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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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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05.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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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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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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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중도 하차...? (4)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지명, 상호, 사건, 단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메시지 관리에 혼선이 있었어.“

“진짜 그 기사들이 회사의 공식입장이란 말씀이세요?”

“무슨 기사를 봤는지 모르겠는데, 기사는 다 소설이야. 내가 한 말을 인용한 것만 사실이지.”

“대표님이 뭐라고 하셨는데요?”

“퀀텀 점프의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좀 더 접촉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한 팬소통 방식을 강구하며 그를 위해 세계관 재정비에 나선다.”


홍성욱 대표의 말 어디에도 멤버 개편에 대한 내용은 없다.


“내가 전에 그러지 않았어? 수만 엔터에서 하는 유니버스 시스템을 퀀텀 점프에 이식하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NIG를 벤치마킹한다는 프로젝트요?”

“응.”


FLEX-A와 굿데이뮤직은 팀의 절대적인 존재인 이온의 나이와 활동 한계를 놓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궁리했다.

그러다 등장한 개념이 수만 엔터가 했던 로테이션 시스템과 세계관 확장이다.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퀀텀 점프 오리지널을 고정으로 두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가수, 래퍼, 댄서들이 자유롭게 들락날락하며 무한 확장의 세계관을 구축한다는 아이디어였다.


“너도 알고 있다시피 퀀텀 점프는 데뷔앨범부터 메인 타이틀곡은 무조건 밴드 음악이나 다양한 음악 장르 편곡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잖아.”

“한우가 은근히 재능충이죠.”


한우는 음악평론가들 사이에서 ‘평론가의 아이돌’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작곡과 프로듀싱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못 다루는 악기가 없고, 노래도 썩 잘하는 편이다.

심지어 춤까지 잘 춘다.


“어릴 때야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고 해도 서른 넘어가면 힘든 것이 사실이니까. 너희들 퍼포먼스가 좀 빡세야지.”

“그런 이야기는 이번 사안과 상관없는 이야기고. 본론을 빨리 말씀해주세요. 숨넘어가겠어요.”

“네가 빈정거렸던 글로벌오디션 개최에 대한 사업보고서를 공시했어. 그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달래기 위해서 정태성과 안건우 영입건도 조만간 공시할 예정이었거든. 주주들 안심도 시키고 주가도 띄우고.”


도리어 주가가 떨어졌다.

작년부터 각종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한껏 키운 FLEX-A의 간판이자 화수분이며 퀀텀 점프의 핵심인 이온의 거취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것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좋다 말았네요.”

“진짜 아이돌 하기 싫어?”

“두 개를 병행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렇죠. 일 년에 한 두 곡 음원 내시는 서지섭 선배님이 차라리 부럽더라구요.”

“지섭이 이제 음원 안 낼 텐데?”

“암튼. 그 퀀텀 점프 뉴 유니버스인지 익스텐디드인지 잘 됐으면 좋겠어요. 동생들한테도 덜 미안하게 활동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계획대로 된다면, 2년에 한 번 정도 완전체로 월드투어 한 달 정도 도는 일정만 소화하는 걸로 하자.”


홍 대표가 말한 것처럼 장밋빛 상황이 전개가 될지.

팬들이 우수수 떨어져나갈지.

지금으로서는 전혀 알 수 없다.


“저는 따로 넷튜브나 SNS로 해명 하지 않을 게요. 회사가 잘 수습해주세요.”


원래 똥은 싼 놈이 치워야 하는 법이다.


“근데 이온아. 황혜경 작가 동학 130주년 특집드라마 말고 영화도 할 거냐?”


황혜경은 KBC와 함께 동학농민혁명 130주년 특집극을 준비 중에 있다.

지금까지 깊이 다루어지지 않았던 동학군의 양대 산맥 중에 한 명인 김개남 장군에 대한 드라마다.

그 드라마에서 김개남 장군의 청년시절 또는 휘하의 천민부대원 출연을 논의 중에 있다.


“<Sin도시> 같이 빡센 거 말고요. 조금 부담 없는 걸로 구 과장 형하고 들어오는 책 열심히 검토하고 있어요.”

“그럼 하반기에 준비 중인 글로벌 오디션 심사위원에 너도 참여하자.”

“누가요? 제가요?”

“너는 주주이기도 하고. 퀀텀 점프에서 한우와 함께 ‘탈아이돌급’으로 불리잖아.”


이온이 ‘탈아이돌급‘으로 불리는 것은 노래와 춤이 우월해서가 아니다.

안티들은 나이를 문제 삼고, 팬과 기자들은 K-드라마 배우로서 맹활약 중이기에 그렇게 부르곤 한다.


