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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 님의 서재입니다.

잉카의 전사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일반소설

가뱅이
작품등록일 :
2021.04.27 15:49
최근연재일 :
2021.12.08 10:00
연재수 :
1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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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0
글자수 :
1,081,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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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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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2부3 반전

DUMMY

부하들이 모두 방을 나가자 핸더슨이 웃옷을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이 없었지만, 핸더슨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오랫동안 적체된 자신의 승진으로 인해 불만스러운 마음상태를, 엉뚱하게 바우처에게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우처의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 핸더슨은 불안하기만 했다. 세계정치의 뒷 무대를 주무를 만한 재목이 안 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핸더슨은 바우처의 정치력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이곳 아지트에서 잠을 잘 생각인 핸더슨이 몸을 씻기 위해 욕실로 들어갔다. 옷을 모두 벗어 알몸이 된 핸더슨이 자신의 단단한 몸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40대 초반의 잘 단련된 몸이 거울에 비춰졌다.



뉴욕 발 도쿄 행은 보잉사의 대형 기종답게 중간 기착지 없이 조용히 움직였다. 창밖으로는 일본열도가 지나치고 있었다. 해안가로 진입한 여객기가 나리타공항의 넓은 활주로를 따라 사뿐히 내려앉았다. 비행기가 완전히 멈추자, 맨 앞쪽의 일등석에 앉아 있던 모건이 작은 기내가방을 꺼내들고 일어섰다.


승무원의 인사를 받으며 모건이 출구를 나와 입국심사대를 통해 나리타공항청사를 나섰다. 아래층으로 내려간 모건은 익숙하게 공항리무진에 올라 자리에 앉았다.


모건은 도쿄 방문경험이 서너 차례 있었다. 전에는 지하 1층으로 내려가 게이세이 선을 타고 우에노까지 간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전철을 갈아타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공항리무진을 탄 것이다. 리무진버스는 기복이 거의 없는 평원 길을 잘 달리고 있었다.


1시간쯤 지나자, 리무진이 시내를 달리며 속력이 줄었다. 모건은 창밖의 풍경에 시선을 주고 생각했다. 목조건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축양식이었다. 시내로 접어들어서야 높은 건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마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 모건이 고개를 저으며 시선을 돌렸다.


버스가 속력을 줄이며 안내방송이 이어졌다. 모건이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붉은색의 웅장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도쿄 역에 도착한 것이다.


도쿄 역에 함께 붙어 있는 도쿄 스테이션호텔로 들어간 모건이 예약을 확인하고 키를 받아들었다. 방에 들어간 모건이 큰 숨을 내쉬며 창가로 다가갔다.



도쿄는 인구 1200백만 명의 대도시다. 현대적인 오피스빌딩숲 사이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전통적인 믿음과 가치관의 정원처럼 옛 신사(神社)가 고연한 자태를 간직한 곳이 도쿄였다.


도쿄 역에서 쭉 뻗은 도로를 따라 마루노우치쪽의 넓은 가로수 길을 지나면 양쪽으로 일본경제의 중심지인 증권가와 금융기관, 상사들의 본점들을 비롯한 높은 빌딩들이 보인다.


속칭 마루노우치루로 칭하는 마루노우치 오피스가(街)는 겉보기에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싸여있지만, 오늘날 뉴욕의 월 스트리트에 버금가는 세계경제의 핵심부로 자리 잡고 있는 곳이다.


일본교통공사와 다이치간쿄 은행, 미쓰비시 신탁은행 등이 자리 잡고 있으며, 미쓰이 물산 등의 재벌기업과 금융기관이 자리하고 있으니, 그 이름만 들어도 일본최대의 비즈니스가(街)임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었다.


모건이 시간을 확인하고 어디론가 전화를 한 후에 샤워를 하기위해 욕실로 들어섰다. 일본인들의 취향인지 객실의 욕조는 작고 아담했으며 불필요한 공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쓴 웃음을 지은 모건이 샤워꼭지를 돌렸다.



3층의 라운지는 많은 사람들로 혼잡스러웠다. 모건이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자신이 좀 일찍 나오긴 했지만 일본인들의 속성상 상대도 나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잠시 후에 작은 종을 흔들며 종업원이 모건의 앞을 지났다. 작은 메모판에 모건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여기, 내가 모건이요!”


