇 살이고, 이름과 직업은 어떻게 되며, 사는 곳과 성별은 또 어떻게 되는지, 그 누구도 모른다. 닉네임을 제외한 모든 정보가 비공개 처리되어있는 것도 한 몫 했지만 서로의 개인사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는다는 게 무엇보다도 컸다.

사실 성별은 대화를 통해 은연중에 드러나는 경우가 많이 있어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다들 계의치 않았다. 솔직히 이들은 하이에나들처럼 썩은 고기 한 점을 서로 먹겠다고 물고 뜯는 것 왜엔 크게 관심이 없었다.


좀 전의 ‘천연기념물’ 같은...


그런데 와~ 이 주제로만 벌써 30분째 이러고 있다.

이정도면 거의 고문 수준인데 ‘짝 다리’ 진짜 괜찮으려나, 울고 있진 않겠지.


에이 알게 뭐람!


어느새 미안한 마음은 내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귀찮니즘으로 변질됐다.

지금 생각해 봐도 참 신기하긴 하다. 다들 한 성깔하고 자기주장 졸라강한 물과 기름 같은 성격의 소유자들인데. 온라인에서 만나 더군다나 친해지기까지 한다는 게...

물론 그럴리야 없겠지만 만약 누군가 이들에 대해 물어본다면, 나는 그냥보이는 대로 단순하게 생각하면 된다고 알려주고 싶다. 온라인 개 변태들이라고.


내가 봐도 이들은 정상인 범주에서 한참 벗어나긴 했다. 하지만 난 오히려 이들의 이런 점이 좋다. 가끔씩 놀리고 상처도 주기도 하지만 이들에겐 가식도 적의도 없다. 그냥 어릴 적 동네 친구들처럼 사람 냄새가 난다고나 할까.

가끔씩 ‘짝 다리’처럼 빌미를 제공하면 죽어나가긴 하지만. 어찌됐든 그런 이유로 이렇게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턴가 게임에 접속하면 몹을 잡는 것보다 아지트에 모여 이렇게 수다를 떠는 게 일상이 된지도 좀 된 것 같다. 이들과 이렇게 가상의 공간에 있다 보면 세상이 가혹하게 변했다는 게 도무지 믿겨지지가 않았다.

절벽 위 바위에 걸터앉아 녹음의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세상에 병든 마음까지 치유해줄 것 같은 착각을 하게했다.

이 모든 게 그래픽이란 사실을 잊을 만큼...


***


처음 세상에 던전이란 것이 생겨났을 때 사람들은 당황했다 아니 공포에 떨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둔감해졌는지 아님 익숙해진 건지 몬스터가 출몰해도 다들 그러려니 했다.

소규모 길드나 군이 나서서 해결해 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든타임을 놓쳐 몬스터에게 당하게 되면 그건 그들이 재수 없어 그런 거라고 그렇게 치부했다.

하지만 그 이후, 일부 도시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기현상이 연이어 발생하게 되면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게 된 정부와 각계부처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백방에 결처 노력했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뒤이어터진 사건 하나로 국가 기반마저 붕괴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게 바로추풍낙엽처럼 힘 한번 써보지도 못하고 쓸려나간 군사시설 때문이었다.

이건 우리나라에만 국한 된 일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전 세계의 군사시설의 붕괴...

불균형했던 각 나라간 힘의 균형이 한 순간 평준화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정부로선 좋은 쪽 보단 나쁜 쪽으로 더 많이 작용했다.


***


때는 3년 전... 아직도 그때 일이 눈앞에 생생하다.

늦은 밤 난데없이 하늘이 불게 변하면서 운석 수천 개가 지구로 쏟아졌다.

사람들은 집밖으로 뛰쳐나왔고 쏟아지는 운석을 보며 경악에 치를 떨었다.

인공위성도 캐치 못한 운석무리...

방송에선 대피하라는 속보를 긴박하게 쏟아냈다. 하지만 어디로...

그때 벙커위치가 전광판에 뜨자, 일대가 아비규환이 되었다. 가족을 안고 필사적으로 뛰는 사람, 혼자만 살겠다고 가족도 버리고 뛰는 사람, 그런 인파에 떠밀려 넘어진 사람, 그 사람을 밝고 가는 사람, 비명, 절망, 간절한 외침, 완전 생지옥이 펼쳐져있었다.

이런 모든 걸 비웃듯 운석의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점처럼 보였던 운석이 찰나의 순간 집체 만해졌고 모든 사람들은 멸망을 직감했다. 하지만 운석이 쓸고 간 건 군사시설이었다.

그로인해 수천만 명의 군인이 희생 됐다. 그렇다고 해서 민간인 피해가 없는 건 아니었다. 군에 비해서 적을 뿐이었다.

거기다 금속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원들마저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젠 설비가 갖춰져 있어도 무기를 만들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때 난 아공간에 숨어서 안전할 수 있었다.


국가를 존재 할 수 있게 해줬던 가장원초적인 힘, 그 힘을 잃자 이때만 기다렸다는 듯 여기저기서 테러 및 각종 사건사고가 끈이질 않고 발생했다.


세상의 멸망을 기다려 온자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자들...

아나키스트, 종말론의 사이비종교, 반테러집단, 동성애집단 등...

