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82회
“공격하라”
“모조리 배어라”
“와~참살 하라”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쿤타리온 군진으로 슈우 연합군이 쳐들어왔다, 지휘관들이 뛰어나와 부대를 정렬 시키고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부대 정렬하라 검을 들어라, 물러서지 말고 적을 맞아라.”
하지만 적군은 양 떼 들 속으로 뛰어든 호랑이 같이 잔인하게 양들을 학살했다.
슈우군 한 사람 한 사람의 무력이 상상을 초월해 감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
주혁은 직접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자제하고 있었다.
자신이 나서는 것이 어린아이들 싸움에 어른이 나서는 듯하여 망설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침략해온 적을 용서할 수는 없는 일이라 때가 되면 냉정하게 검을 들것이다.
60만의 대군이 반으로 나눠지고 반시진의 전투로 쿤타리온 왕국군은 3만의 병력을 잃었다.
그리하여 쿤타리온 군 사령관 오거스트 프리멘 후작은 병력을 후퇴시켰다.
“퇴각하라. 부대를 정렬하라”
“사령관님 어서 후퇴하시죠 위험합니다.”
“계곡 끝까지 군진을 물린다.”
물러나는 쿤타리온 군을 슈우군은 그냥 보내주지 않았다.
“공격하라 적이 물러나고 있다.”
[서걱 서걱 콰쾅 쾅 쾅]
“쫒아라 섬멸하라”
쿤타리온 군은 병진을 짜고 서서히 후퇴하려 했지만 개 개인의 무력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진형을 유지할 수 없었다.
진형은 고사하고 무기를 버리고 일방적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도주하다 보니 카산드리마 계곡을 완전히 벗어나 과거 타타르 공작의 영지 이크리암 평야까지 도주해 온 것이었다.
주혁은 추격을 멈추게 하고 병사들을 쉬게 했다
후퇴한 쿤타리온 군영은 참혹한 분위기였다,
아침부터 도주하기 시작해서 저녁이 될 때까지 쫓겨왔다.
그 결과 6만의 병력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이크리암 평야까지 쫓겨온 오거스트 후작은 바로 군렬을 정비하고 공격에 대비해 목책을 설치 하게했다,
하루 종일 쫓겨오다 보니 지치고 식사는 꿈도 꿀 수 없었고, 무기조차 버리고 온 병사들이 태반이나 되었다.
사실 목책은 아무런 효과도 없을 것이다, 슈우군의 백인장 정도 되어도 3~4장 높이는 한번 도움 닫기로 훌쩍 넘어설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불안감이 싹터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병사들에게 잡일이라도 시키는 것이다.
병사들을 바라보는 오거스트 후작의 눈은 흔들리고 있었고 자신의 손 또한 부들 부들 떨고 있었다.
슈우군에게는 병진과 병사의 수는 의미가 없었다.
쿤타리온 왕국의 기사들도 슈우군의 일반 병사들에게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렇게 되자 병사들은 슈우군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었다
살아서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만약 살아서 조국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자신들의 조국이 저들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이 전쟁은 애초에 일으키는 것이 아니었다, 잠자는 호랑이를 건드린 결과가 얼마나 비참할지 상상할 수 없다.
그날 밤 쿤타리온 군은 목책을 설치한다고 밤을 세워 일했다, 아침이 되었을 때 다시 슈우군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공격하라”
“와아아 파파파팍”
밤 세도록 목책을 설치한다고 한숨도 쉬지 못한 병사들은 대부분 지쳐 있었다, 그렇게 힘들게 설치했던 목책은 적을 막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적들은 손쉽게 뛰어 넘었고 약간 무식해 보이는 적군은 목책을 부셔 통과 했다.
쿤타리온 병사들은 두려움에 항거하지 못하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도망쳐 악마들이야”
“아아악 살려줘”
오직 살아남기 위한 질주 병사들이 지니고 있던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국경을 향해 달려갈 뿐이었다.
오거스트 후작은 망연 자실한 상태로 더 이상 병사들을 독려 하지 않았는데 지금의 상태로는 어떠한 명령도 이행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자신의 애 검을 빼어 들고 그 자리에 서서 적을 기다렸다.
