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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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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05.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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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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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0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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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2)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상호, 사건, 단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어. 한별아~”


오랜만이다.

정말로.

톡으로 대화를 나눈 것 외에 실제 만난 것은 수개월만이다.

이번 영화에서 함께 연기를 하게 됐지만, 감독이 두 사람의 만남을 반대했다.

대본리딩 전까지 조금은 서먹한 느낌이 있길 바랐기 때문이다.


“오빠 자리 저어기~”


로맨스 영화인데 남녀 주인공의 자리를 떨어뜨려 배치했다.

가까이서 서로 호흡하며 대사를 주고받으면 좋으련만.

감독의 연출 성향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강박적인 모양이다.


“감독님과 피디님은 아직 안 오셨어요......?”


이온이 입구에서 음료수를 나눠주던 제작부에게 물었다.


“사무실에 계세요. 리딩 시간에 맞춰 오실 거예요.”

“예. 수고 하세요.”


언제까지 문 앞에 서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이온이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고한별 외에 대선배 두 분이 벌써부터 와 있었다.

이온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허리를 넙죽 숙였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어, 이온이 왔구나.”


드라마 <비객>에서 꼭두쇠로 출연한 바 있는 서호준 배우가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었다.

비록 분량은 많지 않지만, 이온의 아버지 역할로 출연한다.

서호준 옆자리의 중년 여배우에게 이온이 정중히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선배님! 잘 부탁드려요.”


<반지하가족>으로 칸을 다녀온 배우 박충숙이다.

이온의 엄마로 출연한다.


“잘 부탁한다는 말은 내가 해야죠.”

“말씀 편하게 하세요. 어차피 신지균 선배님이나 은정 선배님이랑 다 친하신데.”

“천천히... 너무 빨리 가까워지면 충돌 사고나...”

“하하. 네. 알겠습니다. 편하실 대로 하세요.”


본래라면 이 정도 분량과 역할로 출연할 만한 배우들이 아니다.

이번 영화의 프로듀서과 감독과의 인연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안녕하세요.”


이온은 두 대선배를 시작으로 일단 눈에 익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이온의 깍듯한 인사가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은 당연히 없다.

게다가 주인공이지 않나.

다들 웃으며 반겨주었다.

재밌는 것은 이온보다 훨씬 경력이 많은 조연급 배우들도 맞절하듯이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새삼 영화·드라마계의 서열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기 많고 주인공이 상전이라는.

인사는 유명인이자 주연급이 먼저 하는 편이 좋다.

아무래도 조단역급이나 스태프들이 먼저 다가서기 쉽지 않으니까.

이온은 대본리딩장에 있는 모든 이들과 일일이 인사를 했다.

그런 후에야 고한별에게 향했다.


“내가 어디 가서 늦는다는 소리 잘 안 듣는데, 우리 <꽃사랑>팀은 다들 부지런한 분들만 있나 봐.”

“선배님들도 조금 전에 오셨어. 나도 막 왔고.”

“별 일 없지?”

“으이구. 만날 톡으로 그 말밖에 안 하더니... 오랜만에 보고도 또 그 소리야?”

“못 지냈냐고 물을 수는 없잖아.”

“킥. 그 말도 맞네.”


고한별과는 <아이돌> 시즌Ⅰ에서 함께 출연한 바 있다.

당시에 고한별은 청춘 스타였고 당당한 여주인공이었다.

이온은 수많은 연습생 배역 중에 하나로 캐스팅되었다가 송하나 작가의 눈에 들어 종영될 때는 분량이 꽤나 늘어나 있었다.

결국 시즌Ⅱ에서는 더블 주인공까지 꿰차게 되었다.

이후로 계속 승승장구 중이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로서는 그런 이온을 질투해 변기열처럼 나쁜 마음을 먹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장현기도 그렇지만, 고한별 역시 그런 것이 전혀 없다.

어쩌면 이온보다 훨씬 일찍 주연급으로 자리를 잡아서 그런 걸지도.


“건강은 괜찮아?”

“덕분에.”

“덕분인데, 집들이에 안 부르냐?”

“집들이?”

“현기 오빠는 불렀다며?”

“집들이 아니었어. 예능 출연 때문에 상의할 게 있어서 집으로 부른 거지.”

“집들이 안 해?”

“이사한지가 언젠데.....”

“그래두....”

“어차피 감독님이 허락하시면 영화 찍는 내내 자주 붙어있을 텐데.”

“붙어 있어?”

