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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극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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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극락
작품등록일 :
2022.10.31 22:16
최근연재일 :
2022.11.30 23:0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1,247
추천수 :
84
글자수 :
136,289

작성
22.11.10 13:08
조회
45
추천
1
글자
12쪽

빌런과 히어로는 어렸을 때, 한끗 차이로 결정된다.

DUMMY

취중의 오지랖, 기묘한 만남.


이 묘하게 안쓰러우면서도 당당한 에너지가 넘치는 훌륭한 싹이 보이는 이 녀석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지금 이 시기에 과장 좀 보태서 멋진 인생의 절대 전제라고도 할 수 있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직시하고 올바르게 해소하는 방법과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맺고 거리를 두는 법, 부(富)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누군가 제대로 제시해주지 않으면.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 하나로 이 녀석이 언제 어떻게 얼마만큼 삐뚤어질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내가 피해자라는 전제가 내면에 자리 잡게 되면 그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타인의 고통 따위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나도 피해자’야! 라는 많은 빌런들의 독보적 패시브인, 남 탓 패시브 스킬이 장착될지도 모른다.


그나마도 그동안 받고 있던 정신적인 압박감 속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래밍을 하며 탈선의 길로 빠지지는 않았지만. 이제 곧 성인이 되면 여러 가지 쾌락들을 경험하게 될텐데. 자신의 내면에 있는 불안감을 그 쾌락으로 더욱 충족하고 해소하기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프로그래밍 기술을 사용해 ‘무한조작 토사장’이 될지도 모르고, 금융범죄의 한 획을 그어 수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흘리게 할 빌런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의 마음도 말 한마디에 몇 날 몇 일을 아파하는데, 청소년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그 누구도 이 아이가 어떤 어른이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 녀석에게 긍정적이고 멋이 있는 인생관이나, 바른 도덕 관념, 즉, 옳고 그름의 선-악의 판단을 내리는 ‘양심’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면. 녀석은 동족을 제물로 삼아 자신의 결핍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발버둥 치다가 스스로도 불명예스럽고 불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빌런이 될 가능성이 차고 넘치는 조건을 가진 녀석이다.


‘아.. 내가 너무 나갔나. 그런데 충분히 가능한 전개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어렸을 적 부모님의 불화로 별별 탈선을 다 접해봤으니 말이다. 늘 악의 소굴의 임원이 되는 돌이킬수 없는 선택을 하기 직전에 내 모습을 보면 슬퍼할 엄마의 얼굴이 떠올라 발걸음을 돌렸었지만.’


여하튼 이 녀석은 그때의 나보다 현재 이 사회에서 먹히는 기술도 갖추고 있고 그 증거로 이미 코인으로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한바탕 할 만한 자금도 가지고 있는 상태다. 그야말로 어린아이 손에 식칼과 요리재료가 넘치게 준비된 상황.


여기서 행운을 가장한 악운이 조금만 들러붙어도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내공이 없기 때문에 나름 착실하게 살아왔던 미래가 유망한 과학고 학생의 인생이 뒤집어 지는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일 터.


내게 지기 싫어서 자신의 모든 능력과 자본을 오픈한 것 만 봐도 확실히 아직 어른들의 보호가 필요한 대한민국의 귀여운 꼬마다.


자신의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공격할 수 있는 자기합리화의 조건도 갖추고 있는 상태의 소년.


오늘밤 자기 몸하나 눕고, 세상에 대한 묘한 흥분과 두려움, 답답함이 독기로 바뀌기 직전의 눈빛을 보이고 있는 녀석을 보니 차마, 모른 채 하고 집으로 갈 수 없었다.


이대로 녀석을 떠나보내기에는 어떤 미친놈을 만나 또 다른 결핍을 만들어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녀석을 데리고 오늘 하루만 집에 재우기는 방향으로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다.


“좋아, 대신 너가 한말을 반드시 지키는 거야. 넌 학생이고 난 오지랖 넓었지만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연약한 아저씨니까.! 내일 아침 먹고 선생님께 전화를 하고! 학교로 간다! 그리고 바르고 충실하게 남은 학교생활을 한다! 오케이?!”


“ㅋㅋ 오케이~! 제가 또 모범생이거든요.! 선생님들도 저 다 좋아해요. 인사마스터임! 크크크”


“... 그래, 인사마스터. 가자 집은 저쪽이다.”


***


“자. 여기가 내 집이야. 일단 아까 말했다시피 내 집은 협소하다.! 고로 너는 아직 꼬마이기 때문에 뼈가 귀엽거든, 쉽게 변형될 수도 있단 말씀. 고로 너는 침대에서 잔다.


그전에 먼저 씻을수 있도록. 수건과 드라이기는 화장실 선반에 있다. 실시!. 아, 혹시 샤워하기 싫다면 손과 발, 세수만이라도 한다. 실시!”


녀석은 별말 없이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왔고,

나는 비교적 사이즈가 작은 츄리닝을 건내 주었다.


나도 본래 샤워를 하려고 했으나, 왠지 녀석이 아까 당찼던 말과 다르게 살짝 긴장해 있는 것 같아서, 나도 간단히 세안과 세족만 하고 나왔다.


