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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티스몬 님의 서재입니다.

생존왕(生存王)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묘티스몬
작품등록일 :
2020.03.28 23:30
최근연재일 :
2020.07.03 16:26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11,473
추천수 :
27
글자수 :
283,877

작성
20.07.0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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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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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4부 36화

DUMMY

“악!”


비명을 지른 것은 진혜화였다.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힘의 차이가 너무나도 극명하여 단 한 번 검을 맞부딪쳤던 것만으로 내상을 입고 말았다.

검으로 전해오는 중압감이 너무나도 컸다.


정도연은 슬쩍 곁눈질하며 진혜화의 상태를 살폈다.


“괜찮아요?”


정도연은 진혜화를 부축해줄 수가 없었다.

능시걸에게서 쏘아져 오는 기세가 워낙 강렬하여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여유를 부리는 것인지 능시걸은 곧바로 공격해 오지는 않았다.


“괜찮아. 역시나 화산의 장문인이구나.

힘으로는 당하지 못하겠는걸.”


진혜화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몸 상태를 확인했다.

스스로 뒤로 튕겨져나가며 충격을 줄인 탓에 조금의 내상은 입었을 뿐 큰 상처는 없었다.

조금 전의 격돌에서 단독으로는 능시걸을 상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혜화는 고개를 돌려 정도연과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했다.

말은 하지 않아도 서로 무엇을 하려는지 알 수가 있었다.

협공이다.

동시에 고개를 끄덕인 그녀들은 능시걸의 양옆으로 쏘아져 갔다.

진혜화는 오른쪽을, 정도연은 왼쪽을 노렸다.


“어림없다.”


능시걸이 소리를 치며 그녀들을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공격이 지척까지 다가오고 나서야 그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른손으로는 매화 검법(梅花劍)을, 왼손으로는 태을미리장(太乙迷離掌)을 동시에 펼쳐냈다.


쾅.


압도적이었다.

한 수에 진혜화와 정도연이 동시에 반대방향으로 튕겨져 날아가 버렸다.

능시걸은 그녀들이 태어나기도 전부터 무공을 익혀온 고수였다.

진혜화와 정도연의 나이를 합쳐도 능시걸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살아온 세월이 다른 만큼 실력의 차이가 큰 것이 당연했다.


“이것이 너희 한계다.

둘이라 해도 나에게 덤비기에는 아직 이르다.”


정도연은 쓰러지는 것은 면했으나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댄 채 검을 세워 몸을 지탱해야 했다.

입으로는 연신 거친 숨을 내쉬었다.


“장문인님께서는 후배들을 상대로도 적당히 없으시네요.”


“모든 것은 화산을 위해서니라.

네가 지금 저지르고 있는 어리석은 행동은 무엇이냐.

정말로 화산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하는 것이냐?”


“그런 말을 들으니 씁쓸하네요

장문인님께는 제 행동을 하극상으로 볼지도 모르겠죠.

하지만 저는 제가 지금 나아가는 길이 화산을 위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구나.

나의 검은 꽤 매서울 것이다.”


반대편에서는 진혜화가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그녀는 그나마 정도연보다는 아직까지 몸 상태가 좋은 편이었다.


“이대일이라고 비겁하다고 하지 마세요.

이렇게 해야만 그나마 당신과 싸움이 될 테니까요.”


둘이 덤빈다고 해서 능시걸을 이길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었다.

아니, 버티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몰락했다고는 하나 화산은 구파일방이었다.

당연히 화산의 장문인이라면 천하에서 손꼽히는 고수인 것이 당연했다.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진혜화와 정도연은 후기지수였다.

전대 고수에게 이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정도까지 버틴 것을 칭찬해줘도 모자랄 것이다.


“좋다. 진심으로 해 볼 생각이로구나.

나 또한 적당히 넘어갈 생각은 없다.”


능시걸로부터 자색의 기류가 뿜어져 나왔다.

지하 신공을 극성으로 운용할 때 생기는 현상이었다.

그가 검을 들어 올리자 강렬한 매화향이 주변을 가득히 채워갔다.





화산의 무인들이 빠르게 진무백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자도 있었다.

진무백의 표정이 약간은 밝아졌다.

그들은 화산의 무인들을 여럿 쓰러뜨렸던 삼장로라는 자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소극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장문인이 그의 말을 들어 주는 것에 불만을 느끼는 자들일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앞에 서 있는 무인들의 수를 무시할 수는 없었지만 그대로 볼 필요도 없었다.

허수가 상당했다.

해야 할 일은 전부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끄는 것이었다.

대치 국면이 이리도 길어진다면 나쁜것도 아니었으나 싸우고 싶은 마음도 작지는 않았다.

새롭게 얻게 된 초천검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검을 들어 올리자 온몸에서 새로운 힘이 용솟음치는 것만 같았다.


“역시나 싸우지 않고서는 힘들 것 같군.”


몇 몇이 검을 겨누며 천천히 접근해 들어오고 있었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선공이 필승이다.

이들이 검진이라도 펼쳐버린다면 골치 아픈 상황에 빠져 버릴 수도 있었다.

결심을 굳힌 진무백이 땅을 차며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화산의 무인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방해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이곳에 묶어두어 다른 이들의 싸움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챙.


목을 향해 날아드는 검을 받아친 진무백의 발이 빠르게 움직였다.

방어는 검으로 하고 공격은 왼손이나 발로 했다.

그의 손에서 펼쳐진 천하 삼십육검(天河三十六劍)은 몰아쳐 오는 화산 무인들의 모든 공격을 무위로 만들어 버렸다.

은하유영비(銀河遊影飛).

마치 은하를 거니는 듯 사각에서 쏘아져 오는 공격을 피하는 진무백의 동작에 화산의 무인들마저 탄성을 자아냈다.

순식간에 수 명의 무인들이 쓰러져 버렸다.


“내공 조절을 적당히 하는 것도 체력 소모가 상당하군.”


빠르게 움직였던 진무백의 온몸이 땀범벅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죽지는 않으나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때려야 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적당하게 힘을 조절하는 것에는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했다.

힘을 더 줬다가 잘못해서 급소를 때려버리면 상대방이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을 수도 있었다.

반대로 힘을 아끼는 것도 문제였다.

상대가 다시 일어나서 덤벼 온다면 체력 소모가 훨씬 커질 수도 있었다.

예상 외의 문제에 직면한 진무백이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어쩌면 삼자로나 장문인과 싸우는 것이 더 편했을지도 몰라.”


숨이 거칠어질 정도로 움직였으나 아직 절반도 쓰러지지 않았다.

아마 처음부터 모두가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면 지금 바닥에 쓰러져 있던 것은 자신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싸움이 가장 쉽다고 생각했으나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쾅.


벼락 같은 파괴음이 울려 퍼졌다.

옆을 바라보니 진혜화와 정도연이 속절없이 밀리고 있었다.

진무백은 고전하고 있는 그녀들의 모습에 헛웃음을 흘렸다.

능시걸의 강함이 상상 이상이었으니 저쪽 역시나 쉬운 싸움은 아니였던 것이다.

애초에 이 인원으로 화산파와 싸운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어차피 이것은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닌 싸움이었다.

그녀들이나 자신이나 어떡해서든 시간을 끌어야만 한다.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싸움은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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