“한우는 몰라도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아니긴.... 자격 충분해. 아무도 뭐라 안 할 걸?”

“아이돌이나 연기나 겨우 허덕이고 있는 주제에 제가 누굴 평가하고 심사하겠어요.”

“만능캐인 네가 자격이 없으면 누가 있냐?

“만능은 다 잘하는 거고요. 저는 이것저것 건드린 건 많지만 내세울 건 딱히 없잖아요.”

“겸손 안 해도 돼. 글로벌 오디션에서 한우와 같이 참가하는 문제 충분히 고민해 봐.”

“언제까지요.”

“7월, 월드투어 가기 전까지.”

“한우와 상의해볼 게요.”


이번 사태는 굿데이뮤직 관계자들의 미숙한 메시지관리와 코스닥 상장사로서의 경영능력 부족이 초래한 해프닝이었다.

홍성욱 대표는 누가 뭐래도 뛰어난 매니저다.

그런데 최고경영자로서도 충분한 자질과 역량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물론 투자를 끌어내는 능력은 탁월했지만.


[그룹 퀀텀 점프 나이온의 탈퇴설에 소속사 FLEX-A가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밝히자, 팬들은 루머를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퀀텀 점프 완전체의 컴백을 요구하고 있다. 16일 한 매체는 굿데이뮤직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그룹 멤버 개편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나이온의 탈퇴설을 제기했다. 지난 겨울 나이온과 오찬기가 빠진 네 명의 멤버만으로 해외 팬미팅을 다녀온 것을 언급하며 팀내 불화까지 암시했다. 게다가 최근 공시된 FLEX-A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글로벌오디션을 진행한다고 나와 있어 올 상반기 런칭하는 걸그룹과 내년 상반기 런칭이 예고된 보이그룹 외에 새로운 멤버가 필요한 팀은 사실상 퀀텀 점프만 남는 상황. 이에 FLEX-A 관계자는 이날 언론을 통해 “나이온이 퀀텀 점프를 떠나는 일은 없다며 탈퇴와 관련한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여전히 퀀텀 점프 소속이다”라고 탈퇴설과 해체설을 즉각 부인했다. 나이온의 그룹 탈퇴설, 퀀텀 점프의 해체설에 팬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팬들은 탈퇴설이 불거질 정도로 나이온이 아이돌과 배우 두 분야에서 학대 수준의 활동을 강요받고 있기 때문이란 이유를 들었다. 한편에서는 나이온으로 인해 퀀텀 점프의 활동 공백이 너무 길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나이온은 작년 여름 월드투어 이후 현재까지 별다른 퀀텀 점프 활동을 하고 있지 않다. 퀀텀 점프 팬들은 “어서 빨리 완전체 퀀텀 점프가 한 무대에 서는 걸 보고 싶다. 나이온이 빠른 시간에 팀에 합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iMBS 연예부 임성한 기자.


- 나이온 퀀텀 점프에 너무 소홀한거 아니냐.

┗ 작년 여름 한국에서 2주 활동하고 월드투어 돌고 끝. 마지막 무대 본게 벌써 몇 달이냐?

┗ 도대체 유닛 말고 완전체 컴백은 안 하는 거냐


- 나이온 소식 좀.

┗ CBO 오리지널 한드 촬영 중입니다.

┗ 4월에나 촬영 끝난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 굿펠라스 찍을 시간에 퀀텀 점프 좀 신경 쓰지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닌가 ㅠㅠ

┗ 다른 멤버들도 다 개인활동 하는데 왜 나이온만 가지고 그럼? 오찬기도 드라마 촬영했는데


- 재능이 많은 것도 문제네 ㅠㅠㅠ

┗ 이런데도 나이온보고 예능하라고 하는 팬들은 뭐임?

┗ 퀀텀 점프 활동 계획 같은 것들 팬들에게 공개를 전혀 안하니까 이런 루머가 돌지

┗ 물들어올 때 노저어야지 참 답답하네


관련 커뮤니티가 시끌시끌했다.

누가 잘했네 못했네부터 시작해서 처음부터 두 분야를 병행하는 것이 무리였다는 주장도 있고, 빌보드를 노려볼만한 차세대 KPOP 그룹인데 확 치고 나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반응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완전체를 자주 볼 수 없어 답답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 ✻ ✻


김영 배우가 긴급 투입된 후로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촬영 스케줄을 소화했다.

꽃샘추위가 몰아치기 직전 야외촬영을 간신히 마칠 수 있었다.

이후로는 대전 유성구에 자리한 스튜디오 큐브에 틀어박혀 매일매일 세트촬영을 진행했다.

