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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극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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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극락
작품등록일 :
2022.10.31 22:16
최근연재일 :
2022.11.30 23:0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246
추천수 :
84
글자수 :
136,289

작성
22.11.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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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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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아무리 어려운 길도 3인이 함께 걸으면 웃음꽃이 핀다.

DUMMY

18화 아무리 어려운 길도 3인이 함께 걸으면 웃음꽃이 핀다.




엘리베이터가 일층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나가니 차 옆에서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는 아들 영범이가 보였다.


“영범이냐? 마저 피우고 들어오너라.”


“아, 아버지. 아니예요. 다 했습니다.. 얼른타세요 출발 하겠습니다.”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아버지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들킨 아들의 마음은 어릴적 몰래 아버지의 자켓주머니에서 동전 몇 개를 슬쩍하려다 걸렸을 때처럼 당황함이 가득했다.


“괜찮다, 영범아. 그래도 건강 생각해서 전자담배로 바꾼 것을 보니. 너도 나이를 먹긴 많이 먹었구나. 허허.”


머쓱한 영범은 어느새 흰머리가 조금씩 나기 시작한 옆통수를 애써 긁으며 말했다.


“하하. 죄송합니다 아버지. 완전히 끊기가 쉽지 않네요. 조만간 끊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촬영은 어떠셨어요?”


-띠띠띠. 부릉.

거리의 그 어떤 세단보다 부드럽게 주행을 시작하며 백미러로 아버지의 얼굴을 살폈다.


'다행이다. 아버지께서 화난 것 같지 않으셔서.'



“오늘말이냐?. 좋았다. 올해 가장 의미있는 하루 중 하나였어.

이제는 잘 기억나지도 않는 옛 추억들의 어렴풋한 감정을 떠올려 보니. 잊고 있었던 추억들이 어렴풋이 떠오르기도 하고..

너도 태어날 때는 내 팔뚝만 했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커서는 인생이 참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구나. 앞으로 내게 남은 삶이 그리 많지 않음을 인정하게 되기도 하고. 삶이 참 시원섭섭해. 좀 더 멋지게 살 것을.”


백미러로 익숙지 않은 감정이 가득해 보이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괜시리 영범의 마음도 이상해졌다.


“에이, 아버지 올 초에 진행했던 정기 건강검진에도 아무이상 없으시고, 이렇게 정정하신대 앞으로 이십년은 끄떡 없을겁니다 아버지. 걱정마세요.

요즘 백세시대 아닙니까. 하하.”


자신은 분명히 천진난만한 소년 이였고, 성공이 간절한 열정 넘치는 청년 이였으며, 사회 어디를 가나 인정받는 중년 이였는데, 어느새 창밖을 비치는 자신의 모습은 일흔의 주름이 지긋한 노인의 모습 이였다.


“그래,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나 나이가 들면 병이라는 건 오늘 괜찮았어도 내일 내게 방문할 수 도 있는 거야.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그랬지. 죽음이 두렵진 않지만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예정된 결과가 두렵긴 하구나. 그러나 쫄보처럼 전전긍긍 하고 싶지는 않다. 하하.”

어느새 모든 사람에게 준비되어 있는 죽음이라는 이벤트에 자신보다 몇 걸음 앞에 나가있는 아버지를 보니 영범의 마음은 착잡해졌다.


‘오늘 아버지 모시러 오길 잘했어, 아버지를 뵐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후회하지 않도록.. 아니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


“아버지 식사는 어떻게 하셨어요? 배는 안 고프세요? 집에 가다 보면 맛있는 칼국수 집이 하나 있는데 시장하시면 한 그릇 하고 가시는 것이 어떠세요?”


“칼국수? 좋지. 집에 가봐야 할 것도 없는데 오랜만에 아들하고 밥도 먹고 좋구나~!”


“네, 아버지 그럼 그쪽으로 모시겠습니다.”



***


몇 일뒤 일차 편집을 수정한 재원이에게 수정파일이 메일에 도착했다.


-딸깍.


총 촬영시간은 6시간 20분 정도 였지만 재원이가 보낸 수정본은 1편당 50분으로 편집된 총 5개의 파일이 보내져 있었다.

아무래도 긴 시간 확인이 필요할 것 같아서 간단하게 씻고 백짬뽕건면과 현미햇반을 전자렌지에 돌려서 배를 채우고 재원이가 보내준 영상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지잉, 정재원


딸깍



“여보세요~? 형 제가 보내준 파일 확인해 보셨나여~?”


“응, 재원아 방금 다 봤어, 군더더기 없이 영상 깔끔하게 잘 편집했더라-! 수고했어 재원이 형! 흐흐.”