“밥도 자주 같이 먹고, 좀 더 친해지는 시간을 자주 갖자. 만날 톡만 하지 말고.”

“친해지는 시간?”

“뽀뽀에... 프랜치 키스에다가 한 욕조에서 거품 목욕하는 장면도 있더라. 어색한 연기하지 않으려면 그 전에 우리가 충분히 교감을 해야겠지.”

“우린 프로잖아 뭘 그렇게까지 사적으로....”


고한별이 답지 않게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끝을 흐렸다.

얼른 표정을 수습했지만 혹시나 이온이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까 슬쩍 눈치를 봤다.

어차피 살짝 포인트를 준 볼터치로 태가 나지 않을 테지만.


“내가 데이트는 좀 해봤어도 진짜 연애를 안 해봐서... 네가 잘 좀 리드해줘.”

“나도 연애는 별로 안 해봤거든!”


화 낼 일은 아닌데, 한별의 언성이 살짝 커졌다.


“그래도 나보다는 나을 거 아냐.”

“그게 로맨스물 주인공이 할 말이야?”

“괜히 노련한척 하는 것보다 솔직한 게 낫지 않나....?”

“저기 단비 언니 왔다. 차라리 언니한테 코치를 받던가.”

“단비는 일도 도움이 안 될 걸?”


여사친 최단비는 고한별의 선배로 출연할 예정이다.

최단비가 열심히 선배님들께 인사를 하고 이온과 한별에게 다가왔다.


“간만이다? 이온아.”

“간만 같은 소리하고 있네. 일요일에도 집에 와서 술판 벌여놓고는.”

“그게 언젠데....”

“사흘 전.”

“그런가? 내가 요새 정신머리가 없어. 뮤지컬 연습하느라고.”

“놀고 있다. 본격적으로 뮤지컬 연습 들어가기 전까지 먹고 마셔야 된다면서 매일 술을 푸....”


쉿.


최단비가 얼른 이온의 말을 막았다.

그리고 재빨리 리딩장 안을 곁눈질로 살폈다.

혹시 누가 이온의 말을 듣기라도 했을까봐서.


“이온아... 주연 배우님. 사적인 대화는 나중에 하시죠. 신성한 대본리딩장에서.”


한별은 진심으로 반갑다고 웃으며 대화하는 이온과 단비의 모습이 조금 부러웠다.

자신도 친하다고 생각하지만, 둘 사이에 끼어들기가 머뭇거려졌다.

물론 두 사람의 관계가 소꿉친구 같은 거라는 걸 잘 알지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조단역 배우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웠다.

언제 세팅을 해놨는지 이온의 자리에는 음료수와 필기구가 놓여 있었다.

두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있을 때 구필성이 가져다 놓은 모양이다.

시간이 흘러 대본리딩이 시작됐다.

먼저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를 각색하고 연출까지 하는 허정원 감독이 인사말을 했다.


“제가 로맨스 영화는 처음이라서 되게 떨리고 어떤 영화가 나올지 기대가 무척 되는데, 이렇게 멋진 분들과 같이 하니까, 자신감이 생겼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허정원 감독은 전혀 떨지도 긴장한 모습도 아니다.

인사말을 하는 내내 생글생글 웃었다.

한편으로는 행복해하는 것 같은 모습 같기도 했다.

그 만큼 입봉의 과정이 힘들었던 걸 반증한다고 할까.


“안녕하세요. 차승재 역할을 맡은 나이온입니다. 제가 연애를 안 해봤어요. 그래서 이번에 영화를 찍으면서 연애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아름다운 사랑을 하다가 후회 없이 유미와 헤어질 수 있도록....”


큭.


장내에서 웃음이 터졌다.


“로맨스를 처음 해보시는 감독님과 함께 모솔인 제가 죽을힘을 다해서 정말 열심히 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유미 역할을 맡은 고한별이에요.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영광이고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혜진 역할을 맡은 최단비입니다. 4대 영화상 신인상 올킬 배우 나이온님과 함께 작품을 하게 되어서 영광이고요. 우리 나이온 배우님이 500만 하드캐리 하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작품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짝짝짝.


리딩장에 큰 박수가 터졌다.

이온도 활짝 웃으며 단비를 향해 엄지를 추켜올렸다.


“안녕하세요. 서호준이에요. 저도 우리 이온씨가 500만 관객동원 하드캐리하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내와 장기연애를 하다가 지금은 자식 둘 낳고 잘 살고 있어요. 장기연애로 고민하시는 분들 제게 찾아오세요. 성심성의껏 상담해 드릴게요.”