김영, 서정호 선배처럼 연기 잘하는 이들과 함께 할 때 이온은 자신이 지워지고 그 캐릭터 자체가 될 때가 있다.

일종의 무아지경에 빠지는 것 같았다.

잠시 어디 딴 세상에 다녀온 느낌이랄까.

깊은 몰입에서 깨면 허탈감이 밀려오는데, 처음에는 그것이 무력감인 줄 알았다.

일종의 배역 투사 후유증이었다.

대략 6개월 정도를 석필호로 살았다.

<Sin도시>의 병철 캐릭터를 연기할 때처럼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어딘지 나사가 하나 빠진 모습을 종종 보이거나 나이에 맞지 않는 7~80년대 생 어른들의 말투를 쓴다거나 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보통 모험 이야기다.

어딘가로 떠났다가 돌아오는 스토리다.

그런 이야기들은 인물을 성장시킨다.

설령 캐릭터가 평면적이라도 해도.

심지어 모험담의 구조와 상관없는 스릴러 장르에서도 주인공이 어디로 갔다가 돌아오는 이야기 방식을 찾아볼 수 있다.

<밤은 말이 없다>는 범죄액션스릴러 장르의 드라마다.

과거에 말썽꾸러기 였던 석필호는 경찰 엘리트코스인 경찰대학을 졸업한 후에 파출소 부소장으로 순환근무를 시작한다.

전형적인 속물이다.

경찰이라고 해서 소명의식 따위 없다.

주어진 일을 하면서 따박따박 월급 받고 절대 떼먹힐 리 없는 연금을 기대하며 평범한 20대 후반의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그에게 문제가 발생한다.

어쩌면 자신의 새까만 후배일수도 있는 십대 폭주족들에게 권총을 털리고 만다.

본래는 상급 경찰서에 보고를 한 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석필호는 만만하게 생각했다.

금방 되찾을 줄 알았다.

결코 아니었다.

급기야 자신의 권총으로 인해 뒷골목 세계의 건달이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그 일로 폭력조직간 충돌이 발생한다.

그것으로 끝이면 좋으련만.

불똥은 폭력조직의 뒤를 봐주는 공무원과 경찰 간부에게까지 튄다.

그들은 또 차예리라는 지역사회 중견 여사업가와 연결되어 있다.

차예리는 사법권력의 최정점인 검사를 동원하게 되고.

검사의 개입은 지역사회 검찰 출신 국회의원까지 연결된다.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퍼져나가고.

덩치를 계속해서 키우며, 수습 불가능한 상황에 까지 놓인다.

그런 상황에서 경찰이란 직업을 선택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강력반장이 습격을 받아 사경을 헤맨다.

폭주족을 할 때 인연을 맺은 강력반장은 석필호가 아버지 다음으로 의지하는 인물이었고, 그 사건을 파고 들어가는 과정에서 차예리와의 연관성을 알게 된다.

권총을 찾아 온 도시를 헤집고 다닌 끝에 도달한 최종적으로 도착한 곳은 엉뚱하게도 석필호가 이모라고 부르는 차예리다.

석필호는 자신이 살기 위해 차예리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방관한다.

물론 그 내막에는 지방검찰청장과 고위 인사들의 압력도 있다.

마지막 회의 대미는 대략 하루 동안 온갖 고생이란 고생을 다 한 석필호가 모험을 끝마치고 자신의 근무지인 파출소로 돌아온다.

그리고 총기관리고 일직 직원에게 38구경 리볼버를 반납한다.

석필호가 허탈, 후회, 착잡한... 복잡한 감정으로 총기고로 들어가는 권총을 바라본다.

석필호는 권총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여러 사건에 얽혀 온갖 고초를 겪는 모험을 떠났다가 다시 근무지로 돌아온 것이다.

그리고 엔드 크레디트와 함께 쿠키 영상이 나온다.

권총을 탈취했던 양아치 일진의 여자친구가 다른 폭주족을 동원해 고의로 차량 전복사고를 일으키는 장면이 나온다.

전복 사고 난 차량에 타고 있었던 것은 석필호와 악연으로 엮인 신임검사다.

그 역시 석필호나 수많은 등장인물처럼 검찰청장과 선배 검사 출신의 국회의원의 도구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를 ‘을’이라고 볼 수 있는지는 보기에 따라 다를 터.

어쨌든 엔드 크레디트까지 모두 끝나고.

전복사고를 일으켰던 폭주족이 바이크복과 헬멧을 벗어 양아치 일진 여자친구에게 준다.

고의 사고를 낸 인물은 다름 아닌 석필호다.

