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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타자치는 님의 서재입니다.

종겜 고인물, 이세계 공략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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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치는
작품등록일 :
2023.06.13 02:28
최근연재일 :
2023.06.13 08:24
연재수 :
4 회
조회수 :
65
추천수 :
0
글자수 :
21,286

작성
23.06.13 02:29
조회
31
추천
0
글자
11쪽

1.Prologue

DUMMY

“후우, 후우.”


푸른 생명의 빛을 뿜어내며 찬란함을 흩날리던 울창한 숲이 화마에 집어삼켜졌다.


타닥...타닥...


반항도 못 하는 고목들을 집어 삼키며 몸집을 키운 불길의 뜨거운 숨결이 사내의 속을 달구기 시작했다.


-크르륵...


“히야, 너도 지치기는 한 모양이다?”


숲을 먹어치우며 몸집을 키운 화마보다도 거대하고 더욱 붉은 빛을 일렁이는 드래곤은 사내의 비아냥거림에 짜증을 토해내 보았지만. 그의 말마다 끈질길 정도로 집요한 사내로 인해 육체는 한계에 도달한 상태였다.


“후웁, 그럼...이제 슬슬 끝을 볼까?”


타탓!


지금까지 치열한 전투를 이뤘던 사내는 그 틈을 놓칠 리가 없었고, 검을 움켜쥔 손아귀에 마지막 힘까지 불어넣어 드래곤을 향해 달려갔다.


-크롸라라라!


지칠 대로 지쳤지만, 자신은 드래곤.


모든 종족들의 정점에 서며 압도적인 무력으로 그들을 지배하고 무릎 꿇려야 할 자신의 머리를 향해 달려드는 인간 하나에게 무너질 순 없었다.


화륵...화르륵!


“어라, 분명 이번 페이즈에선...”


악착과도 같은 집념과 자존심은 기적을 낳았고, 마지막 한줌까지 쥐어짠 마력이 발화를 일으키며 엉망이 되어버린 기도를 타고 흘러 거대한 불꽃을 뿜어냈다.


“브레스는 더 안 나와야 하는데?!”


그 찰나의 기적에 승리를 확신하던 사내의 눈동자엔 당혹감이 차올랐고, 방심했단 사실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용의 입에서 뿜어진 화염이 그를 삼켰다.


“끄으으윽...끄아아악!”


사내를 덮친 화염은 색을 먹어치우며 더욱 자신을 밝게 타오르게 만들었고, 그 속에서 검게 변한 사내는 형체만이 보일 정도로 타들어 가기 시작했다.


-크르윽, 크르르르...


활화산처럼 뿜어지던 브레스는 사내뿐만 아닌 드래곤의 기도와 심장까지 엉망을 만들고 나서야 활동을 멈추었고, 화상으로 인해 입조차 다물 수 없는 고통이 자신을 덮쳤지만 자신의 승리를 확신한 드래곤은 기쁨의 울음을 토해냈다.


쿠웅!


모든 힘을 쥐어짜 서있는 것조차 불가능했던 드래곤은 몸을 지탱하던 힘을 풀었고, 곧 거대한 육체가 쓰러졌다.


타닥...탁...치이익...


더 이상 먹어치울 게 없어진 불꽃이 힘을 잃고 쓰러져가는 드래곤처럼 사그라지기 시작했고, 곧 반쯤 감겨진 드래곤의 눈동자에 담긴 불씨만이 몸부림치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저 불씨마저 꺼져버리면 그와 함께 자신은 죽을 것이 분명하다.

서서히 시야를 가리며 감각을 뺏고 육신을 먹어치우는 죽음이 느껴졌다.


부들부들...


허나 괜찮다.


-크라라락!


자신은 승리했다.


미개한 인간에게 패배해 죽은 것이 아닌 종족의 정점에 선 존재로서, 감히 정해진 서열을 깨부수려는 분순물자에게 그 위대함을 증명하고 죽는 것이기에.


스윽


마지막 가는 길, 자신과 함께 길을 떠날 불씨에 만족감을 담으며 그는 눈을 감고자 했다.


하지만.


{히든 피스-꺼져가는 불꽃 속의 피닉스가 발동되었습니다.}

-화염 속성의 공격으로 인해 사망 시, 한번 소생가능해집니다.


“휴우!”


흠칫!


기적은 언제나 한쪽 손만을 들어주지 않았다.


후두둑!


화염에 삼켜져 재가 되었어야 할 사내가 잿가루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몸을 일으켰다.


“역시 고인물이라면 즉사패턴 정도는 미리 보험을 들어놔야지.”