“에이, 맨날 하는 일인데요 뭘 하하. 격려 감사합니다. 그런데 형 인터뷰라서 확실히 자를 부분이 별로 없긴 했어요. 그래서 영상 길이가 굉장히 길어져서 지루한 느낌도 있긴해요.. 흠.”


“확실히 그렇긴 해. 아마 유투나 다른 sns에 올리면 볼 사람은 거의 없을 거야. 그런데 이건 개인의 기록을 반영구 적으로 소장하는게 목적이니까. 오히려 목적을 충실히 충족한거라서 난 딱 잘나온 것 같아. 2부 찍은 다음 고객분들 한테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 몇 개 초이스 받고, 우리가 봤을 때도 멋진 장면 몇 개 골라서 20~30분 타임으로 하이라이트 영상을 하나 작업하면 괜찮을꺼 같은데, 너 생각은 어때?”


“음.. 대략 1시간짜리 영상 10-12개에 하이라이트 영상 30분 내외로 하나라.. 지금으로선 이게 베스트 같긴 한데. 앞으로 우리가 모든일을 다하는게 아니라 직원을 뽑고 교육 시켜야 분업을 하게 되면 영상사이즈가 커서 인건비는 무조건 올라갈텐데..”


“그렇겠지. 내가 영상업계에 표준으로 통용되는 비용을 잘 모르니까. 재원이 너가 일단 기존에 통용되는 비용을 정리해서 알려주면, 내가 작업 퀄리티에 대한 추가 인센티브를 한번 재정해 볼게. 비용도 비용이지만 일단 우리 서비스 자체가 무조건 이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경험하기 힘든 퀄리티가 되어야 해. 만약 앞으로 나타날 경쟁업체들이 우리보다 낮은 가격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면 우리는 경쟁자보다 2배이상 높은 퀄리티를 유지해야만 해.”


“음.. 사실상 인터뷰이기 때문에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하는건 매뉴얼만 갖춰져 있으면 크게 차이는 안날꺼예요. 우리도 궁극적으로 가격경쟁을 대비할 추가 수단이 필요할꺼 같아요.”


“맞아. 그래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 데이터를 가지고 어르신들의 취향에 맞춰서 어르신들이 더 보람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오프라인 공간을 생각하고 있어. 게임으로 치면. 길드 같은거지? 다양한 경험과 실력을 가지고 있는 실버길드. 비용대비 훌륭한 퀄리티를 가지고 있는 용병길드랄까. 하하.”


“...? 오프라인 공간? 실버길드..? 크크. 형 또 그럴싸하게 들리는 것을 보니 나쁘지 않네요. 형 그럼 2차 촬영 약속 잡히면 알려주세요. 일단 우리 첫 작을 완성 시켜 놓고 부족한 부분 있으면 보완해서 진행하는 것으로 해요~!”


“오, 좋아. 그럼 내가 일정체크해서 다시 연락할게. 재원아 수고많았어~! 피스!”


“ㅋㅋㅋ 네 형-!”



맞다. 재원이 말이 맞다.

우리가 처음 시작하는 이일에는 반드시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실수들과 함정들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완벽을 기하고 최선을 다한다 해도 말이다.


지금 타이밍에 중요한 건 우리가 이미 한 실수나 앞으로 마주칠 함정에 전전긍긍 하는 것이 아니라. 설사 환불을 해줄지언정 최소 10명의 고객을 얼마만큼 빨리 확보해서 우리 서비스만의 데이터를 쌓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럼 일단 이만재 사장님은 다음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쯤 시간을 조율하고. 다음주 금요일에서 일요일 사이에 첫 작품이 완성되겠네. 이제 다시 영업을 뛰어야겠어.’


-지잉. 이만재 사장님


“네, 여보세요. 강동건입니다.”


“어 그래요, 이만재입니다. 강대표 그날 잘 들어가셨지요?”


“네, 사장님. 안그래도 연락드릴려고 했는데 1차 영상편집본이 나왔습니다. 문자로 이메일 주소를 보내주시면 제가 일단 파일을 먼저보내드리겠습니다. 아 그리고 다음주 월,화 중에 촬영 가능 하실까요?”


“네, 저번처럼 화요일 오후 한시정도가 좋겠네요. 아 그리고, 그날 <나의 회자정리>촬영에 관심이 있는 내 친구 두 녀석도 같이 참석해도 괜찮을까요? 저번에 말했다시피 이녀석들도 지금 지금 플로우스토리에 관심이 많거든요. 스튜디오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나 뭐라나..”


“네, 그럼요 사장님. 스튜디오에 게스트 공간이 있으니까. 친구분들도 구경오셔도 상관없습니다-! 그럼 다음주 화요일 오후 1시로 예약 잡아놓겠습니다. 파일 확인해보시고 질문사항 있으시면 연락주십시오~!”


