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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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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1.01 15:39
최근연재일 :
2023.05.12 20:00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20,610
추천수 :
744
글자수 :
804,915

작성
23.05.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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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시즌5 18화

DUMMY

그들의 말이 사실인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심판자들이 올 거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모든 심판자들이라니.




너무 섣부르게 움직였던 걸까.




연속된 승리에 심취해 버렸고, 심판자들을 필요 이상으로 무시해 버렸다.




이들이 이 정도의 규모를 가지게 된 것은 타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었다.




모든 심판자들이 우리를 잡기 위해 오고 있다는 말.




그 말이 정말인지 구별하고 알아낼 여유가 없었다.




확실한 것은 이 건물에 남아있는 심판자들을 빨리 끝장내고, 어서 자리를 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항복을 권유한 건 우리의 불필요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였지 이기지 못할까 봐서가 아니었으니까.




치지직-




"-아저씨, 빨리 끝내야겠어요. 이놈들 허세인지는 모르겠는데, 지원을 오고 있다고 하니까 알아두시고요."




"-알겠다. 신호 주면 진입하마.-"




나는 바깥의 지원조들에게 내가 들은 것들을 전달했고, 주의하라고 일러두었다.




만일의 사태에 빠르게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뭔가 스스로가 심판자들에게 말렸다는 기분이 들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침착함을 유지해야 했다.




이런 다 이긴 상황에서 그 누구도 죽게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차피 놈들은 궁지에 몰린 상황이었고 몸을 살짝씩 움직이는 것조차 신중함을 요구할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고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하게 만든다.




나는 그런 그들을 더욱 심하게 말려 죽일 계획을 세웠다.




심판자들이 있는 곳은 바로 아래층인 2층.




배관을 타고 곧바로 아래에 있는 곳이었다.




비록 창문은 바리케이드로 막혀 있지만 나는 다른 방법을 쓸 생각이었다.




"다들 여기서 적당히 교전만 하면서, 지원조들 진입 시작하면 같이 압박해요."




"너는? 어디 가려고?"




"좀 더 확실하게 하려고요. 무전기는 맡길게요. 잠깐만 부탁해요."




성학에게 잠시 이곳의 지휘를 맡긴 나는 곧바로 창문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는 또 한 번 배관을 잡았다.




대체 이게 몇 번째인 건지.




아무튼 나는 총을 뒤로 맨 채로 능숙하게 2층으로 향했다.




창문은 막혀 있는데 왜 가는 거냐고?




애초에 나는 2층으로 진입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 척만 할 거니까.




지원조들이 1층으로 조심스럽게 진입하는 게 눈에 들어왔고, 이제 심판자들 또한 그들의 존재를 눈치챘을 것이다.




심판자들의 시선은 이제 둘로 나뉜다.




성학과 잠입조가 있는 3층 계단과 지원조들이 들어오는 1층 계단.




다른 쪽에도 있다면 모를까 계단은 한쪽 방향에만 있었다.




즉 심판자들이 볼 곳은 두 군데이지만 방향으로 본다면 한쪽이기 때문에 그들이 방어하기가 어렵지 않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나는 그들이 봐야 할 곳을 더 만들어야 했다.




그 편이 아군을 더 안전하게 만들어줄 것이니까.




그리고 웬만하면 그 방향은 심판자들의 뒤쪽이 좋겠지.




하지만 자칫하면 내가 먼저 당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을 확보한 상황에서 움직여야 했다.




타타타타탕!!




나는 창문 위쪽에서 배관에 매달린 채 바리케이드를 향해 총을 갈겼다.




퍼퍼퍼퍼퍼퍽!!




완전히 떨어져 나간 것은 아니었지만 나무판자는 총알에 관통되며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




이것으로 충분했다.




심판자들은 이곳에서 총소리가 나고 바리케이드가 망가졌다는 것만으로도 뒤를 의식하게 될 것이다.




행여나 우리가 이곳으로 들어올까 하고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창문으로 다가와 나를 쏠 수도 없다.




그러다간 내가 죽이거나, 밖에서 창문을 보고 있는 남은 지원조에게 머리가 날아갈 테니까.




쾅!!




콰앙!!




나는 그들이 오지 못할 거란 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더 과감하게 압박을 해줘도 괜찮을 것 같았다.




너덜너덜해진 바리케이드를 발로 걷어차며 완전히 떨어지게 만들었다.




슬쩍 내부나 볼까?




조금 아래로 내려온 나는 고개를 슬쩍 옆으로 기울여 바리케이드가 떨어진 창문 안쪽을 살펴보았다.




타타타타타탕!!




"우아악!!"




멍청한 짓이었다.




하마터면 다 내 머리통이 날아갈 뻔했다.




심판자들은 누군가 창문을 통해 들어올 거라 생각했는지 인원을 나눠 후방을 경계하게 한 것이었다.




자칫하면 저승길로 직행할 뻔했지만 심판자들의 인원이 분산되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큰 수확이었다.




타타타타타타탕!!




타타타탕! 타타타타탕!!!




건물 내부에서 격렬한 총성이 들려왔다.




잠입조와 지원조가 동시에 타격을 진행하고 있는 듯했다.




아주 잠깐이지만, 심판자들의 병력이 분산된 틈에 아군이 과감한 공격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심판자들이 계속해서 이곳을 신경 쓸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타타타탕!




나는 총구만 안으로 집어넣은 뒤, 아무나 맞아라 식으로 총을 갈겨댔다.




누군가 맞고 쓰러지는 소리가 나지는 않은 것 같았으나 상관없었다.




내 목적은 교란뿐이었으니까.




