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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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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6,098
추천수 :
1,518
글자수 :
994,866

작성
05.02.1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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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5쪽

3. 뱀파이어 소년단(2)

DUMMY

소년단에서의 훈련은 한참 성장기인 스탐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8년간의 소년단 생활 끝에 몸은 점점 커졌고, 팔은 점점 강해졌다. 흑마기를 익히는 것도 성공했다.

무엇보다도 크나큰 사건은 바로 자신을 괴롭혀왔던 세 명의 뱀파이어들을 쓰러뜨린 것이다.

“스탐. 너 오늘도 우리 좀 보자.”

오늘도 그들은 훈련이 끝나고 나서 스탐을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갔다.

“네놈 오늘도 싸가지가 상당히 없었어. 그래서 오늘은 강도를 좀 더 흠씬 두들겨 맞아야겠어.”

참으로 근거 없는 자기주관의 터무니없는 소리였다. 하지만 스탐은 면역이 된 건지 거기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처음으로 그들을 도발했다.

“흠씬 두들겨 팬다? 네놈들 얘기겠지. 나잇살도 덜 처먹은 뱀파이어 새끼들이 설치다가 흠씬 두들겨 맞는 얘기 말이야.”

“뭐라고? 이 새끼가 오늘 진짜 싸가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오르는구나!”

말을 마친 놈이 그에게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잠시 후.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스탐이 흐릿한 잔상을 남기더니 자신에게 덤벼들던 놈에게 무언가를 번쩍였다.

“아니?”

갑자기 느껴지는 따끈따끈함에 그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가슴에는 세로로 손톱자국이 길게 파여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크, 클레이브?”

“스탐 이 자식! 감히 덤볐겠다. 간이 부었군!”

쓰러지는 동료를 본 두 뱀파이어들이 그렇게 외치면서 스탐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한참을 싸우기 시작했다.

투파파팍!

놀랍게도 스탐은 제법 싸움을 잘하는 그들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고, 아니 오히려 그들을 순식간에 압도했다.

스탐은 흑마기를 극도로 두른 주먹으로 두명 중 가장 약한 녀석의 면적에 주먹을 박아 넣었다.

퍼어억!

“크어헉!”

놈이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제길, 이렇게 강해질 줄이야…….”

친구들이 다 쓰러지자 당황한 뱀파이어는 뒤이어지는 스탐의 공격을 두 팔로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커헉! 당했다…….”

발차기가 사타구니에 꽂히자 그의 신형이 금세 바닥을 뒹굴었다. 스탐은 드러누운 그에게 경멸이 담긴 중지를 치켜 들어준 뒤 미련 없이 그 자리를 떴다.

이 사건이 있은 직후, 스탐은 H조는 물론이고, 77섹터 전체의 짱이 되었다. 그에게 당한 그 세 뱀파이어는 받은 대로 갚겠다는 스탐의 구타를 이기지 못하고 자진해서 타 섹터로 전입을 가게 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오늘은 세 뱀파이어들이 빠진 H조의 빈자리를 채워줄 전입생들이 오기로 한 날이었다.

“과연 어떤 녀석들인지 기대되는 걸…….”

스탐이 그렇게 중얼거리며 오늘 오게 될 전입생들에 대한 관심을 내비췄다.

잠시 후, 그의 관심사는 다른 곳으로 갔다. 그의 시선이 머문 곳에는 잠을 청하고 있는 뱀파이어가 하나 있었다. 그는 바로 스탐이 이곳에 들어왔을 당시 신고식을 치르려다 그에게 되레 개망신을 당한 녀석이었다.

퍼억!

“크윽.”

장난기가 발동한 스탐은 그렇게 쭈그려 앉아 처량한 식사를 하고 있는 그를 걷어찼다. 그리고 자신에 의해 바닥을 나뒹구는 그를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칠칠치 못한 새끼. 고작 그거 한방 맞고 엎어져? 한심하기는.”

“으으…….”

“일단 우리조의 새 식구들이 올 테니까 미리 문밖에 주둥아리를 내밀어서 망이나 봐라.”

상당히 모욕적인 언사였지만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상대가 자신보다 월등히 강했으니까.

