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x타자치는 님의 서재입니다.

종겜 고인물, 이세계 공략 들어갑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타자치는
작품등록일 :
2023.06.13 02:28
최근연재일 :
2023.06.13 08:24
연재수 :
4 회
조회수 :
66
추천수 :
0
글자수 :
21,286

작성
23.06.13 08:24
조회
9
추천
0
글자
13쪽

4. 프리패스 혜택?

DUMMY

“으음...”


붉은색과 푸른색의 두 개의 달이 구름 사이로 빛을 일렁이는 야심한 밤.

금방이라도 베일 것 같은 예기를 품은 거대한 저택의 중심에서 여린 신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에도 느끼지만, 진짜 친절함이라곤 1도 없는 게임이야.”


연무장처럼 만들어진 공터에 앳된 얼굴을 다 지우지 못한 미소년이 겨우 상체를 일으켜 머리를 붙잡으며 흔들리는 시야를 고정시켰다.


“아오, 머리야...어지러워 죽겠네.”


몸에서 비명을 지르며 전해오는 고통에 미간을 찌푸린 소년이 가볍게 근육을 풀어 진정시키곤,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하아, 말로 들었던 거보다 더한 곳이네...여기는.”


주변을 살필수록, 더하면 더했지 말로 들었던 것과 똑같을 정도로 차갑고 날카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연무장에서 소년은 드디어 몸을 일으켰다.


“아무리 내가 히든 클래스로 이곳의 검술을 익혔다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떨리는 다리를 내딛은 소년은 연무장 끝에 자라난 나무에 몸을 기댔다.


“카르티엘가의 사생아, 그것도 이곳을 멸문시켰던 내 스승님에 빙의시킬 줄이야.”


아르케니아 대륙의 중심을 차지한 헤르필리온 제국의 검, 카르티엘 공작가.


그곳의 버림받은 사생아이자, 게임에서 자신의 스승이었던 티르엘 반 카르티엘의 몸에 빙의한 하이안이 나무에 몸을 맡긴 채,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아니, 복수를 준비하던 시기면 몰라...하필 빙의를 시켜도 천대받고 버려진 어린 시절로 보낼 건 또 뭐냐고, 젠장!”


호기롭게 아르케니아의 창조신, 메르세이의 분신인 네르키나와 내기했던 때는 있던 적도 없었다는 듯 절망에 빠진 하이안이 좌절했다.


티르엘 반 카르티엘.


현 카르티엘 공작가의 가주, 파르한 렌 카르티엘과 담당 시녀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이자,

직계로 태어났음에도 렌을 허락받지 못해 방계의 성, 반을 받아야만 했던 불운아.


“그것뿐이냐?! 이때의 스승님은 오러를 담을 그릇조차 정상이 아니었단 말이야!”


직계가 아님에도 재능만 있다면 인정받을 수 있는 카르티엘이지만 티르엘의 어머니인 헤르시는 그를 품었을 당시, 정부인 마케나 공작부인의 계략으로 인해 독살을 당한 적이 있었다.


‘헤르시, 잠시 할 말이...헤르시!’

‘공작...공작님...’


다행히 제때 헤르시를 찾아온 파르한 덕분에 목숨에 지장은 없었지만, 독은 헤르시뿐만 아닌 그녀의 뱃속에 있던 티르엘에게도 영향을 끼쳤고.


‘아가...미안해, 이 어미가 무능력해 너를...흐윽, 미안하구나!’


독은 아이의 오러 하트까지 침범했고 오러를 담을 그릇이 망가진 채로 세상으로 나왔다.

아이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충격에 헤르시는 결국 출산과 함께 숨을 멎었고,


‘제발, 아니된다...헤르시! 눈을 떠 다오. 나와 이 아이를 두고 떠나지 말란 말이다!’


정략결혼에 불과했던 여인에게서 진심으로 사랑했던 연인을, 그녀와 자신을 빼다 닮은 자식마저도 지키지 못했단 죄책감에 파르한은 서서히 망가져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거기다 조만간 이번 기회에 스승님을 죽이겠다고 가‘족’같은 새끼들이 벼르고 있을 텐데!”


죄책감은 아버지의 사랑이 절실했던 티르엘에게서 파르한을 앗아갔고, 그 속에서 혼자가 되버린 티르엘은 마케나와 그의 자식들에게 수많은 학대와 괴롭힘을 당할 운명이었다.


“내기고 나발이고, 지금이라도 도망쳐서 따로 힘을 기루는...어라?”


정해진 비극에 멘붕에 빠져 줄행랑을 계획하려던 하이안의 눈앞에 익숙한 시스템 창 하나가 떠올랐다.


{스타팅 프로모션-빙의 동기화를 시작합니다.}


“잠깐만...내가 동기화에 안 좋은 추억이...크윽!”


{신체의 오염도가 심각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아냐, 이 정도 몸뚱아리면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제발!”


{빙의 스타팅 특혜를 위해 신체를 제구축합니다.}


동기화란 단어를 보자마자 몸이 기억이라도 한 듯, 바들바들 몸을 떨던 하이안은 겪어봤음에도 익숙해질 수 없는 고통이 전신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역시...이런 개같은 건...끄아악! 한 번도 틀리지를 않아 왜!”


