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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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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05.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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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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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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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7)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상호, 사건, 단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크리스마스이브부터 연말연시까지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촬영이 없었다.

출연진 상당수가 시상식에 참석해야 했기에 아예 촬영 스케줄을 잡지 않았던 것.

그 시간 동안 제작진은 정비시간을 가졌다.

이온 역시 지상파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수상자가 아닌 시상자로.


“안녕하세요, 글램스입니다!”


이온의 대기실로 굿데이뮤직 후배 그룹 글램스가 인사를 왔다.

서열이 높은 순서대로 대기실을 싹 훑으면서 인사를 하다가 이온에게까지 찾아온 것.

소속사는 다르지만 오래 전부터 인연이 있었던 ‘나디아’ 후배들처럼 요란한 인사구호는 없었다.


“어서 와. 너희들 2부 공연이었니?”

“네에~”

“공연 잘 하고. 객석의 배우들 호응 없다고 너무 기죽지 말고. 씩씩하고 뻔뻔하게. 알겠지? 파이팅!”

“네에~ 파이팅!”


넙죽.


아이돌의 인사법은 허리 구십도 인사가 기본이다.

이온도 작년 컴백 활동 당시 글램스처럼 방송국에 도착하면 대기실을 돌며 선배들에게 인사를 다녔다.

선배 가수가 넉살 좋고 오지랖 넓은 성격이면 화기애애하게 덕담이 오간다.

대체로 아닌 경우가 더 많긴 하지만.


“열심히 해. 파이팅~”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런 패턴이 대부분이다.

간혹 대선배랍시고 목에 깁스라도 했는지 건성으로 턱만 까딱거리는 가수도 있다.

대충 눈길만 주고 무시하는 매너 없는 선배도 있고.

어린 친구들은 그런 대접을 받을 때마다 남몰래 울컥하기도 한다.

대체로 그런 대접을 받는 친구들은 독립된 대기실 없이 여러 팀이 함께 사용하는 간이 대기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다시 볼 일 없을 줄 알고 선배라는 것들이 무개념 행동을 하는 것이다.

당연히 소속사에서 그런 상황에 대비해서 미리 교육을 한다.

그럼에도 막상 그런 대접을 받고 나면 기분이 좋을 리 없다.

퀀텀 점프의 첫 데뷔 때도 비슷한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망한 보이그룹 출신들로 구성되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말로는 격려를 하고 응원한다고 다들 한다.

그런데 ‘니들이 잘되겠어‘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할까.

분명 얼굴을 웃고 있다.

그런데 눈으론 깔보는 것이 느껴지는 그런 더러운 기분.

퀀텀 점프 동생들은 눈 하나 까닥 안 했다.

멘탈이 강해서는 아닌 것 같았다.

한 번 망해봤기 때문에 당시에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어서 그랬던 모양이다.


쭈뼛쭈뼛.


이온이 수고하란 말을 해야 글램스 동생들이 대기실을 나간다.

그런데 이온은 잠시 딴 생각을 하다가 그럴 타이밍을 놓쳤다.

원래 대기실 돌다보면 이런 어색한 장면이 가끔 연출된다.

딱히 할 말도 없고.

후배가 인사만 하고 곧장 돌아서서 나가기도 예의가 아닌 것 같고.


“아참! 애들아~”

“네. 선배님~”

“온 김에 나랑 셀피 좀 찍자. 이리 모여 봐.”


글램스 동생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온은 먼저 사진을 찍자고 하는 타입이 아닌 걸 알기에.

화려한 무대의상을 갖춰 입은 글램스가 이온에게 모여들었다.


찰칵.


이온과 글램스가 함께 폰카를 찍었다.


“지금 찍은 사진 내 SNS에 올려도 되지?”

“네에~”


소속사 후배 가수도 홍보하고, 최근 뜸했던 SNS에도 사진을 남기고.

이온이나 글램스나 이런 행위들이 모두 비즈니스다.


“공연 잘 하고, 새해 복 많이 받아.”

“선배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글램스가 대기실에서 사라지고, 이온이 구필성과 함께 대기실을 나섰다.

이번에는 이온이 시상자로 초청된 선배 연예인들을 찾아뵈어야 할 차례다.

시상자로 참석한 배우와 예능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다시 대기실로 돌아오자, 걸그룹 ‘나디아’ 동생들이 찾아왔다.

‘나디아‘는 1부 축하공연을 할 예정이다.


“아쉽다. 오빠랑 MAMA 무대 같이 설 수 있었는데.”


진희가 다짜고짜 아쉬움부터 표했다.