모건이 손을 들자 종업원 뒤를 따르던 두 명의 사내들이 모건에게 다가섰다. 두 사람 다 검은색 정장에 작은 서류가방을 들고 있었다. 모건이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모건이오!”

“도치오입니다!”


도치오가 모건의 손을 잡고 말하며 자리에 앉았다. 또 다른 사내는 도치오의 비서인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대신했다. 도치오가 음식을 주문할 것인지를 모건에게 묻자, 모건이 고개를 저었다. 모건은 일을 빨리 끝내고 개인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커피나 한잔 씩 합시다.”


옆에서 말이 없던 사내가 종업원을 불러 차를 시키고 가방을 열고 서류를 꺼내놓았다. 도치오 역시, 가방에서 몇 장의 서류를 꺼내놓고 시선을 들었다.


두 사람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들의 회사를 통째로 삼키려는 적대적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가질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모건은 말없이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잠시 후에 종업원이 차를 놓고 가서야 도치오가 입을 열었다.


“모건 씨! 결정은 하셨습니까?”

“마지막으로 당신들의 제안을 들어보고 결정하겠소!”



도치오는 이키 전자의 재무이사였다. 이키 전자는 연매출액이 2천억 엔에 이르고 순이익은 4백억 엔에 이르는 견실하고 알짜배기 업체였다.


일본의 캐논과 니콘 등 카메라업체와 광학렌즈를 사용하는 모든 분야에 렌즈를 납품하고 있는 세계적인 특허를 보유한 회사였다. 이키 전자가 보유한 렌즈가공기술은 전혀 모방할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이어서 타사의 견제 없이 독과점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호황을 누리 고 있었다.


모건은 4억 달러를 투입해서 집중적으로 이키 전자의 주식을 매입했다. 그 결과 12프로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고, 처음의 투자목적이라는 말과는 달리 이제는 일본 금융당국에 그 투자 목적을 밝혀야 할 단계에 와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도치오와는 e메일을 통해 수많은 질문과 답변을 해왔던 모건이다. 도치오를 비롯해서 일본의 자본가들은, 첨단 기술을 보유한 이키 전자가 외국인에게 넘어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오늘, 이치오는 이키 전자의 회장으로부터 마지막 지시를 받고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것이다.


“모건 씨, 나는 회사의 전권을 위임받고 나왔습니다. 먼저 말씀하시면 제가 결정해 드리겠습니다.”


도치오가 자신 있게 말했지만, 속이 아픈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미 이키 전자의 주식은 50프로이상 급등해 있었지만, 인수를 저지하려는 우호세력의 주식매집과 함께 때를 놓치지 않으려는 해외투기 펀드의 주식매입은 주가를 계속 올리고 있어, 이미 회사자체의 방어능력을 벗어나 있었다.


결국 회사는 이 투기자본의 주식을 되사는 방법으로 지분을 지키기로 뼈아픈 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모건이 커피 맛을 음미하듯 천천히 마셨다. 두 눈은 도치오의 시선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커피 잔을 내려놓은 모건이 의자에 몸을 기댔다. 한 동작, 한 동작이 여유가 넘쳐흘렀다.


“당신이 지금 결정한다면, 오늘 종가를 기준으로 해서 5프로의 프리미엄을 얹어 넘길 수 있소! 더 이상의 협상은 없습니다.”


모건의 말에 가는 숨을 뱉은 도치오가 시선을 돌렸다. 그렇지만, 도치오의 시선이 어느 한 곳을 보는 것은 아니었다. 잠시 외면했던 도치오가 다시 시선을 돌려 모건을 바라보았다.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저에게 시간을 주십시오.”


도치오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 자리를 벗어났다. 옆자리의 사내도 도치오를 따라 나섰다. 사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모건이 종업원을 불러 커피를 한잔 더 시키고 편안한 자세로 라운지를 둘러봤다.