방으로 돌아와보니 녀석은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뭐하고 있었어? 너가 흥미를 보일만한 책들은 없을텐데.”


녀석은 책한권을 가리키면서 내게 말했다.


“인간본성의 법칙,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감정을 건드려라, 문제를 해결하는 논리병법12가지. 책 제목만 봐도 다크 속성이 느껴지는것에 비해 방이 깔끔해서 의아해 하는 중이였어요. ㅋㅋㅋ”


뭐라는거야 이 똥강아지 같은 녀석은..


“거 쓸데없는 소리 고만하고, 이제 씻었으면 자라 새벽 1가 넘었다. 키크고 싶냐? 그럼 빨리 자! 나는 자료조사 좀 할게 있어서 정리 좀 하다가 잘테니까.”


“저 이미 클키는 다컷어요, 더 안자랄 듯. 176이면 클만큼 큰거지 뭐. 아저씨랑 별 차이도 안나요~! 손가락 두마디 정도? 크크”


“그래그래, 그 정도면 충분하지 그런데 군대에서 키크는 사람도 여럿 봤어. 나도 군대에서 1센치 정도 컷어, 신검할 때 오류인지는 불명확 하지만. 여튼간에 얼른 자.”


“졸려야 잠을 자죠, 오늘 나름 스펙타클했는지 잠이 안와요. 그리고 아저씨. 아니 형. 고마워요. 어디서 자야 되나 내심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시간에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친구집에 갈수도 없는 노릇이고, 친구들 중에 혼자 자취하는 친구들이 없어서.. 무튼간에 제가 형 허락도 안 받고 핸드폰도 체킹했는데 화도 안내시고 집으로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ㅋㅋㅋ 그래그래 사람이 도움을 받았으면 응당 감사를 표현해야지. 아주 바르게 잘 컷구만. 합격! 일단 침대에 누워! 누으면 눈부셔서 눈이 감기고, 눈이 감기면 잠이 오게 되어 있어. 내가 다른 건 몰라도 꿀잠 마스터야!”


“ㅋㅋ 꿀잠마스터는 또 처음 들어보네요. 그런데 형 자료조사는 어떤거 하는 거예요? 어쩌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을지도?”


“내가 지금 창업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분야가 있는데 이쪽 시장이 아직 활성화 되지 않았거든, 그래서 여러모로 데이터가 부족해. 내가 하려는 사업도 아직 누군가가 제대로 시작한 적이 없는 사업이라서. 사실 데이터 보다 몸으로 부딪쳐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 상황이랄까. 네말은 고맙지만. 지금 당장은 네 도움이 필요 없을 것 같아. 네가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건..”


“... 빨리 자는거겠네요.ㅋㅋㅋ 네. 일단 알겠습니다 형.

그래도 프로그래밍 관련해서는 제가 마스터급이니까. 저한테 물어보세요. 제가 나름 고급 인력이거든요. 형한테는 특별히 한번? 아니 두 번 무료로 서포트 해드릴께요~! 크크”


“그래. 나중에 도움이 필요할 때 그 찬스 반드시 다 써먹어주마-! 불 끊다, 잘 자라!”


“네, 형. 감사합니다. 먼저 잘께요.!”


녀석은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지만 노트북에서 가상으로 설정한 고객들에 대한 가치제안, 카피라이팅을 쓰기 시작한지 이십분도 안되어 녀석의 얕게 코를 고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14살에 애들 낳았으면 아 그래도 저녀석보단 한 살 어리겠군.. 내일 아침에 대충 밥먹이고 보내면 되겠지.

틈틈이 잘 지내고 있나 확인만 하고, 아예 삐뚤어질 꺼 같으면 관자놀이를 두 번정도 똑똑하면 정신 차리겠지 뭐 흐흐..


한 시간쯤 작업을 하다가. 나도 바닥에 요를 깔고 책두권을 깔고 그 위에 수건을 얹어 잠을 청했다.


‘아, 딱딱하네. 군대에서 사박오일간 훈련뛰다가 아무대서나 대충 평탄화 한 다음 누운 느낌이구만. 아 ㅈ같았던 강원도 야산의 푹신함 진짜 오랜만이네...’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며 잠깐 눈을 감고 있었는데 눈을 떠보니 어느새 아침 아홉시가 지나가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침대를 보니 녀석은 이어폰을 끼고 핸드폰으로 무언가를 보고 있었다.


“여. 히사시부리. 아. 요즘은 웹툰에서 이런 말 안쓰나..? 여튼간에 좋은 아침!!”


“어..? 네? ㅋㅋㅋㅋ 좋은아침 입니다 형~!”


“뭐 보고 있었던 거야? 얼굴에 썩소가 스며 있던데? 크크.”


“아, 롤이라고 게임에서 한 달에 한번 밸런스 패치 될 때마다. 상위티어들 뉴메타 녹화해서 보여주는 채널이 있거든요. 영상 보다가 댓글이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


“오, ㅋㅋㅋ 너도 롤 하냐 나도 롤하는데, 너 티어가 어디여!”