몇 주 전 일본에서 열렸던 MAMA 시상식과 공연이 열렸다.

퀀텀 점프는 참석하지 못했다.

한우와 성진이 글로벌 오디션을 위해 해외에 나가 있었고, 이온과 찬기가 각각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 중이었기 때문이다.


“오빠가 은퇴하기 전에 우리가 MAMA에 함께 설 수 있을까?”


물결이 진지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온이 웃으면서 농담을 던졌다.


“내 은퇴가 빠를지 너희들 인기 거품이 먼저 꺼질지 누가 알겠어.”

“우왁. 우리 인기가 거품이래! 이 오빠가.....”

“너희들 아직도 단독콘서트 못하고 있잖아.”


이온의 말에 나디아 멤버들이 입을 꾹 다물었다.

나디아는 인지도는 상당하지만, 앨범 판매량이나 팬덤에 있어서는 애매한 구석이 많았다.

KPOP 걸그룹의 한계라면 한계다.

데뷔 앨범 타이틀곡부터 음악방송 1위를 찍고, 이후로 매 앨범마다 히트곡을 내놓고 있다.

분명히 팬들은 많다.

그럼에도 음원이든 앨범이든 판매량이 높지 않고, 단독 콘서트로 1000석 이상 공연장을 꽉 채울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인지도는 걸그룹, 돈은 보이그룹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퀀텀 점프가 월드투어를 돌며 몇 백억의 매출을 기록할 때, 나디아는 음악방송과 행사 외주로 활동을 하며 백억 원 매출에도 만족하니까.


“내년부터는 너희들도 좀 달라지겠지. 다음 앨범 회사에서 제대로 밀어준다면서?”


끄덕.


아이돌 그룹은 수명이 짧아서 7년의 계약기간 중 절반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투자에 소극적이 된다.

그 전에 일진 혹은 1티어에 안착하지 못하면, 남은 계약기간 동안 행사 위주로 활동하는 걸그룹이 될 수밖에 없다.


“오빠가 다음 앨범에서 피처링 해주면 안 될까요?”

“지후도 아니고 내가 뭐라고 피처링을....”

“그럼 뮤비라도.....”

“데뷔 타이틀곡에서 이미 출연했잖아. 신선도 떨어져서 뮤비감독이 반대할 걸.“

“에효~ 이온 오빠 아껴놨다가 이럴 때 써먹어야 하는 건데...”


파도가 아까워 죽겠다며 궁시렁거렸다.

당시에도 이온은 라이징 스타였다.

지금은 라이징이란 수식어를 떼어내도 될 정도로 스타가 되어 있어 인지도나 위상에 있어서 천지차이다.

아쉬울 수밖에.


“암튼. 1월 달에 열리는 골든디스크에는 올 수 있어요?”

“그때는 한우하고 성진가 합류할 수 있을 거야.”

“새해 복 많이 받고, 골든디스크 때 봐요.”

“너희들도 새해 복 많이 받아.”


‘나디아‘ 동생들까지 떠나고 나자, 대기실이 조용해졌다.

허전한 감마저 들었다.

그러자 생뚱맞은 생각이 머릿속을 채웠다.


‘...한별이.’


크리스마스이브 홈파티 이후로도 두 번 정도 한별과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했다.

두 사람이 영화를 찍고 있어서 그런지 스캔들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

병풍(?)들과 함께 했지만, 크리스마스이브가 실질적으로 한별과 첫 데이트라고 할 만한 날이었다.

돌아보면, 이온은 솔직히 단체톡방이 이리 오랫동안 유지 될 줄은 몰랐다.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지겠지.

누군가 처음으로 방을 나가면 남은 사람들도 차례로 떠나겠지.

그 생각은 최근까지 변함없었다.

그런데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단체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자주 있는 일상이 되었다.

물론 이온은 이모티콘이나 남기는 무성의로 일관했지만.

한별하고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를 하며 문자, 음성통화 심지어 화상통화까지 자주 했다.

처음엔 비교적 짧고 간단한 이야기를 주로 나눴다.

그러다가 크리스마스이브 즈음인 것 같다.

대화가 좀 더 구체적이고 길어졌다.

미처 말하지 못했던 말이라던가.

때로는 서운했던 점, 좋았던 점.

하루를 보내고 있거나 보낸 자신의 솔직한 기분.

건강과 정신적 컨디션에 대한 염려.

그 외에는 날씨라던가 여행 가고 싶은 장소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대중없는 이야기들.

이온은 연애라고 우정과 다를 것이 하나 없다고 느꼈다.

소통이 중요한 것 같다.