타다다다다닷!!




안쪽에서 심판자들이 반격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금 나를 보고 있는 심판자들이 있다는 증거였고, 나는 주 목적인 교란에서 한 발 더 나아가기로 결정했다.




핑!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수류탄이었지만 이들을 처리하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했기 때문에 과감하게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피해!!!"




펑!!




나는 안쪽으로 깊숙이 수류탄을 던져 넣었고, 심판자들의 다급한 외침 후에 강렬한 폭발이 일어났다.




그 탓에 하마터면 배관을 놓쳐 떨어질 뻔했다.




푸시이이이-




"웨엑!! 켁!! 콜록!!"




매캐한 연기가 창문을 통해 빠져나오며 기침을 유발했고, 나는 잠시 연기를 피해 잠시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타타타타탕!!!




내가 뒤쪽으로 분산된 심판자들을 처리했음에도 여전히 교전은 계속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입구가 한 방향이다 보니 진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이 심판자들은 정말 끝까지 버티며 시간을 끌려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둬선 안 됐다.




그들의 말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사실이라면 정말 큰일이었으니.




"하아... 진짜 들어가기는 싫었는데..."




이런 조급한 마음은 항상 안전한 계획을 세우려 했던 나를 과감하게 만들었다.




탁!




결국 창문으로 진입하기로 결정한 나는 틀을 잡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향했다.




이곳은 건물의 화장실인 것 같았다.




하필이면 여자 화장실이라니.




세상이 망해버렸지만 괜히 죄를 짓는 기분이 들었다.




아무튼...




이미 몇 번이고 죽음을 각오했기 때문일까, 무모할 수도 있는 행동임에도 크게 두렵지도 망설여지지도 않았다.




내 행동으로 인해 일행들 한 명이라도 안전할 수 있다면야.




화장실에 들어선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코를 막을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악취.




그것은 화약 냄새나 피 냄새 따위가 아니었다.




물도 내려가지 않는 변기에 온갖 배설물을 싸놓은 심판자들.




대체 어떻게 이럴 생각을 하는 것인지 이 악취들 때문에 심판자들을 더 죽이고 싶어졌다.




"우웨엑!!"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참을 수 없이 터져 나오는 헛구역질이었다.




역시 들어오지 말 걸 그랬다.




이곳에 조금이라도 더 있다간 위액까지 토를 해버릴 것 같아 나는 조금 신속하게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했다.




타타타타탕!!




내부로 들어오니 총성이 더 크게 울려 귀를 따갑게 만들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화장실 문쪽에 다가가 바깥의 상황을 살폈다.




문 앞에는 수류탄에 맞고 죽은 심판자들이 있었고, 복도 여기저기에 다른 심판자들이 몸을 숨긴 채 일행들과 총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내가 여기서 놈들의 뒤를 노리면...




"으아아아아아!!!"




그런데 그때, 옆쪽에서 누군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오기 시작했다.




숨어있던 심판자였다.




아군이 계단 쪽에서 공격해 오니 당연히 그 근처에 있을 거라 생각한 내 착오였다.




후욱!!




이 녀석은 커다란 소방 도끼를 휘둘렀고, 그의 기합이 아니었다면 절대 피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해 몸을 낮추며 공격을 회피한 나는 반격을 위해 그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퍼억!!




타앙!!




"어딜!!"




그러나 그는 재빨리 총을 발로 차 날렸고 총알은 전혀 엉뚱한 곳을 향하고 말았다.




문제는 이게 아니었다.




총이 날아가버렸다는 것.




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창문을 통해 밖으로 다이빙을 하던가, 육탄전을 벌여 놈을 제압해야 했다.




내가 가진 것은 짧은 칼뿐이었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




어떻게든 방법을...




후웅!!




콰앙!!




그는 내가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쉴 새 없이 도끼를 휘두르며 공격을 해왔고, 그 묵직한 무기는 닿는 곳마다 살벌하게 박살 내는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소방 도끼의 빨간 부분은 마치 벌써부터 내 피가 묻어 있는 것만 같았다.




꼴-깍




긴장감에 내 침 넘김 소리가 머리에 울린다.




조금 전에 했던 말을 취소해야 할 것 같았다.




죽음을 각오했다고 크게 두렵지 않다는 말.




이 호흡을 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조여 오는 공격은 나를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게 만들었다.




후웅!!




"죽어!!!"




후웅!!




"허억... 허억..."




이 정도로 위압감이 들 줄이야.




그가 도끼를 휘두를 때마다 오금이 저렸다.




아...




어차피 다 싸재낀 화장실인데, 나도 그냥 싸버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무튼 어떻게든 기회를 잡아야 했는데 도통 그 타이밍을 가질 수가 없었다.




총질은 군대에서 조금이라도 배웠다고 쳐도 이런 근접전은 따로 배우지 않는 이상 잡지식으로 해결되는 부분이 아니었으니까.




이럴 때의 상대법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거... 이러다간...!




탁!




그의 공격을 피해 계속 뒷걸음질을 치다 보니 어느새 벽에 다다르고 말았다.




더는 뒤로 피할 수 없는 상황.




그는 도끼를 높게 들어 나를 향해 내려 찍으려 하고 있었다.




"우아앗!!"




덜컹!!




콰아앙!!




피할 곳이 없었던 나는, 마지막 칸의 문을 열어 공격을 막았다.




바깥으로 열리는 문이 흔하지 않은데 천만다행이었다.




그런데 나에게 반격의 기회가 생겼다.




문을 반쯤 뚫고 들어온 도끼가 박혀 빠지지 않는 것.




지금이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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