“조장님. 교관님이 오고 있습니다.”

잠시 후, 문안으로 고개를 뺀 그가 스탐에게 말했다. 그러나 그에게 날아온 건 매서운 주먹이었다.

퍽!

“크윽…….”

“너 이 자식, 나랑 한번 까보자는 거냐? 어디서 눈을 부라려? 눈깔아!”

“네, 네.”

스탐은 빌빌거리는 그를 보면서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전생에는 짱이란 자리가 이렇게 매력적인 줄 몰랐다. 그런데 한번 힘을 쓰자 굽실거리는 뱀파이어들을 보면서 그는 새삼 힘이라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지 깨달았다.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힘! 지금 그는 자신을 죽여 뱀파이어로 만든 원인제공자인 진광호가 오히려 고맙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새로이 들어올 신참들에게도 이 힘의 논리를 철저히 적용시킬 생각이었다. 건방지게 굴면 단숨에 때려눕힐 것이다.

또 싸움에 대한 욕구도 가득 차 있어 이왕이면 한가닥 하면서도 설치는 놈이기를 바랬다.

스르륵.

이윽고 H조의 문을 열고 들어온 바렛이 다소곳이 정렬해 있는 뱀파이어들을 둘러보고는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오늘은 전입생 3명이 들어오는 날이다. 그럼 어서 소개를 시작해 볼까?”

바렛의 말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신입생 한명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주먹을 꾹 쥐고 그 뱀파이어를 정면으로 본 스탐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분명히 한가닥 할 것이라는 스탐의 예상과는 다르게 처음의 신입생은 스탐과 나이가 비슷해 보였다. 하지만 우람한 근육의 그와는 달리 무척이나 왜소했다. 스탐은 그가 왠지 낯이 익어보였는데, 바렛이 그를 소개하고 나서야 누군지 알았다.

“이 녀석의 이름은 카이사르. 입단한지 8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훈련에 제대로 적응을 못한 약골 녀석이다.”

“아!”

스탐이 탄성을 질렀다.

바로 8년 전 입단식 때 스탐이 직접 줄을 세워주었던 어리버리한 녀석이었다. 유난히 순진했던 모습이 기억에 남았는데, 우연찮게도 이곳에 전입생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다음은…….”

스탐은 바렛이 소개하려 하는 두 번째 전입생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눈앞에 나타난 인물을 본 스탐은 실망감과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안녕? 내 이름은 루시리아야. 잘 부탁해!”

“우와아아…….”

루시리아라고 자신을 소개한 긴 생머리의 여자 아이가 싱긋 웃었다. H조의 뱀파이어들이 죄다 뻑 갔다.

다른 조와는 달리 H조는 오랫동안 단 한명의 여자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그녀의 존재가 유난히 특별한 이유였다.

“후훗, 녀석들…, 너희 조에 없던 여자아이가 들어오니 눈이 돌아가는 구나 크하핫! 뭐 솔직히 말해 나도 이런 아리따운 아가씨가 우리 섹터로 온 게 좋긴 하지만 말이야.”

“엉큼한 소리 하지 마세요, 교관님!”

바렛은 너털웃음을 지으며 손을 가로저었다.

“농담이야 농담. 신경 쓰지 말라고. 아무튼 앞으로 루시리아와 사이좋게들 지내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탐은 마지막 전입생을 소개하려고 하는 교관이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다른 쪽으로 해석한 그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래, 이번에는 분명히 한 덩치 하는 놈일 테지…….’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일단 모습을 드러낸 그의 덩치는 스탐의 기대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거의 성장기의 막바지에 도달해 있는 몸집을 보고선 스탐은 극도로 긴장했다. 어쩌면 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잠시 후, 스탐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터벅, 터벅.

“아, 안녕?”

“자, 마지막 녀석이다. 이름은 슈미드. 나이는 55세로 졸업이 5년 남은 녀석이지. 보다시피 이 녀석은 10년 전의 훈련 때 다쳐서 팔다리가 무척이나 불편하다. 그래도 나이가 많으니 함부로 괴롭히지는 말거라.”

“맙소사…….”