자주 대화하고 서로를 알아가다 보니 부쩍 친해짐을 느꼈다.

애틋한 감정 외에도.

문제 아닌 문제라고 한다면, 이온 본인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 명확한 입장이 없다는 점.

갈피를 못 잡는 것은 아니다.

한별을 좋아한다.

그녀 역시 직접적으로 말만 안 했다 뿐이지 감정을 정말 솔직히 전하고 있다.

신호 정도가 아니다.

그냥 대놓고 좋아하는 감정을 풀풀 풍긴다.

이온은 이대로 좋은 것인지 고민이다.


“우리 사귀자.”


명시적으로 선언을 해야 하는 걸까.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속 캐릭터인 승재를 연기하며 배역 투사가 깊게 일어난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도 했다.

아니란 결론을 내렸다.


‘굳이....’


✻ ✻ ✻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촬영이 재개됐다.

영화 속 두 남녀주인공의 연애와 생활 사이에서 작은 파탄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현실의 이온은 한별과의 관계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

도리어 몽글몽글하니, 좀 더 진한 사이로 발전하고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이온씨 모태솔로 맞아?”

“어쩜 진하고 아련한 사랑 경험을 해본 사람 같이 연기를 해?”

“아주 좋았어!”


촬영 때마다 허정원 감독의 입에서 이온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영화 속 캐릭터 승재가 겪고 있는 고민과 갈등이 실제 그런 경험을 진하게 한 사람처럼 이온의 연기에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온 스스로는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는지 정신이 없었다.

그저 영화 속에서의 연애와 현실 연애 사이에서 모험하는 기분이랄까.

때론 어떤 감정이 진짜 자신의 감정인지 분간이 어렵기까지 했다.

그럴 때면 덜컥 겁이 났다.

배역 투사 후유증이 아닐까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누나가 근무하는 병원 정신과를 다시 방문해야 할까 고민도 했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배역 투사에서 오는 감정의 찌꺼기는 아니었으니까.

매우 긍정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기분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으니까.


“뭐 해?”

- 어, 오빠~ 나갈 준비 하고 있어. 오빤 벌써 출발했어?


이온은 1시간 후면 만나게 될 한별에게 전화를 걸고야 말았다.

오늘은 혜빈이 출연하고 있는 뮤지컬 <아이 러브 유>를 관람하기로 한 날이다.

단 둘만 가는 것은 아니다.

장현기도 오고, 이진한은 물론 오찬기도 함께 공연을 보기로 했다.

그 친구들은 단비의 경우처럼 병풍으로 함께 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다 보니 다들 스케줄이 그렇게 밖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차 가져 오지 마. 내가 데리러 갈게.”

- 괜찮을까?

“안 괜찮을 건 뭐야?”

- 괜히 사진이라도 찍히면.... 아니다. 30분이면 도착해?

“여유 있게 갈 게. 천천히 준비해.”

- 알겠어.


통화를 마친 이온은 괜히 마음이 급해지는 것을 느꼈다.

분명히 여유 있게 가겠다고 했다.

그런데 통화를 마치자마자 곧장 집을 나섰다.


피식.


그런 자신의 모습에 이온이 웃어버렸다.

여태껏 살면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행동이었으니까.

처음에는 한별이 좀 더 적극적이고 좀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가 지금은 이온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르겠다.

지금 느끼고 있는 모든 감정들이 과연 애정인지.

사랑이란 것인지.

분명한 것은 좋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

호감을 넘어서 더 친해지고 싶고 더 밀접해 지고 싶다.

단지 그 감정과 느낌에 맡길 뿐.

남에게 보여주는 감정은 속이는 척 할 수 있다.

그런데 자신에게만큼은 절대 속일 수 없다.

연기도 그렇지만, 때론 이성보다 본능에 따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자연스러워진다.

그것이 사실적인 것에 더 가까워지는 길이니까.


짝짝짝.


소극장이라고 하기에는 객석이 1,2층으로 나눠져 있어, 작은 규모의 공연은 아니다.

뮤지컬 전용관이라고 하던데, 이온은 처음 와 본 대학로 공연장이다.

공연장을 꼼꼼히 살펴보는 이온을 보며 이진한이 물었다.


“공연 해 볼 생각은 없어?”


이온이 농담으로 받았다.


“단비가 자기 나와바리 침범하지 말래. 하와이 보낸다고.”


“고등학교 때 대학로 연극을 본 게 있어. 그런 연극이면 온이 너도 흥미가 있을지도 몰라.”

“뭔데?”

