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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만사10004 님의 서재입니다.

아직 장르를 정하지 못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만사10004
작품등록일 :
2023.05.19 21:58
최근연재일 :
2023.06.12 17:00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595
추천수 :
7
글자수 :
114,634

작성
23.05.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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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그렇게 실습이 시작하고 말았다

DUMMY

끼익!


200명이나 수용 가능한 대강의실에 하얀 백발에 똑같이 하얀 헌터 제복을 입은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의 이름은 이승원. 통칭 이 교수였다.


이 교수가 맡은 강의는 대한헌터과 1학년 필수 교과 ‘기초 헌터 실습’이다.

기초라고 붙어 있는 강의명과는 달리 그 난이도는 극악을 달린다.

이런 난이도를 가지게 된 건 전부 이 교수의 신념 때문이다.


‘감히 약자가 대한의 이름을 가질 생각하지 마라.’


무려 과 이름이 ‘대한’헌터과다.

‘대한’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대한제국을 넘어서 전 세계에서 대한이라는 수식어는 힘을 가진다.

일종의 프리미엄을 증명하는 증표.


그렇기에 대한의 수식어를 가진 자는 언제나 최고여야 하고, 최강이어야만 한다.

그것이 대한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가 가져야 할 기본소양.

황제가 허락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그 수식어를 모자란 녀석들이 자랑하고 다니는 꼴을 이 교수는 참지 못한다.


‘감히 약한 모습을 보인 녀석들 전부 F다.’


분명히 이 강의는 F부터 A 까지 학점이 골고루 있지만 이 강의를 받은 학생들의 결과는 F아니면 C였다.

어느 한 학생이 A를 맞은 예외를 제외하고는.


결론적으로 단 한 번도 이 과목에서 A+라는 최고 학점을 받은 인간은 없다.

그렇기에 C가 사실상에 최고점으로 인식된다.

덕분에 이 과목은 대한헌터과 학생들에게 통곡의 벽으로 불린다.


우수해도 C. 그렇지 못하면 F.

당연히 학점 관리는 망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몇 번이나 학생들에게 항의를 받은 이 교수지만 단 한 마디로 그들을 꿀 먹은 벙어리로 만들었다.


‘꼬우면 너가 대한급 헌터 해보던가.’


이 교수는 과거 대한급 헌터였던 몸.

헌터 은퇴 후 후대 양성이라는 대의를 위해 교수직에 몸담게 된 것이다.


그런 이 교수의 의지를 꺾으려면 최소한 대한급 헌터는 되야 한다.

그것조차 못 되는 인간들은 감히 이 교수에게 토를 달아선 안 된다.


“제군들! 안녕한가!”

““안녕하십니까!””


군기가 바짝 든 200명의 학생들이 교수에게 경례한다.

전부 같은 제복을 입은 학생들이 칼 같이 경례하는 모습은 꽤 그럴듯했다.

이런 경례도 전부 이 교수가 강의 첫날 학생들에게 기초 예법이 나열된 매뉴얼을 나누어줬기 때문이다.

지키지 않으면 F를 주겠다고 협박했으니 지키지 않는 학생은 없었다.


그런데 이 강의실에서 딱 한 명.

이 교수에게 경례하지 않은 남자가 있었다.


“야..! 조민우...! 뭐 해..!”

“...”


남자는 그저 멍하게 앉아 있었다.

동공이 풀려 있어 의식이 없는 듯 보였다.

심지어는 제복조차 입고 있지 않았다.

그 모습을 이 교수가 놓칠 리가 없었다.


터벅터벅, 구두 소리를 내며 남자 앞에 섰다.


“학생. 이름이 뭐지?”

“아아.. 그게.. 교수님! 이 녀석이 머리를 다쳐서요! 그래서 대학교가 어딨는 지도 모르고...!”

“조용. 자네에게 물은 게 아니네.”


이 교수의 차가운 눈빛이 윤아를 덮쳤다.

지금은 은퇴했다지만 과거 대한급 헌터였던 인간의 눈빛.

1학년 애송이 한 명 정도는 쉽게 얼려 버릴 수 있었다.


“난 버르장머리 없는 개자식에게 물은 거다.”

“...”