그날 저녁, 모건은 2건의 투자를 모두 정리하고 일본에 투자한 자금을 빼내는데 성공했다. 모두 6억 달러를 투자한 사업은 넉 달의 단기운용으로 3억 5천만 달러라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모건은 마무리 된 서류를 뉴욕의 사무실로 모두 보내고,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일본의 밤 문화를 즐기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모건은 택시를 대절해서 일본의 밤거리를 천천히 돌아봤다. 신주쿠와 하라주쿠에서 일본 젊은이들의 열정을 보았고, 긴자와 시부야를 지나며 일본인들의 또 다른 밤의 모습을 보았다.


거리의 노점에서는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선채로 만화책을 보며 히죽 거렸고, 화이트칼라들도 호객꾼들의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물결치듯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모건을 태운택시가 또 다른 거리로 들어섰다.


화려한 밤의 거리, 성인들의 놀이터 가부키초는 일본의 대표적인 환락가이며 유흥가였다. 이곳은 일본의 대표적인 섹스산업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성인들의 발길이 잦은 노조키베아, 헤라쿠가, 노펜키사 등이 위치한 거리로 들어서자 모건이 택시를 세우고 천천히 내렸다.



모건은 이곳에 두 번 와본 경험이 있다. 전에는 일본 사업가의 안내를 받아 왔었지만, 이번에는 혼자서 즐기고 싶었다. 20세도 안된 어린소녀의 부드러운 살결을 생각한 모건이 마른침을 삼키며 눈에 익은 문을 밀고 들어갔다.


모건이 건물 안으로 사라지고 잠시 후에, 금발의 사내와 키 작은 일본인이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잠시 일본인의 설명을 듣던 금발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이 모건이 사라진 문을 밀고 들어갔다. 클럽 비즈의 지배인이 금발의 장신을 보고 다가서며 미소 지었다.


“하이?”


금발이 차가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내부를 둘러보았다. 옆에 뒤따라 들어온 키 작은 사내가 지배인에게 다가왔다.


“좀 전에 들어온 미국인은 어느 방으로 갔소?”


지배인은 아무 생각 없이 방을 가리켜주고 두 사람을 홀의 종업원에게 인계하고 돌아섰다. 그때 문을 밀고 들어오는 세 명의 외국인이 눈에 띠었다. 한명은 흑인으로 장신의 사내였다.


오늘은 무슨 일인지 미국인들이 몰려 들어오자 지배인은 기분이 좋았다. 미국에서는 엄격한 성범죄 때문에 미국인들이 아시아 쪽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오늘은 왠지 대박이 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지배인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사내중의 한 명이 앞서 들어간 사내의 뒷모습을 발견하고 손짓을 했다. 지배인이 무슨 뜻이냐고 어깨를 들썩였다.


사내중의 한명이 계속 뭐라 말을 했지만, 지배인은 토막토막 알아들을 뿐이었다. 잠시 후에 지배인은 그들이 앞서 들어간 사내들의 옆방을 원한다는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오우케이, 커모온!”


지배인이 토막영어를 지껄이며 세 명의 사내들을 안내해 들어갔다.


모건은 작은 칸막이 안에서 어린소녀의 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편안한 자세로 등을 기대앉은 모건이 테이블 앞에서 스트립쇼를 하는 앳된 소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모건이 위스키 잔을 들어 갈증을 달래듯 한 모금에 털어 넣었다. 모건의 눈앞에서는 이제 소녀가 천천히 브래지어를 벗어 내리고 있었던 것이다. 모건이 지갑을 열어 100달러짜리 빳빳한 지폐를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모건의 모습을 지켜본 소녀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볼륨 있는 몸을 더욱 흔들어댔다. 모건이 마른침을 삼켰다.



칸막이로 가로막힌 옆방에서는 금발의 사내가 일본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옆방의 상태를 확인한 금발이 고개를 끄덕이자, 키 작은 일본인도 얼굴을 굳히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금발의 사내는 침착한 모습이었지만, 일본인의 표정은 많이 굳어 있었다. 금발의 사내는 CIA가 파견한 킬러였고 키 작은 일본인은 일본지부의 요원이었다.


이들은 본부의 지시를 받고 김준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모건을 살해하기위해 모건을 뒤따르고 있었다. CIA는 김준을 사방에서 옥죄고 있었던것이다.