“<액션스타 오성룡>이라고. 서울연극제 연출상 받으신 연출님이 연출한 작품인데, 스턴트맨 이야기였어.”


이진한이 말한 연극은 반오십 백수건달 오성룡이라는 청년의 성장스토리를 그린 연극이다.

취업에 치어 꿈도 목표도 없이 사는 이 시대의 청춘을 대표하는 ‘오성룡’이란 인물을 내세워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어쩌다 액션배우가 되었다는 설정이 어딘지 이온과 닮았다.

백수건달이던 오성룡이 우연히 액션캠프에 뽑히게 되고, ‘액션’ 연기를 통해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그거 딱 이온이 이야기 아냐?”


장현기가 놀라서 되물었다.


“액션아카데미 가보면 오성룡 같은 사람들 널리고 널렸어. 아마 올해 새롭게 들어오는 기수 중에도 그런 친구가 한두 명은 있을 걸.”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한별은 찬기와 회포를 풀었다.


하하하.

호호호.


뮤지컬 <아이 러브 유>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답게 일단 엄청 웃겼다.

원래 아는 사람이 출연하면 약간 오글거리는 것이 있는데, 작품 자체가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이온은 공연 내내 배꼽을 잡고 웃었다.

이온은 특별히 혜빈이 아이돌 출신이라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보거나 선입관 같은 것이 없다.

뮤지컬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배우들의 코믹 연기와 가창력이 잘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을 받았다.

남자 배우들이 워낙 노래를 잘해서 상대적으로 여배우들이 비교당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혜빈을 포함해 여배우들도 노래를 잘했다.

남녀의 첫 만남부터 결혼 후 아이를 낳고 늙어가는 것까지 정말 현실적이게 흘러간다.

그래서 그런지 아줌마들의 리액션이 소위 ‘빵빵’ 터졌다.

노래 역시 현실적이고 풍자적인 가사가 재미를 줬다.

그럼에도 사랑하라.

메시지까지 매우 교훈적이다.

한국 라이선스 뮤지컬 제목은 ‘I Love You‘다.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될 때 제목은 ‘I Love You, You’re Perfect, Now Change’였다.

[상처받을 걸 알면서 또 다시 사랑을 하네. 서로 맞춰가고 노력하며 살 거라.]


공연 내내 웃기지만, 때론 현실도 풍자하지만.

총 2막 19장으로 구성되어 각기 다른 20여 개의 이야기를 엮은 옴니버스 형식이면서 배우 한 명이 15개 정도의 배역을 소화하고 한 에피소드가 10~15분 분량으로 나눠져 있어 다소 산만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럼에도 낭만적인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괜히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고, 좀 더 그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도록 다짐하게 된다.


꽉.


이온도 공연을 보며 간간이 한별의 손을 잡아주었다.

물론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친구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아예 공개연애를 할 정도로 사이가 깊어졌다면 또 모를 일이지만.

아직은.

그리고 미래는 모르는 법이다.

혹여 스캔들이라도 터지면 더 치명적인 것은 한별이 쪽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연예인의 스캔들에서 불리한 것은 여전히 여성이니까.

사실 배려가 지나치면 상대를 지치게 하기도 한다.

한별 입장에서는 그런 상황을 충분히 잘 알고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더 열렬히 현재의 감정을 즐기기 바랄 뿐이다.

그래서 이온보다 한별이 때로는 반쯤은 직설적이고, 어떤 때는 빙빙 돌리고.

이온의 수준에 맞춘답시고 역사나 철학이나 문학을 끌어올 때도 있다.

꼭 남녀가 연애를 하는데, 오늘부터 ‘1일’ 그렇게 선언할 필요는 없다.

한별 역시 첫눈에 반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 편이었으니까.

이온에 대한 호감과 관심도 서서히 그리고 조금씩 스며들은 것 뿐.

그래서 이온의 태도에 대해 재촉하지 않는 것일지도.

이온도 안다.

그 점에 대해선 한별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한편으로는 고맙고.

자신의 서툰 부분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는 것이니까.


“.....무대라.”


이온이 함께 공연을 관람하러 온 친구들을 돌아봤다.

찬기를 빼고 모두 무대 경험이 있었다.

꽃다발을 한 아름 안고 있던 혜빈이 물었다.


“재밌게 봤어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봤어요.”


신지균이나 단비와도 종종 연극을 봤다.

그때는 무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현재는 퀀텀 점프 활동을 하며 전혀 다른 분야이긴 해도 충분히 무대를 경험하고 있기도 했고.


“오늘 초대해 줘서 정말 고마워요. 혜빈씨.”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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