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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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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1.01 15:39
최근연재일 :
2023.05.12 20:00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20,612
추천수 :
744
글자수 :
804,915

작성
23.05.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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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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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시즌5 19화

DUMMY

촤악!!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애초에 그러고 싶지도 않았고.




다만 사람을 상대로 칼을 다루는 것은 익숙하지 않았기에,




그리고 나는 숙련된 칼잡이도 아니었기에.




정확하게 공격한다고 찔렀지만 그는 재빠르게 피하고 말았다.




완전히 빗나간 것은 아니었다.




그의 어깨를 날카롭게 스쳐 지나간 칼날은 그에게 쓰라린 고통을 선사해 주었다.




“크윽···!”




결국 문에 박힌 도끼를 포기한 채 뒤로 물러난 그는 상처를 입은 어깨를 부여잡으며 나를 노려 보았다.




상황은 다시 내게 유리해졌다.




상대는 무기를 놓쳤을뿐더러 작지만 상처까지 입은 상태였다.




내가 침착하게 상대한다면 크게 어려울 것도 없었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




잘 훈련된 군인이나 격투기 선수도 길에서 칼을 든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적으로 도망가라고.




실험 영상으로 모형 칼을 든 사람과 격투기 선수가 스파링을 하는 영상도 있었다.




결과는 싸우는 도중에 수 차례나 칼에 찔린 격투기 선수.




댓글에는 여러 가지 반응으로 나뉘었다.




영상대로 칼은 위험하니 도망쳐라.




저건 일부러 과장시킨 것이다,.




군인들은 칼을 든 상대를 제압하는 훈련까지 받는데 무슨 말이냐.




등등의 반응.




정말 어떤 이에게는 상대가 칼을 들었다고 해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영상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만큼 맨손과 흉기의 격차는 어마무시하다는 것.




그리고 내 눈앞에 있는 이 심판자는 격투기 선수도, 혹독한 훈련을 받은 특수부대 출신도 아니다.




내가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




상대가 부상을 입은 지금, 매 순간이 내게 기회였다.




슈욱!




거리를 벌린 무방비의 상대에게 민첩하게 다가간 나는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또 한 번 공격을 내질렀다.




그러나 이 재빠른 녀석은 몸을 틀어 피했다.




퍼억!!




그리고 곧바로 날아오는 주먹.




그것은 내 얼굴에 정확히 강타했고, 꽤 묵직한 주먹에 하마터면 쥐고 있던 칼을 놓칠 뻔했다.




“커흑!!”




그래, 칼을 든 사람이 유리하다고 했지 한 대도 맞지 않고 이긴다는 말은 없었잖아?




조금 더 신중해야 했다.




방금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또 반격을 맞고 칼을 놓쳐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로 게임 오버다.




나는 저렇게 피하고 반격할 자신이 없으니까.




상대는 아슬아슬한 공격에 성공했지만 아직 칼은 내가 들고 있었기 때문인지




침착하게 거리를 유지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오냐, 네가 안 온다면 내가 또 한 번 먼저 가주마.




여전히 기회는 내게 있었고, 나는 더욱 신중하게 공격할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쾅!!




푸욱!!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그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내게 돌진한 것.




몸을 숙이고 달려오며 내 몸을 꽉 끌어안아 버렸다.




당황한 나는 곧바로 칼을 등에 찔러 넣었으나,




애초에 그는 이 정도 공격은 감수했다는 듯 나를 안은 채로 창문을 향해 달렸다.




그 말은...




이대로 나와 함께 지상으로 추락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미친!!




콰앙!!




한참을 끌려가던 나는 가까스로 창틀을 잡아 버텼다.




“끄으으윽...!”




일단은 떨어지는 것을 면하기는 했지만 좀처럼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그를 죽이려 손을 떼면 곧바로 떨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 미친놈...




이미 진작에 죽음을 각오한 건가.




방법, 방법을 찾아야 했다.




현재 나는 두 손과 발을 쓸 수 없는 상태.




내 머리통을 이용해 공격할 방법은 없겠고.




“으으으으아아아아악!!!”