금발이 품속에 한 손을 넣고 방을 나서려 할 때였다. 문이 밖에서 안으로 열리며 앞선 일본인 요원이 뒤로 밀렸다. 그 바람에 금발이 흠칫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사이 좁은 방안에는 세 명의 낯모를 사내들이 들어서며 뒤로 문을 닫는 것이다. 그때, 갑자기 금발의 사내가 품속에 넣었던 손을 급하게 꺼냈다. 앞선 사내의 손에 길고 뭉툭한 소음기를 낀 권총이 들려 있었기 때문이다.


“슉, 슈욱!”

“욱, 크윽!”


미처 손을 다 빼내지 못한 금발의 사내가 팔을 움켜쥐며 의자에 쑤셔 박혔다. 키 작은 일본인은 가슴을 잡고 그대로 허리를 꺾고 일어서지 못했다. 사내들은 아무 말 없이 한 걸음 다가서서 공포에 젖어 눈을 치켜뜬 금발을 향해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슉, 슉!”


확인사살까지 끝낸 사내들이 서로 눈을 마주치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 모건의 방 앞에 이른 사내중의 한명이 조용히 문을 밀고 들어섰다. 다른 사내들이 문 앞에 자연스럽게 서성거렸다.



모건은 자신의 무릎 위에 앉은 알몸의 소녀를 희롱하며 음침한 표정으로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 모건이 내놓은 많은 팁에 소녀가 옷을 모두 벗었던 것이다.


모건의 손이 소녀의 가슴을 움켜쥘 때, 조용히 문이 열리며 밖의 소음이 모건의 신경을 거슬렀다. 모건이 시선을 돌리자 한 명의 미국인이 조용히 다가왔다. 그때까지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모건이 멍청한 표정으로 사내를 바라볼 뿐이었다.


다가온 사내가 모건의 귀에 얼굴을 들이밀고 낮게 중얼거렸다. 모건의 두 눈이 크게 떠지며 표정이 변했고, 잠시 후에 모건은 급히 상의를 걸치고 사내의 뒤를 따라 방을 나섰다.


방을 나서는 모건이 끝내 아쉬웠는지, 고개를 돌려 영문을 몰라하는 알몸의 소녀를 힐끗 쳐다보며 발걸음을 옮겼다.



호텔로 돌아온 모건이 가방 하나를 급히 챙겨들고 나와 대기하고 있던 벤에 몸을 실었다. 모건을 태운 벤이 요란한 소음을 내며 호텔을 벗어나 나리타공항을 향해 달려갔다. 어두운 실내를 둘러본 모건이 그때서야 가는 숨을 뱉으며 안도의 표정으로 의자에 몸을 묻었다.


“모건 씨,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고맙소. 그런데 어떻게·····.”


“회장님의 특별지시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모건 씨가 도쿄에 오시기 전에 도착해서 당신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알렉스의 감춰진 조직이 움직여 모건의 주변에 포진하고 있던 중에 금발의 사내와 키 작은 일본인이 모건의 뒤를 쫓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재차 미행을 확인한 조직원들이 두 사람을 없앤 것이다.


모건은 사내의 말을 들으며 김준의 치밀한 준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신변까지 보호해 줄지는 생각치도 못했기 때문이다. 심호흡을 한 모건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부끄럽소. 용서하시오!”

“아닙니다. 모건 씨는 이제 전과 다름없이 일정에 따라 움직이시면 됩니다. 보이지 않게 저희들이 있다고 생각하시고 일정에 차질 없이 움직여주십시오!”


“으음·····.”


모건이 신음소리를 내며 다시 고개를 돌려 차창 밖으로 시선을 주었다. 일행을 태운 벤은 도시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리고 있었다. 이렇게 달리면 한 시간은 더 가야 나리타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모건이 조용히 눈을 감았다.



시내를 벗어난 외딴 농가의 안쪽에 밤이 깊도록 불이 밝혀져 있었다. 농장창고의 뒤편에는 서너 대의 벤이 숨을 죽인 채 웅크리고 있었다.


창고안의 관리실에서는 사내 한 명이 서성대고 있었다. 관리실의 철재의자에 피투성이의 사내가 지친 듯 몸을 늘어트리고 있었다. 손을 뒤로 묶인 사내의 상체는 걸레조각처럼 찢겨져 있었다.


