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 녹아버린 빙수.1
함께해서 행복했던 시간은 있었다고...
오늘은 정말 최악이었다.너무 더워 1층으로 내려가 TV를 켜 뉴스를 보았다.오늘 최고온도는 30도 그야말로 생지옥이였다.오늘 하루는 어떻게 버틸까 걱정이 되었다.유미가 오기 전 까지는 딱히 일정이 없는 나는 침대에 누워 죽어있기로 결정했다.고물 선풍기를 믿어보자.바람이 나오니 적어도 도움은 되겠지.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그렇게 땀에 찌들어 침대와 한 몸이 되려던 중 샤워를 하기로 했다.물이라도 뿌리면 좀 시원하지 않을까.화장실에 들어가 찬 물을 온몸에 뿌렸다.너무나도 시원해 황홀하다는 느낌을 알았다.물기를 모두 닦고 옷을 입었다.방에 올라오니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맺혀있었다.
“역시,무리야..”오늘은 내가 유미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계단을 내려가 문을 열어보니 유미가 있었다.아마 방금 도착해 문을 열려고 했던 것 같다.
“어디?”대답은 들을 수 없지만 물었다.
“아주~ 시원한 곳!”커피숍.?커피 한 잔을 사서 오랜 시간 앉아있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예상은 빗나갔다.빙수집이였다.사람이 바글바글했다.빙수집은 매우 넓었지만 우리가 앉을 자리가 과연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뭐 먹지?”얼른 차가움을 만끽하고 싶어 물었다.
“흠···”
“갑자기 신중해지다니 너무한 거 아니야?”
“팥빙수는 신중하게 골라야 해..”그래, 저걸로 하자“
주문도 하지 않고 방금 나온 빙수를 낚아채왔다.어제 앞에서 낚아 채인 것에 대한 복수일까,거리낌없이 가져왔다.하지만 그 사람들은 어떠한 표정의 변화도 볼 수 없었다.여기까지 걸어오느라 땀을 뻘뻘 흘렸는데 에어컨과 빙수만 바라보고 왔는데.자리가 없었다.우린 밖으로 나가 야외에서 빙수를 먹기 시작했다.파라솔 비슷하게 생긴 것이 햇빛을 막아주긴 했지만 역부족이었다.우린 멜론빙수를 한입 떠먹고는 동시에 “으음~시원해!”라고 소리쳤다.한 입 먹었는데,빙수는 녹기 시작했다.눈처럼 수북이 싸인 얼음가루들이 물이 변해가고 있었다.
”안되 벌써 녹고 있어..이럴 수가”정말 충격 이였다.
“그러게”유미는 별 상관 없다는 듯 답했다.
“빨리 먹어 다 녹아서 물이 변해버리기 전에”
“그래 그래”난 그렇게 열심히 얼음을 먹어 치우고 있었다.녹아버리면 빙수가 아니니깐.햇빛덕분에 얼마 먹지도 못했는데 물이 되어 사라져버렸다. “흐음···”난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되면 뭐든지 사라지는구나.역시..우리도.”
함께해서 행복했던 시간은 있었다고...
- 작가의말
빙수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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