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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준 님의 서재입니다.

날씨의 마도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복준
작품등록일 :
2022.08.15 20:49
최근연재일 :
2022.11.01 15:17
연재수 :
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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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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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수 :
311,096

작성
22.09.1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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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운명의 시험 날

DUMMY

****


다음날도 그 다음 날도 훈련은 계속되었다.


불에 대한 내성이 어느 정도 생긴 기석은 마치 스펀지처럼 차세연의 가르침을 다 습득하였고.


화계열 중급 마도학까지 습득하는데는 고작 보름이면 충분했다.


그렇게 남은 13일.


그사이에 고급 마도학을 완수 해야 한다.


"이젠 불 속성 마력을 다루는 게 수월한가 봐요?"


"응. 덕분에 이렇게 된 것 같아."


아직 30% 이상으로는 마력을 변환시킬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 미만의 마력 내에서는 바람 마법을 다루듯이 자유자재로 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그 이상의 수치로 마력을 변화시키는 것과 고급마도학 전수.


그동안 반복 학습을 통해 그녀에게 중급까지 인정받은 난 마지막을 앞둔 체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실제로 이론 수업에 필요한 시간을 제외하고 남은 건 고작 7일이에요. 그러니 조금은 서두를 필요가 있어요."


'이렇게 휴식 없이 달렸는데... 아직도 바쁘다니... 정말 화 계열은 절대 복수전공을 하지 말라는 말에 걸맞게 빡센것 같다.'


"일단은 바람 속성 마법에 에어필드가 있듯이 불 속성 마법에도 파이어 필드가 있어요. 당신도 알고 있겠지만, 모든 마법의 위력과 범위를 늘려주는 일종의 필드 마법이죠."


파이어필드라...


저선 시험 때 그녀가 쓰는 걸 봤었는데 정말 보기만 해도 파멸적인 마법이었다.


한 지역구 내를 전부 다 불바다로 만드는 마법이니...


"일단은 파이어 필드를 시전하면 주변의 모든 걸 태우기 때문에 기상 장비기계공학과에 부탁해서 난연성 스프레이를 여기저기 뿌려놓긴 했는데...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그럼..."


"일단은 해봐야죠."


"뭐?! 그러다가 스승님의 별장에 불이라도 붙으면 어떡해?!"


"그야 잔나리 교수님이 상관없다고 하셨고 파이어 필드를 쓸 줄 모르면 시험은 말짱 도루묵이라고요. 자! 빨리 시작하죠."


불안했지만, 그녀가 하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더는 그녀를 부정할 수는 없었다.


"알겠어..."


"그럼, 시작할게요."


"응."


"어젯밤 고민을 해봤는데 역시 당신에게는 이론보다는 머릿속에 이미지화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도 당신은 이론으로 어렵게 설명하는 것보다, 마법을 쓸 때의 느낌과 이미지화 시킬 수 있는 설명으로 시범을 보였을 때. 훨씬 잘 따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요."


그렇긴 하다.


그녀가 말한 이론을 이해하려는 것보다, 난 그녀가 직접 시범을 보였을 때 훨씬 더 습득력이 빨랐다.


여기까지 빠르게 올 수 있었던 이유도 한 번 쓴 마법을 단 몇 번의 연습으로 따라 해내는 월등한 카피 능력 때문이기도 했다.


"혹시 기억하나요? 제가 거인과 싸울 때 썼던 마법들을."


"아! 그거 말하는 거야?"


"네."


물론 기억하고 말고다.


워낙 임팩트 있게 그녀가 쏟아냈던 마법들을 보고 그 당시 난 감명받아 멍하니 바라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도 그런 마법을 써보고 싶다고 부러워하기도 했다.


"따라 해봐요."


"뭘?..."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거 말이에요."


"이걸?!"


내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나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가리켰지만.


그녀는 눈 깜짝도 안 하고 행동을 곁들어가며, 설명을 시작했다.


"먼저 파이어 필드는 마력을 몸 밖으로 발산하여 이렇게 내가 서 있는 주위 공간에 마력이 입혀지면, 불 속성으로 변환시켜 타오르게 만드는 원리에요."


"그것만으로 될까?..."


"당연하죠! 당신은 제가 유일하게 인정한 천재에요. 그러니 못할 리가 없다구요."


아...


그녀에게 난 천재 같은 존재였구나...


하...하... 내가 그렇게 대단한 존재라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대학교 최고의 엘리트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자신감이 솟아나긴 했다.


그래.


천재가 이렇게 자신감이 없어서는 안 되지!


"좋아! 해볼게!"


천천히 눈을 감고 몸에 흐르는 마력을 느꼈다.


