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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성검 님의 서재입니다.

살인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최강성검
작품등록일 :
2021.05.21 10:09
최근연재일 :
2021.05.24 12:43
연재수 :
7 회
조회수 :
231
추천수 :
16
글자수 :
30,119

작성
21.05.21 11:34
조회
55
추천
3
글자
11쪽

나는 누굴까?

DUMMY

펑.


꾸르르륵.


눈앞을 어지럽히는 수많은 공기 방울들.

당황 속 의문과 커진 동공.

거기다 이질스런 부유감 까지...


'머 뭐야! 이건?'

'윽!'

'답답해!!!'


주변은 온통 칠흑 같은 어둠 뿐...


[쓰레기 자식, 죽어!]


귓전을 파고든 낮 익은 소리...


[???한테 있다.]


대비되는 따뜻한 소리...


'누구지?'

‘기억이...’


그런데 그때.

기억의 편린 사이로 무언가가 들어왔다.


푹!푹!푹!푹!


'헉!'


가슴에 박혀버린 수십 개의 날붙이들.

가슴을 관통하려 한다.


“으아아악!”


우당탕탕!!


"으으으으~"


쾌쾌한 냄새의 익숙한 바닥.


침대 밑.


헉!헉!헉!


거친 숨을 내 쉴때마다 켜켜이 쌓여있던 먼지가 허공으로 비산했다.

일어날 힘조차 없어 그걸 봐야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혔다.


“하~~~”


악몽...


그날 이후로 매일같이 같은 꿈의 반복이다.


언제까지 이유도 모른 체 이렇게 고통을 받아야 하는 걸까.

정말 끝이 란 게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하~~~ 모르겠다, 이젠 정말 모르겠다.

머릿속을 울리는 단어의 의미도 꿈의 의도도...


이미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 떨고 있는 손바닥을 텅 빈 눈으로 내려 보며 머릴 세차게 흔들었다. 쓸데없는 생각을 털기 위한 일종의 미신 같은 행동이지만 효과는 그 닥 없었다. 그걸 알면서도 행동한 자신이 답답했는지 자꾸만 한 숨이 나왔다.


“하~~~”


자신도 모르게 다시 한 숨을 길게 내뿜으며 주변을 훑자 언제나 그렇듯 5평 남짓의 밀폐된 공간이 제일 먼저 나를 반겼다. 호수위의 잔물결처럼 일렁대는 공간.

지금은 이 공간으로 부터 일단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진이 빠질 대로 빠진 축 처진 몸을 일으켜 한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익숙한 듯 벽면을 위에서 아래로 손톱으로 긁자 하얀 실선과 함께 벽이 활짝 벌어졌다. 마치 텐트 입구처럼.

그렇게 열린 공간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내가 딛고 있는 이곳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 하고 있었다.

열린 상태 그대로 잔잔히 흔들리는 공간, 그리고 그 너머의 또 다른 세상...


‘아공간.’


내가 지금 있는 곳이다.


그런데 뭘까?


눈가를 적신 촉촉한 이건...


“뭐야, 갱년기인가?”

“이 나이에!”


나이 라~!

진짜 내 나이는 몇 살쯤 됐을까?

그리고 어떻게 이곳에 들어오게 됐을까? 아니 언제 부터였을까?

왜? 하필 나일까?


현재 이곳에서 생활은 하고 있지만, 계속 이렇게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그럴 만한 게 내겐 기억이 없다. 5년 전 이곳에서 처음 눈을 떴을 때, 그때가 내 기억의 시작이다.

마치 지우개로 빡빡. 지운 듯 머릿속이 하얗다.


이상한 꿈과 뜻 모를 단어들만 제외한다면...


간만에 생각 이란 걸 해서 그런가 머리가 지끈 거렸다.

알 수 없는 혼돈처럼 흔들리는 이마를 되짚으며 일렁대는 공간 사이를 지나 세상 밖으로 한걸음 내디뎠다.


화악~.

쏟아지는 밝은 빛과 함께 확 넓어진 시야에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보통사람들과 다르다는 건 축복 아니면 저주라고 하던데... 아쉽게도 난 후자 쪽인 듯싶다.

이 아공간은... 에휴~ 됐다...


지금 내가 딛고 있는 이곳은 급하게 떠난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낡은 고택으로 지금은 내가 이곳에 새로운 이야기로 덧칠해가며 써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아, 머리야!”


항상 꿈을 꾸고 나면 이렇게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 그럴때는 한 가지 방법밖엔 없다.

일단 구급상자가 아닌 주방 쪽으로 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말이 좋아 주방이지 쓸 만 한건 전무한 상태.