이 녀석은 마지막 힘까지 쥐어짜 내 나를 떨어뜨리려 하고 있었다.




제길!




조금씩 내가 밀려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대로라면...!




어라?




그런데 왠지 왼쪽 옆구리가 비교적 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그럴 리는 없었고.




“크윽...!”




그리고 나는 그 이유를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조금 전 내가 내지른 칼로 그의 어깨에는 상처가 생겼다.




치명상은 아닐지 몰라도 팔을 자유자재로 쓰기에는 다소 깊은 상처였다.




즉, 그는 오른팔의 힘을 제대로 낼 수가 없었고 그로 인해 내 몸통의 왼쪽이 조금 더 자유롭다는 느낌을 받은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상처를 공략한다면!




하지만 그러려면 왼손을 써야 했고, 그동안 내가 떨어지지 않게 버틸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




머리는 자유로우니까...!




다소 무식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왼손이 하던 일을 뒤통수로 대신한다는 것이니까.




그러나 뭐 어쩌겠는가.




이게 아니라면 다른 방법이 없는 걸!!




"으으으아아아아아!!"




창틀에 짓눌리는 뒤통수가 깨질 것만 같았다.




그 고통에 절로 비명이 터져 나온다.




너무 아파 정신이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릴 정도다.




하지만 버텨내야 한다...




"끄으으으...!!"




나는 내 뒤통수가 그 무엇보다 튼튼할 것이라 믿고 서서히 왼손을 창틀에서 떼기 시작했다.




그리고 꽤나 버틸만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자유로워진 왼손.




그렇다면 더 망설일 이유가 없다!




"씨발!!"




콰악!!




단언컨대 욕은 최고의 기합이다.




힘껏 그의 오른팔에 난 상처를 찔렀고, 나는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깊게 베인 상처에 손가락을 넣고 미친 듯이 후벼 파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




내 짓눌린 뒤통수만큼이나, 아니 그 몇 배는 고통스러울 거다.




심판자는 비명을 질렀고 점점 그의 팔에 힘이 빠지는 게 느껴졌다.




나를 족쇄처럼 얽매고 있던 압박이 느슨해진다.




지금이다.




촤악!!




푸욱!!




나는 그의 등에 꽂혀 있던 칼을 뽑았고 피가 뿜어져 나올 새도 없이 그대로 목에 칼을 찔러 넣었다.




"끄으윽...!"




이 심판자는 좀비가 아닌 인간이었다.




목에 칼이 들어간 이상 죽음을 피할 수 없었고 이내 힘이 쭈욱 빠지며 그대로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렇게 결국 나를 당황과 위기에 빠뜨렸던 심판자는 죽음을 맞이했다.




"후우... 좆 될 뻔했네 진짜..."




털썩!




심판자가 죽고 긴장이 풀리자 다리에 힘이 빠져버렸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욱신거리는 뒤통수를 어루만졌다.




존나게 아팠다.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탕!!




그러나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내가 위험을 감수하고 이곳으로 들어온 이유가 있지 않은가.




나는 뒤쪽에서 더욱 심한 교란을 일으켜 일행들이 빠르게 남은 심판자들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했다.




이 무지막지한 놈 때문에 많이 지체됐지만 아직 시간이 있었다.




내가 그만큼 더 신속하게 움직인다면 말이다.




"크윽..."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다시 화장실 밖으로 나가 놓쳐버렸던 총을 챙겼다.




이번에는 좌우 복도를 모두 확인하고 말이다.




아무래도 숨어있던 놈은 조금 전 그 심판자 한 명뿐인 것 같았다.




그럼 이제 다시 시작해 볼까?




놈들의 머릿속을 타들어가게 할 교란 작전을.




우선 일행들이 진입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를 확인하고, 그것을 제거하는 편이 빠르고 확실했다.




어디 볼까.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타탕!!




오... 이런 미친...




왜 진작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아까부터 들리던 예사롭지 않은 연사속도의 총성.




심판자들은 비장의 무기를 숨기고 있었다.




우리가 총공격을 해올 때까지 말이다.