마력 감지는 질리도록 했던 터라 식은 죽 먹기였고, 난 늘 차고 넘쳐서 모자랄 일 없는 마력을 밖으로 뿜어내었다.


그의 몸에서 순간 뿜어져 나오는 대량의 마력.


짙어진 마력농도로 공기가 무거워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여기에 마력 변환을...'


(타오르는 불꽃이여 그대의 힘으로 모든 대지를 불태워버리리)


[파이어ㆍ필드]!


기석을 중심으로 흩날리는 불꽃.


그리고 그 불꽃은 사방으로 번져 삽시간 그들의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곳을 불태워버렸다.


다행히, 그녀의 난연성 스프레이가 아니었다면 이곳 전부가 불에 타 재가 되어버렸을 거다.


"이렇게 넓은 범위의 파이어 필드는 처음 봐요... 어쩌면 강희찬 교수님이 처음 시범으로 보여줬던 것보다 더 넓을지도..."


"그 정돈가?... 하하..."


그녀의 칭찬에, 쑥스러운 난 어색한 웃음소리를 내며 옆머리를 긁었다.


'하면 되잖아요... 역시, 당신의 재능은... 불공평해요...'


그 모습을 보며, 차세연의 주먹에 힘이 조금 들어갔지만...


이내 다시 풀며 작게 미소 지었다.


'그래도 상관없어요. 제 라이벌이 이 정도는 돼야지 뛰넘는 맛이 있지 않겠어요? 두고 보라고요! 반드시 당신을 뛰어넘어 재능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보란 듯 보여주겠어요.'


그 뒤로도 순조로웠다.


마치, (그런 능력이 현실에 있는 건 아니지만.) 카피 능력이 실존하는 것처럼, 기석은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모든 마법을 그녀의 간단한 설명과 함께 실현해냈다.


"오늘은 이 정도로만 하죠."


"뭐?... 이제 좀 속도가 붙은 거 같은데... 조금만 더하면 안 될까?"


기석이 아쉬운듯한 말투로 그녀를 바라보자.


세연은 싱긋 미소 지으며, 그를 달랬다.


"그러다 어제처럼 쓰러지시면 어쩌려고 그래요~? 당신의 건강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까. 이쯤 하기로 해요."


그리고 미소 뒤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싸한 기운.


"그리고 제가 오랜 시간 쌓았던 모든 게 단 한 달 만에 당신에게 따라 잡히는 걸 보니 치사해서 한 대 때리고 싶기도 하고요."


"윽!"


자신을 흘겨보며 하는 그녀의 말에 혹시나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게 아닌가 의심을 한 기석은.


이내 겁을 먹으며, 방어태세를 취했다.


그러자, 그런 기석의 모습이 웃긴 듯 나지막하게 웃으며, 그녀는 말했다.


"우후후. 걱정할 필요 없어요. 장난이에요."


"아. 아... 그렇지?"


다행이다.


순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줄 알았다.


****


그 뒤로 며칠간의 특훈이 있었고.


드디어 대망의 실험일이 다가왔다.


여태받은 모든 무시와 놀림을 되값기 위해 오늘만 기다렸다.


난 비장한 표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강의실로 걸어 들어갔다.


강의실 내의 모든 학생의 이목이 나에게 집중되었으며, 그들이 뿜어내는 뜨거운 기운을 온몸으로 받았다.


물론, 이제 불 속성에 대한 내성이 완전히 생겨 전혀 뜨겁않지만 말이다.


-드르륵. 털썩.


오늘도 변함없이 차세연의 옆자리.


그녀는 여전히 내가 온 걸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공부에 집중하고 있었다.


솔직히 오면서, 시험 시작 전에 작은 동작으로 입 모양과 함께 화이팅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채로 옆으로 돌아본 그녀.


그리고!


나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수줍은 미소와 함께 작은 몸동작과 입모양 만으로 화이팅을 외치는 것이다.


'크흑. 한 달 동안 내가 겪었던 일은 꿈이 아니구나!'


그녀를 내게 내려준 하늘과 같이 있게 해준 교수님께 감사하며, 격한 끄덕임으로 그녀에게 자신감을 전달했다.


그녀 또한 '풉...'이라는 작은 웃음으로 화답하고 다시 고갤돌려 시험을 준비했다.


그리고 드디어 열리는 앞문.


옆구리에 시험지를 한가득 든 채 붉은 수염을 흩날리며 들어오는 사람.


바로 강희찬이었다.


"하! 이 녀석들아!!!!! 다들 꼴이 말이 아니군. 시험이란 전쟁과도 같은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병 걸린 병아리처럼 쫄아가지고 벌벌 떨고 있어서 되겠느냐!!!!!!"


그럴만도 하다.


왜냐하면 화 계열 기후 마도학과의 상징인 천생천하 유아독존이라는 시스템 때문이다.


