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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명덕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악당이 아니다 빌런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을지명덕
작품등록일 :
2022.01.27 18:14
최근연재일 :
2023.02.10 18: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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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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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02.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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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2쪽

16 그놈과의 재회(2)

DUMMY

크로우의 내질러진 검을 칼라스만이 가볍게 쳐냈다.


-나를 죽이겠다는 각오로 덤벼라. 어설프게 오지 말고-


“좋아. 제대로 보여주지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개소리 약해 빠진 놈이-


“이 새끼가··· 너 오늘 죽었어”


빠르게 뛰어 들어간 크로우의 검이 가슴을 향해 찔러 들어가지만 가볍게 가슴을 틀어 피한다.


다시 횡으로 휘둘러지는 검을 왼손으로 크로우의 손등을 막아 공격을 멈추게 한다.


-설마 이게 진심으로 한 거냐?-


이를 악다문 크로우의 오른 발이 뒤로 한 발 빠지며 종으로 베어 들어가자 뒤로 가볍게 피한 칼라스만에게 검이 찔러 들어가지만 오히려 안으로 파고 들어 피하며 복부에 주먹이 꼽힌다.


“꾸엑”


돼지 멱따는 소리와 함께 주저앉은 크로우가 괴로워하다 찢어 죽일듯한 눈으로 외친다.


“너 오늘 진짜 죽었어”


10분 후···.


온 몸이 흙투성이인 크로우가 대자로 누워 있었고 칼라스만이 그 옆에 쪼그려 앉아 있다.간지러운 듯 귀를 파서 후 불고 말한다.


-이게 정말 최선이었냐?-


눈에 초점이 없다. 한 대도 못 때렸다. 스킬도 안 먹히고 공격은 다 피하거나 끊기고 정말 죽도록 뚜드려 맞았다.


맞아서 아픈 것도 억울하지만 실력 차이가 너무 크다. 순간 의심이 든다. 의심은 순식간에 확신으로 바뀌었다.


“너 이 새끼 아까 맞은 거 복수하려고 일부러 판 깐 거지? 그런데 어떻게 나를 때렸어?

나한테 공격 못 하는 거 아니?”


-한심한 놈. 생각하는 거 하고는.. 대련이니까 가능했던 것 같다. 뭐 그래도 기분은 한결 좋아졌다.-


“이 개새..”


순간 진지한 눈빛으로 칼라스만이 말했다.


-포기해라. 지금의 넌 절대로 던전 클리어 못한다. 마법사가 얼마나 강한 줄 모르겠지만 마법사 혼자서 클리어 한다 해도 너에게 어떤 이득이 될 수 있을까. 이번은 포기해라-


“안 될까? 너무 아쉬운데··· 그리고 너 강하잖아. 네가 같이하면 될 것 같은데”


-너도 알다시피 난 마기를 못 쓴다. 일반 몬스터는 모르겠지만 마나를 쓰는 몬스터를 만나면 한없이 약해질 수밖에 없지. 더구나 고대 던전이면 말 할 것도 없다.-


“하··· 진짜 너무 아쉽네”


-네놈이 제대로 된 검술이라도 익혔었다면 가능햇을지도 모르겠지만 포기해라-


“응..? 검술?”


-그래. 네놈들 플레이어들은 수련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고 행동하지. 스킬 또한 스킬명을 외치고 시스템에 의지해서만 사용한다. 그러니 높은 레벨이라도 낮은 레벨의 주민들에게 이기기 힘든 거다. 검술 또한 마찬가지지. 몸으로 익힌 게 아니니 검술을 사용할 때도 마나가 필요하고 마나가 떨어지면 검술도 못 쓰고 이걸 검술이라고 할 수 있나?-


카라스만의 진득한 눈빛을 바라보았다.


“너 검술 스킬 있잖아”


-당연하다. 이 몸만의 위대한 검..-


‘가르쳐줘”


-이 미친놈이.. 검술이 장난인..-


“나 흉내쟁이야. 검술 흉내 낼 수 있다”


-뭐?-


“직업이 흉내쟁이라고.. 흉.내.쟁.이”


-····-


-흉내..-


“그래 그거 흉내쟁이”


황댱한 표정으로 묻는다.