덜덜덜덜...


죽음이 다가오니 헛것이 보이는 모양이다.


“뻔한 보스몹에 딱 불태우기 좋은 환경, 좀 실망이긴 해.”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부정하면 할수록, 드래곤의 육체는 볼품없이 떨기 시작했다.


터벅...터벅...


“신이 빗은 게임이라고 불리면서 말이지, 그치?”


알 수 없는 말만을 지껄이더니 사내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몸에 뭍은 재들을 털어내며 자신에게 다가왔고.


쫘아악!


-크락!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자신의 입을 움켜쥐곤 우악스럽게 젖혀 올렸다.


“흐음, 지가 스스로 익혀 버린 건 실패로 안 치려나?”


-끄륵, 끄라라락!


수치심과 패배감이 정신을 장악했지만, 지금의 상태로 드래곤은 비명을 지르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오! 줴에에엔장, 믿고 있었다구!”


허나, 그의 마지막 발악은 알 수 없는 쾌제를 부르며 허공만을 바라보고 있는 사내에게 닿지도 못한 채, 허공에 울려 퍼질 뿐이었다.


{축하드립니다. 마지막 지배자, 가을의 여제-브리퀼레의 육체를 손상 없이 클리어하셨습니다!}


“이걸로 모든 지배자 올 클린 클리어다!”


화염의 주인이자, 불꽃의 지배자였던 레드 드래곤 로드, 브리퀼레는 비틀린 울음을 끝으로 숨을 거두었지만 이미 그건 사내의 관심 밖의 일이었다.


{아르케니아의 숨겨진 업적들을 전부 획득하셨습니다.}

-레벨이 한계치에 도달하였습니다.

-레벨이 한계치에 도달하였습니다.

-레벨이 한계치에 도달하였습니다.

-레벨이 한계치에 도달하였습니다.


“아, 시끄러! 스킵해, 상태창!”


시야를 가득 매운 레벨 업 메시지를 짜증을 담은 손길 한번으로 넘겨버린 사내의 눈앞에 능력치를 담아낸 화면이 새로 생겨났다.


「이름: 하이안

직업: 멸문한 명문 검가의 마지막 진인


레벨: 99/99(+α)


능력치

-측정 가능 수치를 넘어섰습니다.

자세한 수치를 보고 싶으시면 자세히 보기를...」


“이미 고여서 멈춰버린 것들은 치우고!”


더 이상 오를 것이 없어 끝에 도착해 멈춰버린 레벨과 능력치들을 죄다 무시하며 사내, 하이안은 손가락을 내려 스크롤을 움직였다.


“어디 보자...아, 그렇지! 업적의 서!”


「업적의 서- 아르케니아의 모든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그토록 읽고 싶었던 글귀를 읽게 된 하이안은 허공에 두 팔을 뻗으며 환호를 질렀다.


“크으! 뭐? 아무도 깨지 못해?!”


항상 불가능에 가까운 업적 하나를 달성하면 다음 하나가 나오고, 두 개를 달성하면 다음 두 개가 나왔던 업적의 서는 더 이상 그에게 다음 업적을 내밀지 않았고, 모든 업적을 달성했다는 글을 끝으로 다음은 존재하지 않았다.


“광고란 광고로 도발은 다 하더니, 나 이한한테는 별 수 없지!”


너튜브, 웹페이지, 티비 등등.


항상 자신에게 보란 듯이 불가능을 내세우며 도발했던 광고들에 얼마나 치를 떨었던가?

자기 혼자 다짐했던 복수를 이루어낸 하이안이 하늘을 향해 중지를 올려 세웠다.


“신이 빗은 게임? 방금 막 인간 하나가 클리어 해버렸다고?!”


한참동안 싸늘한 시체가 되어버린 브리퀼레 옆에서 보란 듯이 중지 세레모니를 펼치던 하이안은 퍼득 정신을 차리곤 신속히 게임 종료에 손가락을 올렸다.


“이럴 때가 아니지! 종료...접속 종료!”


퓌시시식!


아르케니아의 세상으로 연결시켜줬던 기계에서 연기가 흘러나오며 하이안, 현실의 이한이 서둘러 몸을 일으켜 컴퓨터를 향해 돌진했다.


“빨리...빨리 올려야 해!”


떨려오는 손을 진정시키며 이한은 아르케니아 온라인 커뮤니티에 접속했다.


아르케니아 온라인.

후에 방대한 자유도와 극악한 난이도로 인해 신이 빗은 게임이라 불릴 아르케니아는 혜성같이 전 세계에 등장했다.


