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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양

아이 엠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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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흑산양
작품등록일 :
2021.05.12 15:23
최근연재일 :
2021.12.21 18:20
연재수 :
1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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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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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
글자수 :
979,887

작성
21.11.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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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Episode 36. 실피니아 왕국 (2)

DUMMY

지금까지 한 일을 되짚어본다면.

상단 창설, 문라이트 조직, 왕족과 인연 만들기, 드라운트 왕국 돕기 등.

나름 커다란 일을 여럿 처리했다.

그러니.


‘지금은 내 품을 돌볼 여유가 된다는 거지.’


소니아가 곁에 남기를 선택한 후로, 소니아의 중요도는 상당히 높아졌다.

안 그래도 이쪽의 일손은 부족하다.

일손이자 동료. 그리고 파트너인 소니아의 저주를 해결하는 일은 상단과 문라이트. 양쪽 모두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나도 저주가 있기도 하고.’


그런고로, 찾은 길은 실피니아 왕국.

지금은 실피니아 왕국으로 향하는 길이다.


“로우 씨···. 괜찮은 건가요?”

“괜찮아. 선셋 상단은 당분간 쉬어도 되니까.”


실리에 왕녀의 이야기는 편지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기에, 간단히 편지로 답변을 적어 두었다.

바티스 백작의 건은 아직 연락이 오지 않았고.


“지금은 해주가 먼저야.”

“그런가요···.”


소니아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고개를 기울였다.

다만, 간단한 이야기다.


‘실피니아 왕국도 방문해야 했고.’


언젠가는 방문해야 하는 국가다.

실피니아 왕국뿐만 아니라, 바운트 왕국과 에체리티 왕국도 마찬가지다.

카오스를 대적하기 위해서 전 국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전선을 구축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플레이어 협조도 그렇지.’


문라이트의 영향력은 드라운트 왕국. 선셋은 호네스티 왕국이다.

각각 두 개의 국가에 관여할 수 있으니, 남은 것은 셋.

이번 여행으로 저주의 해주는 물론, 국가 협조의 건까지 해결할 생각이다.


- 덜컹.


호네스티 왕국은 대륙의 남부. 반면, 실피니아 왕국은 대륙의 최북부에 있다.

그사이에 펼쳐진 것은 넓은 평야와 북부로 향할수록 늘어나는 강.

그리고.


- 고브.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


몬스터다.

최근 들어서 이곳(거울 세계)의 주민과 플레이어를 우선하느라, 몬스터와 마주한 적이 없다.

평야에 늘어선 몬스터의 수는 대략 스물.

다만, 최하급 몬스터로 분류되는 고블린이다.


“지금은 가능하려나.”

“저도 도와드릴게요!”


고블린들은 무리를 짓고 마차로 다가온다.

몬스터가 다가오자, 슈바르츠가 다소 날뛰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 토닥, 토닥.


슈바르츠를 진정시키며, 고블린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한다.

녹색의 몸. 짧은 단신. 늘어진 팔.

생긴 외형은 예전에 본 것과 같다.

게다가.


‘저쪽(지구)에서 본 녀석이랑 같네.’


저쪽(지구)에서 본 사진. 사진에 찍힌 모습이랑도 같다.

그에 한숨을 내쉬고, 인벤토리에서 골렘 핵과 마도구를 꺼냈다.


“일단, 처리하고 볼까.”


몬스터가 강해졌다는 소문도 들린다.

얼마나 강해졌는지도 모르니, 접근조차 못 하게 해야겠다.


‘괜히 위험한 건 싫으니.’


곧바로 골렘 핵을 〈지배〉.

숙련도가 쌓인 덕분에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반응한다.


- 쿠구궁.


주변 흙을 빨아들이듯 모습을 구축한 골렘은 마차의 앞에 섰다.


“끼룩!”

“고브!!”

“고브!?”


갑작스레 큰 골렘이 나온 탓에 고블린이 당황한다.

이대로 도망치는가 싶었지만.


“고브!!”

“고브!!”

“고브!!”


고블린들은 제 수가 많다는 걸 확인하고는 더욱 성을 내기 시작했다.

저 모습을 보니, 얌전히 돌아가는 건 불가능한 모양이다.


“후우···.”

“저, 로우 씨. 회복은 맡겨주세요.”

“그래. 회복할 일이 있으면 부탁할게.”


직접 움직일 생각은 없으니 다칠지는 모르겠다.

내가 할 일은 하나.


“《뭉개버려》”


명령할 뿐이다.

의식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지배〉를 사용 중인 골렘은 평상시에도 있으니까.

자칫 잘못하면 어딘가에 있는 남자가 폭발한다.


- 쾅.


“와우.”

“으···.”


골렘의 움직임은 느리다. 다만, 고블린의 움직임도 느리다.

골렘의 팔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몸 전신이 무너진 골렘.

그 모습에 소니아가 헛구역질을 하며 시선을 돌렸다.

이해할 수 있다.


‘나도 힘든데.’


골렘은 고블린을 하나 무너뜨린 후에도 차근차근 다음 고블린을 무너뜨렸다.

