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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사신 소녀와 시간의 장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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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작품등록일 :
2024.04.11 14:45
최근연재일 :
2024.04.19 18:05
연재수 :
8 회
조회수 :
53
추천수 :
0
글자수 :
43,886

작성
24.04.19 18:05
조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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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소원을 이뤄준다는 꿈의 도시 록펠리우스(2)-검은 안개

DUMMY

****


[록펠리우스. 최근에 건축된 산업 기반의 신식 도시이며 새로 들어온 총독에 의해 수도 카이만을 뒤따를 대도시로 계획되고 있다.]


기차에서 읽은 판플렛 속 소개는 이게 전부였다.


'단순히 신식 도시라는 것 밖에 없는데... 정말로 그곳에 여동생을 살릴 방법이 있을까?'


기차가 점점 도시에 가까워지며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에는 점점 인간의 흔적들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이 나타났고.


마침내 그 흔적들은 뚜렷해짐에 따라 도시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건축물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다음 역은 록펠리우스입니다. 하차하실 분들은 미리 짐을 싸서 하차 시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십시오.”


덩치 큰 승무원이 하차를 알리며 우리 칸을 지나간 뒤, 난 관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에 도착하고 하나둘 내리는 사람들.


계획 도시라 그런지 여러 개의 선로가 나열된 꽤나 큰 역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은 아무런 계획 없이 이곳에 왔긴 하지만, 역시나 제일 우선 시 되어야 하는 건 총독의 흔적을 찾는 것.


즉 그가 일으킨 기적들의 근거를 찾는 게 먼저다.


그래야 적어도 내가 헛소문을 듣고 오지 않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난 먼저 혹시나 이 소문에 대해 알 지도 모르는 주변 이들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길을 거닐며 도움을 구할 사람을 찾던 중 이상하게 눈에 들어온 노인 한 명.


모든 이가 바쁘게 지나다니는 와중 그 노인만은 무언가를 응시하듯 여유로운 눈빛으로 한 곳 만을 바라본 체 벤치에 앉아 있었다.


모두와 다르게 행동하는 노인의 모습에 특별함을 느낀 난 무언가에 끌리듯 가던 길을 멈추고 말을 걸었다.


“저기 뜬금없단 건 압니다만. 생명을 살린다는 총독에 대해 알고 계신 가요?”


그런데 나의 질문에 왜 인지, 노인은 영문 모를 한숨을 푹 쉬었다.


그러곤 곁눈질로 나를 흘겨보더니.


“보아하니, 당신도 그 소문을 듣고 왔군?”


‘이렇게 말한다는 건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았다는 것?’


“포기하게. 그건 헛된 욕심이야. 사람의 생명은 그 누구도 손댈 수 없는 존엄한 것일세 만약 그걸 바꾸려 했다간 신의 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네.”


“그래도 괜찮습니다. 전 이미 신을 배반했는걸요.”


"이미? 호-..."


그 말에 호기심이라도 생긴 듯 노인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후 나를 훑어 보던 중 내 등 뒤 관을 보더니 갑자기 호탕하게 웃었다.


“하! 하! 하! 하! 하! 뭐야. 자네였구먼! 되도 않는 사기 마법으로 마을 사람들의 돈을 떼어먹으며 돌아다닌다는 마법사가.”


“돈을 떼먹는다니... 아닙니다. 단지 그건 제 등 뒤에 있는 여동생의 아픔을 알기에 단순히 그들을 도와주겠다는 목적으로 한 일 일뿐...”


“그런 사람이 이제 이곳까지 찾아왔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마법으로 만족 해라고 하면서? 아니면 불경 한 일을 저지르며 그것 만으로도 만족 못한 겐가? 잘 듣게. 계속 말하지만, 이 세상에는 이치라는 게 있네. 즉 옳고 그름이란 게 있는 게야. 만약 그걸 어길 시엔 세상은 이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 하지. 엄-청난 반동으로 말일 세. 지금 이 도시에 정착해 있는 총독도 마찬가지야. 어디서 되어 먹지도 않은 마법으로 사람들을 혼돈 시키고 있어. 분명히 얼마 지나지 않아 자네와 함께 그 또한 벌을 받겠지.”


‘혼돈?..’


난 의문점이 들었다.


그 기적 같은 마법에 혼돈이라는 칭호가 어울릴까?


뭔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다.


‘혼돈이라니? 그럼 하나의 축복같은 총독의 마법이 혼동을 일으키는 재앙과도 같다는 말인가?’