-아닠ㅋㅋㅋㅋ야이, 개똘개이같은 메르세끼 놈들아, 난이도를 이따위로 설정을 하냐?!

└ 응~난이도는 스스로 설정할 수 있어, 지가 잘못 골라놓곤 괜히 갓르시아님께 열폭하죠?


-RPG게임에 격겜, 리듬겜, 턴제겜 등 각종 타게임 요소들을 모조리 집어넣은 망작.

└다르게 해석하면 RPG게임에서 다른 게임들의 매력까지 즐길 수 있는 갓겜이란 거죠?


-그 혹시 답글 다는 님들, 메르세끼들에게 일당 받고 억빠 글 쓰시는 건가요?

└그러는 악플 다는 님들은 다른 회사에서 일당 받고 억까하시는 거구요?


-님들 업적 중에 그냥 클리어 말고 클린 클리어 차이가 대체 뭔가요?

꼭 클린 클리어로 깨야 하나요?

└클린 클리어는 A.I가 완벽하게 클리어했다고 판단하면 주는 건데,

일종의 고인물이냐 숙코(숙련 코스프레)냐를 알려주는 신분증임.


{안녕하십니까, 메르시아입니다.}

아르케니아 온라인을 출시한 메르시아사는 찬양과 비판으로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커뮤니티의 뜨거운 감자 속에 딱 짧고 간결한 한마디만을 남겼다.


{모두가 즐겁게 클리어할 수 있되, 자만하는 고인물분들에겐 불가능을 선사하겠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하핳학! 메르세끼들 다 뒤졌다!


-딱대! 올 클린 클리어로 바닥을 기게 해주마!

└오이, 소코 마데다...이미 그 순번은 와타시 꺼다.

└네다씹.

└네다씹2.

└방구석에서 저러고 쩔었다고 자뻑할 거 생각하면 토 나온다.


-지금부터 부족한 부분, 격겜 위주로 다시 준비해서 온다, 기대해라.

└저는 리듬겜부터 조지고 오겠습니다.

└님들 여기 하스돌맹이 고인물분 혹시 계시나요?

└무슨 덱 하고 싶으신데요? 저희 하스돌맹이 어렵지 않아요!

└아니, 아르케니아 덱겜 좀 깨고 싶어서요.

└이런 개씹XX, 딴 겜 갈아타려고 올 거면 오지도 마라, 죽여버린다.

└겜 접게 만든다, 아니 허리를 접어버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되도 않는 자존심 부리다가 또 억까라고 열폭할 거 같으면 개추~!

└ㅇㄷㄴㅂㅌ~

└성지순례 왔습니다. 제발 로또 1등 당첨되게 해주세요!

└여기가 그 용하다는 곳 맞나요?

└ㅇㄷ

└ㅇㄷ2


고작 한마디만이 존재한 공지였지만, 안 그래도 뜨겁게 타오르던 커뮤니티 속 저격당한 고인물들은 자존심이 긁혀져 더욱 불타올랐다.


{메르시아입니다. 3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저희의 공략이 지켜졌습니다.}


그렇게 고인물들의 심장을 불태웠던 메르시아의 도발은 3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그들의 심장을 뜨겁게 만들고 있었고,


“후우, 이 전쟁을 끝내러 왔다.”


현재, 끝이 보이지 않을 전쟁이 이한의 손가락에 끝을 알리고 있었다.


“돌권, 용암빙하춤, 유X왕까지...오직 이 순간을 위해 모든 걸 숙련했다.”


언제나 게임은 항상 자신의 손아귀에 있어야 했다.


타닥, 타다닥!


게임의 손아귀에 자신이 있어선 안 되었던 종겜 고인물, 이한에게 아르케니아의 도발은 무책임하게 지옥 속에 자신을 처박아 놓곤 매일매일 살게 만들었다.


-아르케니아, 올 클린 클리어 달성.


“흐흐, 메르세끼들...이젠 니들이 꼴받을 차례야.”


치지...치지직!


경쾌하게 움직이는 손가락 하나하나에 환희를 담고, 메르시아사를 향해 참고 참았던 울분을 토해내고자 맹렬히 회전하는 두뇌에 집중한 나머지 이한은 알아차리지 못 했다.


{축하합니다.}


분명 종료와 함께 전원을 껐던 접속 기계가 스스로 작동하는 것도.


{모든 업적 클린 클리어 유저, 하이안님께 자격이 주어집니다.}


알 수 없는 무언가로의 자격 충족과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서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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