다리를 절뚝거리고 있는 슈미드를 본 스탐은 할말을 잃었다. 잠시 잊고 있었다. 뱀파이어는 팔다리 한부분이 잘리지 않는 이상은 절대 소년단을 중도하차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럼 난 이만 가보겠다.”

말을 마친 바렛은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스탐은 멍하니 천장을 쳐다보았다. 허탈하기 짝이 없었다.

전입생이 셋이나 있었건만, 정작 자신의 폭력적인 욕구를 채워줄 녀석은 한명도 없었다. 하나는 허약한데다 정감이 가는 녀석. 다른 하나는 여자. 마지막 하나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 참 빌어먹을 노릇이다. 그때였다.

“네가 우리 조의 조장이지?”

“으, 응…그, 그런데?”

갑자기 루시리아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자 스탐은 얼떨결에 말을 더듬었다. 그 모습에 루시리아가 웃었다.

“푸히힛, 숙맥이구나. 너. 아무튼 잘 지내보자.”

“응.”

악수를 받아준 스탐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살펴보았다.

보면 볼수록 호감이 가는 여자였다. 물론 자신의 어머니도 아름다웠지만 그녀는 다른 뱀파이어 여성과는 다른 특별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였을까. 괜히 장난기가 발동한 스탐이 대뜸 한마디 했다.

“그나저나 남자냄새만 나는 이곳에 아리따운 아가씨가 들어오니까 분위기가 사는 걸?”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긴…, 별 의미 없어.”

“흥! 하여튼 간에 남자들은 다 엉큼하단 말이야.”

루시리아는 H조의 남자들이 다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외쳤다. 아무래도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 같았다.

하지만 스탐에게는 통하지 않는 것 같았다.

“글쎄, 남자만 엉큼할까? 여자도 같은 생명체인데 말이지.”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루시리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뒤이어지는 스탐의 말에 점점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그녀의 모습은 참 볼만했다.

“내가 아는 어느 여자는 자기 욕구를 충족시켜줄 남자를 범한 뒤, 다른 이들에겐 자신이 당했다면서 죽여 달랬더니 정말 죽였다더라.”

“말도 안돼!”

“말 돼!”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 날수 있다는 거야?”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 말 따라하지 마.”

“네 말 따라한 적 없어.”

“이게 정말!”

스탐은 능글맞은 표정으로 루시리아와 설전을 치고받았다. 그러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가지 않았다. 그는 무려 8년 동안 남자들하고만 말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오랜만에 만난 여자아이와의 대화가 매우 즐거웠던 것이다. 루시리아의 알 듯 모를 듯한 매력도 한몫했지만.

그렇게 말싸움으로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훈련시간이 다가왔다.

때애애애앵~

“자, 나가자!”

말을 마친 스탐이 문을 열고 먼저 뛰쳐나갔다.

오늘도 고된 훈련은 시작되었다. 휴식을 마친 77섹터에 소속된 뱀파이어들이 정해진 바퀴수 대로 연병장을 돌기 시작했다.

우르르르.

‘나 참…, 결국 내가 바라던 녀석은 한 놈도 안 왔군.’

그들과 함께 달리던 스탐이 투덜거렸다.

그는 내심 새로 오는 전입생이 마음껏 설치다 자신의 손에 떡이 되기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눈앞에서 뛰고 있는 교관은 자신의 기대를 보란 듯이 차버렸다.

오늘 온 세 전입생은 죄다 자신이 건드릴만한 대상이 아니었다. 오히려 건드렸다간 위신만 깎일 뿐이었다. 지금만 해도 연병장을 뛸 때 그들은 꼴찌를 도맡고 있었다.

‘그래도 루시리아는 따라붙고 있는데, 나머지 두 녀석은…….’

스탐은 뛰던 중 고개를 뒤로 돌렸다. 루시리아와는 달리 둘은 한참 뒤쳐져 있었다. 특히 슈미드라는 장애자 녀석은 조만간 한 바퀴차가 될 듯했다.

‘녀석들을 도와줄까?’

스탐은 순간 갈등에 휩싸였다. 소년단에서는 훈련도중에 남을 도와주면 징계를 받는다. 사실 자신도 그들을 보고 있으면 꼴불견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가.

