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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먹는쥐 님의 서재입니다.

재앙의 생존자는 웃는 얼굴로 살아갑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포·미스테리

완결

책먹는쥐
작품등록일 :
2022.11.13 18:50
최근연재일 :
2022.12.18 23:32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905
추천수 :
33
글자수 :
190,307

작성
22.11.28 22:16
조회
22
추천
1
글자
11쪽

두 번째 무기

DUMMY

알파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전에 구현진의 상태는 한마디로 재앙이었다.

돌연변이 여럿이 붙어도 밀리지 않을 에너지양이었다.


“당신들은···, 사람인가요?”


진은희가 붙은 구현진은 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에너지양이었다.

눈으로 전부 확인이 불가능한 에너지 덩어리.


“우릴 방해하는 거야?”


진은희의 말에 구현진은 나지막이 말하였다.


“죽이지는 마.”

“왜?”

“우리와 다를 거 없는 사람이야. 어쩌면 우리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고.”


진은희의 눈이 가늘어졌다. 평소라면 반발하겠지만 오늘은 차분히 승낙해주었다.


“알겠어, 가자.”


거대한 에너지는 한없이 작은 에너지를 짓누른다.

알파의 몸이 정지되어 움직일 수 없자 그녀를 무시하고 구현진은 걸어 나갔다.


그 순간, 알파는 굳어있는 상태로 뒤에 있는 거대한 인형을 조종하였다.


“장난감?”


진은희의 의문과 함께 검붉은 안개를 방류하였다.

방 전체를 덮을 정도의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퍼진 검붉은 안개.

그녀의 시야를 막고 인형의 움직임 또한 잡았다.


“오늘은 감각이 좀 이상하네.”

“힘을 너무 많이 사용했어. 조심해, 현진. 에너지의 한계는 정해져 있으니까.”


그때였다. 알파는 작은 칼을 꺼내 자신의 손을 그었다.

그 순간, 그녀의 눈앞에 새로운 작은 인형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무시하고 지나갈 수는 없겠네.”


진은희는 그녀의 눈앞에 있는 정체 모를 인형을 본 순간, 말을 하였다.


“저게 뭐야?”

“원념이 담긴 저주받은 인형.”

“그냥 붙잡으면···?”


말하는 도중, 인형은 달려왔다. 검은 안개로 장악한 지역인데도 아무렇지 않게 힘껏 달려와 날카로운 손톱으로 구현진의 복부를 찔렀다.


“이 정도인가?”


하지만 겁은 안개를 두껍게 몸에 두른 구현진의 몸은 뚫을 수 없었다.


“알파, 그만 하세요.”


그녀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외쳤다. 하지만 이미 이성을 잃은 듯, 그녀의 눈빛에 생기가 있지 않았다.


“간절하네.”

“간절하다니?”

“에너지란 그 사람의 감정이 느껴지거든. 이건 더 이상 잃기 싫다는 애절함이야.”


조금 서글픈 표정을 짓는 진은희. 이윽고 그녀는 말을 이었다.


“현진. 간절해진 인간은 강한 법이야. 조심해.”


난 서둘러 검붉은 에너지를 모아 힘껏 인형에게로 부딪혔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걸로 한방에 기절하겠지. 하지만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인형은 벽이 파괴될 정도의 위력으로 쳤지만 금세 다시 일어났다.


“까다롭네.”


인형은 멈추지 않았다. 손에 에너지를 모으더니 작은 칼을 만들어 구현진에게로 던졌다.


“앗!”


몸을 서둘러 피했지만 이미 늦었다. 상완 쪽을 살짝 베인 것이다.


“괜찮아?”

“어, 이 정도는···.”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필사적으로 막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난 애초부터 외부인이었다. 이렇게까지 막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더 이상은···, 싫어. 나한테서 뺏어가지 마. 내 사람이야.”


초점 없는 눈으로 알파는 외쳤다. 그녀는 처음부터 상당히 불안한 상태였다.