고블린들은 골렘을 적으로 판단하고 공격을 계속했지만.


‘골렘의 몸은 재생하니까.’


흙으로 만든 몸과 평야다.

재료가 무한히 있는 이상, 골렘 핵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골렘은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

그 사실을 모르는 고블린들은 저마다 골렘을 공격하느라 열심히 움직였다.

그에 골렘은 차분히 고블린들을 반죽하는 도중.


“고브!”

“···쯧.”


마차를 반 바퀴 돈 고블린이 나타났다.

골렘은 눈앞의 고블린을 상대하느라 빈틈이 많다.

빈틈을 노린 고블린은 마차의 뒤쪽으로 올라탔다.


“소니아, 나와.”

“네. 조심하세요.”

“고블린 정도는 괜찮아.”


짐칸에 있던 소니아와 자리를 바꾼다.


“고브!!”


고블린은 나를 본 순간, 달려들었다.

그래도.


‘나, 일단 플레이어란 말이지.’


홉고블린도 아닌 일반 고블린이다.

이 정도는 단순히.


- 콰직.


주먹 하나로 쓰러뜨릴 수 있다.

달려든 고블린을 그대로 공중에서 격추.

머리뼈가 부서진 고블린은 그대로 쓰러졌다.


“···.”


골렘의 빈틈을 노린 고블린은 한 마리뿐인 듯하다.

한 마리 외의 다른 고블린은 골렘을 노리느라 바쁘다.

골렘도 고블린을 쓰러뜨리느라 바쁘다.

주변이 안전한 걸 확인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에는 무기로 쓰러뜨려야지.”


고블린은 간단히 쓰러뜨릴 수 있었다.

다만.


“로우 씨. 여기.”

“고마워···.”


고블린의 무언가가 손에 묻었다.

피와 끈적이는 무언가.

그 탓에 더러워진 손을, 소니아가 건넨 수건으로 닦았다.

그와 동시에.


- 구구궁.


골렘이 마차 옆에서 멈췄다.

저건 명령을 수행했다는 의미다.


“《해제》”


골렘의 지배를 해제하고, 다시 마부석에 앉는다.

아직 갈 길은 멀다.


-+-


호네스티 왕국에서 실피니아 왕국까지.

거리는 상당하다.

대륙의 끝과 끝이라고 생각하면 편할지도 모른다.

저쪽(지구)의 대륙보다 상당히 좁긴 하지만.


“하암···.”


마차로 여행을 떠나고서 한참.

이동 시간을 고려한다면 왕복만으로 이주일 정도가 될 듯하다.

그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디어 도착했네.”


멀리 보이는 실피니아 왕국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몬스터의 습격은 물론, 길을 헤매는 것도 원인이다.


‘돌아가는 길은 확실히 외웠으니, 단축할 수 있겠지.’


소니아는 마차 짐칸에서 자는 중이다.

야영하기에는 몬스터의 위협이 더 컸기에, 마차를 움직이며 교대로 잠을 자고 있다.

덕분에 나와 소니아는 상당히 피로가 쌓였다.

일단, 실피니아 왕국으로 들어서면 쉬자.


“멈추세요.”


성벽 주변으로 다가가자, 병사들이 멈춰 세웠다.

여기도 신분 확인은 비슷한가.


“호네스티 왕국에서 온 상인입니다. 알파 지부인 〔은빛 날개〕 소속인 로우라고 합니다.”

“···확인했습니다. 실피니아 왕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상인 등록증을 확인한 병사는 경계를 거두고,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했다.

아, 그러고 보니.


“저주를 해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는 저주의 문제로 왔습니다만, 어디로 가야 합니까?”

“저주, 입니까.”


미리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먼저 들어둘까.

나중에 정보 수집을 하던, 지금 듣던 똑같으니까.

저주와 해주. 두 단어를 들은 병사는 모호한 표정을 짓더니, 곤란하단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만, 지금은 해주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런가요?”


갑작스러운 이야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에 의문을 보이는 것도 잠시.


“위치는 알려드리겠습니다만, 해주를 할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자세히 답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아니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병사가 미안해하면서도 위치를 알려줬다.

품속에서 지도를 꺼내는 척, 인벤토리에서 꺼낸 지도로 설명 듣기를 조금.

최북부인 실피니아 왕국에서도 최북단인 도시.

그곳은 항구 도시인 동시에 성지라고 한다.


“알겠습니다. 그럼, 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성지, 인가.

저주를 해주 할 수 있다는 국가다.

성자와 〈성녀〉가 있는 마당에, 성지가 없을 리도 없다.

작은 실망과 그 이상의 의문.


‘귀찮은 일이 되지는 않겠지.’


간단히 저주를 해주하고, 실피니아 왕족과 만날 계획을 세우려고 했는데.

설마 계획을 생각하기도 전에 실패할 줄은 몰랐다.

일단, 항구 도시를 목표로 향해볼까.


-+-


- 대앵. 대앵. 대앵.


세 번의 종소리.

저녁이다.


“푹 잤네···.”


항구 도시까지 달려간 게 전날.

항구 도시에 도착과 동시에 소니아가 일어났다.