그나마 제구실을 하는 거라곤 개수대 하나뿐인데 그마저도 일부 부서져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는다. 한겨울에 찬물로 세수한다는 건 고통이었지만 어쩌겠는 가이거라도 감사하게 써야지.


일단 집안 상태는 남자 혼자 사는 집답다. 걷다보면 여기저기 발에 걸리는 것도 꽤있고 언제 적 건지도 모를 것들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다 나름의 규칙과 질서가 있는 거라 절대 정리 정돈하면 하면 안 된다. 정리하면 그다음부터 못 찾는다.

귀찮아서가 아니라, 남자 혼자 사는 집엔 다 이런 규칙들이 한 두 개쯤은 있다.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집답게 대충 덧댄 판자 사이로 빛이 몽글몽글 새어든다.

마치 안개 낀 열대우림지대의 거대 나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몽환적인 햇살 같은 그런 느낌...


하지만 이곳과 처음 마주할 땐 진짜 막막하기만 했었다.


그때는 포탄이라도 맞았는지 구멍이 슝슝. 뚫려 있었고 그 크기도 제법 컸으며 양도 제법 많았으니까. 거기다 이런 일을 해본적도 없는데다, 기억마저 소실되어 뭘 해야 할지 감조차 못 잡고 바보처럼 집안에서만 며칠을 지냈었다.

그런 내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옆집 사는 사람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가장 필요한 게 뭔지 물었고, 그때 인터넷이라는 걸 알게 됐다.


나는 구멍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 사람을 바라봤다.

슬프게도 그것을 막으려면 자재가 필요하고 그걸 구매하려면 돈이란 게 필요하단걸 배우게 됐다. 당연히 돈이 뭔지도 몰라 되묻는 날 보며 결국 그 사람이 가장 저렴한 소립자보드 PB 합판을 구입해 줬다. 나로선 어쩔 수 없었다.


이 사람의 이름은 ‘제이크’ 나이는 잘 모르겠지만 외국 사람이다. 한국에 온지는 30년쯤 됐다고 했고 어림잡아 팔십은 돼 보였다. 하얀 백발에 깊게 페인주름으로 미뤄 고단한 인생을 살았단 걸 느낄 수 있었다.


“이보게 자네 이름이 뭔가?”


제이크가 나에게 처음 묻던 말이었다.


“이, 이름요?”


내가 멍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제이크가 괜한 것을 물었다는 듯 멋쩍어했다.


“아닐 세, 말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지.”

“하여간 늙으면 이렇게 눈치가 없어지는 게 문제라니까. 허허허”

“이해하게 나, 젊은 친구.”


제이크는 내가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사정이 있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저...아저씨 부탁이 있는데요?”

“늙은이한테서 부탁은 뭘! 그래도 모르니 한번 말씀해 보시게?”

“저 좀 도와주세요!”


이런 물음에 아무런 답변도 없이 지긋이 바라보며 웃기만 하는 제이크. 그렇게 우린 이웃사촌이 됐다.


“이보게 그건 그렇게 하면 안 돼지! 공구리는 이렇게...”


그리고 그는 나의 스승이 됐다.


“영감님 전 왜 아무런 기억이 없을 까요. 끅!”

“이보게 기억이 있다고 해서 반듯이 행복한 건 아닐 세, 기억이 좀 없으면 어떤가 이렇게 술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사람과 있다는 게 좋은 거지.”

“후회로 얼룩진 기억은 없느니만 못하다네...”

“자 내잔 받게 나!”


울먹이며.


“네~~~ 형님! 흑흑흑 끅!”

“자네 많이 취했구먼. 허허허”


그렇게 우린 형님 아우가 됐다.


***


덜그럭덜그럭.


꽉 채운 개수대안 빈 그릇들이 요란한 소리를 낸다. 그릇 안쪽에 짱 박혀 있는 유리컵을 찾기 위해 들쑤셔서 나는 불협화음이다.

익숙한 동작으로 타켓을 찾아 수돗물로 대충 헹군 다음 커피포트의 전원을 눌렀다.


파르르륵~.


금세 물 끓는 소리가 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구수한 커피향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흐~음~ 스멜~~~”

“햐~ 좋~다~”


쪼르륵.


내게 지금 필요한 건 카페인.

집 나간 정신을 되찾는 데엔 이만한 것도 없다.

일단 급하게 한 모금하기 위해 뜨거운 김을 후후~ 불며 날리고 있는데...


띠링~!.


“앗 뜨거!”


혓바닥을 데고 말았다.

알림음과 함께 시끄러운 목소리가 고막을 울렸기 때문이다.

또다시 지끈거리는 머리.


이놈의 편두통.


“아이씨~ 진짜, 아침부터 뭔데?”