“하하. 알겠어요. 그럼 수고해요 강대표-!”


***


11월 1일 오후 12시 쯤 미리 스튜디오에 도착해서 재원이와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먹고 셋팅을 시작하고 1시가 되기 십오분전 어르신들이 도착했다.


이만재 사장님은 확실히 예전 어르신들에 비해 평균 신장이 많이 크셔서 그런지 오늘 입고 오신 감색양복도 몹시 잘 어울렸다.


어르신 옆에는 편안한 면바지에 가을자켓을 걸치시고 중절모를 손에 들고 계시는 어르신 한분과 누가봐도 등산 고수처럼 보이는 브랜드 등산바지와 자켓을 걸치고 계신 단풍매니아 같아 보이는 어르신이 함께 계셨다.


“안녕하신가, 강대표. 일주일만에 보니 반갑구만. 하하. 인사하게 여기 일제순사들이 쓰던 중절모를 쓰고 잔뜩 멋을 부린 사람은 한때 서울에서 척추수술로 이름 좀 날렸던 강북돌팔이 이고, 끌끌”


“아니, 이 글로발 밀수꾼놈이 젊은 사람들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구만. 에잉. 쯧쯧.”


“크크. 그리고 여기 이 지몸이 도화지 속 단풍나문줄 아는 녀석은 전직 30년 강력계 형사 박포졸일세”


“크크. 반갑네 박무열이라고 하네. 만재 이 친구가 재미있는 촬영을 한다기에 구경하러 왔다네.”


“하하. 반갑습니다 어르신들. 어르신들의 회자정리를 돕고 있는 플로우스토리의 강동건 매니저라고 합니다. 이렇게 인연이 닿아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하하. 우리도 영광일세 우리는 신경쓰지 말고 저 친구 잘 부탁하네. 어려서부터 센척만 하지 사실 우리중에 가장 쫄보거든. 저 강북척추팔이와 나는 평생 사람들을 붙잡고, 피를 보고 나름 풍진강호를 겪었지만. 저놈은 이나라 저나라 물건이나 떼다 팔고 돈이나 좀 만져 봤지. 강호가 뭔지 몰라요. 하하. 안그러냐 돌팔이~?”


“껄껄. 그건 그렇지. 이만재 저놈이 덩치만컷지 우리중에 제일 겁이 많긴 하지 크크.

오늘 저놈이 버벅거리는거 구경이나 하세. 자 앉지. 앉아-!”


...


칠십을 먹었어도 친구들과 같이 있으면 어린아이가 된다 더니..


전직 강력계 형사. 전직 척추전문의. 전직 사업가. 셋이 모였는데 놀이터에서 서로 진흙공을 던지며 신나게 웃고 떠드는 해맑은 어린아이들의 대화처럼 느껴지는 것을 보니 내 얼굴에도 그들의 해맑은 미소가 자연스럽게 전염되었다.


“하하. 어르신들 이쪽에 저희가 준비한 다과도 있으니까 편하게 드시면서 오늘 친구분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 여행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자, 그럼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나의 후회, 나의 시행착오, 나의 깨달음입니다.”


-레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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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거절을 했더니 새로운 고객이 나타났다. +1 22.11.23 27 2 11쪽
19 베테랑 노인들의 미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2.11.22 23 1 14쪽
» 아무리 어려운 길도 3인이 함께 걸으면 웃음꽃이 핀다. +1 22.11.21 27 2 11쪽
17 인생에서 달콤한 결과는 늘 쓴맛을 거쳐 완성된다. 22.11.19 27 1 10쪽
16 사업과 게임은 친구와 듀오를 할 때 더 재미있어진다. 22.11.18 24 1 12쪽
15 첫 번째 매출 850만원 22.11.17 24 1 10쪽
14 첫 번째 고객. 목화상생 이만재 사장님. 22.11.16 33 6 15쪽
13 내게도 백그라운드 뮤직 BGM이 강림하사 22.11.15 35 1 13쪽
12 행운은 내게 돈이 아닌 사람부터 주었다. 22.11.14 30 1 11쪽
11 뭐라도 하나 더 주고 말겠다는 서비스 마인드 22.11.12 35 1 10쪽
10 누구나 사골곰탕에 관한 추억이 하나쯤 있다. 22.11.11 40 1 10쪽
9 빌런과 히어로는 어렸을 때, 한끗 차이로 결정된다. 22.11.10 45 1 12쪽
8 나이를 떠나서 두려움과 고통이 사람을 움직이게 만든다. 22.11.09 3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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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할 수 있다는 상상이 성공이 진행되는 첫 번째 조건이였다. 22.11.02 144 13 15쪽
1 고통은 질량이 없는 상상일 뿐이다. +2 22.11.01 240 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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