-니가 그걸 왜 가지고 있냐-


크로우가 벌떡 일어나며 씩 웃었다.


“니 주인인데 그 정돈 기본 아니냐”


-이 자식이 주인 아니라고 몇 번을..-


“어쨌든 지금 배우자. 하자. 빨리..”


-흉내.. 아니 그러지 말고 네놈 스킬을 얘기해 봐라. 아니 그럴 필요 없이 네 놈 상태창을 내게 보여줘-


크로우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째려보자 긴 한숨을 내쉰다.


-네 놈에게 해가 되는 일은 못 한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


“오케이”


이름 : 크로우(흉내쟁이)

레벨 21

힘 60 민첩 60 체력 60 마나 60 마기 90 신성 60 (사용 가능 스탯 65 사용 제한 스탯 900)

스킬

[강타] [2연격]

[파이어 볼] [힐]

[광폭화]

[흉내내기][고통내성][정신내성]

[약점공격] 화염내성][강자무시]

[제 3의 눈] [올웨폰 마스터리]

칭호

[최초의 마족 슬레이어]

[진(眞)이레귤러]

권능

[존재의 증명]


-너··· 뭐냐?-


“어때, 이 형님이 좀 쩔지”


-도대체 무슨 상태창이 이리 호화스러워.. 근데 너···뭐 이리 약해?-


-남은 스탯만 다 사용하면 고대 던전 클리어가 가능할 것 같은데 왜 고민하는 거냐?-


“나 강해 임마. 그리고 스탯은 지금은 못 올린다. 너도 알다시피 지금 어설프게 강해져봤자 거대 길드에 종속되거나 집중 견제만 당하겠지. 남은 스탯은 내가 충분히 강해졌을 때 그 때 사용한다.”


-그래도 생각이란 게 조금은 있는 놈이군-


크로우의 말이 마음에 드는지 피식거리며 웃는다.


-좋아. 일단 한 번 해보자. 시간이 부족하니 검술을 먼저 배운다.-


“오··· 너 다른 무기도 사용할 줄 아는 거냐?”


-잊지마라. 제노사이드의 전 주인이 나였다는 것을-


-이제부터 잡소리마라. 마계의 고위검술에 실전을 통해 나만의 검술을 창조해 낸 것이 나의 검술이다. 힘과 마기를 기본으로 하는 패도의 검술이지. 네 힘이 많이 부족하지만 일단은 보고 익혀라. 후에 너만의 검술로 승화시키는 건 네놈의 몫이다-


“오케이. 자 이제 검술을 보여줘.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지켜봐 주지”


-칼-


“응?”


-칼을 달라고 이 멍청한 자식아. 지금 나한테 아무런 무기나 방어구가 없다는 거 안 보이냐-


“어.. 그러네. 너 왜 그지야. 잘나갔다며 근데 왜 아무것도 없어”


-죽었다 소환 돼도 죽기 전 무구는 소유가 되지만 네놈이 다 가져갔지 않나-


“그러냐. 잠깐만··· 음.. 마땅한 게 없긴 한데. 너 방금 죽기 전 무구는 사용 가능하다 했지”


인벤토리에서 칼라스만이 썼던 무구를 다 넘겼다.


커다란 키, 넓은 어깨,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정색 갑옷으로 무장한 칼라스만은 멋있었다.


전체적으로 본인도 흡족해 했지만 한 가지 검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지 제노사이드를 힐끗 거리며 쳐다봤다.


“욕심 내지마라. 내 거다. 너한테 준 검 그거 유니크야. 장난아니게 좋은 거야. 나중에 내가 쓸려고 가지고 있던 건데 큰 맘 먹고 준거다”


-시끄럽다. 시작 한다-


크게 심호흡 후 검을 들어 정면을 겨눈다. 천천히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자 주위의 공기 조금씩 무거워 지는 듯하다.