{신체에 스며든 독을 배출합니다.}


뿌드득! 그그그극!


“끄아아아아아악!”


날 때부터 연약했던 근육과 뼈들이 찢겨지고 맞물리며 재구축을 시작했고, 그 사이사이로 스며들어 지금까지 함께 자라왔던 독기운들이 빠져나왔다.


치이이익!


근육 사이로 뼈 사이사이에 스며들었던 독들이 땀구멍과 귀와 코, 입을 통해 배출되었고 독이 닿은 연무장 바닥이 괴음을 일으키며 녹아내렸다.


“이런 씨...케에엑!”


{오러 하트의 손상도 심각, 복구 불가능 판정.}


“멈춰, 제발 내 의사도 확인하고 진행을...끄아아악!”


전신을 강타했던 고통이 아직 떠나지도 않았거늘, 이번엔 하이안은 배꼽 아래에 있는 단전이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걸 느꼈다.


{빙의 특혜, 개인 특성 ‘전지적 게이머 시점’으로 대처합니다.}


치이이이익!


“마취, 몸을 개조 수준으로 끄아아... 수술할 땐 마취가 기본 아니냐!”


잔존하는 독과 함께 망가진 단전에 고여진 불순한 마나들이 함께 타오르더니 하이안의 입을 통해 기화돼 빠져나왔다.


{특수 스텟- HP/MP가 생성됩니다.}

하이안은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편안한 공간에 게임에서 봐왔던 붉은색과 푸른색 게이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기본 스텟- 힘, 민첩, 지능, 체력이 생성됩니다.}


재구성을 마친 뼈와 근육에 더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고, 전보다 더욱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빙의 특혜 혜택이 적용됩니다.-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새로운 스텟이 획득 가능해집니다.}


“저건...혜택이 아니라 ‘전지적 게이머 시점’에서 빼온 거잖아!”


몸을 점령한 강렬한 쾌감과 청량감에 정신이 혼미했지만 득과 실은 반드시 챙겨야 하는 하이안이었다.


{‘전지적 게이머 시점’-RPG모드가 적용됩니다.}


“윽, 머리...머리에서 기억들이!”


머릿속에서 티르엘이 아닌 아르케니아 온라인의 올 클린 클리어 유저, 하이안의 시점으로 과거와 미래의 기억들이 재구성되기 시작했다.


{인과율 측정 완료-티르엘 반 카르티엘이 하이안 반 카르티엘로 변경됩니다.}


털썩!


“하악...하아악...”


오러 하트가 망가지면서 누구나 가졌던 고유 특성마저 없던 티르엘은 이제 존재하지 않았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성, ‘전지적 게이머 시점’의 하이안만이 이곳에 있을 뿐이었다.


“이게 직접 경험하는 프리패스인 건가..?”


프리패스.


게임을 접고 떠나버린 유저들과 입문을 고민하던 유저들을 붙잡기 위해 RPG게임들이 자주 열었던 이벤트.


“앞으로는 함부로 날로 먹겠다고 프리패스를 하지 않겠습니다...어흑, 죽겠네.”


빠른 성장과 진행을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를 접속하거나 생성만 해도 바로바로 보상과 레벨업을 시켜주던 이벤트였지만, 하이안은 두 번 다시 프리패스에 손을 대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다 끝난 거겠지...상태창.”


샤락!


하이안의 눈앞에 반투명한 창 하나가 생성되며 이제는 하이안 반 카르티엘이 된 자신의 상세한 정보들이 수치화로 나타났다.


「이름: 하이안 반 카르티엘

직업: 플레이어{‘전지적 게이머 시점’으로 인해 강제 전직되었습니다.}


레벨: 1(+a)/∞


능력치: 힘-4(+20) 민첩-7(+20) 지능-10(+20) 체력-3(+20)」


“아무리 독 때문에 단련을 못 했다지만, 우리 스승님, 암만 봐도 명문검가 자제의 능력치는 전혀 아닌 거 같단 말이지.”


명문 검가, 카르티엘의 자제라곤 전혀 생각지 못할 정도로 빈약한 힘과 체력, 그에 비해 뛰어난 민첩과 지능 수치에 하이안은 혀를 내둘렀다.


“하긴 뭐, 이 정도 민첩과 지능은 되야 마력도 없는 몸으로 카르티엘의 검을 익히고 파회하는 방법을 깨우치신 거겠지만.”


육체를 재구성한 지금과 달리 저 빈곤한 스텟만으로 시작한 티르엘은 집념과 광기 하나로 카르티엘을 멸문으로 이끌었다.


“이제는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말이지.”


하지만 지금의 티르엘, 아니 하이안은 그럴 일이 없다.

‘전지적 게이머 시점’덕분에 망가진 오러 하트 없이도 MP를 이용해 스킬을 쓸 수 있으니깐.


스윽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연무장으로 돌아간 하이안이 바닥에 뒹굴어진 목검 한 자루를 쥐었다.


“스킬 구현.”