“그래서 학생, 이름이 뭐지?”


이 교수가 여전히 아무런 반응 없는 남자, 조민우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200명이 있는 대강의실을 차가운 공기가 무겁게 누르기 시작했다.

단순히 비유적으로 차가운 것이 아닌, 진짜로 기온이 낮아졌다.

흥분한 이 교수가 무의식적으로 자기 능력을 사용한 것이다.


이 교수 반대쪽에 서 있던 학생도 추위에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

“이 자식...”


그러나 여전히 남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남자의 머리카락마저 얼어붙기 시작했음에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아니, 눈빛조차 돌아오지 않았다.

숨을 쉬지 않았다면 죽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쨍그랑!


강의실 유리창이 깨졌다.

계속해져 낮아지는 기온에 열수축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끝까지 가 보자는 건가. 내가 이기나.”

“...”

“아니면, 너가 죽나.”


한기가 한츠 더 거세졌다.

이 교수 가까이있던 학생 몇 명은 경례한 상태 그대로 얼어 버렸다.

민우도 손가락부터 시작해 어깨까지 얼어 버렸다.

저 한기가 심장에 닿은 순간 정말로 생명이 위험해질 것이었다.


그때, 윤아가 이 교수의 손을 붙잡았다.


“자, 잠... 깐.. 잠깐.. 만요...!”

“흠...? 이건 무슨 의미지?”

“오늘 제 성적이 좋으면... 눈 감아주세요.”

“호오?”


윤아의 뜬금없는 내기에 이 교수가 한기를 거뒀다.

한결 숨 쉬기 편해진 윤아가 말을 이었다.


“완전한 실력 지상주의. 그게 이 교수님이 말씀하신 헌터죠.”

“그렇다. 헌터는 강한 것이 정의고 법이지.”

“이 강의도 실력이 있는 학생은 모든 편의를 봐주시겠다고 했구요.”


윤아가 한 말 전부 강의 첫날에 이 교수가 약속한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오늘 제가 압도적인 실력을 보인다면 이 학생을 봐주세요.”

“흠...”


이 교수가 잠깐 고민하더니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좋다. 내 능력에 저항했다는 점을 높이 사주지.”

“그러면...!”

“기회를 주겠다. 오늘 실습에서 단 한 대도 허락하지 않고 완벽하게 이겨 내 보아라.”


이 교수가 뒤돌아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자신에게 반항한 남자에게 잠깐 눈빛을 줬다.


‘인복 있는 녀석이군.’


하지만 한심하다.

다른 사람한테 의지하다니.

여자 쪽의 의지와 나에게 대든 용기는 높이 사지만, 저 버러지 같은 녀석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남자 쪽은 인복이 좋다면 여자 쪽은 인복이 없다.

이 관계가 이어질 수록 여자는 자기 재능을 썩히겠지.

그렇다면 할 일은 정해졌군.


쾅!


대강의실 무대에 선 이 교수가 바닥을 찼다.


“그러면 제군들. 바로 실습을 시작하겠다!”


쾅!


이 교수가 다시 한번 바닥을 차자 강의실이 순식간에 다른 공간으로 이동했다.

강의실 전체에 텔레포트 장치를 설치한 것이다.

대한제국 황립 대학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이었다.


“콜록..!”

“공기가 갑자기 뜨거워..!”


학생들이 갑작스레 변화한 기온에 적응하기 어려워했다.

방금까지 처위에 몸을 떨던 것과는 반대로, 이곳은 평균 기온이 50도가 넘는 곳이었으니 당연했다.

사방에 1000도가 넘는 용암이 흐르는 활화산으로 이동한 것이었다.


이곳은 대한대 소유 필드 중 하나인 [볼캐닉 네스트]였다.

아직 학생들이 적응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이 교수가 소리쳤다.


“오늘 실습의 내용은 간단하다. 학생 전원이 달려들어 드래곤의 새끼, 헤츨링을 잡는다.”

“...!”


그 말을 들은 학생들 전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 모두 대한대에 들어온 엘리트 중에서도 엘리트.

그럼에도 이제 막 대학에 들어온 새내기에 불과했다.

아무리 드래곤의 새끼인 헤츨링이더라도 아무런 준비 없이는 싸움이 성립할 리가 없다.