그런데 동성애집단은 왜 튀어 나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추측하건대 아마도 억압되어 있었던 자들의 자신들의 법적권리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혼란스럽다는 걸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했다.

이런 이들이 국가의 근간인 국민마저 선동해 뿌리 체 흔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심각한건 던전에서 주기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들을 이젠 제어할 수 있는 군대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몬스터와는 대화도 뭣도 통하지 않는 살육만을 일삼는 괴물들이니까.


그때 대안 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헌터협회라는 국가시설을 만들자는 해체직적인 국토방위대에서 나온 제안이었다.

능력 있는 인제들을 육성해서 약해진 국력과 무너진 군사력을 대신하고 쇠약해진 체제기반과 입지를 더욱 더 견고히 다져 부강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헌터협회를 구성할 각성자들을 끌어들일 매력적인 뭔가가 필요하단게 이들의 의견이었고 그래서 내세운 것이 거액의 연봉과 안정된 직장 그리고 플러스로 약간의 권력이었다.

심사를 거쳐 뽑힌 인제들에게는 업계 최고의 대우를 보장하고 모든 부대비용은 국가가 전적으로 부담한다는 게 핵심골자였다.


실업자만 천만 시대, 어떻게 보면 최적의 미끼일 수도 제안일 수도 있었다.

호기심과 절박함에 모인 전국 각지의 각성자들과 소규모로 활동 중인 수많은 길드가 이 공고에 참여했다.

사람들은 안정된 직장과 생활을, 소규모 길드는 그들의 확고한 입지와 세력 확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곳으로 속속 모여 들었다. 각자의 야망을 품고서...

하지만 정부는 미처 알지 못했다.

각성하게 되면 상황이 변한다는 것을...

그래서 그런지 이들을 하나로 규합하기엔 그 규모와 세력, 개성, 요구사항들이 천차만별이었고 특히나 모래알처럼 흩어지려는 각성자 특유의 성질 때문에 결국 세력을 규합 하는 데엔 실패하고 만다.


헌데 우습게도 그렇게 모인 세력들 중 뜻을 같이하는 무리들이 생겨났고 그렇게 탄생하게 된 길드가 무려 네 개나 되면서 뜻하지 않은 거대 그룹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들은 각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길드들로.


* 서울엔 주피터길드,

* 인천엔 옐로우길드,

* 부산엔 마스길드,

* 광주엔 플루토길드


이렇게 네 개로 지역을 나눠서 활동하기 시작했고 이들의 출현으로 인해 헌터시장엔 각성자 영입을 위한 피 튀기는 각축전의 서막을 여는 신호탄이 쏘아지는 계기가 되었다.


“쩝, 뭐 나하곤 상관없는 딴 나라 세상얘기지만...”


띠링!.


― [당근 맛있어] : 씨댕이! 왜 답이 없냐?

― [당근 맛있어] : 죽을래! 오늘 여기서 사과 괴 짝으로 관한번 짜줄까? 이것 봐라! 그래도 답이 없네! 무시한다 이거지! 내가 이건 웬만해선 안 쓸려고 했는데!

아, 아 마이크테스트~


그러더니 갑자기 음성이 변조되면서, 끈~적~끈~적한 농익은 타액이 혓바닥을 휘감듯 교태 섞인 목소리가 교감신경을 자극하듯 야릇하게 터져 나왔다.


― [당근 맛있어] : 아수라~■랄타~ ‘몬킬’ 거기 그거 쪼그라들어라~~~ 점점 더 화끈하게 쪼그라들어라~~~ 그래서... 번데기가 되라~ 확 먹어버리게~


“와~이~씨! 놀래라!!!”

“진짜! 이 아줌마가 아침부터 뭐야! 더럽게!”

“뭔! 되도 않는 주문을 저딴 식으로 날려쌓고 그러냐! 그리고 뭘 먹어, 먹긴!”

“햐~~~ 하여간 캐릭터 외형만큼이나 대화법도 진짜 해괴망측하다니까!”


‘당근’은 아마도 노처녀일 것이다. 세상을 달관한, 아마 그래서 이렇게라도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는 건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님 세 번쯤 이혼한 남성호르몬 쩌는 강단 있고 유머러스한 아줌마 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남자 혐오증? 그런데 그 것도 아니라면...


에이~ 설마... 그건 아니겠지...


“젊은 미혼여자라면... 이런 건 절대로 입에다 올리지 못하지. 암, 그렇고말고. 그래도 그렇지 어딜 번데기에 비유를...”


이때까진 몰랐다 사람들이 왜 여자를 여우라고 부르는지...

남자가 힘없는 여자한테 왜 안 되는지...

토끼인 줄 알고 결혼했더니 알고 보니 호랑이였다는 말이 뭔지...

하지만 누가 뭐래도 존중받아 마땅한 위대한 존재가 여자라는 사실을...


지금 이렇게 나를 닦달하고 있는 이 채팅이 바로.


'가상현실 게임(VR)'.

‘트리아나 온라인(Triana On―line)’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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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트리아나 온라인 21.05.21 26 1 13쪽
» 천연기념물 +1 21.05.21 30 3 14쪽
2 나는 누굴까? +1 21.05.21 55 3 11쪽
1 프롤로그 +1 21.05.21 56 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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