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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현 님의 서재입니다.

공학천하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수석연구원
그림/삽화
냉무
작품등록일 :
2020.08.13 22:32
최근연재일 :
2020.10.2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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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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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납치

DUMMY

1387년 7월16일

전날의 귀부식과 연회를 마치고 아침 일찍 현대장은 다시 가롱소라와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에는 지도의 방위를 보고 직접 와무허까지 가는 방향을 잡았다. 사실은 그 길 위에 있는 백두산을 보고싶었기 때문이었다. 한 시간 남짓 날아가자 누가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백두산이 나타났다. 높은 고지대에 뽈록 솟아있는 산을 어떻게 못알아 본단 말인가?

약 3,000미터 상공에서 천지를 몇 바퀴 돌아보며 가슴 벅찬 시간을 보내고 와무허로 돌아 왔다. 그러나 비행기가 나타나면서 부터 많은 사람들이 임시비행장에 나타나더니 작륙하자말자 마인철 정보과장이 달려왔다.


마인철 : 여부장님들이 사라졌습니다.

현창환 : 그게 무슨 말이야?

마인철 : 가끔 소풍을 가신다고 말 타고 외출하시잖 습니까? 그런데 어제 현대장님이 철령으로 출발하시자 마자 소풍을 간다고 나가셨는데, 아직 돌아오지않고 있습니다.

현창환 : 호위는 어쩌고?

마인철 : 그게... 분명히 외곽에서 호위를 하고있었습니다. 그런데 강가에서 계시던 분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합니다.

현창환 : 그게 말이 돼?

마인철 : 그래서 호위 담당자들을 모두 구류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만, 혐의점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현창환 : 사라진 곳으로 안내해.


말을 달려 10여 명과 함께 30분을 두만강 하류 쪽의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곳은 김신아가 피서를 한다고 두만강의 깨끗한 지류 옆에 수영장과 정자를 만들어 놓은 곳이었다.


마인철 : 이곳입니다.ㅣ

현창환 : 여기는 피서한다고 수영장 판 곳이잖아?

마인철 : 예, 저기 정자에서 밥을 해 드시고, 이쪽 수영장에서 피서를 하시곤 했죠.

현창환 ; 사라지기 직전에는 어디서 뭘 했데?

마인철 : 수영을 하신다고 호위를 저 위의 능선 밖으로 물렸습니다. 옷을 벗어야 하니까.... 수영을 하실 때는 늘 그랬습니다.

현창환 : 없어진걸 확인한 시각은?

마인철 : 호위를 물리고 딱 한시간 뒤 입니다. 오전 11시 15분 입니다.


수영장이 있는 현장은 두만강으로부터 약 100미터. 두만강 쪽에서는 송림 때문에 이쪽이 보이지 않는다. 호위는 능선 뒤에서 강 쪽을 바라보면 아무도 이 곳으로 접근할 수 없다. 뒤쪽은 길이 없는 산이기 때문이었다.


현창환 : 강에는 계속 배가 오가고 있었겠지?

마인철 : 예, 요즘은 하루에 50회 정도 지나갑니다.

현창환 ; 소란이 있었다면 호위들이 모를 수도 없고.... 대체... 어휴.. 조사 상황은?

마인철 : 3천인대를 전부 풀었고, 시내에도 공지를 해서 거의 모두가 찾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제보 하나 없습니다.

현창환 ; 두만항과 참항 상황은?

마인철 : 실종 즉시 사람들을 보내서 모든 떠나는 배를 확인했으나 흔적도 없습니다.

현창환 : 만약 배를 이용해 납치를 당했다면 24시간이 지났으니, 최대 시속 40리만 계산해도 이미 개경이나 대마부까지도 갔겠군. 여부장들이 따로 만나는 외부인들이 많나?

마인철 : 교육과 거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일일이 추적이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현창환 : 교육생과 업무상 만나던 사람들 중에 어제 이곳을 떠난 자들이 몇명이죠?

마인철 : 그 부분은 조사를 못했습니다. 찾아보겠습니다.

현창환 : 이곳에는 뭐가 남아 있었죠?

마인철 : 식사를 위해 늘어놓은 냄비 등과 식재료들 빼고는 개인 물품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현창환 : 그게 가능해?

마인철 : 만약 납치라면, 잘 아는 지인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스스로 물건을 챙겨서 따라갔다는 의미이니까요.

현창환 : 이런 젠장.


스스로 비명도 안지르고 따라갈 만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현창환 : 주요 인물들에 대한 조사는?

마인철 : 어제 모두 마쳤습니다. 모두 행적이 뚜렷했습니다. 다히네 또한 몸이 불편해서 집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현창환 : 다히네가 몸이 불편해서 소풍을 안갔다고?