오른발이 앞으로 나가며 벼락 같이 검이 떨어지며 동시에왼발이 앞으로 당겨지며 사선으로 휘둘러진다. 주위의 공기가 짓눌리기 시작한다.


거친 파공음과 함께 떨어지고 거침없이 올려친다.


세상을 반으로 자를 듯 수평으로 휘둘러지며 막아서는 모든 걸 뚫어 버릴 듯 찌르는 검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흠칫거린다.


더없이 무거우며 빠르다. 거침없으며 또한 단조롭다. 하지만 너무나도 강력해 보인다.


-후~~-


넋을 잃고 쳐다보던 중 긴 날숨과 함께 검이 멈춘다.


-잘 봤나?-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거려 대답한다.


“야.. 너 진짜 대단하다”-


-어땠나?-


“음.. 뭐랄까. 무겁고 빠르며 변화보단 단순해 보인다고 할까. 그래 힘으로 찍어 누른다는 느낌이 들던데”


-바보는 아니군-


-내 검술은 기존의 검술에 실전을 통해서 나에게 가장 적합하게 개선한 검술이다. 지금은 마기가 없으니 많이 부족해 보이겠지만 너는 먼저 이 검술을 익히고 너만의 검술로 개선해 나가야한다. 물론 한참 후의 일이겠지만-


-자 해봐라-


“응?”


-흉내 내보란 말이다. 이 자식아-


“오케이”


검을 들어올려 정면을 겨눈다. 깊은 심호흡 후 검을 천천히 머리 위로 들어올린다.


“흉내 내기 칼라스만 검술”


오른발이 앞으로 나아가며 검을 내리친다.


“이 다음에 어떻게 하는거야?”


-············..-


칼라스만의 머리에 피가 몰렸다.


“이 다음에 어떻게 하는 거야?”


크로우의 해맑은 질문에 칼라스만의 이마에 힘줄이 돋았다.


-이 멍청한 자식이 어떻게 두 동작을 기억을 못하냐? –


“아니 나는 전체를 봤지. 내가 무슨 검술 천재도 아니고 어떻게 검술을 한 번 보고 따라 해. [제 3의 눈] 이라도 터져줬으면 모르는데 이게 내 맘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야. 지 맘대로야. 별것도 아닌 거에 터지고 이번 같은 때는 안 터지고 나도 돌아버리겠다”


“야 다시 한 번 보여줘”


-이 자식ㅇ···-


“죽어가는 거 살린 것도 아니고 죽었던 거 살려줬는데 그것도 못 해주냐? 어?”


-···끙···-


-잘 봐라-


다시 한 번 검술이 펼쳐지고


-해봐라-


-이런 빌어먹을 자식이-


또 한 번


-야 이 개자시···-


다시 또 한 번


-야 이 시파로···-


그렇게 6시간이 지난 후


-너 이리와 죽여버린다-


검을 들고 다가서는 칼라스만에게 뒷걸음질로 물러서며


“어어어.. 접속 제한 시간 다 됐다 나 나간다. 내일 보자”


-로그아웃 하셨습니다-


냉장고를 열고 냉수를 들이킨다. 나른해졌던 육체가 되살아나는 느낌이 든다. 담배를 물고 창 밖에 달을 바라보다 문득 발광하던 칼라스만이 떠오른다.


피식..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튜토리얼에서의 그 무섭던 모습보다 말 몇 마디에 발광하던 모습이 벌써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단순한 성격이 이럴 땐 득이 되는 건지 해가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따끈한 순대국에 소주 한 잔이 생각난다.


그나저나 칼라스만 이놈은 로그 아웃 동안 뭘 하고 있는지 내일은 물어봐야겠다.


가자~~~ 순대국에 소주 한 잔 먹으러.


다음 날 접속 후 칼라스만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삐졌나 하는 생각에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땐 소환이지


“소환 칼라스만”


공간이 일그러지고 칼라스만이 걸어 나온다.


-너 이 색···.-


“어어어 그래 잘 잤어. 배고프지. 자 이거 먹어”


인벤토리에서 빵과 물을 꺼내줬다.