간단하게 설명하고, 여관을 찾은 게 전날 저녁.

너무 피곤한 관계로 밥도 못 먹고 잤다.


“열 시간 넘게 잤네.”


개인 방에서 일어나, 창 밖을 확인한다.

항구 도시인 특성인지. 아니면 실피니아의 특성인지.

도시 곳곳에 물길이 나 있다.


‘저쪽(지구)의 베네치아가 생각나는데.’


물길과 건물이 적절하게 얽힌 도시는 그야말로 물의 도시다.

게다가 항구로 세워진 건물과 조형은 상당히 아름답다.

푸른 색을 강조한 건물.


“···그럼, 저게 성지인가?”


항구의 반대편.

도시의 중심지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는 작은 오두막이 있다.

오두막 자체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주변에 건물이 없어서 위화감이 엄청나네.’


오두막을 중심으로 반경 100M 이상 아무것도 없다.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건물이 없다.

그리고, 건물을 대신한 것은 식물.


- 똑똑.


창문 너머로 오두막을 보던 중,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방문을 두드릴 사람은 없으니.


“소니아?”

“네. 로우 씨. 일어나셨어요?”

“그래.”


창문을 닫고, 적당히 몸가짐을 정리하고 방문을 열었다.

이후로 일정은 간단하다.


“먹고 싶은 건 있어?”

“그렇네요···. 생선 요리일까요?”

“그럼 그걸 먹자.”


전날 공복으로 잠든 탓에 배고프다.

성지라 불리는 오두막. 그리고 저주를 해주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신경 쓰이긴 하지만.


‘배부터 채워야지.’


그리 급한 일정은 아니다.

나는 소니아와 함께 주변 식당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항구 도시인 만큼 다양한 식당. 그것도 생선과 관련된 식당이 많다.

그것들을 바라보며 걷기를 한참.


“···마땅히 맛있어 보이는 가게가 없는데.”

“그러게요···.”


왜인지 식욕이 없다.

그 이상으로, 어깨가 무거운 느낌이다.


‘···설마.’


한 가지 의혹이 떠올라서, 시선을 돌렸다.


“소니아.”

“네?”

“혹시, 내 어깨에 유령이 올라가 있어?”


단순한 의문과 갑작스러운 생각이다.

그런데.


“네.”


확실히 고개를 끄덕인 소니아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왜 올라가 있대?”

“···아, 맛있는 요리점을 안다고 하는데요?”


진짜.

여러모로.

할 말이 많다.


“하아···.”


직접 보이지도 않는 상대다.

게다가 일전에는 성자라고 하지 않는가.

이곳(거울 세계)의 주민이니, 실제로 성자였겠지.

그리고 〈성녀〉인 소니아에게 마법을 알려준 존재다.


‘이번 사건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


여러모로 하고 싶은 말을 참아내고,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길 안내를 부탁해도 될까?”

“네! 유령 씨. 길 안내를 부탁드려요.”


허공에 몇 마디 건넨 소니아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문득.


‘저주가 해주 되면 유령은 사라지는 건가?’


뒤늦은 의문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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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Episode 43. 무너진 경계 (1) 21.11.19 88 1 12쪽
154 Episode 42. 문라이트의 수장 (2) 21.11.18 88 1 12쪽
153 Episode 42. 문라이트의 수장 (1) 21.11.17 91 1 12쪽
152 Episode 41. 증식과 폭풍의 고래 (4) 21.11.16 94 1 12쪽
151 Episode 41. 증식과 폭풍의 고래 (3) 21.11.15 93 1 12쪽
150 Episode 41. 증식과 폭풍의 고래 (2) 21.11.14 90 1 13쪽
149 Episode 41. 증식과 폭풍의 고래 (1) 21.11.13 101 1 12쪽
148 Episode 40. 레이드 보스 (3) 21.11.12 98 1 13쪽
147 Episode 40. 레이드 보스 (2) 21.11.11 101 1 12쪽
146 Episode 40. 레이드 보스 (1) 21.11.10 10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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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Episode 39. 균열 (2) 21.11.08 107 1 12쪽
143 Episode 39. 균열 (1) 21.11.07 107 1 12쪽
142 Episode 38. 무한한 대륙 그 너머로 (3) 21.11.06 109 1 12쪽
141 Episode 38. 무한한 대륙 그 너머로 (2) 21.11.05 107 1 12쪽
140 Episode 38. 무한한 대륙 그 너머로 (1) 21.11.04 104 1 12쪽
139 Episode 37. 성자와 성지 21.11.03 111 1 13쪽
» Episode 36. 실피니아 왕국 (2) 21.11.02 111 1 12쪽
137 Episode 36. 실피니아 왕국 (1) 21.11.01 116 1 12쪽
136 Episode 35. 대폭주 (2) 21.10.31 117 1 12쪽
135 Episode 35. 대폭주 (1) 21.10.30 120 1 11쪽
134 Episode 34. 작업 시작 (3) 21.10.29 120 1 13쪽
133 Episode 34. 작업 시작 (2) 21.10.28 127 1 11쪽
132 Episode 34. 작업 시작 (1) 21.10.27 12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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