짜증이 잃었다.


― 채팅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이 사람들아! 커피 좀 마시자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건 그때였다.


― [당근 맛있어] : 하이! ‘몬스터킬러’ 오늘은 잊지 않았겠지?

쪼그라든 겨울 곰처럼 잠만 처자지 말고 꼭 접해라? 동면도 적당히 해라! 알았지?

누님 말 안 들으면 몬스터가 아니라 널 킬 할 수도 있다.

어~흥~~~


아침부터 꼭 이런 효과음까지 넣어야 하나. 쩝.


살짝 덴 입술을 훑으며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 [짝 다리 가운데가 후덜덜] : 캬~ ‘당근’님 새벽반인 줄! 잠도 없으심? 늙은 거임? 아침부터 웬 개 닦달! ‘몬킬’이 얘도 아니고 말이야! 알아서 하겠지! ‘당근’ 완전 한심하심 ㅋㅋㅋ


― [엉덩이 씰룩씰룩] : '짝 다리'님 너무 그러지 마셈! ‘당근’님의 무개념이 뭐 하루 이틀임? 이젠 익숙해질 만도 헌대 영 적응력이 딸리시는 것 같으심 ㅋㅋㅋ


― [짝 다리 가운데가 후덜덜] : ㅋㅋㅋ 난 적응력 갑, 그나저나 ‘당근’을 위해 간만에 이 오라버니가 쌈빡하게 개념 한번 세팅 시켜줌? 오케이?


― [당근 맛있어] : ㅗ ㅈㅂ 씨댕이 쪼그라든 변태새끼들이 지금 뭐라고 씨부리는 거임! 오늘 쌍으로 죽어볼텨? 특히 너? ‘가운데 다리’ 까불면 그거 확 잘라 버리는 수가 있다! 안 그래도 인구수도 자꾸 감소한다는데 좋은 말 할 때 작작 좀 해라?

가위로 싹둑.

피 줄줄~~~


뭔가 잘리는 듯한 효과음이 들렸고 그로 인해 연상된 이미지에 소름이 돋았다.


...방금, 뭘 자른 거지?


― [엉덩이 씰룩씰룩] : ㅎㅎㅎ 그거 자르면 더 이상 후덜덜 하진 않겠는데? 걸리적거리는 것도 없으니 비키니 도전? 아~ 대만 자르는 거면 안 되겠네~ 뻘쭘.

근데 좀 무섭긴 하심! ...아, 아니, 하십니다 '당근'님.

헌대 그렇게 되면 ‘짝 다리’님 여자 되는 거 임? 아님 내관? 아님 트렌스 그거? ㅋㅋㅋ


― [짝 다리 가운데가 후덜덜] : 씨발! 잡것들아? 아직 개봉도 안한 신상이시거든 니들의 그 더러운 입에 올릴 수 있는 그런 물건님이 아니라고~ 이 병신 ■밥들아! -.-ㅗ


― [당근 맛있어] : 헐~~~ 진짜? 그럼 한 번도 안 썼다는 거네! 그럼, 혹시! 천연기념물?!!

요즘 세상에!!! 와~ 지나가는 개가 다 처 웃겠다야? 너, 다 이해하니까! 솔직하게 이실직고해라?

너~~~ 고자지?


― [짝 다리 가운데가 후덜덜] : 핫! 이런 미친! 누구보고 고자래, 봤어 봤냐고?! 내가 고자인걸! 썅! 5분 동안 까줄까?


― [엉덩이 씰룩씰룩] : ㅋㅋㅋ 아니긴. 뭘 아니라고 그러심! 딱 봐도 팍팍 티가 나는데!

천연기념물~ 후덜덜 이 꼴은 고자ㅋㅋㅋ

천연기념물 + 짝 다리 = 고자.

헌대 5분은 뭔데?


― [당근 맛있어] : 이야~ 어떡하냐 우리 ‘짝 다리’ 그거 하면 완전 기분 끝내 주는데, 사람들이 괜히 3대욕구라고 그러겠어, 우리 고자님은 그 기분 평생 못 느끼겠네. ㅋㅋㅋ

으응~으응~으~으응 기분도 그런데 그거나 한번 할까나~~~


아침부터 이상한 효과음을 넣는 당근.


나도 모르게 이마를 되짚으며 인상을 썼다.


아흐~ 진짜 대화들 하고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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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다오랑
    작성일
    21.05.29 09:53
    No. 1

    읽을수록 잼있는 글인데 독자들 유입이 적을까요. 많은 독자님드들 이글 읽으러 오길 기도합니다. 작가님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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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누굴까? +1 21.05.21 56 3 11쪽
1 프롤로그 +1 21.05.21 57 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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