구현진은 그런 그녀를 보며 그녀의 마음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두려운 거군요.”

“두렵다니?”


내 말에 진은희는 깜짝 놀라며 날 바라봤다.


“뭐 하는 거야?! 구현진?!”


이내 난 가드를 풀고 그녀에게로 천천히 걸어갔다.


“은희야, 방어 부탁해.”


옅은 미소를 지었지만, 진은희는 매우 화난 얼굴로 외쳤다.


“너 미쳤어?! 야! 뭐 하려고?!”

“설득하려고.”

“무슨 설득이야?! 잘 들어 저들은 모두 감정 장애를 가진 사람이야. 정신과 의사면 몰라도 우리가 저들을 설득하여 진정시킬 방법은 없어.”


내 굳건한 고집을 사용해 진은희의 말을 무시한 채, 알파의 눈앞에 가 두 손을 잡았다.


“알파, 전 당신한테서 멀어지는 게 아닙니다.”

“어?”

“제 친구는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알파의 손이 조금 떨렸다.

그녀는 ‘병원’이란 단어에 사고 직후, 자신의 아이와 남편이 응급실에 실려 가는 장면을 떠올렸다.


“그 친구는 언제나 웃는 얼굴로 제게 말을 걸어줍니다.”


얘기를 할수록 인형의 힘이 빠져가는 게 느껴졌다.


“그 친구는 절 지키려다 병원에 입원해서 아직도 의식이 없습니다. 전 그 친구가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더 이상 그 친구가 다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됩니다.”


활짝 웃는 표정을 짓자 그녀가 만든 작은 인형이 완전히 전투 능력을 상실하였다.


“그···, 친구의 이름은 뭡니까?”


눈을 뚝, 흘리며 알파는 말하였다.


“이하연이란 친구예요. 나중에 일어나면 꼭 한번 만나보세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덥석 알파는 내 손을 붙잡았다.


“그 친구···, 절대 잃지 마세요.”


그녀의 말에는 수많은 의미가 느껴졌다.


“알겠어요.”



***



“인생!”


염씨는 지규혁의 몸으로 열심히 달리고 있다. 그의 뒤에는 수많은 군인들이 총을 겨누며 금방이라도 그의 몸을 산산조각 낼 거 같았다.


“구현진의 에너지가 느껴지자마자 뛰쳐나갔어. 이 망할 년. 구현진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는 이 남성의 몸을 지켜야 되는데···.”


염씨는 뚱뚱한 지규혁의 몸으로 최대한 도망을 쳤다.


“거기까지!”


쿵!


그 순간, 염씨의 눈앞을 가로막는 근육질의 한 남성.


“뭐야? 이 근육 덩어리는?”


염씨의 말에 남성은 호쾌하게 웃었다.


“하하, 나한테 이름은 없어. 여기 사람들은 편하게 [베타]라는 이름을 붙여줬거든.”

“이름이 없다니, 너 어떤 인생을 살아온 거냐?”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순순히 항복하지.”

“하, 알겠어.”


염씨는 손을 들고 투항하듯, 그의 앞으로 갔다. 그러자 베타는 등에 있던 수감을 꺼내 그의 손목에 채우려 하였다.


“어리석은 인간! 염씨 펀치!”


이상한 명칭의 펀치를 베타에게 휘둘렀다. 그러나 그는 염씨의 펀치를 비웃으며 가볍게 막아냈다.


“하, 내 신체는 평범한 남성의 6배나 되는 모양이야. 일반적인 돌연변이들은 평균 인간의 3배 정도의 신체 능력을 갖게 된다고 하더군. 자네는 어느 정도일까?”


윤씨를 비웃으며 손에 에너지를 모으는 베타. 그러자 1미터 정도의 길이의 야구 방망이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야구라도 하자고?”


염씨는 땀을 삐질 흘렸다. 뒤에는 총을 들은 수많은 군이. 앞에는 혼자서 버거운 근육질의 초인.