-지금 나보고 이딴 걸 먹으란 거냐?-


“나 돈 없다. 조금만 참아 돈 벌어서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


어쩔 수 없이 빵을 먹고 있는 칼라스만을 바라보다가


“저기 내가 어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말이야 좀 힘들더라도 검술을 마저 익혀야 하지 않을까”


도끼눈을 뜨고 크로우를 바라보지만 결국 한숨을 내쉰다.


-하··· 빌어먹을 자식. 잘 봐라-


검술이 다시 펼쳐졌고 그렇게 다시 7시간이 흘렀다.


쾅, 콰콰콰쾅


굉음이 숲에 울려 퍼졌다.


-이 개@#$#$@^^@%@%_


-내가 도대체 몇 번을 *&%%*%$#%^&&&)(&%#-


구석에서 미안한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크로우 인근 숲은 칼라스만의 분노에 형태를 잃어가고 있었다.


“하··· 풀리곤 덩어리긴 한데 이상하게 저 자식은 진짜 살아 있는 사람 같단 말이지. 뻔뻔하게를 못하겠어. 그나저나 진짜 짜증나겠네”


미안한 마음에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던 중에 주변에 다수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야, 잠깐 멈춰봐. 주변에 몬스터들 다가온다”


칼라스만의 고개가 거칠게 돌아가며 크로우를 바라본다.


-알고 있다. 네놈은 나서지 마라. 네놈에게서 받은 스트레스를 저 빌어 처먹을 놈들에게 풀어야겠다.. 절대 나서지 마라. 만약 나서면 네놈 먼저 죽여버리겠다.-


“···그래..알았다”


주변의 수풀이 헤쳐지며 다수의 고블린과 늑대 무리가 나타나고 그들을 둘러싸며 침을 흘린다.


-이 하등한 것들이 감히 누구에게-


눈이 붉게 충혈된 칼라스만이 정면의 고블린에게 쏜살같이 튀어나간다.


-서걱, 서걱-


날카로운 절삭음이 들릴 때마다 고블린의 모가지가 떨어져 나갔다.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무겁고 빠르며 강하다.


사방에서 뛰어드는 늑대의 미간에 검이 꼽히고 다리가 잘려나간 놈들은 고통에 찬 소리와 함께 바닥을 뒹군다.


다른 놈들이 쉽게 공격할 수 없는 위치를 선점해 나가며 순식간에 다섯 마리의 고블린과 늑대가 죽여 나갔다.


겁에 질린 놈들이 주춤주춤 뒤로 물러난다. 저도 모르게 저 검술을 정말로 배웠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놈이 일하기 시작했다.


-[제 3의 눈]이 실눈을 뜨고 힐끗 쳐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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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 고대 고블린 던전(2) +1 22.02.09 596 7 12쪽
17 17 고대 고블린 던전(1) +3 22.02.08 592 11 13쪽
» 16 그놈과의 재회(2) +2 22.02.07 598 9 12쪽
15 15 그놈과의 재회(1) +4 22.02.06 623 9 12쪽
14 14 마법사 제이너스 22.02.05 631 7 14쪽
13 13 배신은 못 참지 +2 22.02.04 646 9 11쪽
12 12 홉고블린 전사 +1 22.02.03 682 12 11쪽
11 11 어디 필드 보스 안 뜨나? +3 22.02.02 715 10 11쪽
10 10 하. 짜릿하다 +2 22.02.02 751 12 11쪽
9 9 늑대다 늑대가 나타났다 +1 22.02.01 802 13 11쪽
8 8 흉내쟁이 +2 22.02.01 891 15 11쪽
7 7 접속하다 +2 22.01.31 963 15 13쪽
6 6 악몽 +1 22.01.30 1,042 15 12쪽
5 5 정산 +1 22.01.30 1,134 20 11쪽
4 4 그놈(3) +2 22.01.29 1,146 20 11쪽
3 3그놈(2) 22.01.29 1,199 17 11쪽
2 2 그놈(1) +2 22.01.28 1,457 22 10쪽
1 1 하늘은 파랗고 내 속은 까맣다 +1 22.01.27 2,163 2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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