“그 혼돈에 대해 조금만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하! 내 목숨이 아깝지 않은 이상 말해 줄 수는 없다네. 주변을 보게나 자네의 말에 벌써부터 사냥 개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 같은데.”


“사냥개?”


이해할 수 없는 그의 말이지만, 실제로 이전부터 자꾸만 많은 시선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 시선에 뒤를 돌아봤을 땐 평범히 발을 옮기는 행인들 뿐.


그래도 그의 말대로 여전히 누군가 가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다.


“그럼 결국 그 총독의 소문에 대해 알려면.”


“자네 손으로 직접 헤쳐 볼 수밖에 없지. 목숨을 빼앗길 각오를 하고 말이야.”


‘단순한 언급으로 벌써부터 사냥 개들이 풀렸다. 그리고 소문의 진실을 파헤칠려면 목숨 또한 위태로울 것이다’


이 노인이 내게 정보를 줄 수 없는 이유는 이 둘이었다.


그렇다면, 이 도시는 외부자에게 기적과 같은 소문을 흘리고 내부자에겐 그 실체를 입 단속 하기 위한 덫을 쳐 놓는다는 말인데.


역시 이 소문에 무언가 검은 부분이 있는 게 틀림없다.


그가 단순히 둘만의 대화에서도 꺼릴 정도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더 파보는 것은 위험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떻든 내 목적은 여동생을 살리는 것.


오기 전부터 무엇을 대가로 하든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어쨌든 사람들이 살아났다고 소문이 날 정도면 목격자가 많은 듯 하니, 좀 더 알아보자.'


“그럼 가보겠습니다.”


“정말로 가는 겐가?...”


“네. 이미 잃을 것도 없거든요.”


“하하하... 어쨌든 조심하는 게 좋을 걸세. 생명의 고귀함에 눈이 멀었다 간 어떤 대가를 지불 할지 몰라. 내 아들도 지 어미의 죽음을 믿지 못하고 저주의 길로 빠졌으니까 말일세.”


내가 그에게 돌아서서 가려 할 때 어째서인지 그의 입가에는 쓸쓸한 미소가 차올랐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것을 보니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열차 역을 지나 들어서게 된 마을의 거리.


여느 마을과 다름이 없었다.


평범한 사람들 평범한 상점가.


다만, 특별한 점은...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다는 거다.


“어이-! 거기 형씨. 우리 가계 물건 좀 보고 가-. 요새 중앙 수도에서 좋은 물건이 많이 들어왔는데, 봐봐 이거.”


“네? 뭐를.”


나에게 호객 행위를 하던 상인이 곧장 자신의 옆 관열 대에서 어떤 상자를 꺼내.


내게 가져왔다.


그 후, 상자에서 들리는 기괴한 소리.


그러곤...


-뾰오옹!!!!


“으악!!!”


정체 모를 무언가의 습격에 기겁해 넘어지고 말았다.


“하하하하하하하하!!!”


내 꼴이 우스운 듯 사방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내가 웃긴 건가?'


나를 넘어지게 한 정체를 향해 곱게 뜨지 않은 눈을 돌렸다.


‘삐에로 머리?...’


“하... 삐에로 머리가 들어있을 줄이야...”


“이게 중앙 도시의 아이들에게 그렇게 잘 팔린다고 하더군. 이렇게 덩치 큰 형씨도 놀랄 정도면. 인기 있을만하지! 하하하!”


“아... 네...”


가뜩이나 어렸을 때부터 겁이 많은 나였는데.


왠지 이번 굴욕 덕분에 평생 피에로를 혐오하며 살지도 모르겠다.


“어때? 형씨. 집에 아이라도 있으면 가져다주라구-. 꽤 좋아할 테니까.”


“그게 전 아직 결혼하지 않아서, 하하... 죄송해요.”


그 말에 약간은 실망 한 듯 주인이 '그래?"하고 넘기려던 순간.


그의 눈동자는 문뜩 나의 등 뒤를 넘겨봤다.


잠깐 그의 의도가 궁금하긴 했지만, 그의 의혹에 찬 눈빛을 보고 바로 알 수 있었다.


'그야 그렇지 않을 리가 없지. 많은 도시를 다니면서 나의 등 뒤에 있는 관에 대해, 단 한 명도 그냥 지나친 적이 없으니까.'


난 최대한 아픈 기억을 지워버리며 태연히 넘기기 위해 약간의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형씨. 혹시...”


“아! 맞아요. 이 뒤에 있는 관은...”


“시간의 장의사야?...”


