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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 87_SSD_*****

전설을 찍는 영화감독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선유87
작품등록일 :
2021.02.02 15:28
최근연재일 :
2021.05.05 18:25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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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6,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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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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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9화

DUMMY

박윤석 기자는 <경비원의 밤>이 부산 영화제에 진출 했을 때 이동직 평론가의 소개로 만난 사람이다. 이동직 평론가 박기자를 만났고, 박기자 때문에 차대표를 만나게 되고 지금 이대표까지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지금 나를 응원해 주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며 은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 중에 한명이었다.


“네 기자님!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셨어요?”

“지금 내가 잘 지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지! 김감독 지금 촬영 중이라며? 근데 나한테 말도 안하고 진짜 우리 사이 그 정도 밖에 안 돼?”

“아휴 기자님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예산도 작고 독립영화인데 괜히 말씀드리면 부담 드리고 그럴 까봐.”

“에헤이 김감독 그런 말 들으면 나 서운해~ 내가 김감독 영화면 단편이든 독립이든 뭐든 관심을 가지지. 영화 싸이즈 그게 뭐가 중요해? 김감독 영화인게 중요한 거지”

“하하 박기자님 감동입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다니 역시 박기자님 뿐입니다.”


그러자 박기자는 하하하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이어진 말에서 박기자가 전화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렇지? 나밖에 없지? 그러니까 김감독 인터뷰 하나만 해주라.”

“인터뷰요?

“응 김감독 이번 영화 킥스타터라는 회사에서 클라우드 펀딩으로 투자 받았다며?”

“어떻게 아셨어요?”

“내가 우연히 해외 영화사이트에서 김감독 영화에 관한 글을 봤거든. 보자마자 역시 김감독!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냐 진짜? 너무 창의적이다! 생각이 들었어.”

“하하 근데 그거 제가 했다기 보다는 이대표님하고 우리 제작실장 생각한 거 에요. 그때 진영이라고 같이 봤잖아요. 기억하시죠?”

“아~ 알지 진영씨. 그러면 좋아. 김감독이 다리를 좀 놔줄 수 있을까? 사실 내가 이번에 잡지에서 신문사로 이직을 했어. 그래서 뭔가 하나 해야 하는 데 딱 김감독 영화 얘기를 본거야. 그 순간 느낌 왔지 이걸로 특집기사 쓰면 대박이다! 앞으로 미래에 이뤄질 새로운 영화 제작 시스템! 와우~! 멋있어! 하하하”


박기자는 벌써 대박기사를 쓴 양 들떠 있었다.


“하하 박기자님 부탁이라면 당연히 들어드려야죠.”

“야~ 김감독 역시 멋있어. 근데 이 기사가 살려면 킥스타터 쪽 인터뷰가 꼭 들어가야 하거든... 그 다리도 좀 놔 줄 수 있을까?”

“그럼요. 제가 인터뷰를 할 수 있다고 확답은 못 드리지만 그쪽에서도 좋아할 거 에요. 진영이 통해서 킥스타터 쪽에 연락하고 답변 오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아이구 고마워 김감독~!! 그리고 김감독도 인터뷰 해줄 거지? 이번 기사의 포인트는 킥스타터랑 그걸 로 영화를 찍고 있는 젊고 유망한 감독이거든.”

“그럼요. 대신 좋게 써주실 거죠?”

“그럼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어. 그런 걱정은 붙들어 매라고~!”


나는 박기자의 요청을 이대표와 진영에게 전달했다. 진영이가 킥스타터 쪽에 연락을 했고, 그들은 흔쾌히 승낙했다.


어차피 이 일은 그들에게 마케팅의 목적이 제일이었다. 그게 미국이든 한국이든 기사를 써준다면 킥스타터 입장에서는 땡큐다.


박기자는 이번 기사에 열정을 불태우며 직접 미국으로 날아가서 인터뷰를 해오겠다 했다. 그래서 나를 인터뷰하는 건 박기자가 아닌 다른 기자가 오기로 했다.


* * *


시간이 흘러 한 2주 정도 지났다.


촬영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우리 현장은 안정권을 달리는 비행기처럼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었다.


남자 배우들은 다시 잘 뭉쳤고, 하던 대로 열심히 했다. 의외인 점은 백혜나와 유진이였다.


나는 두 사람이 한번은 부딪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각자의 연기에 충실할 뿐, 딱히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이 친하게 지내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묘한 신경전 같은 게 느껴졌다.


촬영이 한창이던 그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네 여보세요.”

“박윤석기자님 소개로 연락드려요. 이혜원기자라고 합니다.”

“아 예 안녕하세요. 김강일입니다.”