마인철 : 예.

현창환 : 수색 상황은?

마인철 : 항구와 철도는 모든 짐 까지 확인 중이고, 혹시 몰라서 이 뒤쪽의 산도 확인 중입니다. 정보과 직원들이 최대한 서둘러서 두만항과 참항으로 갔을 때, 이미 출발한 배는 두 척인데, 모두 현가상단의 배로써 신뢰할 만한 선장입니다. 그래도 뒤이어 빠른 배를 보냈으니 오늘 내일 연락이 올겁니다.

현창환 : 예, 그럼 수고해 주세요.

현대장은 혹여나 하는 심정으로 자신의 방과 4선녀들의 방을 샅샅이 뒤졌으나 뭔가 의심할 만한 내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이들의 존재를 눈치 채고 납치할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겁 없는 집단은 명나라, 일본남북조정부, 개경의 상단 뿐이다.


허탈한 마음으로 그녀들의 숙소를 나오는데 다히네와 마주쳤다. 현대장을 보자마자 털썩 무릎을 꿇더니 흐느겼다.


다히네 : 흑흑흑... 죄송해도. 저도 따라 갔어야 하는데.. 흑흑

현창환 : 아냐. 그래봤자 너도 실종됐겠지. 돌아다니지 말고 들어가서 쉬어.

다히네 ; 예.. 필요한거 있으면 불러주세요.

현창환 ; 그래, 들어가.


집무실로 돌아온 창환은 수북히 쌓인 서류 앞에서 아무 일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대체 이게 뭔 상황인지 알 수가 없었다. 발로 책상을 찼다가 서류를 집어 던지고는 쇼파에 가서 앉았다. 창밖은 조금씩 어두워지더니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최인호부부장이 서류를 들고 들어오다가 다시 나갔고 잠시 후에는 누군가가 방문 앞을 지키면서 사람들을 돌려보내는 것이 느껴졌다. 밥도 싫고 어떤 소식도 오지 않고 비는 내리고... 창환이 술이라도 마시려고 나갈 때, 다히네가 술과 안주가 담긴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탁자에 앉은 창환은 다히네가 따라준 술을 원샷했다.


현창환 : 커흑... 으으으 ... 독하다. 소주구나.

다히네 : 그것도 모르고 드셨어요?

현창환 : 근데 이게 무슨 향이지?

다히네 : 여기 소주에다가 우리 고향의 비방으로 만든 향을 첨가했어요.

현창환 : 그래? 향이 좋네.

다히네 : 예.. 아직 많으니까 더 드세요.

현창환 : 그래, 고마워. 근데 말이 정말 빨리 느는 구나.

다히네 : 저도 여기 온지 꽤 됐어요.

현창환 : 그런가? ㅎㅎㅎ


이런저런 고향얘기, 날씨얘기를 하다가....

아침 햇살에 다히네를 안고 잠에서 깼다. 질퍽한 흔적과 함께···


다히네는 어정쩡한 걸음으로 욕실에 들어가서 씼고 나오더니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는 사라졌다.


현창환 : 대체 뭐지? 내가 미쳤나? 아... 병신, 병신. 애들이 없어졌는데 대체 뭐하는 꼴이지. 하아... 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거야? 어지럽고 메슥거리고...


똑똑똑


마인철 :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현창환 : 예

마인철 : 여기 꿀물하고 인삼탕입니다.

현창환 : 비서 시키지 왜 직접 가져오세요?

마인철 : 비서가 이 방에 들어와서 좋을게 없지 않나요?

현창환 : 하긴... 근데, 어떻게 벌서 인삼탕을 가져와요?

마인철 : 어제 밤에 다히네씨가 술을 가지러 다섯 번을 출입했습니다. 어제 밤에 미리 주방에 말해서 준비해 뒀습니다.

현창환 : 이래저래 폐를 끼쳤군요. 주방에도 감사하다고 알려주세요.

마인철 : 예. 그리고 오늘 새벽에 정찰선이 두척 도착했는데 참항과 두만항에서 출발한 배를 검문했는데 모든 인원과 짐에 문제가 없었다고 합니다.

현창환 : 혹시나 했는데....


마인철 : 그리고 혹시 물에 빠진게 아닐까 싶어서 몇척의 배들이 강을 수색하고 있었는데... 어제 밤에 강을 수색하던 루테리안씨가 물에 빠져서 실종 됐습니다. 배를 두만항까지 보내서 수색했는데 보이지 않는걸 봐서는 물 아래 어딘가에 걸려있는 듯 합니다.

현창환 : 다히네의 삼촌?

마인철 : 예.