치지지직-




"-야!! 김ㄱ... 지직... 태!!!-"




그때 아저씨에게서 다급한 무전이 왔다.




"-아저씨!!-"




"-왜 이제야 대답을 하는 거야!! 살아 있냐!?-"




이미 나를 몇 번이고 불렀던 건가.




"-일이 좀 있었어요! 무슨 일이에요!?-"




"-소리 들었어!? 놈들이 미친 무기를 꺼냈어!!-"




아, 아저씨가 날 부른 이유가 저것 때문이었나.




하긴... 굉장히 골칫거리인 물건이긴 하다.




전장에서 상대가 고개조차 들지 못하게 하는 무기, 기관총.




그렇다.




수적으로도, 화력으로도 유리한 일행들이 아직까지 남은 심판자들을 처리하지 못한 이유는 그들이 가진 기관총 때문이었다.




"-들었어요! 보고 있기도 하고요!-"




"-뭐? 보고 있다고!? 아니 그건 됐고, 어쩔까!? 판처 한 방 더 날려!? 두 발 남았긴 한데!-"




판처라, 확실히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다.




보통 고지대에 있는 기관총을 제거하는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였으니까.




하지만 지금 사용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정말 모든 심판자들이 몰려올지도 모르고, 그때 써야 할 수도 있으니까.




수류탄도 마찬가지의 이유였다.




그리고 사실 지금 상황에서는 그것보다 훨씬 좋은 방법도 있었다.




바로 나였다.




내가 심판자들의 뒤에 있고 그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듯하다.




그렇다면 굳이 그런 거창한 방법들을 쓸 필요가 없지 않은가.




"-아뇨,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뭐!? 그게 무슨...-"




미안하지만 아저씨에게 일일이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모래주머니까지 쌓아 올려 제대로 수성을 하고 있는 심판자들.




그리고 그 중간에서 계단을 향해 기관총을 쏘는 놈이 있다.




저놈을 죽여야 했다.




하지만 평소보다 더 신중해야 했다.




뒤쪽에서도 공격하기가 쉽지 않게 잘 엄폐되어 있을뿐더러 옆에서 탄약을 받쳐주는 부사수가 있었다.




행여나 총알이 빗나간다면 내 존재를 눈치챈 다른 심판자들이 나를 공격할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교란 작전 자체는 어느 정도 성공하겠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다.




지금 중요한 건 저 기관총이었다.




교란이고 뭐고 저걸 처리하지 못한다면 승산은 없다.




평소에도 정조준을 해 사격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차원이 다른 집중력을 요구했다.




거리는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다.




그러나 방해하는 많은 것들이 있다.




어둠과 엄폐물, 그리고 막중한 책임감이 내 어깨를 짓누른다.




그래도 나에게 총알이 날아오고 있는 상황이 아닌 게 어디인가.




핑계는 대지 말자.




내가 처리하지 못하면 일행이 위험하다.




가늠자에 가까이 얼굴을 가져다 대고 목표물을 조준한다.




군대에서 배웠던 사격 방법을 떠올린다.




손의 힘과 긴장을 풀고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스으으읍..."




그리고 다시 내뱉으며 힘이 너무 빠지지 않게 숨을 적당히 남겨둔다.




"후우...!"




준비가 됐다면...




검지의 끝부분만을 이용해 최대한 흔들리지 않게...!




... 타앙!!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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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시즌5 22화 23.05.08 69 3 11쪽
127 시즌5 21화 23.05.07 71 3 11쪽
126 시즌5 20화 23.05.06 74 3 10쪽
» 시즌5 19화 23.05.05 77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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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시즌5 17화 23.05.03 72 2 12쪽
122 시즌5 16화 23.05.02 87 3 10쪽
121 시즌5 15화 23.05.01 80 3 11쪽
120 시즌5 14화 23.04.30 90 2 13쪽
119 시즌5 13화 23.04.29 85 3 12쪽
118 시즌5 12화 23.04.28 86 3 10쪽
117 시즌5 11화 23.04.27 85 2 11쪽
116 시즌5 10화 23.04.26 89 3 11쪽
115 시즌5 9화 23.04.25 79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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