“네 인터뷰 때문에 연락 드렸어요. 박기자님 얘기로는 다 얘기 됐다고 하시던데. 알고 계시죠?”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럼 인터뷰도 진행하고 기사에 실을 촬영 현장 사진도 찍어야 해서요. 그래서 촬영 하는 날 인터뷰를 진행했으면 좋겠네요.”

“음... 알겠습니다. 그러면 내일은 휴차고, 모레부터 3일간 촬영이니까 그때 오시면 될 거 같아요. 그럼 자세한 일정 조율은 저희 제작팀과 진행하시면 될거 같습니다.”


그렇게 통화를 마치고, 나는 진영이에게 일정을 정리 해 달라며 토스했다.


그리고 촬영을 마친 그날 저녁 진영이는 잔뜩 화가 나서 나에게 왔다.


“야 강일아 그 기자 뭐하는 애냐? 미친 애 아냐?”

“왜?”

“아니 무슨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하잖아. 내가 개 빡쳐가지고 아주 진짜.”


그러면서 진영이는 이혜원기자와 통화한 내역을 나에게 들려주었다.


“안녕하세요. <케이지> 제작실장 김진영입니다. 김강일 감독님한테 연락받고, 인터뷰 일정 조율하려 연락드렸어요.”

“네 얘기 들었다고 하시니까 아시죠? 촬영 현장 사진 필요해서 촬영이 있는 날로 일정 잡아야 하는 거.”

“네 들었습니다. 그럼 모레 한 3시나 4시쯤 오셔서 사진 찍으시고, 촬영 끝난 후 인터뷰 진행 하시는 게 어떠세요?”

“네? 그럼 저희보고 촬영 끝날 때 까지 기다리라고요?”

“어... 그래야죠. 인터뷰 때문에 촬영을 중단할 순 없잖아요.”

“다른 데는 그렇게 하던데요?”

“네?! 어디가 그래요?”

“광고나 화보도 그렇고 드라마도 그렇고 다른 데는 다 그렇게 해요. 아니 작은 영화가 바쁘면 얼마나 바쁘다고 참... 꼴에 영화라고 유세 떠는 거야 뭐야..”


진영이는 예전 같으면 욱해서 바로 쌍욕날리고 난리를 쳤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일을 하면서 어른이 됐는지 감정 컨트롤을 하며 대처 했다.


“아... 기자님 그런 게 아니라... 저희도 촬영 일정이라는 게 있고... 배우들도 스케줄이 있는데...”

“배우요?? 거기 뭐 배우라고 할 사람이 나오나요??다 무명이던데? 스케줄이 있어요?”

“물론 저희 배우들이 엄청 스타는 아니지만 그래도 각자 일정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걸 함부로 바꾸고 할 순 없죠. 하하...”

“아니 그럼 제 일정은요? 제가 그쪽 영화 촬영 시간에 맞춰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영화촬영을 계속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에요?”

“...”


진영이는 더 이상 논리적인 대화는 불가능할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영화 제작부가 되면 제일 많이 하는 말 ‘죄송합니다’를 연신 하며 그녀를 달랬다.


그래서 대신 우리 쪽에서 기사에 쓸 촬영장 사진을 찍어 놓기로 했다. 그리고 인터뷰를 최대한 6시 전에 끝내 주기로 했다. 그렇게 했음에도 이혜원 기자는 맘에 안 든다는 듯이 불만을 계속 제기했다. 진영이는 계속 그녀에게 시달렸다고 한다.


나는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아... 나도 아까 전화 받을 때 친절하다는 느낌은 없었는데...근데 진영아 이거 엄밀히 말하면 우리가 부탁 받은 건데 이렇게 까지 하면서 해야 하냐?”

“당연하지 새끼야 박기자님 신문사 갔다잖냐. 우리 영화는 마케팅 비용도 없는데 기사 내준다고 하면 어이쿠 감사합니다 하면서 해야지. 그리고 개봉 할 때도 기사 내야 할 거 아냐? 그럼 이렇게 해놔야 그때 가서 기사 한 줄이라도 써주시지.”


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진영이를 바라봤다.


“왜 새끼야?”

“너 인마 너 답지 않다?”

“뭐가?”

“원래는 니가 지랄하면 내가 말려야 하는 데 지금은 거꾸로다 지금? 새끼 어른 됐네?”


진영이는 기가 찬다는 얼굴로 나를 보며 웃었다.


“새끼 당연히 내가 니보단 어른이지. 그러니까 어른의 부탁이다. 그날 어떻게 그 인터뷰 시간 좀 맞춰 줄 수 있냐?”

“하... 한번 해보는데 알지? 나도 촬영은 빨리 끝내고 싶지만 그게 맘대로 안 되는 거?”

“알아 새끼야... 에휴 늦어지면 별 수 있냐. 무릎 한번 꿇어야지.”

“고생이 많다.”