그래서, 매번 있는 시험에서 최하위에 등극한다면...


학과에서 추방되고 만다.


그렇게 학생이 한명 한명 사라지고, 마지막 최후의 3인 안에 들어서 학과를 졸업하는 게 화 계열 기후 마도학과의 전통이자 상징이었다.


결국 이 모든 학생은 매 시험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존재.


자신들의 자리를 뺏으러, 어디선가 굴러들어온 돌인 나를 경계하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이다.


그래서 차세연을 제외하고는 다들 긴장감이 흐른 채 침묵하고 있었다.


"나라를 구할 전사가 될 놈들이 고작 시험 하나에 벌벌 떨더니 글렀군. 어디 그런 마음으로도 시험을 잘 칠 수 있는가 보지. 시간은 40분이다."


강희찬은 말이 끝남과 함께 공중으로 중으로 시험지를 던졌고 학생들의 책상에 시험지가 떨어짐과 동시에 사방을 울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렸다.


"시작!!!!!!!!"


드디어 시작됐다.


미래를 건 운명의 데스메치가.


강의실 내는 샤프가 책상을 파먹을 듯이 엄청난 속도로 부딪히는 소리가 난무했다.


-째깍. 째깍. 째깍.


에어콘을 틀었음에도 열기로 땀이 흘러내리는 강의실.


시간이 갈수록 누군가는 환호했으며, 누군가는 절망했으며, 다시또 그 누군가가 절망하기도 했다.


한치 앞의 미래를 예상할 수 없는 운명의 시험.


모든 필기시험이 완료되고 그렇게 학생들은 대망의 실기 시험을 치르기 위해, 장비기계공학과 제2실험실에 도착했다.


"이제 마지막 시험이다. 애송이들아! 그깠 필기시험 하나 잘 쳤다고 웃고 난린데, 방심하고 실기 시험을 대충 쳤다간 바로 추방이다."


알고 있다.


강희찬이 분명 시험 전에 실기가 50%를 차지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특히 조기석이라고 했나? 분명 실기에서 이 상황을 역전 시켜야 할만한 점수를 받아야 할 것이다. 넌 상위권에서도 제일 끝자락에 있으니깐."


학생들 사이를 스쳐 지나가며, 기석에게 강조했다.


역시 지금이 핀 포인트인가?...


하지만, 실기에 어떤 시험이 나오는지 통보된 바가 없기에 아직은 안갯속인 상황.


제발 내가 잘하는 것이어야 할 텐데.


그렇게 학생들 앞에 선 강희찬.


모두가 바짝 긴장하고 있을 때 그의 굵직한 목소리가 고막을 때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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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두근두근 22.09.20 22 0 10쪽
36 결심 22.09.19 22 0 11쪽
35 혼란 22.09.19 23 0 9쪽
34 《각성-(반신)데미갓 카오스》 22.09.17 29 0 10쪽
33 시험 상대는 교수 강희찬?! 22.09.16 21 0 11쪽
» 운명의 시험 날 22.09.15 20 0 11쪽
31 차갑기만 하던 차세연이 이상하다... 22.09.14 23 0 11쪽
30 시작된 훈련. 22.09.13 25 0 9쪽
29 한 달안에 불 특성 마법을 섭렵해라! 22.09.12 24 0 10쪽
28 드리우는 분열의 기운 22.09.11 28 0 11쪽
27 혁명군의 경고. 22.09.10 28 0 11쪽
26 끝나지 않은 위협 22.09.09 28 0 11쪽
25 모두를 위한 희생 22.09.08 28 0 11쪽
24 기후 마도사의 자격: 협동하여 구출하라 22.09.07 26 0 10쪽
23 임시교수 이의찬 22.09.06 29 0 10쪽
22 김미연이 찾던 사람. 22.09.05 28 0 10쪽
21 고양이 김미연은 쓰담쓰담을 좋아한다. 22.09.04 28 0 10쪽
20 화해(?)인지는 모르겠다 22.09.03 33 0 11쪽
19 시험의 결과와 포상 22.09.03 31 0 10쪽
18 공허의 신 카오스 22.09.01 34 0 10쪽
17 깜짝 시험이 아포칼립스 같다... 22.08.31 34 0 10쪽
16 사라진 마력석 베닉시온 22.08.30 34 0 10쪽
15 첫 수업에 나타난 스타 22.08.29 38 0 10쪽
14 잔나리의 승부수 22.08.28 39 0 10쪽
13 차세연은 차예나가 싫다. 22.08.27 49 0 11쪽
12 아카데미아. 22.08.26 55 0 10쪽
11 생명의 은인은 차세연을 다시 만났다. 22.08.25 5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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