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야기

교황과 성녀-8

“돌려 말하는 거 안 좋아하니 직접적으로 말할게. 너 내 동료가 되라.”

“야 돌려 말하는 거 안 좋아하긴 하지만 앞뒤 생략하는 건 더 싫거든.”

“오늘 입관예식전에 필요한 거 좀 살려고 하는데 필요한 게 좀 많은데 그걸 나 혼자 들고다니기는 힘들고 그래서 한가한 너를 데리고 쇼핑 좀 다니려고 메이버스신부님 카디스 데려가도 될까요.”

“그래 어차피 카디스도 입관예식전에 할 일이 없다.”

“그럼 카디스 좀 빌리겠습니다.”

얌전히 메르디아와 메이버스신부의 대화를 듣고 있던 카디스는 말없이 세인트 십을 펴 흔들었다.

세인트 십이 흔들리면서 생긴 바람에는 신성력을 잔뜩 머금었고 신성력을 머금은 바람은 자신들만의 대화에 집중되어있던 두 사람의 시선은 카디스에게로 집중되었다.

“이게 무슨 짓 이야.”

“무슨 짓이냐.”

“제 시간계획은 제가 짭니다.”

흡사 초원의 사자처럼 으르렁거리는 카디스를 보며 메르디아는 웃으며 말했다.

“너 시간계획은 네가 짜는 거 잘 알지. 그래서 네가 그 시간계획을 수정하게 할 조건을

들고 왔지.”

“조건부터 말해 봐라.”

조건이라는 말에 카디스의 그루밍은 적어졌다. 카디스를 변화를 지켜본 메르디아는 당당하게 말했다.

“파릇파릇에서 파르페 사 준다 가자.”

“쇼핑하고 짐꾼으로 쓰겠다면서 파르페를 사준다고? 남는 장사는 아닌 거 같은데.”

“짐도 많고 속옷도 골라줘야 돼서 임금 비싸게 쳐주는 거야.”

메르디아의 말에 당황해 하면서 대답하는 카디스이었다.

“속옷 살려면 여자애들이랑 가지?”

“짐이 많아서 남자가 가야돼.”

“디아멜이랑 가.”

“그건 무리 디아멜은 지금 누구 때문에 이를 득득 갈고 있어서 짐꾼으로 부탁할 수 없어.”

카디스에게 오기 전에 이를 득득 갈고 있는 디아멜을 보고 온 메르디아는 카디스를 조용히 노려보았으나 카디스는 그런 메르디아의 눈빛은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속옷 사는데 날 데려가려는 이유는 뭐야.”

“짐이 많은데 나 혼자 들고 올 수 없어서 고용한다고 했잖아.”

“다른 놈들도 많잖아.”

“다른 남자애는 부끄럽단 말이야.”

“이봐 나도 남자입니다.”

“우리사이에.”

디아멜과 메르디아 그리도 카디스는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같이 목욕하던 사이였다. 하

지만 작년에 디아멜과 카디스가 크게 싸우고 나서는 같이 목욕하는 일이 없어졌지만.

“파르페 사줄게 가자.”

“뭐해 안가고 그럼 신부님 잠시 갔다 오겠습니다.”

“빠르다. 그럼 신부님 저도 다녀오겠습니다.”

자기 할 말만 하고 사라지는 카디스를 보며 놀라는 메르디아였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메이버스신부에게 인사를 올렸다

“그래 입관예식에 늦지 않게 조심해서 다녀와라.”

“네. 야, 카디스 의뢰주 놔두고 먼저 가는 거야?”

문 밖으로 나서는 메르디아를 보며 메이버스신부는 웃으면서 배웅을 해주었다.

작가의말

화요일에 올라올 교황과 성녀-9 에 메르디아의 신상속옷을 넣을지 말지 고민하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