“맞아 나 고생이 많아. 맥주나 한 캔 하자 새끼야.”


나는 진영이의 이런 저런 하소연을 들어주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 * *


시간이 흘러 이혜원 기자가 인터뷰를 하기로 한 날이 되었다.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촬영에 집중하느라 기자가 온다는 것을 까먹고 있었다. 그러다 진영이가 점심 때 쯤에 인터뷰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한편 진영이는 기자에게 줄 사진을 찍느라 DSLR을 빌려와서 하루 종일 사진을 찍고 있었다.


보통 상업영화 촬영 현장에는 현장 스틸사진을 찍는 촬영 기사가 있다. 그 사진들로 마케팅 쪽에 활용을 한다.


하지만 우리처럼 가난한 영화 현장에는 스틸기사 까지 쓰는 건 사치라 생각해서 쓰지 않았다.


이혜원 기자는 5시가 돼서 도착했다. 그 전에 끝냈으면 좋겠지만, 아직 2컷 정도가 남아 이혜원 기자는 기다려야만 했다.


나는 촬영을 마치자마자 헐레벌떡 인터뷰 장소로 갔다. 이 근처에 카페나 그런 곳은 없었기에 대기실 중 한 공간을 인터뷰 장소로 세팅해 놨다.


이혜원 기자는 옆에 후배 기자인지 카메라를 든 남자와 함께 있었다. 나는 기다리고 있는 이혜원 기자에게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기자님 안녕하세요~”


하지만 이혜원 기자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근데 감독님 지금 그 상태로 인터뷰를 하시겠다는 거 에요?”

“네 뭐가 문제 있나요?”

“하아... 이거 기사에 사진 들어갈 수도 있는데 지금 그런 꼴로 사진 찍으시겠다는 거 에요?”


이어서 이혜원 기자는 고개를 돌리고 혼잣말이라는 듯 말했다.


“거지야 뭐야..”


물론 이 말은 충분히 다 들렸다.


“아니 지금 막 촬영하다가 와서...”


나는 욱해서 한마디 하려 했지만, 이혜원 기자 뒤에 서 있는 진영이가 참으라는 제스처를 했다. 나는 심호흡을 하며 끓어오른 감정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시간이 없으시다 길래 촬영 끝나고 바로 와서 그래요. 원하시면 옷을 갈아입고 올까요?”


이혜원 기자는 시계를 보더니 짜증난다는 듯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화가 났지만 세상사 꿀리는 쪽이 숙여야지 별수 있겠는가... 그렇게 쓰린 속을 달래며 얼른 숙소로 가서 제일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이혜원 기자는 맘에 안 들지만 넘어간다는 표정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시간이 없으니 빨리 중요한 질문 위주로 할게요. 모자란 부분은 질문지 보내드릴 테니까 거기에 답변해주시면 될 거 같아요.”

“네 알겠습니다.”

“지금 한국대 영화과 4학년... 뭐야? 대학생이에요?”


그 순간 나도 참지 못하고 욱해서 말했다.


“아니 기자님 인터뷰를 하러 오시면서 아무런 조사도 안하고 오셨어요? 그건 기본 아니에요?”

“뭐라고요?”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진영이는 더 이상 말릴 수 없다 생각했는지 고개를 저었다.


이혜원 기자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혀를 차며 말했다.


“아니 지금 뭐? 기본? 야 니가 어려서 잘 모르나 본데 내가 기사 하나 쓰면 어떻게 되는 지 알아? 니네 같은 쬐그만 영화 박살내는 거 우리 같은 기자한테는 일도 아냐? 니 영화 개봉 하는 날에 맞춰서 기사 한 번 쏟아내 봐?”


이혜원 기자의 협박에 진영이는 안 되겠다 생각했는지 나를 말렸다.


“감독님 너무 그러지 마시고...”

“아니...”

“감독님...”


진영이는 간절한 표정으로 나를 말렸다. 나는 화를 가라앉히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이혜원 기자는 거만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썩소를 날렸다.


“그리고 찍은 사진 보니까 쓸 수 있는 게 없을 거 같아요. 다시 찍어야 겠어요.”


그 말에 진영이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네? 이미 현장 정리 했는데.”

“정리 했으면 다시 장비 꺼내서 하세요. 스탭들이랑 배우들도 오라고 하고.”


이혜원 기자의 말도 안 되는 갑질에 나는 더 이상 봐줄 수 없었다.


“아니 저기요! 기사 쓰던가 말던가 맘대로 하시고. 인터뷰 없던 걸로 하세요.”

“뭐? 하 진짜 어이가...”


하지만 이혜원 기자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뭔가에 놀랐는지 눈이 동그래져서 내 뒤쪽만 바로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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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화 +4 21.04.29 756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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