더 이상 도주하는 것은 장수로서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자존심 상하는 짓이라 생각 했다.
오십 년을 살아 오면서 느낀 영화가 부질없다고 생각되었다, 국경을 넘어 올 때만 해도 클로리스 왕국을 병합하고 페르본 왕국군을 어떻게 해서라도 몰아낸 다음 위대한 집정관이 되고자 했다.
그런데 자신이 꾸던 꿈은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의 헛 꿈에 불과하고 조국의 안위마저 걱정되었다.
“허 허 허 참으로 어리석었구나”
그는 자신의 부관 코스토크 백작에게 병권을 넘겨주고 명령했다.
코스토크 백작 절대로 싸우지 말고 무조건 병력을 보존해서 조국으로 돌아가서 침략에 대비하라 하고 뒷일을 부탁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삶을 정리했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적어도 한나라의 병권을 쥐어 보고 큰 꿈도 가져보았다 가히 부족한 삶은 아니었다, 다만 왕국의 패망이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에 답답할 뿐이었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검을 굳게 쥐고 적을 기다렸다.
그러자 건장한 남자가 다가왔다.
자세히 살펴보니 귀가 유난히 뾰족한 것이 인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의 엘프 남자였다.
엘프 남자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직 검을 들고 있는 자가 있었군”
오거스트 후작이 담담하게 묻는다.
“그대는 누구인가.”
“누구인 것이 뭐 그리 중요한가”
“명색이 장수인 본 작이 이름조차 없는 무부에게 검을 겨눌 수는 없는 일이지”
“하 하 좋소 본관은 슈우국의 특수전단 제1전단장 말루다 융이오”
“좋아 그쪽도 장수라 하니 부족하지만 본작의 검을 받을 만 하겠군, 본작은 쿤타리온 왕국의 제1기사 단장 오거스트 프리멘 후작이다”
오거스트 후작은 검에 오러 블레이드를 일으켰다, 그러자 주위가 넓혀지며 잠시 소란이 멈춰졌다.
말루다 융이 호승심이 일어나는 듯 입가에 미소가 피어 올랐다.
말루다 융의 검에는 굳이 오러 블레이드를 형성하지 않았다.
잠시 서로 노려 보다가 오거스트 후작이 달려 들었다.
[쾅 쾅 쾅]
검과 오러가 부디 치며 어지럽게 불 꽃이 튀었다.
오거스트 후작은 화려한 동작으로 몰아쳤다, 전력을 다해 내리치고 회전하며 배고, 하지만 말루다 융은 오거스트 후작의 검을 빗겨 막으며 힘을 흘려 보내고 오거스트 후작의 기운을 받아들여 자연스럽게 흩어지게 하고 있었다
말루다융은 가볍게 뒤축을 반 보씩 움직이며 오거스트 후작의 검을 간결한 동작으로 받아 내며 그의 입가에는 가는 미소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오거스트 후작은 이각(40분)동안 전력으로 몰아 쳤다 그런데 적장은 검에 오러도 없이 자신의 검을 받아내고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헉 헉 헉”
오거스트 후작은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적장이 자신을 봐주고 있는 듯하자 소리를 질렀다.
“본 작을 능멸하지 말고, 검사로서 명예를 지켜 주시요.”
말루다 융이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떡이고 말했다.
“잘가시오 후작”
[솨아악]
그 말과 함께 말루다 융의 신형이 사라지듯 오거스트 후작의 몸을 통과 하 듯 지나갔다.
[털 썩]
오거스트 후작의 신형이 무너졌다.
깔끔한 솜씨로 적장을 쓰러뜨린 말루다 융은 도주하는 적군을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
말루다 융은 이제 당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대장부가 되어 있었다.
깨달음을 얻은 후 그는 문주에게 호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압사 당할 것 같은 기운에 깨달음을 얻은 소드 마스터가 아닌 어린아이가 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깨달음은 끝이 아닌 시작인 것을 알게 되었고 그는 더욱 수련에 정진하게 되었다.
이러한 것들이 진정한 슈우의 힘이고 바탕인 것이었다,
한 사람씩 주혁을 닮아 가고 있었다.
-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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