{‘전지적 게이머 시점’으로 사용자의 기억을 토대로 스킬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 알람과 함께 하이안의 앞에 불투명한 목각 인형 하나가 놓여졌다.


“이건 확실히 게임이랑 똑같네.”


오랜만에 보는 친구를 대하듯 인형을 바라보던 하이안은 천천히 정신을 집중해 자신이 익혔고 수없이 사용했던 움직임을 떠올리자,


휘릭!


그에 맞춰 목각 인형이 그대로 목검을 휘두르며 하이안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나갔다.


“카르티엘 가문의 사람이라면 혈통으로 이어진 특성, 만검지애.”


가문의 혈통을 통하거나 가르침을 받는 것 말고도 약탈이 가능한 특성을 이용한다던지,

고유 특성만이 존재하는 유저들과 달리 npc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특성을 전수해왔다.


“그리고 검의 사랑을 받는 만검지애를 통해서만 익힐 수 있는 카르티엘식 검술.”


우웅!


목각 인형이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검을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서서히 울음을 토해내는 목검이 하나의 기류를 생성하기 시작했다.


“검의 울림-승천.”


파아앗!


하늘 높이 치켜든 검을 따라 검의 떨림이 주변의 공기를, 떠다니던 마나를 움직여 거대한 칼날을 만들어냈다.


“검의 울림-격류.”


공기를 가르며 솟구치던 바람의 검이 이번엔 섬광을 일으키며 아래로 떨어졌다.


휘이이잉!


솟구쳤다가 곤두박질 친 바람이 검의 울림 속에 갇혀 터질 듯이 몸부림을 쳤지만, 하이안과 그의 생각을 따라 움직이는 목각 인형은 차분하게 검을 다시 품으로 당길 뿐이었다.


우우우웅!


마치 옹기종기 모여 통제가 불가능할 것 같은 양들을 몰아넣는 목동 개처럼, 검의 울림은 더욱 몸집을 부풀려 바람과 그 안에 담긴 마나를 통제해 나갔다.


“지금.”


그렇게 몸집을 부풀리고 이빨을 세우며 바람과 마나를 통제하던 검이 허락이 떨어짐과 동시에 목각 인형과 함께 정면으로 이빨을 들이밀었다.


“검의 울림-격쇄.”


틱, 샤아아아


매섭게 뻗어진 검과 달리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바람이 의아함을 담은 채, 앞으로 움직였다.


티릭!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각!


허나 곧 고요했던 돌개바람은 순식간에 거대한 포효를 내지르며 몸집을 키워나갔고, 주변의 모든 걸 집어 삼키며 전방의 모든 걸 찢어 발겼다.



바람보다. 마나보다 빨리 검이 움직였던 것 뿐, 그것에 담긴 힘은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검술은 이 정도면 된 거 같고.”


{스킬 구상 이해도가 70%에 도달했습니다.}


측정이 끝났다는 알람이 뜨자마자, 목각 인형은 하이안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그가 움직이고 휘둘렀던 검술들이 세세히 하이안의 머리에 전해졌다.


{완벽에 가까운 이해력으로 특전이 부여됩니다.

검의 울림의 기본기인 승천, 격류, 격쇄를 통해 새로운 울림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특전도 특전이긴 하지만 역시 스승님이 천재라서 그런가, 야매로 배운 검술인데도 이 정도라니.”


하이안은 처음 티르엘에게서 검의 울림의 이론밖에 배우지 못 했었다.

망가진 신체와 만검지애 특성을 얻지 못했던 티르엘이 검의 울림을 직접 써본 적이 없었기에.


그럼에도 뛰어난 지능과 이해력만으로 그는 검의 울림의 본질을 이해했고 직계의 누구보다 완벽하게 구상할 수 있었다.


허나, 이건 말 그대로 야매, 티르엘에게서 배운 진짜가 아니었다.


“그럼 이번엔 스승님께서 FM으로 가르친 걸 익혀 볼까나?”


검의 울림을 익히기 전보다 사뭇 더 진지해진 표정을 지은 하이안이 다시 한 번 시스템을 불러냈다.


“스킬 구현.”


그의 부름에 다시 한 번 목각 인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지적 게이머 시점’으로 사용자의 기억을 토대로 스킬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익힐 건 말이지.”


처음 티르엘을 만나 히든 클래스를 발견했던 희열감보다 더한 전율을 선사했던 그의 모습을 떠올리자, 하이안의 입가에 비장한 미소가 그려졌다.


“검의 울림, 카르티엘로를 죽이는 검, 검의 무덤.”


{히든 클래스-멸문한 명문 검가의 진인의 스킬이 구현됩니다.}


제국의 검이라 불리던 카르티엘은 단신으로 멸망시킨 티르엘의 검술이 게임이 아닌 현실의 아르케니아에서 다시 한 번 그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종겜 고인물, 이세계 공략 들어갑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4. 프리패스 혜택? 23.06.13 10 0 13쪽
3 3. 캐릭터 생성? 23.06.13 18 0 11쪽
2 2. 로그인? 23.06.13 7 0 13쪽
1 1.Prologue 23.06.13 32 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