“녹음상태는 확인했나?”

“예, 음질이 좋습니다. 보스!”


알렉스의 비밀조직을 이끌고 있는 파쿠스는 바우처의 집행자인 핸더슨을 찾아내 그 뒤를 쫓고 있었다. 오늘밤, 핸더슨을 따르고 있는 다섯 명의 집행요원들도 모두 잡을 수 있었고, 마지막으로 핸더슨을 잡아 작전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끝까지 버티던 핸더슨도 가족의 사진을 들이대자 무너지고 말았다. 다섯 명중의 부하들중 세 명은 이미 시체가 되어 있었다.


“으으으·····.”


핸더슨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신음을 뱉었다. 파쿠스를 바라보던 미첼이 한걸음 옮겼다. 핸더슨의 얼굴을 들쳐본 미첼이 입맛을 다셨다.


“보스, 이자를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글쎄, 이자의 증언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좀 기다려보자!”


파쿠스가 몸을 돌려 탁자위의 전화기를 들었다. 신호를 기다리던 파쿠스가 전화기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파쿠스입니다. 물건의 내용은 확인했습니다만, 어떻게 처리할지를 알려 주십시오!”

“상태는?”


전화기 건너편의 목소리가 물건의 상태를 묻자, 파쿠스가 힐끗 핸더슨을 바라보고 고개를 돌렸다.


“상태는 좋지 않습니다만, 필요하다면 보관할 수는 있을 겁니다!”


잠시 전화기 건너편에서 침묵이 이어졌다. 기다리던 파쿠스가 입맛을 다셨다.


“잘 보관한다. 나머지 흔적을 없애도록!”

“알았습니다. 그럼!”


전화기를 내려놓은 파쿠스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죽여 없애는 것이 쉬운 일인데, 상대를 억류하는 일은 많은 손이 필요해서 파쿠스가 짜증이 난 것이다.


“물건은 보관하고 흔적을 없애고 철수한다!”

“예, 보스!”


그때까지 아무 말 없이 주변에 앉아 있던 사내들이 민첩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 후에 서너 대의 벤에 시동이 걸리고 농장창고의 불이 하나 둘 꺼졌다.


@@@

어제부터 3일간...

댓글데이 함 할까싶어서 올려봅니다.

어설픈 작가에게는, 점을 찍든, 오타수정하라고하든, 즐감이든,

댓글은 큰 힘이 될것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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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2부3 다가오는 위험 +2 21.12.04 499 7 12쪽
175 2부 3 다가오는 위험 +2 21.12.03 535 8 14쪽
174 2부 3 다가오는 위험 +1 21.12.02 573 9 15쪽
173 2부3 친구 +2 21.12.01 570 8 12쪽
172 2부3 친구 +1 21.11.30 581 8 13쪽
171 2부3 친구 +1 21.11.29 542 9 12쪽
170 2부3 친구 +1 21.11.28 583 8 13쪽
169 2부3 친구 +1 21.11.27 597 7 14쪽
168 2부3 친구 +1 21.11.26 613 9 15쪽
167 2부3 친구 +2 21.11.25 607 8 14쪽
166 2부3 친구 +1 21.11.24 629 6 15쪽
165 2부3 친구 +1 21.11.23 628 7 14쪽
164 2부3 친구 +2 21.11.22 611 7 13쪽
163 2부3 친구 +1 21.11.21 652 6 14쪽
162 2부-3 북한의 군벌 +1 21.11.20 659 6 15쪽
161 2부-3 북한의 군벌 +1 21.11.19 639 6 14쪽
160 2부-3 북한의 군벌 +1 21.11.18 644 7 14쪽
159 2부-3 북한의 군벌 +1 21.11.17 632 8 14쪽
158 2부-3 북한의 군벌 +1 21.11.16 643 7 16쪽
157 2부-3 북한의 군벌 +1 21.11.15 644 6 14쪽
156 2부-3 북한의 군벌 +2 21.11.14 641 6 15쪽
155 2부-3 북한의 군벌 +2 21.11.13 640 6 15쪽
154 2부-3 북한의 군벌 +1 21.11.12 646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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