“목숨 걱정은 하지 마라. 내 판단 하에 위험해 보이는 녀석들은 직접 학교로 돌려보내주겠다.”


그 말에 조금 안심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학생들은 안색이 좋지 못했다.

수많은 학생들이 손을 들어 기권을 표시했다.

그 행위가 학점으로 직행 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목숨보다는 소중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들은 대한제국에서 손꼽는 엘리트들이지만, 대 드래곤 장비 없이 생물의 최정점과는 싸울 수 없으니까.


“쯧. 부딪치기도 전에 기권하는 놈들이 대한이라는 이름을 쓴다니. 한심한 줄 알아라.”


물론 이 교수는 굉장히 탐탁지 않아했다.

그렇게 기권한 사람들이 학교로 돌아간 후 남은 인원은 101명.


“100명하고 버러지 하나인가.”


이 교수가 말한 버러지는 당연히 민우였다.

텔레포트 이후로도 민우는 여전히 멍하니 있었다.


“헤츨링은 산 정상에 있다. 속성은 필드에 걸맞게 불 속성이고... 아, 한 가지 제군들에게 기회를 주겠다.”

"“...?"”


씨익.

이 교수가 입꼬리를 올려보였다.

아까 이 교수가 윤아에게 보였던 그 비릿한 미소였다.


“이번 공략에 가장 큰 기여를 한 학생은 지금까지의 행실, 그리고 앞으로의 행보 상관없이 A학점을 주겠다.”

“...!”


A학점?

이 과목에서 A학점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기여도 1등은 쉬운 게 아닌데.

다들 애매모호한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이 교수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나와 내기를 한 저 여학생보다 기여도가 높으면 C+다.”

“...!!!”


이번엔 기여도 1등과는 완전히 다른 반응이었다.

기여도 1등과 겨우 한 사람을 제치는 건 완전히 달랐으니까.


그리고 이 과목에서 C+란 다른 대부분의 학생들과 차이를 벌릴 수 있다는 의미였다.

학생들의 눈빛이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윤아 하나만 제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하게 된 것이다.


전부 이 교수의 의도대로였다.


“다른 룰은 없다. 강의 시간 1시간 내에 헤츨링을 공략할 것. 이상이다.”


이 교수가 그 말을 남기고는 자리를 벗어났다.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이 필드의 난이도를 낮춰버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교수가 사라진 뒤 윤아가 혀를 찼다.


“쳇...!”


헤츨링을 아무런 피해 없이 공략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다른 학생들에게 자신을 콕 집어서 경쟁자로 만들게 했다.

만전이라도 힘든데 자신의 적을 늘렸다.

하나부터 열까지 윤아 자신을 겨냥한 실습내용이었다.


원망의 눈빛을 만들어 민우에게 보였다.


“하... 어떡할 거야. 전부 너 때문이잖아.”

“...”


옆에 선 민우는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시원하게 욕을 내지른 뒤로 저 상태였다.

기절이라도 한 건지 알 수 없었다.

평소에도 못난 놈이지만, 오늘은 특히 여러모로 고생하게 만든다.


대체 이런 녀석이 뭐가 좋다고 난...


...


딱콩!


조금, 아니 꽤나 많이 괘씸한 민우에게 딱밤을 날렸다.

딱밤을 맞은 이마가 조금 붉어졌다.


“어차피 못 듣는 거 같으니까 하는 말인데. 내가 너 무조건 고백하게 만들 거야.”

“...”

“그렇지 않으면 억울해서 못 살아.”


윤아가 허릿춤에서 검을 하나 뽑아 들었다.

녹색의 바람이 검에 깃들었다.


윤아와 같은 가문의 인간만이 펼칠 수 있는 혈계기술, 극신태풍검이었다.

아직 깨달음이 부족한 윤아는 극신의 경지에 다다르지 못한 태풍검이었다.


“기다리고 있어. 누나가 헤츨링 목 따고 올게.”

“...”

“어휴, 다녀오라는 말도 안 해요.”


윤아가 민우의 뺨을 조금 꼬집고는 산 정상을 향했다.

아직 윤아의 손길이 남아 있는 민우의 볼따구.

그곳이 조금 붉어졌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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