인사부터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만만한 이온(?)이 타깃이 되면서 서먹함과 긴장감이 많이 풀어졌다.

그 분위기는 본격적인 대본리딩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멜로는 비극.

로맨스는 낭만.

그렇게 구분할 수가 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낭만성도 진하면서 멜로적 비극도 묻어 있다.

두 사람의 이별이 비극인지 해피엔딩인지는 보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로맨스는 가장 일상과 가까운 장르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하고 익숙한 사건들로 만들어진 장르가 로맨스다.

일상성을 기반으로 하는 로맨스 장르 안에는 신파도 코미디도 심지어 액션과 재난 영화도 아무렇지 않게 들락날락한다.

로맨스라는 것은 도무지 알 수 없는 타인의 우주를 헤매는 일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예측을 아무렇지도 않게 배신하는 날씨만큼이나 로맨스라는 것은 변화무쌍하다.

로맨스의 상대 때문에 화산이 폭발하듯 뜨거운 것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상대 때문에 천불이 나는 속을 달래는 일이 잊을만하면 나타나는 감기 같기도 하다.

로맨스에는 판타지가 있다.

그래서일까 로맨스 영화는 느닷없이 평범한 일상의 시공간에서 캐릭터와 관객들을 순식간에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킨다.

방금 전까지와 완전히 달라진 남자 혹은 여자.

우연히 마주쳤지만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남자 혹은 여자라는 두 존재의 강렬한 조우.

그런 운명적 만남은 태풍, 해일, 폭우, 번개 등 어떤 자연 재해와 비교해도 결코 가볍지 않다.

어떤 CGI 기술보다 더욱 파괴력 있는 장면을 의미심장한 눈빛 한 번, 가슴 절절한 대사 한 줄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로맨스 장르다.

그래서 어떤 장르 보다 작가와 감독 그리고 배우라는 영화를 구성하는 주요 구성원들의 기본기를 요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여기서 한 번 끊어서 갈게요. 화장실 다녀오시고. 담배도 한 대씩 피우시고요.”


허정원 감독이 잠시 휴식을 제안했다.

그녀는 생각 이상으로 꼼꼼한 감독이었다.

시퀀스 별로 끊어가며 자신의 연출 의도를 배우들에게 매우 세심하게 설명했다.

때문에 일반적인 리딩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온은 그런 진행 때문에 짜증이 조금 나기도 했다.

감정의 콘티뉴이티가 자꾸 깨지거나 흩어졌기 때문이다.


후우.


이온이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곡을 재생시켰다.


“뭐 들어? 아직 OST 안 나왔을 텐데.....?”


이온은 가타부타 대답 없이 영화 상황처럼 고한별에게 블루투스 이어폰 한쪽을 건넸다.


“오페라?”

“오라토리오 천국과 페리(Das Paradies und die Peri)...”

“......?”

“슈만 알지?”

“학교 다닐 때 음악시간에 들어봤지.”

“낭만주의 대표 음악가 중에 한 명인데... QJ의 한우라고 알지?”


끄덕.


“한우가 추천해 주더라고. 슈만이 음악적 재능과 문학적 재능을 결합하는 시도를 했었대. 문학적 관념 위에 음악을 두었다나봐. 그래서 슈만의 작품들은 상당히 감성적이고 음악으로 쓰인 시 같다고... 감수성을 좀 더 심화하는데 도움을 줄 거라면서.”


고한별이 아예 비어있는 이온의 바로 옆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마치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았다.

슈만을 대표하는 것은 역시 피아노 작품들이다.

그의 피아노곡들은 스케일이 크고 표현은 어렵고 복잡해 연주하기 정말 어렵다고 한다.

사실 슈만의 사후에는 피아노 작품과 가곡에서 뛰어난 인물로 기억되고 평가가 이루어지는 편이다.

한우의 말에 의하면 생전에는 합창곡이 더욱 유명했단다.

그런 작품 중에 하나가 바로 지금 이온과 한별이 이어폰 한쪽씩 귀에 꽂고 듣고 있는 ‘Op.50 오라토리오 천국과 페리‘란다.


- 슈만은 오페라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장르에서 걸작을 남긴 진정으로 다재다능한 작곡가라고 할 수 있어. 마치 형처럼.


이온이 보기에는 한우가 천재다.

자신은 무지막지한 회복력으로 1만 시간의 법칙을 몸소 실천하는 노력파였고.