양아치 일진 여자친구는 석필호가 몰았던 오토바이를 타고 유유히 떠나간다.


[법의 허점을 채우기 위해서 때론 무법자도 필요하다고 봐.]


신임검사가 차예리 암살 사주를 하며 했던 대사다.


[똥개 새끼가 제복 입는다고 포돌이 되냐고 안 되지. 그래서 양카를 타고 폭주 함 뛰어 봤다... 만족하냐 씹X끼야~]


모험을 하고 돌아온 석필호가 성장했는지는 시청자가 판단할 몫이다.

분명한 것은 처음 등장했을 때와는 달라졌다는 점.

할리우드는 보통 영화·드라마에서 영웅과 사랑 그리고 행복을 판다.

그런데 한국의 영화·드라마는 현실 문제를 판다.

한국에서는 유독 ‘시대정신’이 작가들에게 장착되어 있다.

성장, 발전, 진화, 풍요 등이 익숙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

그 사이에서 무엇이 결여되어 있는지를 끄집어내는 것이 시대정신을 말하는 것일까.

재밌는 것은 기득권인 자본가들이 시대정신을 파는데 앞장 선다는 것이다.

그것이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이고 그것이 돈이 되니까.

유럽 영화나 드라마에선 그 같은 시대와 현실을 고찰하는 작품들이 계속 존재해 왔다.

그런데 어떤 순간부터 뜸한 것이 현실이다.

아마 사회계층적으로 고착화되어 퍽퍽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심리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그에 반해 한국은 아직 갈등과 변화가 역동적으로 일어난다.

양극화나 불평등의 고착화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극심한 갈등양상을 보여준다.

예술가 혹은 창작자들에겐 아주 판이 제대로 벌어진 거다.

그런 사회의 모습을 담담하게 글과 카메라에 담아내면 되니까.

물론 미학적으로 엉터리라면 결코 작품이라 불릴 수 없겠지만.

6개월에 걸친 이온의 모험도 끝을 향해 달려갔다.

그런 만큼 송하나 작가의 촬영현장 방문도 많아 졌다.


“우리 막내 정말 성격 좋아.”


송하나가 웬일로 새끼 작가를 칭찬했다.

그런데 저 말은 커피나 담배 심부름, 심지어 집안을 시켜도 군소리 한 번 안하고 인상 한번 찌푸리지 않고 한다는 말로 해석하면 된다.


“진짜 근성도 있고....”


아무리 폭언을 하고 쌍욕을 하고 비인격적인 대우나 도를 넘는 행위를 해도 웃는 얼굴을 유지해 작가팀 분위기를 망치지 않는 걸 뜻한다.

취재를 잘하거나 보도자료를 잘 쓰는 것보다 더 중요한 막내작가의 자질이 바로 저런 것들이다.

독종이어야 살아남는다.

스스로 정식 작가가 되기 전까지는 인간이 아닌 금수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작가가 되고 성공도 할 수 있다.

싹싹하지 않아서, 말대꾸를 해서, 내 기분에 맞춰주지 않아서, 각종 심부름을 달가워하지 않아서, 무엇보다도 감히 자기 권리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지금도 수많은 막내작가들이 해고 통보를 받는다.

송하나 작가팀의 새끼 작가들은 하나 같이 독종이고 강철 멘탈의 소유자들이다.

만약 <밤은 말이 없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쿠키 영상으로부터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이온은 시즌2 대본을 받기 전에 상당히 바쁠 것 같다는 예상을 해보게 된다.

지금까지는 좋은 사람인 것은 몰라도 편한 사람들과 작업을 했다.

처음으로 불편한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

조단역 시절에는 그 불편함을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걸로 알았다.

원톱 주연이 되고 보니 그 불편함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작품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불편함이다.

이 바닥에 착하고 겸손한 사람만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편한 환경과 사람들과 어울려 작업하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겉으로라도 그런 척 하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마음속에 블랙리스트 같은 것 안 만들고, 슈퍼스타랍시고 갑질 하고 싶지 않지만.

때론 갑질이 필요할 때도 있구나 싶다.

한편으로 불편하고 껄끄러운 사람들과 어울려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배웠다.

그 불편함을 연기 영역으로 끌어올 것이냐.

불편함 자체를 없애고 자신 위주로 돌아가는 환경에서 연기를 할 것이냐.

선택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온은 아직 자격이 안 된다.


“이제 좀 쉬자.”

“이틀 쉬고 <조총수> 제작발표회 가셔야죠, 형님.”


달콤한 휴식을 꿈꿨던 이온에게 확 찬물을 끼얹는 송재호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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