“야구 좋지. 같이 한판 어때?!”


인생의 위기. 염씨는 속으로 몇 번이고 외쳤다.

진은희! 현진! 빨리 와. 뭐 하고 있어?! 아까 튀어 나갔으면 지금쯤 오라고.


손목시계를 확인하자 진은희가 염씨를 버리고 구현진한테 달려간 지 30분이 넘었다. 이런 작은 섬에서 이 정도로 시간을 끌어줬으면 지금쯤 와주는 게 정상 아닌가.


“설마 당했나···, 아니, 적어도 그들이 당했다는 선택지는 없어.”


그의 고뇌 속, 한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 뭐야?”

“뭐야? 이거? 너 언제부터 들었냐?”


의문의 목소리는 지규혁이었다.

염씨는 머리를 긁적이며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지금 상황도 머리가 아픈데 잠재웠던 지규혁의 정신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가만있어.”

“뭐?! 내 몸이야! 네가 나가!”


지규혁은 발버둥을 쳤다. 그럴수록 염씨는 몸을 컨트롤하기가 힘들어졌다.


“야, 너 정말 죽는다고! 가만히 좀 있으라고!”

“남의 몸에 들어와서 뭐?! 죽어?! 어이가 없네!”


염씨의 말에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지규혁. 그러자 염씨는 외쳤다.


“아니! 진짜! 친구 없는 외톨이면 가만있어!”

“뭐?! 외톨이?! 내가 너 죽여 버릴 거야. 외톨이처럼 생긴 게!”

“외톨이?! 네가?! 나한테?! 풉!”


베타는 아무 움직임을 취하지 못하였다.

눈앞의 남성이 혼잣말로 꽤나 열중이 싸우고 있어, 언제 끼어들어야 할지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것이다.


“아 됐어! 몰라!”


염씨는 고함을 취며 양팔을 뻗어 베타에게로 다가갔다.


“어이! 아저씨! 그냥 수갑 채워! 도와줬더니 나한테 화를 낸다. 이 몸 주인은? 내가 잘못한 거야?”

“어···, 응?”

“아니, 들어봐. 내가 이 몸뚱이 구하겠다고 저 총 밭을 헤치며 도왔는데 이런 취급이 말이 돼?”

“아니···.”


염씨는 그동안 쌓였는지 말을 쉬지 않았다.


“나랑 같이 온 여자도 말이야. 지 친구 구하겠다고! 여기까지 도와준 날 버리고 그냥 가버린다?! 지들 친구의 몸도 있는데?! 하~ 진짜 내가 어이가 없어서.”

“많이 힘들었겠구나. 그런데 같이 온 여자라니?”

“앗.”


염씨는 하면 안 되는 말을 해버렸다는 듯, 입을 틀어막았다.

처음 진은희와 이곳에 왔을 때는 모두 일반 군인들이었다. 그렇기에 진은희의 모습을 그들이 보는 건 불가능하였다.


“그건···.”

“후~ 솔직하게 말하자, 야구 방망이로 맞아본 적 없지?”


야구 방망이. 그것을 본 순간 지규혁의 자아가 강해졌다.


“당···, 당신도···, 저희를 때릴 거야?”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듯, 흥분한 지규혁의 자아가 그의 몸을 완전히 차지하였다.

“어?”


염씨는 그제야 시선을 내려 자신의 몸을 확인하였다.

방금 지규혁의 폭발로 인해 자신이 그의 몸에서 튕겨져 나온 것이다.


“너 진짜! 어떡하려고?!”

“넌 뭐야?”


지규혁의 질문에 염씨는 자신 있게 엄지를 쥐고 자신을 가리켰다.


“나, 구현진 친구.”

“현진의 친구?”

“그려, 현진은 지금 저놈들한테 잡혀있어.”


염씨의 말을 들은 지규혁. 그의 내부에서 무언가 부풀어 오르는 감정이 느껴졌다.