“오라토리오라는 게 성악의 일종인데 배우의 연기는 없지만 줄거리가 있는 곡으로 주로 종교적인 내용을 담는대. 근데 슈만의 이 ‘천국과 페리‘는 동화적인 모험담을 담았고 오페라를 빼고 성악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작품이래.”


이온이 한우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한별에게 그대로 들려주었다.

사실 한별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음악이다.

다만 이온과 나란히 앉아서 같은 음악을 듣는 것이 즐거웠다.

마치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시나리오 상에서 승재와 유미가 그러는 것처럼.


“무슨 내용인지 알아?”

“모두 3부로 되어 있는데, 죄를 짓고 천국에서 쫓겨난 요정 페리가 다시 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천국이 원하는 선물을 찾아 인도, 이집트, 시리아 지방을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일들을 겪다가 결국엔 하늘이 원하는 선물을 찾게 되고 천국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뭐 그런 내용이래. 한우가 나한테 추천해 준 부분은 2부야.”


1부에서 얻은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 병사의 피를 천사에게 보여주지만, 그 선물은 귀중하긴 하지만 하늘이 진정으로 원하는 선물이 아니라고 한다.

이에 실망을 한 페리가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아프리카 대륙의 나일강.

페리는 그곳에서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슬픈 눈물을 흘린다.

그때 나일강변으로 전염병에 걸려 다 죽어가는 청년이 찾아온다.

비록 청년은 죽어가고 있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전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먼 나일강까지 온 것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이 안전한 곳에서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고는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려고 한다.

그런데 죽어가는 청년을 사랑하는 여인이 찾아오게 된다.

여인은 죽음을 무릅쓰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달려온 것이다.

다가오지 말라는 청년의 애절하고도 간절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청년의 가슴에 몸을 던진다.

그 같은 아름답고도 슬픈 장면을 본 페리는 죽어가는 연인을 위해 편안한 자장가를 불러준다.


“와~ 뭔지 모르겠지만, 무척 슬픈 노래 같아.”


‘천국과 페리‘의 2부는 로맨스가 아니다.

모험담인 동시에 멜로다.

멜로라고 해서 반드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인 정서가 애달프고 슬프다.

로맨스의 낭만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 노래 감독님도 아셔?”


절레절레.


배우가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감독과 상의할 필요까지는 없다.

배우들만의 고유한 루틴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도 하니까.


“가사는 검색하면 금방 찾을 수 있어?”

“내가 내일 오전 중으로 보내줄게.”

“나야 좋지.”


워낙 대곡이라서 둘이 끝까지 들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휴식시간을 이용해 볼일을 마친 이들이 속속 입장했다.

다시 각자의 자리 돌아가 남은 대본리딩에 집중했다.

대본리딩에서 이온과 출연진은 신인 감독인 허정원 감독을 어느 정도 신뢰할 수가 있게 되었다.

적어도 운 좋게 단편영화로 입상한 애송이처럼 보이진 않았다.

나름 준비를 꽤나 충실히 한 모습이 엿보였다.

어차피 LOG플러스 오리지널이라서 박스오피스는 집계되지 않는다.

OTT 시청집계만 존재했다.

LOG플러스가 노리는 포인트는 한류 스타 나이온과 고한별이 처음으로 로맨스 영화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화제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원작이 탄생한 일본까지도 기대가 컸다.

작품 자체가 아시아권 청년층이 공감할 만한데다가 한국영화의 만듦새가 일본영화를 압도하기 때문에 일본의 한류팬까지도 충분히 유인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영화 제작진은 이온의 이름값을 굳게 믿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패한 작품이 없었으니까.

비록 <서커스 소녀>가 기대보다 못한 흥행성적을 거뒀지만, 작품성으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그처럼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역시 수익성을 말아먹어도 작품성 하나는 보장될 것이라 자신했다.

허정원 감독 입장에서도 그간 보여준 이온의 연기력이라면 로맨스 영화도 충분히 잘해낼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연기의 1/3도 보여주지 않은 대본리딩에서조차 충분한 이미지 변신 가능성을 보여주어 감독과 제작진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온 본인에게도 로맨스 장르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추후 배역 선택에 있어서 좀 더 그 폭이 넓어질 것이다.

뭐든 낙관적인 전망은 독으로 돌아올 수도 있지만.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한국 리메이크 영화의 출발은 매우 순조로웠다.


작가의말

대통령 선거일이든 뭐든.... 어쨌든 휴일은 휴일입니다. 편안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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