“ㅋㅋㅋ 저 다이아 3이요. 형은 어디세요. 딱 봐도 노잼브실골 같은데 ㅋㅋㅋ”


.....


“.... 마. 형은 실버의 수문장, 실버의 전투력 측정기, 실버의 ... ㅅㅂ.. 실버1 정글고인물이다..”


“ㅋㅋㅋㅋㅋ 역시 다이아3 안목 확실하쥬~ 형, 롤은 인문학이 아니예요, 경영도 아니고! 멘탈과 피지컬의 게임이라는 말씀! 일단 시작하면 채팅부터 다 차단하고 게임해야돼요.

만약 팀원이 던진다? 반응하면 그 판 끝나는거임. 그냥 트롤링하는 네놈만 열심히 하면. 어쩌면 우리가 이길 수 있을지도? 라는 팩트를 보여주기 위해서 라인전에 사활을 걸고 하다 보면, 어느새 무조건 질판인데 비등비등 해지거나 적팀중에 잘 컷다고 혼자 무리하게 사이드 도는 애들 한 두번만 짜르고 우연히 한타를 한 두번 이긴다?!.

그럼 갑자기 팀원들이 어쩌면 이길수도 있겠는데? 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럼 애들이 갑자기 초집중 모드에 돌입해서 본래 지 실력보다 높은 피지컬을 보이면서. 승리~! 아, 그 쾌감이란 진짜 ㅋㅋ 수많은 학생들의 내신을 박살낸 주범 LOL의 하이라이트죠.. 여튼간 채팅창만 끄고 플레이 하세요, 그럼 골드는 뭐, 로그인만 해도 쌉가능이지. 크크."


....


“야. 시끄러~! 게임 이야기 하니까 이주 신났네, 신났어.! K-잼민이 특 롤이야기 하면 환장함 ㅋㅋㅋㅋ”


“... 실버특, 팩트 말하면 개빡ㅊ.... 아..아.. 형 귀 찢어져요!!”


“ㅋㅋㅋㅋ 산적아저씨 특 ‘모든 사람은 쳐맞기 전에 그럴싸한 계획을 모두 가지고 있다.’ ㅋㅋㅋ 시끄럽고 아침 뭐먹을래. 1번 라면. 2번 라면. 3번 라면. 선택해라-!”


“ㅋㅋ 아니 도대체 뭘 선택하라는 거야. 다 라면인데 ㅋㅋㅋ”


“그렇지, 라면이 완전식품이라는 사실이 뉴스미디어를 통해서 스레기 저질식품으로 오인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단탄지의 조화에 선진 msg의 풍미를 1.000원에 맛볼수 있다니. 이것이야 말로 궁극의 현대문명이지. 후후..”


“.... 네. 잘 알겠구요. 저도 라면 좋아해요, 근대 무슨 라면 있어요? 라면은 신라면인데,”


“라면? 진라면 순한맛과 안성탕면이 있다.”


“... 아, 그걸 진짜 돈주고 사먹는 사람이 여기 있었네..!! 와.. 대박..”


.....


“진라면 순한맛이 왜..?!! 안성탕면이 왜..!!?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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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심명화 원장님의 마지막 미션 22.11.26 25 1 11쪽
22 몰랐다, 행운은 버티는 자에게 늘 드라마틱한 기적을 베풀고 싶어 한다는것을. 22.11.25 26 1 9쪽
21 새로운 파트너, 하이 웹소설 작가협회 +1 22.11.24 27 1 11쪽
20 거절을 했더니 새로운 고객이 나타났다. +1 22.11.23 27 2 11쪽
19 베테랑 노인들의 미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2.11.22 23 1 14쪽
18 아무리 어려운 길도 3인이 함께 걸으면 웃음꽃이 핀다. +1 22.11.21 28 2 11쪽
17 인생에서 달콤한 결과는 늘 쓴맛을 거쳐 완성된다. 22.11.19 27 1 10쪽
16 사업과 게임은 친구와 듀오를 할 때 더 재미있어진다. 22.11.18 24 1 12쪽
15 첫 번째 매출 850만원 22.11.17 24 1 10쪽
14 첫 번째 고객. 목화상생 이만재 사장님. 22.11.16 33 6 15쪽
13 내게도 백그라운드 뮤직 BGM이 강림하사 22.11.15 3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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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누구나 사골곰탕에 관한 추억이 하나쯤 있다. 22.11.11 40 1 10쪽
» 빌런과 히어로는 어렸을 때, 한끗 차이로 결정된다. 22.11.10 46 1 12쪽
8 나이를 떠나서 두려움과 고통이 사람을 움직이게 만든다. 22.11.09 39 1 11쪽
7 오지랖은 예상치 못했던 인연을 만든다. 22.11.08 43 1 13쪽
6 나만의 데이터 쌓기와 가설검증 22.11.07 51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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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방향을 잃었을 때는 귀인찬스를 써야 하는 법. 22.11.03 102 12 12쪽
2 할 수 있다는 상상이 성공이 진행되는 첫 번째 조건이였다. 22.11.02 144 13 15쪽
1 고통은 질량이 없는 상상일 뿐이다. +2 22.11.01 240 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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