하지만 카이사르를 보고 있자니 그런 생각도 수그러들었다. 유난히 착한 심성을 가지고 있는 카이사르는 스탐이 소년단에 와서 가장 먼저 마음에 든 녀석이었다. 저대로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

“어, 스탐! 어디가?”

한 뱀파이어가 대열에서 이탈해 뒤로 뛰어가고 있는 스탐에게 소리쳤다. 일부 뱀파이어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집중되었다. 스탐은 그런 그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카이사르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하악 하악…괘, 괜찮아!”

하는 말과는 달리 괜찮아 보이지는 않았다. 열심히 뛰고 있긴 했지만 다른 뱀파이어들에 비하면 한참 느렸다.

카이사르를 물그럼히 바라보고 있던 스탐은 이윽고 그와 어깨동무를 했다. 그러고 나선 그와 나란히 뛰어 가기 시작했다.

“스, 스탐!”

깜짝 놀란 카이사르가 스탐을 바라보았다. 스탐은 웃으며 한마디 했다.

“걱정 마. 우리는 친구잖아?”

“친구?”

카이사르는 그 말에 감동을 받은 모양인지 그를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뱀파이어의 세계에서는 친구라는 단어는 있긴 있지만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강자는 자기보다 약자를 업신여기는 게 보편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로 호각이 아닌 한에야 둘 간에 친구라는 개념은 절대 성립될 수 없다.

그런데 스탐은 자신더러 친구라고 했다. 77섹터의 독보적인 우두머리가 허약한 자신에게. 다른 뱀파이어라면 코웃음을 치겠지만 카이사르에겐 그 말이 진심으로 다가왔다.

얼마나 뛰었을까. 스탐은 카이사르를 데리고 뱀파이어들의 대열에 합류하는데 성공했다.

“헉, 헉, 헉.”

그때 스탐의 눈으로 슈미드가 보였다. 슈미드는 점차 대열 앞에서 뒤쪽으로 멀어져만 갔다. 벌써 한바퀴 차 이상이 벌어진 것이다.

“카이사르, 열심히 뛰고 있어봐.”

카이사르를 앞으로 떠민 스탐은 곧장 슈미드에게 다가갔다. 슈미드는 그 나이와 체격에도 불구하고 다른 뱀파이어들에 비해 한참 느렸다. 아마 소년단을 졸업하고 나서도 정상적인 생활은 힘들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이게 녀석의 운명이니까.’

하지만 반드시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같은 조원이기 때문에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를 도와주지 않으면 자신이 가진 인간으로서의 정이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약자를 내팽개치는 것은 뱀파이어들이나 하는 짓이니까 말이다. 환생한지 벌써 28년이나 지났지만 강민 이라는 자아는 여전히 그의 몸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하아…, 정말 바보 같은 짓을 했었구나.’

스탐은 한숨을 쉬었다. 8년 동안 억눌린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긴 했지만 요 며칠동안 보인 자신의 추태는 가장 뱀파이어다운 행동이었다.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라도.

“자아, 슈미드. 천천히 걸어.”

“고, 고마워…….”

스탐은 우물쭈물 거리며 말문을 여는 그를 보며 활짝 웃었다. 슈미드는 성년기에 근접한 몸을 가진 탓에 무겁긴 했지만 스탐은 마냥 즐거웠다.

하지만 교관의 문책을 피할 수는 없었다.

“너 지금 제 정신이야? 오늘은 전입생들이 첫날이니 하지만 다음에 또 그러면 뼈도 못 추릴 줄 알아!”

훈련이 끝나자마자 들려온 바렛의 호통소리. 스탐은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바렛이 다그치고 숙소로 간 뒤, 스탐은 하늘을 바라보았다.새하얀 달이 하늘에 떠 있었다. 뱀파이어들은 빛을 싫어한다. 아르티시앙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빛은 예외였다. 깊은 밤에 떠있는 달빛은 무뚝뚝한 뱀파이어들이 낭만을 느끼게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래서였을까. 스탐이 달빛에 투영된 한 여인의 얼굴을 보았다. 여인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탐은 다짐했다.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절대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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