“네?”


그 순간 미소로 가득했던 모든 사람의 입가에서 미소란 단어가 사라졌다.


모두가 나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봤고.


점점 나에게 묵언의 압박감을 선사했다.


“형씨... 사실 난 형씨를 좋게 보고 있어. 하지만 그보다 더 위대하신 건 우리 총독님이야. 우리 총독님은 당신 같은 사기꾼과 다르게 죽은 내 딸아이를 이렇게 살려주었다고!”


상점 주인은 어디를 보는지 모를 시선과 함께, 순간 등 뒤에 매고 있던 마네킹을 꺼내 보였다.


‘마네킹을 매...고 있었나?...’


분명, 이 마을에 들어와 저 주인과 만났을 땐 그의 등 뒤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 맨 몸이었다.


하지만, 그가 등 뒤에서 무언가를 꺼내려 했을 땐 분명히 마네킹이 매어져 있던 것이다.


“봐봐! 당신이 만든 수많은 미라들 그 사람들도 이렇게 다시 되살아날 수 있었는데...”


‘분명 정신이 나갔다.’


내 눈에는 그저 마네킹으로 보이는 저 플라스틱 덩어리를 자신의 딸이라고 지칭하는 모습.


‘물론 등에 보존된 시체를 메고 다니는 나 또한 제정신이 아니지만, 저건 더 제정신이 아니다.’


저건 인간이라고 칭할 수 있는 형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니야. 그럴 수 있어. 크흑 크흑. 우리 모두 다 총독님을 만나기 전에는 당신을 기다려왔으니까. 마치 재앙에 안달 난 사람처럼.”


기분 나쁘게 히죽대는 상인.


“자. 형씨도 이제 속죄하자! 최고의 벌을 받고 다시 태어나는 거야. 총독님의 수하로 말이지. 그렇게 되면 형씨는 죽음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어 이렇게.”


그 순간.


-쩍!


상인의 머리가 갈라지며 꿈틀대는 촉수들이 솟아났다.


“윽?!!!”


그 모습에 당황한 나는 뒷걸음질 치려 했지만.


어느샌가 시야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아온 강철 촉수에 손발이 묶여 버렸다.


“ㅈ---ㅏ---다---ㅅ---ㅣ태어--ㄴ---ㅏ는 거야.”


그가 내민 마네킹의 이마에서는 섬뜩한 뿔이 튀어나왔고.


살색으로 맨들 하던 얼굴의 하단이 쭉 찢어지며 드러난 기괴망측한 입이 나를 잡아먹을 듯 입맛을 다셨다.


‘젠장. 갑자기 왜?’


그런 마네킹과 같이 나에게 점점 다가오는 상인.


죽음이 다가오는 이 순간 귀에서 노인의 말이 울렸다.


[이 도시에 정착해 있는 총독도 마찬가지일세. 어디서 되어 먹지도 않은 마법으로 사람들을 혼돈 시키고 있어.]


‘그 혼돈이란 게 이런...것?’


무언가 낌새가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난 곧장 사건의 심각성을 깨달았고,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잠깐 사이 몇 차례 시간을 되돌려봤다.


하지만, 이 촉수가 내 마력을 전부 빨아 먹는지 마법이 전혀 써지지 않는다.


점점 서늘한 뿔이 미간을 향해 다가왔고, 실감 나지 않은 죽음의 공포가 살결을 얼렸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한번 겪어 봤지만.


여전히 적응 안되는 감정이다.


무언가를 해보고 싶기도 하다.


아니 모든 걸 바쳐서라도 이 상황을 빠져나가고 싶지만!


마력이 사라진 이상 도저히 무엇도 할 수 없다.


‘여동생을 살리지 못했던 내가 결국은 이렇게 또다시 자신의 무능력으로 죽게 되구나.’


여동생을 결국은 살리지 못했다는 분함에 눈물이 차가운 피부를 타고 떨어졌고.


마네킹의 뿔이 이마의 붉은 선 형을 그을 때.


어디선가 무심코 들려오는 말이 공허한 머릿속을 깨웠다.


“빨리 잡아!”


“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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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동생을 살려내야 한다. 24.04.17 6 0 13쪽
5 여동생이 죽었다... 24.04.16 6 0 11쪽
4 제국의 현실 24.04.15 9 0 18쪽
3 여동생의 저주 24.04.13 6 0 12쪽
2 갑자기 국가 권력 급의 마법을 얻게 됐다. 24.04.12 7 0 10쪽
1 시간마법 24.04.11 1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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