이윽고 진은희의 힘의 상징인 검붉은 안개가 그의 몸에서 조금씩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어른들은 우리를 괴롭히는구나.”


아까와는 다른 더듬지 않고 신중해진 목소리의 지규혁이 베타를 노려보았다.


“당신들만 없으면···, 우린···.”


그는 땅에다 손을 얹고 무언가를 상상해 그리기 시작했다.


“너 뭐 하는 거야?!”


염씨의 물음에 지규혁은 답하였다.


“이 검붉은 안개가 알려주고 있어. 저들을 벌할 방법을.”


지규혁의 말을 들은 순간, 베타와 염씨의 등골에 소름 돋았다.

지규혁의 등 너머로 보이는 수많은 아이들의 원한. 그것을 본 순간, 동물적 본능이 당장이라도 도망치라 외치고 있다.


“저들을 벌할 수 있는 그림. 완성됐어.”


3분. 손으로 바닥에 신중히 무언가를 그린 지규혁.

그러자 바닥에서 거대한 호랑이 한 마리가 나왔다.


“뭐야?”


베타는 자신도 모르게 내뱉었다.


5미터의 거대한 호랑이.


“어흥!”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 근엄한 외견과 땅이 흔들리는 포효.

덕분에 군인들 또한 뒷걸음질을 치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내가 모두를 구할 거야.”


그때, 구현진과 진은희가 염씨와 지규혁 있는 장소로 도착하였다.


“이 에너지는 뭐야?”


구현진의 질문에 진은희는 미소를 지었다.


“두 번째, 탄환이 준비된 거지.”


이 모든 것을 예상했다는 듯, 진은희는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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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재앙의 생존자는 웃는 얼굴로 살아갑니다. 22.12.18 11 0 12쪽
36 트라우마 22.12.17 10 0 11쪽
35 또 다른 재앙 22.12.16 12 0 12쪽
34 마음 아픈 아이 22.12.15 11 0 12쪽
33 불운의 아이들 +1 22.12.14 16 1 11쪽
32 나 자신과의 토론 22.12.13 11 1 12쪽
31 돌아온 일상 22.12.12 14 1 12쪽
30 홍연기 22.12.11 14 1 12쪽
29 내전 22.12.10 16 1 12쪽
28 멸망한 세상2 22.12.09 14 1 12쪽
27 멸망한 세상 22.12.08 17 1 12쪽
26 과거의 기억 22.12.07 17 1 11쪽
25 이예은 22.12.06 15 1 12쪽
24 불행한 일상 22.12.05 14 1 12쪽
23 일상 22.12.04 17 1 12쪽
22 해방 22.12.03 20 1 12쪽
21 아동학대 22.12.02 19 1 12쪽
20 고문 22.12.01 19 1 12쪽
19 돌연변이 학교 22.11.30 21 1 11쪽
18 폭주자 22.11.29 21 1 12쪽
» 두 번째 무기 22.11.28 23 1 11쪽
16 알파 22.11.27 24 1 12쪽
15 돌연변이 관리 부대 22.11.26 24 1 11쪽
14 능력자 단체 22.11.25 21 1 11쪽
13 종교(3) 22.11.24 20 1 11쪽
12 종교(2) 22.11.23 20 1 12쪽
11 종교(1) 22.11.22 28 1 12쪽
10 사람의 이기심 22.11.21 29 1 11쪽
9 분노 22.11.20 26 1 12쪽
8 과거의 기억 22.11.19 31 1 12쪽
7 붉은 하늘의 세계 22.11.18 32 1 12쪽
6 임경훈 22.11.17 32 1 13쪽
5 지규혁 22.11.16 31 1 10쪽
4 붉은 하늘의 세계 22.11.15 39 1 9쪽
3 이하연과의 만남(2) 22.11.14 43 1 9쪽
2 이하연과의 만남(1) 22.11.14 61 1 8쪽
1 내가 모르는 나의 과거. 22.11.13 113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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