현창환 : 하아.. 대체 왜 안 좋은 일이 연달아서...

마인철 : 다히네씨에게는 아직 알리지 않았습니다.


똑똑똑...

"긴급 소식입니다"


마인철 : 들어와

"숲을 공중 수색하던 쌍발기 한대가 추락했습니다. 신호탄을 쏜 것으로 보아 조종사는 살아있는 듯하다고 하며, 구조대를 보냈습니다."

마인철 : 알았네. 경과는 계속 내가 있는 곳으로 보내 주시게.


현대장은 교육부에서 일하고 있는 다히네에게 가서 삼촌의 실종을 알렸다. 털썩 주저앉아 흐느끼는 다히네를 숙소로 데려다 준 현대장은 다히네의 탁자에 앉아 머리를 감싸 쥐었다.


현창환 : 대체 뭐지? 뭐가 잘못된 거지? 내 운이 끝난건가? 이렇게 죽으려고 이제까지 이런 개고생을 한건가?


어제 먹던 술병을 발견한 현대장은 술을 병째 들이켰다.


현창환 : 대체 이 세상을 위해 고생한 그녀들이 왜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거지? 죽은건지 산건지... 뭐가 됐건 아파하고 있을텐데... 흑흑흑...


어느새 다히네가 현대장의 뒤에서 감싸 안았다.


다히네 : 정직하게 산 사람은 반드시 그 보답을 받고 악한 이는 벌을 받는다고 했어요.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그렇게 술만 마시지 말구요.


다히네도 병을 들어 마치 대신 다 마셔버리겠다는 듯이 입에 들이붓자 현대장이 병을 뺐었다.


욱씬거리는 머리를 흔들며 창 밖을 내다보니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히 빛나고 있었다. 옆에는 다히네가 알몸으로 누워있었고 또한 질퍽한 흔적이 널려있었다.


현창환 : 내가 술만 마시면 짐승으로 바뀌는 놈이었구나. 내가 흔히 말하는 적폐인가? 술마시고 같잖은 권력으로 여자를 취하는? 정말 쫄보새끼가 따로 없구나.


날씨도 더운데 열기가 올라서 욕탕에 물을 받아 몸을 식혔다.


현창환 : 타락한건가? 내가 다히네를 정말 사랑해서 이러고 있는건 아니지 않는가? 술마시고 예쁜여자를 덥쳤어. 그것도 반복해서. 생사고락을 같이한 사람들이 실종됐는데... 정말 미친놈이야.


*****************


대노인 : 고강호부부장은 언제 돌아오지?

탁하준 : 나흘 후에 도착한다더군.

마인철 : 그 전에 부부장님들을 찾아야 하는데...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최인호 : 현재 방위대 지휘는 2천인대장이 하고있죠?

마인철 : 예

최인호 : 후우.... 수색지휘는요?

마인철 : 정보과는 인적 관계 수사를 하고 있고, 2천인대가 광역 수색을 하고 있고, 공군이 하늘에서 숲 위주로 수색하고, 수군이 강물 속을 수색하고 있습니다.

탁하준 : 어떻게 이런 일이 있는거지?

대노인 : 외부의 침입도 없다고 했지?

마인철 : 그렇습니다.

대노인 : 현대장님은 뭐하시나?

마인철 : 걱정을 하시다가 술로 날을 새고 계십니다.

탁하준 : 가족같은 사람들이 사라졌으니... 게다가 우리 발해부연방의 핵심인사들인데.. 나도 술이 땡기네그려.

대노인 : 현대장님이 계속 지쳐 있었으니 술이라도 마시고 쉬시게 하고, 우리가 선녀님들을 꼭 찾아내야 해.

탁하준 : 공식석상에서는 선녀라고 하지 말라니깐.

대노인 : 현대장님이 없는 곳은 사석이야.

탁하준 : 그래.. 철방 인력들도 온 산을 뒤졌다고?

대노인 : 그려. 근데 정말 흔적도 없어. 오만 동물들 발자국까지 찾았는데, 선녀님들만 없어

탁하준 : 근데 현대장님이 술마시고 일을 안 본 적이 있던가?

대노인 : 이건 특별한거야.

마인철 : 옆에서 다히네씨가 돌보고 있습니다.

탁하준 : 그래, 다히네씨라도 있으니 다행이야.

대노인 : 옛 이야기 속에서도 그런게 있어. 영웅이 잘 나가다 보면 시기 질투하는 것들이 무슨 일을 꾸미고는 하잖아. 이 문제가 단순한 실종이 아닐 수 있어. 만약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서 뭔가 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 설마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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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신대륙 +1 20.09.15 1,556 3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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